반도체 업계는 개발자 커리어의 무덤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높은 진입 장벽, 보수적인 산업 구조, 반복적인 업무 환경이 개발자들의 성장을 막는다고 알려져 있죠. 또한, 제조업에서의 UX 혁신은 IT보다 훨씬 더디고 어렵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번 글에서는 반도체 UX 혁신을 목표로 창업한 잇다반도체 CPO(Chief Product Officer) 김인규 님의 도전을 주목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고과왕으로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왜 안정적인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스타트업을 시작했을까요? 반도체 개발자들의 생산성과 협업 방식을 바꾸기 위해 그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을까요? 반도체 업계에서 코드를 넘어선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김인규 CPO를 인터뷰했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김인규 CPO는?어릴 적 진로 고민을 많이 했으나, 장학금이라는 말에 ‘반도체 특수학과’로 진학했습니다. 그 길로 소프트웨어 개발 외길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김인규 님은 필자의 대학 동문이기도 합니다. 낯가리는 성격을 극복하려고 밴드 활동을 하고, 남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에서는 A+를, 관심 없는 과목에서는 C를 받는 그런 성향의 사람입니다. 첫 직장은 삼성전자였는데요, 신입사원 때부터 최고 고과를 연속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잘 다니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을 했죠.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로, 잇다반도체에서 동료들과 함께 ‘반도체 설계의 비효율’이라는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평소 “소프트웨어는 어떤 도메인의 무슨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은 무엇인지, 개발자가 반도체 업계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를 기록하는 일만으로 독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김인규 잇다반도체 CPO <촬영: 작가>하고 싶은 것이 없던 사람필자(이하 필): 어떻게 대학의 반도체 학과로 진학하게 되었나요?김인규(이하 김): 저는 대학을 늦게 간 편이에요. 그래서 더욱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고시도 생각하고 전문직도 생각하고요. 고민하던 시기에 실제 그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는데 뭔가 끌리는 게 없는 거예요. 그렇게 하고 싶은 게 마땅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대학은 나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러다 당시 반도체 학과는 학점만 유지하면 전액 장학금이 나오는 데다 학비 외에 추가적인 지원금도 준다는 걸 들었어요. “그래, 여기 가야겠다”하고 왔죠. 꿈이 없어서 가장 가성비 좋은 곳을 고른 거예요. 필: 하고 싶은 게 명확하지 않다가 지금은 창업까지 했다니 놀라운데요. 명확한 목표가 생긴 시점이 있었나요?김: 학교 다닐 때 전공 수업을 들어 보니 이미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이를테면 전자기학 교수님이 아는 것을 그 영역에서 뛰어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럴수록 최신 기술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당시 학과 동기들 사이에서 어렵기로 소문난 수업을 골라 들었어요. 그 수업을 들으니 다른 수업에서 다 잘하던 친구도 힘들어하고, 교수님도 활발히 연구하며 알아 가고자 하는 게 많아 보이더라고요. 그때 ‘아, 여기다’하고 재미를 크게 느꼈어요. 어렵다는 개발 수업에서 배우는 것들 <출처: 위키백과, 성균관대학교> 필: 어려운 수업만 골라 들었다니, 평범하진 않네요.김: 학점은 들쑥날쑥 했죠. C도 있고 A도 있고요. 그래도 어려운 수업 듣는 걸 재밌어하다 보니 학년이 올라갈수록 잘 나오더라고요. 주변에 저 같은 친구들도 꽤 있었는데요, 그래서 대학교 졸업쯤에는 우리끼리 창업을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확신이 부족했죠. 그래서 일단 회사에 들어갔어요. 신입사원이 고과왕이 되기까지필: 그럼 항상 창업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건가요?김: 그런 건 아니에요. 대학생의 패기였던 거죠. 회사에 들어와서는 창업 생각 없이 회사 일만 했어요. 회사 일도 되게 바빴고 정신없었어요. 당시 팀에는 제가 유일한 신입사원으로 나머지는 전부 박사급 인력인 데다 고문님만 한 분 있었어요. 그래서 남들이 하기 힘들어했던 일을 맡았고 어쩌다 보니 여러 실무를 많이 겪었죠. 그렇다고 신입사원이 뭘 알고 하겠어요. 그때마다 고문님을 찾아가 많이 물었는데, 또 그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SW 개발이나 테스트에 필요한 원칙, 자동화 SW를 개발하기 위해 특정 도메인을 어떻게 모델링 해야 하는가 등 모델 기반 자동화 방법론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죠. 사실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잘 없는데 고문님이 잘 알려주셨어요. 