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법 노트] 2. AB180 데이터사이언스팀 인터뷰AI가 대세라는 말, 이제는 너무 흔한 말입니다. 그만큼 우리 서비스에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누구나 하죠. 문제는 기술의 정체를 잘 모른다는 겁니다. 남들은 만능열쇠로 쓴다는데, 정작 우리 회사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힙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잘 나가는 기업들의 AI 기능 관련 실무자들을 만나, 요즘IT 에디터가 열심히 별표 쳐 가며 받아 적었습니다. 어디에도 없는 AI 비법 노트, 요즘IT 독자들한테만 공유합니다. AI의 출발은 ‘데이터’라고들 합니다. 좋은 데이터가 없으면 AI는 힘을 쓰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AI로 만들 ‘IT 제품’의 출발점은 어디 있을까요? 여러 것이 떠오르지만, 보통 ‘고객’을 꼽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이 사실은 달라지지 않을 듯합니다. 돈을 내는 사람이 있어야 기업의 존재 가치가 생기니까요. 그래서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접목할 때도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라고 말합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로 AI를 바라보는 것이죠. 제품의 시작은 고객으로부터, AI의 시작은 데이터로부터. 이 명제를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을 만나고 왔습니다.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의 광고 성과를 통합 분석하는 MMP 툴, ‘에어브릿지’를 제공하는 AB180의 데이터사이언스(DS)팀입니다. 이들이 사내 독립 팀처럼 움직이며 새로운 AI 제품 ‘Flux’의 기회를 찾아낸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키워드는 ‘고객’, 그리고 ‘데이터’입니다. 손상혁 데이터사이언스(DS)팀 리드: AB180에서 데이터사이언스(DS)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고객을 직접 마주하며, 그들로부터 문제를 발견하고 팀에 전달하고 있습니다.임원균 리서치 엔지니어: 팀에서 제품화를 맡고 있습니다. PM 역할을 겸합니다. 새롭게 발견한 고객의 고충을 제품에 녹이는 방법을 고민합니다.정서현 데이터 과학자: Flux 솔루션의 핵심 알고리즘 엔진과 실험 설계를 담당합니다. 기술 연구를 주도하며, 키보드보다 ‘손’으로 문제를 푸는 것을 즐기는 개발자입니다.박정섭 데이터 과학자: Flux 솔루션의 핵심 알고리즘 엔진을 담당합니다. 고객 데이터를 맡아 유의성을 검증하며, 도메인의 전문가로 성장해 나가는 개발자입니다.AB180 DS팀. 왼쪽부터 손상혁, 임원균, 정서현, 박정섭 <촬영: 요즘IT> Chapter 1. 고객을 만나지 않으면 문제도 만날 수 없다“고객을 만나지 않으면 문제도 만날 수 없다.” 당연한 말처럼 보이지만, 정말로 고객을 만나서 문제를 찾는 건 마냥 쉬운 일이 아닙니다. MMP 시장에서 ‘게임’ 산업은 ‘이커머스’와 함께 돈을 벌게 해 주는 핵심 고리라고 하는데요. 이커머스 중심으로 성장해 온 AB180에 게임은 새로 개척할 대상이었습니다. 그 공간에서, 고객을 만나며 찾아낸 것은 바로 ‘인앱 광고’의 문제들입니다. Q. AI는 고객과 조직의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라고 합니다. DS팀의 Flux 제품은 어떤 문제에서 출발했나요?손상혁 DS팀 리드: 흔히 마테크(마케팅+테크) SaaS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영역은 결국 게임과 커머스라고들 하는데요. 특히 게임 산업은 그 파이가 커요. 그렇게 회사 전체가 게임 시장에 진출한 것이 23년 말이죠. 그중 저희 팀이 주목한 것은 모바일 게임, 특히 ‘캐주얼’ 장르의 성장이에요. 단순하지만 중독성이 큰 게임들이죠. 이 장르의 게임은 중간중간 유저에게 광고를 보여주며 수익을 올려요. 이때 게임사가 겪는 문제는 ‘광고가 유저 인게이지먼트에 아주 큰, 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어요. 유저의 인게이지먼트는 다시 유저 LTV*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요.*LTV: 고객 생애 가치, 유저가 앱을 사용하는 기간 창출하는 매출 사람마다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도, 관심도, 즐기는 방식도 모두 다르기에, 당연히 광고에 따른 부정적 경험도 달랐어요. 그런 만큼 그들 모두에게 같은 정책으로 광고를 보여주면 LTV를 제대로 극대화할 수 없어요. 이를테면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광고를 잔뜩 보여주면, 게임을 즐겨보지도 않고 떠나버릴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게임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면, 광고를 견딜 가능성도 조금 더 높아지고요. 정교한 분석과 테스트가 필요했죠. 