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을 하면 원하는 문장을
저장할 수 있어요!
다음
AWS 서버 비용 절감을 고민 중이신가요?
구독자 3.1억 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 본명 ‘지미 도널드슨’)는 현재 전 세계 유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태까지 700~800개 가까운 영상을 제작했으며, 최근 영상 1개당 조회수는 약 1~2억 회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재현한 서바이벌 게임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13세부터 유튜브를 시작한 그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 ‘바이럴 영상 만드는 법’, ‘영상 분석 제대로 하는 법’ 등 유명한 유튜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회원가입을 하면 원하는 문장을
저장할 수 있어요!
다음
회원가입을 하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스크랩할 수 있어요!
확인
구독자 3.1억 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 본명 ‘지미 도널드슨’)는 현재 전 세계 유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태까지 700~800개 가까운 영상을 제작했으며, 최근 영상 1개당 조회수는 약 1~2억 회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재현한 서바이벌 게임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13세부터 유튜브를 시작한 그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 ‘바이럴 영상 만드는 법’, ‘영상 분석 제대로 하는 법’ 등 유명한 유튜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그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영상팀에는 신입 직원을 위한 온보딩 문서가 하나 있는데, 이 문서(영어 원문, 한국어 번역본)가 얼마 전 유출되었다. 미스터비스트 본인이 쓴 문서로, 그가 어떤 조직 문화를 지향하는지 잘 담겨있다. 거의 줄글 느낌에 농담과 오타도 많아서 (가끔 욕설도 등장) 미스터비스트의 자유분방함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미스터비스트의 조직 문화와 그의 회사에서 일하면 어떤 느낌일지, 과연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지 등 최근 고소 논란 내용까지 묶어서 함께 살펴보려 한다.
미스터비스트 프로덕션의 인재상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창의력 가득한 군인’이다. 최고의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열정을 전부 쏟아부을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재미가 뭔지 이해하는 동시에 그 재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데 올인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미스터비스트의 콘텐츠는 순수 오락 그 자체다. 마트 내의 물건 전부 결제하기(결제금액 약 1억 원), 일주일간 동굴에서 살아남기, 오징어게임 세트장을 지어 서바이벌 게임하기 등 엉뚱하지만 흥미로운 콘텐츠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만 주제가 유치할지는 몰라도 제작 난이도는 그와 정반대다. 콘텐츠마다 억대 예산이 투입되는 규모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장소 확보, 촬영 장비, 참가자 모집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규모의 경우 다른 채널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을 지향하기 때문에(예: 집 100개 짓기 프로젝트 등), 제작 스태프의 노고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규모가 크다는 것은 변수도 다양하다는 뜻이다. 장소 확보는 물론이고, 일정이나 안전사고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미스터비스트는 재미있는 주제를 기획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완벽함을 특히 강조한다. 문서에 등장하는 예시를 몇 가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인재를 A, B, C 등급으로 나눈다. A등급 인재는 똑똑하고, 늘 배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핑계 대지 않고, 진심으로 유튜브의 미래를 믿으며 자기 분야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뽐내는 사람이다. B등급 인재는 훈련받아 A등급으로 올라가야 할 사람이며, C등급은 그 즉시 회사에서 퇴출되어야 할 월급 도둑들이라고 한다.
당연히 미스터비스트는 A등급 인재만을 원한다. 얼마나 일했는지와 상관없이, 늘 최고의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는 인재상을 그리고 있다.
미스터비스트의 창의력 가득한 군인다움을 한층 부각하는 것은 바로 ‘우선순위’에 대한 강조다. 미스터비스트는 제작되는 모든 영상 콘텐츠의 궁극적인 목표가 본인을 흥분시키는 데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미스터비스트 영상을 보는 것은 결국 본인을 보기 위함이고, 그 전제를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영상에서 거짓말하도록 만들지 말라는 내용이 있는데("Don't ever put me in a situation where I have to lie, because I won't and it will screw the video."), 재미없는데 재미있는 척, 놀랍지 않은데 놀라는 척하기 싫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무엇보다 우선순위를 강조하고 있다. 우선순위에 집착하라고 말한다.