필: 신입사원 입장에서 꾸준히 고문을 찾아가고, 질문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김: 일을 해야 하는데 안 물어보면 모르니 어떡해요. 학부 과정에서는 제너럴한 수업을 들었다면 이제는 진짜로 전문가가 되어야 하니까, 부담은 커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죠. 다행히 신입사원은 좀 모르고 틀려도 용서해 주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물어볼 수 있었어요. 그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세계 단위로 유명한 강교철 고문님을 만났기에, 정말 감사하게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필: 그래도 일하는 것 자체는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어요?김: 쉽지 않았죠. 회사에서 팀에 실무자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신규 인력 배치를 해주기도 했는데 다들 전배갔어요. 각자의 사정은 있겠지만, 그만큼 일이 힘들었던 것도 맞아요. 결국 60만 줄이 넘는 자바 코드를 혼자 다 리뷰하고 수정했어요. 제가 처음부터 짠 코드도 아니었고, 자바가 제 주 언어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때부터 객체 지향, UML(Unified Modeling Language),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 가리지 않고 다 공부했어요. 다행히 그래서인지 고과는 정말 잘 나오더라고요. 연봉도 만족스러웠고요. 삼성전자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창업필: 안정적인 대기업에 고과도 잘 나오고 연봉도 만족스러운데, 창업은 어쩌다 결정하게 되었나요?김: 회사에서 만난 분들과 함께 창업을 하게 되었는데요. 지금 대표님이 사업 아이디어를 들려주면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 주셨어요. 처음에는 창업 아이템인지도 모르고 들었는데, 얘기하다 보니 어느 순간 함께하게 되었죠. 필: 대기업을 나온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김: 창업 아이템도 그렇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대기업은 안정적인 게 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해요. 조직이 큰 데다 반도체 업계 특수성에 따라 전문성은 깊어서 바로 옆 팀의 유관 부서라고 해도 서로가 하는 일을 이해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렇게 일하고 있고요. 필: 그렇게 확신을 가지게 한 창업 아이템이 궁금하네요.김: 저희는 노코드 반도체 설계 도구를 만들어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노코드로 기능 블록을 미리 설계하고 조합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이 두 가지 방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생산성이 올라가지 못했고요. 그러니 반도체 설계에도 노코드 방식을 도입하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겠다 생각했고, 직접 그런 반도체 설계용 노코드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한 거죠. 반도체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아서 대기업의 노하우가 필수적이에요. 저희는 반도체 업계 종사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반도체 설계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툴을 개발하고 있죠.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탓에 역으로 블루 오션이기도 하고, 향후 시장 독점 가능성까지 있는 솔루션이라고 봤어요. 반도체 개발자의 업무 자동화필: 반도체 설계용 노코드 솔루션이라니 많이 생소한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김: 회사 제품군은 현재 2개 있어요. 첫째로, 반도체 칩 내 전력 제어 시스템을 맞춤 설계하도록 지원하는 ‘파워 캔버스’에요. 최근 SoC(System on Chip)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전력 제어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증가하는데, 이러한 복잡성을 직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줘요. 두 번째는 클락 캔버스로, SoC 내 클락 제어 시스템을 맞춤 설계할 수 있도록 해주죠. 반도체 설계는 크게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로 나뉘어요. 프론트엔드는 로직 설계(HDL, Verilog 등)로 주로 사람이 직접 코딩하며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한 영역인 반면 백엔드는 자동화가 많이 되어 있어요. 특히 미국의 주요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죠.그러니 전 세계 반도체 회사들은 미국 EDA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설계를 못 해요. 그래서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키우려 할 때, 미국이 EDA 소프트웨어 수출을 막으면서 규제를 할 수 있는 거죠. 