임원균 리서치 엔지니어: 하지만 게임사들 모두 유저에 일관된 정책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든 유저에게 특정 스테이지가 끝나면 광고를 보여준 거죠. ‘사람마다 다 다른데 왜 일관된 정책을 쓸까?’ 싶었죠. 피로도를 잘 견디는 특성을 가진 집단을 찾아 광고를 노출하기만 해도 수익이 크게 오를 테니까요. Flux는 그 질문에서 출발했어요. 더 알아보기.모바일 게임의 두 가지 수익, 인앱 결제와 광고B2B 기업이 성공하려면, 고객인 ‘기업’이 돈을 버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AB180의 고객인 모바일 게임사는 어떻게 돈을 벌까요? 글에서 다룰 두 가지 수익 모델입니다. 인앱 구매(IAP, In-App Purchase): 말 그대로 유저가 앱 안에서 콘텐츠,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아이템을 사거나 뽑기를 하기 위한 결제 모두 인앱 구매입니다.인앱 광고(IAA, In-App Advertising): 앱 안에서 유료 광고를 표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받는 거죠. 특히 캐주얼 게임 업계에서 연간 수익률이 33% 성장해 주목받고 있죠. Q. 문제를 처음부터 알고 있지는 않았을 텐데요. 이 문제에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나요?손상혁: 고객을 만나서 직접 들었어요. 특히 에어브릿지 기존 고객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지난해 초, 게임사 데이터를 열어 분석한 적이 있어요. 당시에 확인하고자 한 명제는 ‘처음 광고를 보는 타이밍이 유저 LTV와 관련 있을까?’였죠. 분석 결과, 그 타이밍이 유의미하다는 것을 알아냈고요. 하지만 그때는 당시 고객사에 얘기해 주고 끝이었죠. 이후로도 꾸준히 고객들을 만났는데요. 지난 9월, 가까이 지냈던 큰 게임사의 임원분과 얘기할 시간이 있었어요. 인앱 광고가 화두였는데, 광고 빈도를 수기로 조절하며 테스트한다 하더라고요. 게임 2판당 1번 노출, 3판당 1번 노출, 이렇게 임의로 조절하면서요. 유저가 많으니 개인 단위로는 분석할 수 없어 힘들다고 했죠. 데이터 과학을 접목하면 문제를 풀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제품이 있는 척, 일단 PDF 덱을 만들었죠. 그 임원께서 덱을 보고 말하더라고요. “다 만들어지면 가져오라”고요. 에어브릿지 Flux 플랜 Intro Deck 중 일부 <출처: AB180> 지난 9월, 고객의 문제를 발견한 DS 팀은 곧바로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그들이 찾아간 곳은 원래 에어브릿지의 MMP 플랜을 사용하던 고객사였습니다. 1,000만 MAU를 기록 중인, 잘 팔리는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였죠. 이들을 설득해 결국 PoC를 진행하기에 이릅니다. Q. AI 제품의 어려운 점은 고객이 결과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이 시행착오는 어떻게 뚫으려고 했나요?손상혁: 우선 제품을 쉽게 만들려고 했죠. 결과의 로직을 단순하게 만든 거예요. “제품을 도입하면, 유저당 LTV가 오른다” 이렇게요. 이는 곧 매출을 말하니, 숫자가 얼마 올랐다 보여주면 끝이었죠. 그래서 레퍼런스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아직 제품이 완전하지 않아도 함께할 기업을 설득했어요. 원래 신뢰 관계가 있던 고객사란 점이 도움이 되었죠. 임원균: 검증할 때는 두 가지에 집중했습니다. 우리 아이디어가 정말로 동작하는가, 시장에서 먹히는가. 실험은 정말 간단하고 단순하게 진행했어요. PoC에 함께한 고객사는 정해진 게임 스테이지가 끝나고 나면 고정적으로 광고를 띄웠는데요. 유저가 이 광고를 볼 확률이 정해져 있었어요. 60% 정도였죠. 이 수치를 최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탐색 알고리즘을 도입했어요. 그 작업만으로도 LTV가 확 오르며 유저당 평균 매출(revenue)이 뛰어올랐어요. 전체 14%나요. ‘매출 14% 증대’, 숫자 하나가 있고 없고에 따라 대화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숫자를 만들자 자연스레 다음 고객을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성과를 들고 지스타를 찾아갔고, 곧 중대형 게임사 3곳이 베타 테스트 고객으로 확보되었습니다. Tip.빠르게 도전하는 AI 팀 만들기고객의 문제가 곧바로 제품으로 이어진 것은 독특한 팀 구조가 한몫했습니다. AB180의 DS 팀은 AI와 데이터에 대한 전문성에 기반한 특수한 팀으로, 마치 사내 벤처처럼 움직입니다. 손상혁: 저희 팀은 단순한 분석 조직을 넘어, 문제 발굴부터 솔루션 제공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엔드 투 엔드 제품 팀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견한 문제를 제품으로까지 만들어 보는 거죠. 빠른 의사결정 속도로 고객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는 거예요. 