미스터비스트가 예시로 드는 위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것은 ‘20만 달러 미만의 람보르기니 확보하기’다. 그렇다면 일단 람보르기니를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온보딩 문서에서는 ‘핵심 요소(Critical Components)’라는 이름의 챕터가 따로 있을 만큼 우선순위가 강조되어 있다. 핵심 요소는 게임 참가자들이 경쟁을 벌이는 섬일 수도 있고, 유튜브 영상을 올릴 때 필요한 섬네일일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맡은 업무가 핵심 요소라고 판단되면 그것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라는 뜻이다. 계속 점검하고, 플랜 B를 만들고, 물건을 직접 픽업하면서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읽다 보면 미스터비스트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것은 정말 힘들겠다는 느낌이 드는데(섬을 확보하라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래도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것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우선순위를 강조한다는 것은 버릴 부분은 버려도 된다는 뜻이다. 간혹 모든 것을 다 해내라고 요구하는 리더들이 있다. 모든 것을 다 해내기란 불가능하다. 미스터비스트가 실제로 어떨지 모르지만, 온보딩 무선에 우선순위가 강조된 것은 훌륭하다고 본다. 물론 ‘요구되는 완벽함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모호함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있다.
미스터비스트의 정체성은 유튜버인 만큼 유튜브 관련 수치에 엄청난 집착을 보인다. 유튜브 영상이 성공 여부는 ‘바이럴이 되었는가’로 판단되며, 이를 측정하기 위한 3가지 수치를 강조하고 있다.
CTR(Click-through rate, 클릭률)은 영상이 유저의 유튜브 피드에 떴을 때 얼마나 눌렀느냐에 대한 비율이다. CTR을 좌우하는 것은 영상의 섬네일과 제목인데, 미스터비스트는 그 무엇보다 CTR이 가장 중요하다 말한다. 왜냐하면 영상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말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자극과 바이럴에 힘을 실으라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바나나가 싫다’라는 제목보다 ‘바나나는 지상 최악의 음식’ 같은 식으로 부풀리라는 것이고, ‘~에서 며칠을 보냈다’보다는 ‘~에서 며칠 살아남았다’라고 표현하라는 것이다. 확실히 미스터비스트 영상은 스케일이 크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테크닉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다만 그 자극적 테크닉이 계속 반복된다는 느낌이 오히려 자극을 떨어트린다는 생각도 없지 않다.
다음은 AVD(Average View Duration, 평균 시청 시간), APV(Average Percentage Viewed, 평균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다. 이 둘은 모두 “그래서 영상 섬네일을 누른 사람들이 영상을 얼마나 봤는가?”에 대한 수치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영상을 눌렀다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지 않는다. 중간에 재미없으면 꺼버린다. 따라서 시청자들을 계속 붙잡아놓는 것이 중요한데, 미스터비스트는 초반 1분이 가장 중요하다 말한다. 1분 안에 ‘섬네일에서의 기대감과 영상 내용이 일치한다는 안심감’,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흥분감’ 이 둘을 잡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웠던 것은 그의 제작 방식이 ‘재미있는 내용으로 제작하고, 그 후 재미있게 편집한다’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그는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는 초반 1분, 호기심을 자극하는 1~3분 구간,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시키는 3~6분 구간 등 미스터비스트 영상의 구성을 공식화해 놓았다. 미스터비스트 프로덕션의 제작자는 현재 촬영 중인 내용이 편집본의 어느 구간에 포함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미스터비스트의 콘텐츠는 주로 ‘7일 동안 독방에서 지내기(I Spent 7 Days In Solitary Confinement)’ 같이 어처구니없는 주제이지만, 제작 과정만큼은 칼 같고 계산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다. 영상의 수치에 집착한다는 것은 결국 고객이 어떻게 반응했는가에 대해 집착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늘 관찰하고 대응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중요성을 알면서도 정작 실행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의 영상들을 보면 최근 것까지도 내부의 공식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의력 가득하며 우선순위와 수치에 집착하는 A급 군인. 미스터비스트 프로덕션 팀 모두가 실제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인재상이 강조되는 것은 확실하고, 일을 하게 되면 그 기준을 계속해서 요구받을 것이다. 따라서 행복보다는 야망을 좇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직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로벌 직장 및 상사 평가 사이트 Glassdoor에서 회사에 대한 리뷰를 보면, 장단점이 확실한 직장임을 알 수 있다.
미스터비스트는 ‘출연자가 화이트보드에 남성 성기를 그리는 등 바보 같은 짓을 하려고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어라’라고 온보딩 문서에 써놓았을 만큼 재미와 실없음에 집착한다. 자신이 혼자 유튜브 영상을 만들었을 때의 ‘철없지만 재밌음’의 감성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내부 체계가 딱딱해지면, 그 감성이 없어질 수 있기에 경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는 누군가에게는 창의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곳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너무 혼란스러운 곳일 수도 있다.