이러한 배경 아래 잇다반도체는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더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고요. 클락 캔버스(좌)와 파워 캔버스(우) <출처: 잇다반도체> 필: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이미 코딩을 할 줄 아는 개발자들에게 왜 노코드 툴이 필요한 거죠?김: 코드 양이 방대하기도 하고, 서로 협업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반도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든 측면에서 정말 섬세하게 설계해요. 그래서 RTL(Register Transfer Level) 코드가 기본 몇 만 줄 단위로 작성되죠. 그런데 반도체는 최첨단 기술 집합체라 세부적으로도 전문 분야가 나뉘고는 해요. 그러니 한 사람이 이 코드를 시작부터 끝까지 담당할 수가 없어요. 코드를 다른 팀에 넘기기도 하고, 작성된 코드를 받아서 덧붙이기도 해야 하죠. 그러려면 우선 코드를 이해해야 하는데, 코드 몇만 줄을 리뷰하는 건 개발자들한테도 무척 힘든 일이고요. 그래서 저희가 설계하고 있는 솔루션은 이러한 코드를 웹 기반 GUI(Graphic User Interface)로 대체해요. GUI로 동일한 화면에서 설계와 리뷰를 진행하고, RTL 생성과 SDC(Synopsys Design Constraint), UPF(Unified Power Format) 등 산출물을 생성하는 시간을 10분 이하로 줄였어요. SoC 설계 비용울 절감할 수 있게 한 거죠. 필: 솔루션이 웹 기반으로 보이는데요, 보안이 중요한 반도체 업계에서 괜찮나요?김: 고객사에 솔루션을 전달할 때에는 도커라이징하여 온프레미스(On-premise)로 패키징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기업이 자체적으로 서버를 보유하고 설치하여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일한다는 것필: 배경지식이 없다면 개발할 수 없는 분야네요. 그럼 함께 일하는 분들은 모두 반도체 업계 경험이 있나요?김: 그렇지 않아요. 반도체 경험이 없는 SW 개발자들도 함께하고 있어요. 사실 반도체 도메인의 진입 장벽 때문에 관련 지식을 미리 알고 입사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요. 또, 개발자들은 아무래도 제조업 베이스인 반도체보다 IT 업계를 선호하잖아요. 그래서 면접 볼 때부터 굉장히 구체적으로 업무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서로 함께 할 수 있는지 확인하죠. 그래도 개발자라면 반도체 도메인에 대한 지식보다 개발을 잘하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회사에 와서도 개발 역량을 성장시켜 나가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그런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도록 합니다. 필: 반도체 업계에서 쓰는 전문 용어들이 많아 적응이 쉽진 않을 것 같아요.김: 개발자의 고충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한 것은 도메인의 난이도보다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개발이 어려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개발 작업을 왜 해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을 때 의욕이 떨어지고 성장 욕구도 줄어들죠. 만약 어떤 일이 기획한 그대로 주어지고, 이유도 모른 채 시키는 대로만 하다 보면 의미를 찾기 어려울 거예요. 사실, 요즘 단순 코딩은 AI가 대신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팀원들에게 지금 개발하는 기능이 전체 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쉬운 언어로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역할이 명확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거나 비효율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도 중요한 부분이고요. 이를 위해 스켈레톤 코드를 직접 짜서 코드가 작동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보고 팀원들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해요. 반면, 고객사와 협업할 때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해요. 그래서 어떤 기능을 설계해야 하는지 전문 용어를 활용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죠. 결국, 내부적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외부적으로는 고객이 기대하는 바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성장의 핵심입니다. 필: 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함께 일하는 분들이 일에 주도성을 가질 수 있겠어요. B2B 고객을 위한 솔루션을 설계하는 법필: 화제를 바꿔 볼게요.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UX가 필요할지 조사하는 방법도 궁금하네요.김: 저희는 B2C가 아니라 B2B 시장을 대상으로 해요. 그래서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주 사용자이죠. 핵심은 그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UX를 이해하는 것이에요. 