도메인과 AI/ML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한 팀원 9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Chapter 1 3줄 요약① ‘Flux’는 게임사 고객이 운영하는 캐주얼 게임의 인앱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② 복잡한 게이머 유형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과 만나며 직접 발견한 문제③ AB180의 기존 고객사와 빠르게 PoC를 진행했고, 여기서 얻은 성과와 인사이트로 제품을 확장Chapter 2. 때로는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이 낫다AI가 문제를 풀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합니다. 온갖 곳에서 데이터가 어마어마하게 쌓이고 있으니까요. 사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이 데이터들을 잘 활용할 잣대 하나를 찾아내는 일에 가깝습니다. 여기에는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최고 수준 모델(SoTA)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빠른 실행’과 ‘고객 중심 사고’라고 합니다. Q. 제품에 들어갈 모델은 어떻게 구현하고 있나요?박정섭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제품에 필요한 핵심 모델은 직접 개발하고 있어요. 우리가 풀려는 문제는 게임이라는 도메인과 강하게 결합해 있어, 일반 라이브러리나 외부 모델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렵기도 하고 손이 많이 가야 했어요. 보통 자체 구축 시에는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품질과 양이 발목을 잡는데요. AB180은 기존 에어브릿지에서 나오는 풍부하고 탄탄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어요. 우리 데이터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굳이 의존성을 키울 필요 없다고 생각했죠. 정서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직접 만들기로 결정한 다음에는 강화학습으로 모델을 학습시키려고 했어요. 좋은 데이터가 많으니까 성능 좋은 알고리즘으로 가면 되겠다 싶었죠. 하지만, 모델 추론 과정이 복잡한 알고리즘은 실시간 추론이 중요한 저희 프로젝트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모델 추론이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으려면 고려할 사항도 많았고요. 그래서 갈아엎기 시작했죠. 7번째쯤부터 세는 것도 멈췄고요. 지금은 최적의 노출 전략을 탐색하는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요. 이처럼 간단한 형태로 문제를 정의했기에 무거운 모델이 필요하지 않아요. 제품을 만들다 보니 이 알고리즘이 게임 생태계에 직접 영향을 주면서 데이터 분포가 빠르게 바뀌더라고요. 데이터가 많이 필요한 모델, 무거운 모델은 이렇게 변화하는 데이터를 다시 분석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죠. 실시간 데이터를 빠르게 적용하는 데에는 가벼운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느꼈어요. Tip.가벼운 모델과 무거운 모델AI 모델 생태계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프레임워크는 발전하고 있으며, 모델도 만들기 나름이죠. 모델이 가볍다, 무겁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임원균: ‘가벼운 모델’이 꼭 ‘쉽게 만든 모델’을 뜻하는 건 아니에요. 도메인에 꼭 필요한 알고리즘만 추려서 구현하기 때문에, 기존의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에서 불필요한 기능을 제외하고 실시간 데이터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설계하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구현하기는 더 까다롭지만, 학습과 추론 속도가 빠르고 유지보수도 비교적 쉬워요. 이처럼 모델을 만들 때는 데이터 특성, 목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더라고요. 에어브릿지 Flux 플랜 대시보드 <촬영: 요즘IT> Q. AI 제품의 초기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이었나요?박정섭: 우선은 고객사마다 KPI가 다르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알고리즘의 목표는 결국 어떠한 수치를 높이는 데 있는데, 게임사마다 신경 쓰는 것이 다르더라고요. 어디는 재방문(retention), 어디는 활성화 사용자(AU), 누구는 유저당 평균 매출(ARPU), 구매자 전환 비율(PUR) 등 좀 더 세밀한 수치를 보았죠. 그래서 어떤 지표를 목표로 삼을지 혼란스러웠어요. 결국 누구나 공감할 ‘매출 최대화’, 즉, 이를 위한 LTV 극대화를 목표로 잡은 것이 괜찮았죠. 다른 하나는 A/B 테스트를 자동화하는 일이었어요. 전통적인 A/B 테스트는 사람의 판단이 많이 개입해요. 