연봉 수준은 평범하다. 예를 들어, Glassdoor에 나와 있는 미스터비스트 프로덕션의 프로듀서 연봉 중간값은 7만 3천 달러(한화 약 9,855만 원)인데, CNN이나 파라마운트 같은 대기업의 프로듀서 연봉 중간값이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502만 원)이다. 박봉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가 원하는 A급 인재들이 돈을 보고 오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보딩 문서에서도 연봉 이야기는 딱히 나오지 않는다. 콘텐츠에 집착하고 올인하는 사람은 ‘향후 우리가 수조 원대 회사로 성장했을 때 보상받을 것이다(I see a world where this company is worth billions and one day 10s of billions. And those of you that help build this will be rewarded)’라고만 나와 있을 뿐이다.
미스터비스트 프로덕션에서 일하려면 미스터비스트의 비전에 확고한 믿음이 있고, 열정페이라도 상관없이 콘텐츠 제작에 매진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은 적지 않을 것이다. 일의 과정이 얼마나 혼란스럽든, 전 세계 구독자 수 1위 유튜버, 조회수 1억 회가 넘는 콘텐츠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미스터비스트 본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이 사업의 모든 근간이자 얼굴이기 때문이다. 이는 본인이 온보딩 문서에서도 직접 언급하고 있다(I'm the face of the channel).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대표인 회사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대표 본인이다. ‘대표=회사’라는 공식이 성립되면서 그로 인한 이득과 손해가 발생한다. 미스터비스트도 마찬가지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하나의 기업체가 되었고, 채널 외의 사업도 전개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미스터비스트가 존재함으로 인해 유지될 수 있다. 그가 없으면 채널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니, 미스터비스트 본인이 성공의 근간이자 리스크 요인이 된다.
그는 얼마 전 노동착취와 혐오 조장 등의 혐의로 피소를 당했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방영될 리얼리티 게임쇼를 제작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5백만 달러 상금을 놓고 천 명의 참가자가 경쟁하는 콘텐츠인데, 제작 과정이 가혹하고 비인간적이었다는 내용으로 피소당했다. 식사와 수면시간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고,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칠 위험이 높은 게임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미스터비스트의 게임쇼 영상들이 조작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DogPack404라는 ID를 쓴 미스터비스트의 전 직원이 올린 유튜브 영상이 하나 있다. 그는 게임쇼 참가자 일부가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상금을 주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 영상이 올라온 후 Chucky라는 현 직원이 등장하여, 전 직원 DogPack404의 주장을 하나씩 반박하고 나섰다.
@DogPack404: I Worked For MrBeast, He's A Fraud
미스터비스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튜브 채널인 만큼, 그에 대한 잡음이 끊임없다. 채널 크기에 비해 오히려 논란이 이 정도 수준인 것이 놀라울 정도다. 나는 그를 둘러싼 논란이 그의 채널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 콘텐츠가 재밌다면 그 이면에 대한 진실은 너무나도 쉽게 묻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미스트비스트 프로덕션의 직원이 된다면 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대응 업무는 반드시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미스터비스트는 자신의 사업이 안 좋게 비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이다. (온보딩 문서 본문 중: "Never do anything that could make us look bad from a pr perspective.")
1. 미스터비스트가 원하는 인재상은 창의력 가득한 군인이다.
2. 그는 콘텐츠 제작에 있어 우선순위를 목숨 걸고 지키라 말한다.
3.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KPI는 CTR, AVD, APV 이렇게 3가지다.
4. 미스터비스트의 요구 수준에 비해 급여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5. 미스터비스트가 없다면 이 회사는 성립할 수 없다.
글을 쓰다 보니 확실히 정리가 되었다. 적어도 나는 미스터비스트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일단 그가 원하는 수준의 콘텐츠 제작 스킬도 없다. 그리고 나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일에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을 꿈꾸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나 개인의 방향일 뿐이며, 콘텐츠 제작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일해볼 만한 곳이라 짐작한다. 문서를 읽다 보면 미스터비스트가 ‘확실히 콘텐츠에 미쳐있긴 하구나’라는 확신이 든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은 정말로 특별한 경험이다. 설령 업무 프로세스가 엉망이라고 한들, 그 경험만큼은 유일무이할 것이다. 모두가 세계 최고를 목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세계 최고가 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라면 적성에 맞을 것이다.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