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eepSeek R1(이하 딥시크) 등장으로 AI 효율화에 힘쓰고 있던 빅테크 기업들은 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국내 정부 및 대기업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이유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이렇듯 딥시크가 훨씬 낮은 비용으로 특정 부분에 GPT-o1을 능가하는 성능을 갖췄다고 하지만, 직접적인 활용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딥시크 등장의 의미는 ‘저비용 고효율’로 AI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있다. 이커머스는 AI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더욱 고도화될 예정이지만, 바로 딥시크를 도입하는 것은 보안 및 고객 경험에서 고려할 부분이 많다. 이번 글에서는 딥시크의 등장이 이커머스 시장에는 어떤 의미와 변화를 불러올지 알아보고자 한다. (본문에서는 딥시크, ChatGPT, 딥 리서치의 답변을 활용했다.) 딥시크, 뭐가 다를까?들어가기에 앞서 딥시크가 어떻게 약 558만 달러(약 80억 원) 정도로, 일반 AI 개발 투자 비용의 10분의 1 수준에 낮은 개발 비용 대비 높은 효율을 만들어 냈는지 알아보자. 비용 절감의 핵심은 CoT, MLA, MoE 개발 방법론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 중에 MoE(Mixture-of-Experts) 아키텍처는 특정 작업에 특화된 전문가 역할을 하는 LLM을 모아, 필요할 때 해당 전문가 LLM을 활성화하여 효율을 높였다. 이커머스로 예를 들면, 컬리(장보기), 무신사(패션), 올리브영(뷰티) 각각의 전문가가 모여 있다가, 고객이 “10만 원대 캐주얼하게 입기 좋은 두꺼운 셔츠 추천해 줘”라고, 질문하면 무신사가 대답하고, “저녁에 먹을 비건 요리 추천해 줘”라고 질문하면 컬리가 대답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어떤 질문을 하든 모두 활성화되는 오픈AI 방식과 달리, 딥시크는 질문에 해당하는 전문가만 활성화되므로 저성능 칩인 H800 2,000개로도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추론 과정에서는 ‘정확도 보상’을 추가해 성능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차별성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ChatGPT vs 딥시크, 어떻게 답변해 줄까?이번엔 이커머스와 관련해 ChatGPT와 딥시크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유료로 ChatGPT를 쓰는 사용자로서 딥시크를 처음 사용했을 때, ChatGPT와 답변 포맷이 유사해서 놀라웠다. 딥시크를 이용할 때는 대화창 왼쪽 하단에 “DeepThink(R1)” 버튼을 활성화하면 추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Search” 버튼을 활성화하면 AI가 참고한 자료를 함께 제시해 준다. 그러나 ChatGPT와 비교해 본 결과, ChatGPT가 질문의 의도를 더 명확하게 파악하여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참고 자료를 제시했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1) 유사한 고객 경험 이커머스에서 생성형 AI 개발의 허들이 낮아진다면, 아마존과 월마트처럼 고객이 원하는 바를 물어보면 상품과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래서 딥시크와 ChatGPT에 ‘10만 원대 캐주얼하게 입기 좋은 두꺼운 셔츠 추천해 줘’라고 질문해 보았다. 답변 형식은 유사했으나, 내용 면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딥시크는 유니클로, ZARA, 무신사 등 중저가의 내셔널 브랜드 상품 위주로 추천했고, 가격, 특징, 추천 이유 등을 제시했다. 상품 추천에 대한 딥시크의 답변 <출처: 딥시크, 작가 캡처> 반면 ChatGPT는 주앙옴므, 옐무드와 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 상품 위주로 추천했고, 사진과 함께 특징을 제시했다. 그리고 하단에 출처 버튼을 선택하면 참고한 사이트를 볼 수 있어, 관련 상품 찾는데 딥시크보다 용이했다. 상품 추천에 대한 ChatGPT의 답변 <출처: ChatGPT, 작가 캡처> 아쉬운 점은 둘 다 고객이 추가로 궁금해할 만한 리뷰, 코디, 인기도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리고 명확하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추천하기 위한 추가 액션을 유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이커머스에 접목할 때 추가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2) 대화 맥락에서 보는 디테일의 차이이커머스 사업자별로 AI 활용 방안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딥시크와 ChatGPT에 ‘국내 온라인과 온·오프라인 연계한 이커머스 사업자 각각의 AI 활용 방안’에 대해 질문을 해보았다. 답변 형식은 비교표와 요약으로 포인트를 짚어주는 형식은 서로 유사했으며, 해당 표에는 사업자별로 강점 내용을 기능 목록과 함께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은 딥시크의 답변은 항목마다 매칭되지 않았고, 이어서 질문한 온·오프라인 통합 혜택,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통해 실제 수익을 창출한 사례로 아마존, 월마트를 제시했다. 이커머스의 AI 활용 방안에 대한 딥시크 답변 <출처: 딥시크, 작가 캡처> ChatGPT의 경우, 온라인은 쿠팡, 온·오프라인은 롯데온 등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답변했다. 아마도 이전부터 ChatGPT를 계속 사용했기에, 질문자의 맥락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서 사례로는 나이키, PX Mart, 올리브영을 제시했다. 이커머스의 AI 활용 방안에 대한 ChatGPT 답변 <출처: ChatGPT, 작가 캡처> 둘 다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은 아직 딥시크는 추론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고, 답변의 깊이는 ChatGPT가 더 나았다. 이 외에도 제미나이, 클로드, 퍼플렉시티, 딥 리서치 등을 사용해 본 결과 200달러 비용이 들긴 하지만, 딥 리서치의 결과가 가장 탁월했다. 따라서 깊이 있는 답변에는 여전히 오픈AI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AI 효율성,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feat. 