문제를 식별하고, 원인을 추론한 다음,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설계하는 일 모두 사람의 손을 타죠. A/B 테스트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책을 끼고 다니며 봤죠. 그러다 보니 수치 기준으로 판단을 대체할 부분이 보였고, 이를 식별해 알고리즘에 녹이고 있어요. 정서현: 데이터가 정말 탄탄하고 풍부했지만, 게임 데이터 그 자체가 분석하기 좋은 데이터는 아니었어요. 이를테면 이커머스의 유저 지표는 보통 정규 분포의 평균에 많이 치중되어 있어요. 어느 정도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죠. 반면 게임 산업에서는 유저 단위로 데이터를 봐야 해요. 대부분 게임에서 게이머의 80% 정도가 며칠 플레이하고 이탈해요. 그래서 한쪽으로 데이터가 몰려 있죠. 그렇다고 매출을 많이 발생시키는 헤비 유저를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었어요. 이렇게 분산이 심해서 유의미한 비교를 위해서는 수학적 도구를 훨씬 많이 동원해야 했죠. 더 알아보기.게임 매출에는 헤비 유저가 도움이 될까? 라이트 유저가 도움이 될까?많이 활동하지만 소수인 헤비 유저, 짧게 활동하지만 다수인 라이트 유저. 게임 매출에는 어떤 유저층이 더 중요할까요? 데이터로 알아본 결과입니다. 정서현: 명쾌한 답을 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장르마다, 심지어 게임마다 다 달라요. 실제 게임사 내부에서도 타이틀별로 중요도를 다르게 본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그런 가정이 있었으면 데이터 분석이 더 쉬웠을 거예요. 이런 가정조차 마땅히 세우지 못하고 분석에 들어가니 더 어려웠죠. Q. AI 제품의 개발은 아직 생태계가 빈약한 만큼 몸으로 부딪치며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데요.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요?정서현: 저는 문제에서 디테일을 뺀 것이 오히려 해결에 도움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게임 광고로 매출을 올리는 작업’이라고만 문제를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어떤 알고리즘을 써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검색이나 논문도 게임 광고 관련 얘기로 한정해 찾았는데 큰 도움이 안 되었고요. 그래서 오히려 단순하게 ‘어떤 집단한테 액션을 가했을 때, 이들의 행동이 변하는 상황’이라고 디테일을 빼보았어요. 그러니까 스터디 방향이 나오더라고요. 이를테면, 의학 분야에서 약의 효과를 보기 위해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방식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줬죠. 임원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았어요. 저희 팀에는 파트타임으로 도움을 주는 AI 학계 전문가분이 있어요.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새로운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주는 전문가 제안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Chapter 2 3줄 요약① 제품에 필요한 핵심 모델은 에어브릿지의 데이터를 활용해 ‘가벼운 모델’로 직접 개발② 고객의 여러 상황에 대응할 ‘일반화’와 데이터 분석이 어려운 도메인의 특성이 가장 큰 문제③ 디테일을 제거한 단순한 접근과 학계 전문가 협업으로 문제를 하나씩 해결Chapter 3. 하던 것을 더 잘하게 해주는 AI제품화 관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또 있습니다. “왜 이 문제를 우리가 풀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죠.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좋은 데이터가 있는가? 비즈니스를 하기에 유리한 자원을 갖추었는가? Q. AB180의 기존 제품인 에어브릿지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이 있나요?임원균: 제품화를 시작할 때, ‘고객의 고충’ 외에 고민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었어요. “왜 우리 회사가 이것을 해야 하나?”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죠. AB180에는 이미 마케팅 데이터 수집에 쓸 안정적인 SDK가 있어요. 이 SDK가 원래는 만들기 까다로운 도구인데, 이미 있었던 거죠. 또 기존 고객들의 수익 관련 이벤트를 많이 모으고 있기도 하고요. 여러 고민 끝에 “우리 아니면 못 할 프로덕트다”라는 결론이 나왔죠. 정서현: DS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았던 것이 좋았어요. 기간과 종류가 정말 다양하게 많았거든요. 에어브릿지로 커스텀 데이터를 심을 수 있어 인사이트도 많았죠. 시도할 게 많은 것 자체가 애로사항일 정도였어요. 고객사 인터뷰에서 확인한 직관을 더해 범용성 있는 데이터 인사이트를 추출했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려 하고 있어요. 