단순히 예쁜 UI가 아니라, 반도체 설계 과정에서 사용자의 워크플로우를 분석하고, 최적화된 UX를 제공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 계속 물어보고, 맞춰서 개발하고, 또 수정해요. 잇다반도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1명, 하드웨어 엔지니어 2명이 공동 창업한 회사에요. 사명인 ‘잇다’부터 소프트웨어 기술과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하드웨어 설계 경험이 있는 공동 창업자가 있으니,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죠. 저 또한 이전 회사에서 경험적으로 배운 부분이 많아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UX 측면에서 반도체 도메인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핵심 니즈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관심과 노력이죠. 처음부터 좋은 레퍼런스를 찾기도 하고요. 필: 관심을 가지고 계속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 공감 가요. 그런데 새로운 분야에도, 레퍼런스를 위한 유사 서비스가 있는 건가요?김: 아니요. 그렇지만 참고할 것들은 많죠. 아무래도 GUI를 구현해야 하니까, (반도체 분야가 아니어도) GUI로 앞서고 있는 서비스들을 많이 보기도 해요. AI로부터 살아남기필: AI 사용은 많이 하나요? 향후 AI가 개발자를 대체할 거란 두려움 같은 것은 없을지 궁금합니다. 김: 코딩을 AI 시키진 않고, 챗GPT, 퍼플렉시티 등을 여러 업무에 적당히 사용해요.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잖아요. 그래서 반도체 관련 코드는 작성할 수가 없어요. 그래도 저희가 개발하는 솔루션이 GUI 툴이다 보니까, 현재 상용화된 AI 노코드 툴 테스트는 해봤어요. 코드를 넣으면 GUI를 만들어 주는지 해봤죠. 아직은 못 만들더라고요. 그래도 AI는 경험으로 쌓아야 하는 지식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입 사원도 경력자처럼 일할 수 있게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필: 누구나 쉽게 AI를 활용하는 시대에서 사람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구체적으로 ‘AI 쓰면 되지 사람을 왜 뽑냐’와 같은 말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김: AI에는 절대 없고 사람에게만 있는 게 있어요. 열정이죠. 열정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겁니다. AI는 빠르고 정확하게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처리를 해줄 수는 있겠지만, 넥스트 레벨로 성장할 수 없어요. 열정 있는 사람들만이 더 성장하고 영향력을 강화할 거라고 봐요. 제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도 열정 있는 사람이고요. 인터뷰를 마친 밤 시간, 업무를 이어가는 김인규 CPO <촬영: 작가>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하여필: 처음에 인터뷰 날짜를 잡을 때, 주말은 육아해야 해서 어렵다고 한 게 인상 깊었어요. 일과 가정은 어떻게 균형을 잡나요?김: 못 잡아요. 평일에는 항상 아이들이 잘 때 집에 들어가요. 그래서 주말이라도 꼭 가족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와이프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죠. 창업을 하기까지 가족이 중요한 역할을 해줬어요. 아들은 도전적인 삶을 살라고 응원하고 싶었지만, 정작 저는 대기업에서 편하게 안주하고 있는 게 맞는지 고민도 많았거든요. 그러다 제가 잘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창업한다 했을 때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어요. 정말 고맙죠. 제 인생의 원동력입니다. 마치며인터뷰는 평일 저녁 3시간 가까이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직전까지도 바쁘게 일하던 김인규 님은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오피스로 돌아가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남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인다면 그 사람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죠. 그는 인터뷰 내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온 이야기를 너무나도 쉽게 얘기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노력하고 인내하는 과정이 얼마나 많았을지 생각하다 보니, 김인규 CPO의 일과 인생을 진심을 다해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많이 뺏는 건 아닐까 걱정하던 저에게 그는 “오늘 저녁 시간을 다 비워뒀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기술 관련하여 깊고 전문적인 이야기를 쉽게 풀고자 제외한 것들도 많습니다. 반도체 개발이 깊게 궁금한 분들, EDA 소프트웨어나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기술 등 더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더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글을 준비해 볼게요.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