딥 리서치)쇼핑에서 AI의 목적은 나이와 언어 제한 없이, 그리고 미디어나 채널 제약 없이도 누구나 쉽게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이커머스에서 AI는 이미 성장의 핵심 요인이 됐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딥시크의 등장에 오픈AI는 ‘딥 리서치’로 빠르게 맞대응했다. 그래서 ‘이커머스 사업자별로 AI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에 대한 리포트’를 딥 리서치에 요청해 보았다. 결과를 온라인 중심과 온·오프라인 병행 사업자로를 한 축으로 두고, 고객 접점인 앞단과 백단을 다른 축으로 하여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딥 리서치의 이커머스 AI 활용 방안 메트릭스 <출처: 딥 리서치, 작가 편집> 1) 멀티 채널을 활용한 리타깃팅 마케팅과 개인화현재 국내 유통 시장은 온라인 비중이 커지고 있고, 생성형 AI는 온라인 중심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의 비중이 작고, 침체기에 접어든 온·오프라인 병행 사업자는 둔화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만큼, AI 도입도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하는 데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온라인의 경우 전환율이 낮거나, 상세 페이지에서 결제 및 구매 단계까지 이탈률이 높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이 집 근처 매장에 방문했을 때, 휴대폰이나 매장 내 디지털 사이니지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타깃 상품 및 즉시 혜택을 추가로 넛지 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 관심 있게 봤던 상품을 리마인드로 유도하여 개인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출처: 작가> 2) 감정 분석까지 더해진 개인 맞춤형 추천 강화온라인 중심 사업자인 쿠팡과 네이버는 이미 추천 개인화, 물류 배송 최적화, 상품 소싱 및 CS 고도화 등 다양한 곳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더욱 효과적으로 아키텍처와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와 에이블리 같은 버티컬 사업자는 AI 스타일리스트, AI 프로필, AI 채팅 등을 토대로, 유연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는 감정 기반에 개인 맞춤형 코디로, 고객의 만족도를 더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특히 에이블리의 AI 프로필과 AI 채팅은 직접적으로 판매 활동과 연계되지 않는다. 이처럼 고객 유입을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소소한 순간을 공유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면 관련 데이터를 추천에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의 감정적 교류까지 폭넓게 데이터로 활용한다면, 더욱 만족할 만한 추천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3) 크로스 업셀링을 통한 수익성 개선만약 온·오프라인 연계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옴니채널 경험을 확장하고 있는 경우, 온·오프라인 통합 재고, CS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크로스 업셀링을 할 수 있다. 월마트는 8억 5천만 개 이상의 상품 데이터를 자동 생성 보완했고, GenAI 플랫폼인 ‘Wallaby’를 지난 10월에 출시했다. 최근엔 전체 수익에 12%를 차지하는 월마트 커넥트 광고에도 GenAI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월마트는 일 3,700만 명이 넘는 압도적인 고객 트래픽과 방대한 상품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매장 관리를 자동화하면서 고객과 직원 모두 AI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출처: 작가> 4) 상품 소싱 및 운영 효율화아마존과 쿠팡에서도 물류와 배송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주문 데이터 기반에 상품 아이템을 발굴하고, 판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에도 활용 중이다. 앞으로는 저비용으로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이 생긴 만큼, 물류 고도화와 배송 최적화도 이에 맞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가 이커머스에 미치는 영향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이커머스 사업자별로 상황에 따라, 딥시크 등장은 다르게 와닿았을 것이다. 그리고 생성형 AI를 단지 새로운 기술이라는 이유로 도입한다면, 고객에게 제공되는 실질적인 혜택과는 멀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각자 고민의 깊이가 달랐을 것이다. 온라인 중심에선 고객과의 접점 빈도를 높이면서,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고객 가치를 만들기 위해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붙여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온·오프라인 연계 경험에선 점포 운영 노하우가 녹아든 생성형 AI 툴로, 상품 기획부터 진열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거라 생각한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경우, 타깃과 동선에 따라 온·오프라인 연계 콘텐츠를 어떻게 연출해야 효과적일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것이다. 또한 AI의 파급력이 더 커지는 만큼, 기존 작업이나 앞으로 해야 할 방향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여전히 룰베이스로 제공되거나, 수작업으로 세팅하는 작업들을 저비용 생성형 AI로 효율화하고, 미래의 성장 동력을 찾는데 있어 ‘AI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끝으로 새롭게 등장한 딥시크와 딥 리서치를 써본 결과, 아직은 방향성과 가이드를 정확히 해줘야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AI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과정은 여전히 기획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이다. <별첨>딥 리서치 이커머스 AI 분석딥 리서치 결과가 궁금하신 분들은 위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