에어브릿지 헬프 센터-SDK <출처: AB180> Q. 반대로, Flux 플랜이 다시 AB180 제품의 게임사 진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요?손상혁: 도움이 되죠. 저희 주력 제품인 MMP 플랜 도입을 고려할 때, 고객의 제품에 SDK를 심는 것이 생각보다 장애물이 되거든요. 그런데 Flux 모델을 쓰면서, SDK를 심기만 해도 전환이 쉬워져요. 대시보드 들어가 매체 연동만 하면 끝이죠. SDK를 설치할 명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규 고객사 유치의 허들을 크게 낮춰줘요. 실제로 이번 베타 테스트에 새로 참여하는 기업은 모두 MMP 툴로 다른 서비스를 쓰고 있고요. 임원균: Flux 플랜 자체의 확장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초기에는 인앱 광고에 집중하겠지만, 곧 인앱 결제로도 넓혀 나갈 계획이거든요. 중소 게임사 역시 복잡한 실험 설계나 분석 인력 없이 수익을 내기 가장 좋은 전략을 쓰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궁극적으로 저희가 할 일은 고객들 모두 좋은 경험을 유지하는 제품, 즉, 수익을 최대로 올려줄 자동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DS 팀은 아직도 Flux가 제품 검증 단계에 있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했지만, 그만큼 할 일이 많다고 하죠. 하지만, 이번 초기 구축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이번 제품의 초기 구축 과정에서 새로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독자들도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박정섭: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페인 포인트’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매출과 직결한 문제를 해결해야 시장 파급력이 큰, 그러니까 좋은 AI 모델을 만들 수 있거든요. ‘고객이 무엇을 힘들어하고, 이것이 어떻게 매출로 이어지는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는 거죠. 이 과정을 거치면, 어느 부분부터 AI로 해결을 시도해야 할지 훨씬 명확해지더라고요. 정서현: 엔지니어의 관점에서는 ‘고객 니즈’를 AI가 풀 수 있는 수학이나 알고리즘 문제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를테면 ‘언제 광고를 보여줘야 할까?’라는 막연한 고민을, ‘어떤 시점에 광고를 노출하면 유저 LTV가 올라갈까?’라는 측정 가능한 형태로 정리하는 거죠. 이렇게 하면, 실제로 어떤 AI 기법이 필요한지, 데이터는 어떻게 준비할지 선명해졌어요. 임원균: 무엇보다 “최대한 단순하게 시작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받아보자”는 원칙이 가장 도움이 되었어요. 엔지니어로써 복잡한 모델이나 최신 기법을 먼저 적용해 보고 싶은 유혹이 늘 있었지만, 일단 작은 범위로라도 가벼운 모델로 PoC를 해본 것이 좋았어요. 성과와 데이터가 쌓이니 자연스레 다음 단계를 고민할 수 있었고요. 이런 식의 단계적 접근 방식이 팀 사기도 북돋고,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도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더 알아보기.AB180 실무자는 어떻게 생산성을 올리고 있을까?손상혁: ‘콜라보(Callabo)’라는 제품을 정말 잘 쓰고 있어요. 세일즈 미팅을 나갈 일이 많은데, 녹음만 켜 두면 알아서 미팅록을 잘 만들어 줘요. 요약본까지 제공해 큰 도움을 받죠.임원균: ‘커서(Cursor)’가 진짜 괜찮아요. 특히 EDA 할 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어요. 바닥부터 시작할 때, 내가 생각한 청사진(blueprint)에 빨리 도달하는 일에 특화된 제품이라 생각해요.정서현: 사실 저는 툴 많이 안 쓰는 사람으로 유명한데요. 그래도 모르는 연구 자료를 찾을 때는 역시 ‘챗GPT’의 도움을 받아요. 꼬리 질문에 답을 잘해서 도움을 주더라고요.박정섭: 저도 ‘챗GPT’를 꼽고 싶어요. 논문을 읽다가 수식을 이해해야 할 때 답을 정말 잘 해줘요. 제가 풀고자 하는 문제의 힌트를 얻기도 해요. 리서치를 시작할 키워드를 주니까요. Chapter 3 3줄 요약① AB180 기존 제품이 가지고 있던 도구(SDK)와 데이터가 제품 시작에 큰 도움② AI 제품의 확장은 다시 주력 제품의 신규 고객 유치와 도메인 확장의 시작점으로 전환③ DS 팀이 배운 가장 큰 원칙은 “고객 페인 포인트에서 단순하게 시작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받아보자”AI는 세상을 바꿔버릴 기술이라고들 말합니다. 그만큼 강력한 것도 부정할 수 없죠. 하지만 우리가 다루는 일과 제품의 본질은 아직 바뀌지 않았습니다. 기술의 과도기일수록 더욱 ‘기본’을 잘하는, 그러니까 ‘고객’을 이해하는 팀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다루는 제품의 기본은 어디에 있나요?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