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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Con US 원정대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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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PyCon US 원정대 ③] 개발자 네트워킹을 시작하는 3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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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Con US 원정대 시리즈

온 가족이 함께 가는 개발 콘퍼런스

PyCon 이벤트&재정 지원 완전 정복

③ 개발자 네트워킹을 시작하는 3가지 방법


PyCon US에 다녀왔다는 게 아직 꿈만 같다. 미국 유학 경험으로 영어는 자신 있었지만, 파이썬은 자신 있는 언어가 아니었다. 그런 내가 파이썬을 사용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모임에 다녀왔다니!

 

PyCon KR도 가본 적 없던 나지만,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듣자마자 가기로 결심했다. 아직 학생이어서 돈 걱정이 앞서도 틈틈이 영어를 가르치며 벌었던 돈을 모아 미국으로의 여정을 결심했다. 그렇게 행사 5달을 남겨두고, 우선은 파이썬을 복습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내가 아는 파이썬은 넘파이(Numpy), 판다스(Pandas)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물론 PyCon US에 다녀온 지금도 파이썬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전 세계 사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파이썬의 저력만큼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언어에 애착을 가지면 다양한 시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파이썬을 복습하는 것 외에 내가 혼자 이룬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번 글에서는 PyCon US에서 내가 어떻게 네트워킹을 했으며, 이러한 네트워킹으로 어떤 기회가 새롭게 열렸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네트워킹은 어떻게 시작될까?

첫 번째, 일찍 일어나는 새가 친구를 더 많이 사귄다

PyCon 첫날 아침이었다. 콘퍼런스 참가 등록을 하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여러 태그를 이름표에 붙였다. 등록 부스 옆에는 거대한 시간표와 안내 부스가 있었는데, 첫 일정까지 시간이 남길래 근처에서 가볍게 코딩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스무 살 초반처럼 보이는 친구가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왔다. 흔쾌히 ‘sure!’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그 친구는 카메라 셔터음에 맞춰 내 뒤에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이 놀라 박수를 쳤다. 그는 근처 피츠버그 대학교의 컴퓨터 사이언스 동아리의 후원을 받아 PyCon에 왔다고, 또래를 만나 반갑다며 활기차게 인사했다. 친구의 텐션을 떨어트리고 싶지 않았던 나는 한국에서부터 16시간을 날아 왔다며 같이 호들갑을 떨었다.

 

<출처: 작가>

 

내 PyCon US 첫 친구, 데일리(Daley)는 이렇게 만났다. 남은 PyCon US 기간 내내 우리는 함께 세션 토크를 들으러 다녔고, 마지막에는 데일리가 피츠버그를 한 바퀴 돌며 구경도 시켜줬다. 그 인연으로 우리는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 번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데일리는 PyCon에서 만난 구글 개발자의 추천서를 받아 경력을 쌓을 잠재적인 기회를 얻었다. 또, 이번 기회를 계기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느껴 다른 파이썬 세미나 ‘PyData’에 참여하여 수면 데이터 기반 딥러닝 연구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 네트워킹은 체력과 스몰토크에서 나온다

우연히 만나는 인연과 달리, 노력으로 만나는 인연도 있었다. PyCon US 기간 내내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이름을 알아가고 링크드인 계정을 공유하며 네트워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같이 간 한국인 원정대들도 PyCon US에서 여러 커넥션을 만들 것을 당부했다.

 

나 역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자기소개를 하려고 힘썼다. 만나는 사람마다 명함을 건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지만, 명함이 없는 학생이었던 나는 태그를 붙인 이름표를 적극 활용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하다 보니 자기소개도 늘었다.

 

모든 식사 자리와 세션을 마치 만남의 광장에 온 기분으로 참여했다. 행사장에서는 어느 유명한 대학교의 교수, 구글과 깃허브의 개발자, 현대 미국지사에서 일하는 사람, 파이썬 라이브러리 회사들 등 만나기 쉽지 않은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밥을 먹는 와중에도 스몰 토크는 끊이지 않았는데, PyCon US에 참여하게 된 이유부터 업무에서 어떻게 파이썬을 활용하고 있는지까지 여러 주제를 넘나들었다. (참고로 밥은 그렇게 맛있지 않았다.)

 

<출처: 작가>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 같은 유명한 한국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한 번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는 본인을 K팝 팬이라 소개했고, 티셔츠에는 아이돌 있지(ITZY)가 그려져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는 미국의 유명한 데이트 앱 힌지(Hinge)의 개발자로, 뉴욕에서 행사에 참여하러 왔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한 인연으로 그 친구와는 뉴욕에서 다시 만나 브로드웨이 가에서 피자를 먹기도 했다. K 문화, K 콘텐츠를 정말 많은 사람이 즐기는 세상이어서 네트워킹에도 도움을 받았다.

 

세 번째, 무대에 서는 경험으로도 네트워킹이 가능하다

PyCon US에는 누구나 행사장에서 신청하고 선정되면 발표할 수 있는 ‘라이트닝 토크(Lightning Talks)’ 이벤트가 있다. 커다란 보드에 매직으로 내 이름과 이메일, 발표 주제를 작성하면 신청 끝이다. 흥미로워 보이는 제목을 쓸 수만 있다면 몇천 명 앞에 발표자로 설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처음에는 나에게 너무 버거운 자리인 것 같아 망설였지만 같이 간 한국인 원정대분들이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느냐’, ‘처음이 어렵지 하고 나면 쉽다’고 응원을 해주었다. 곧 ‘그래, 될지 안 될지도 모르니 발표 주제만이라도 써보자’라는 심정으로 도전했다.

 

내가 작성한 제목은 ‘K-student’s Data Science Journey’였다. 그날 저녁, 애프터 파티를 즐기던 도중 발표자 선정 메일을 받았다. 발표는 바로 다음 날 오전 9시였다. 5분의 짧은 발표였지만, 시간을 잘 사용하고 싶었다. 대학에서 공부한 데이터 사이언스와 내가 개발하고 있는 앱, 참여하는 스터디, 상을 받았던 공모전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했다. ‘모각코’, ‘줌각코’ 등 문화까지 소개한 다음 마지막으로는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내 유튜브 채널까지 홍보했다. ‘살면서 또 언제 내가 하는 모든 말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뜨는 자리에 서볼까?’라는 심정으로 발표를 즐기고 내려왔다. 세상이 마치 내 무대가 된듯 느껴졌다.

 

<출처: 작가>

 

3,000명이 넘는 청중 앞에서 진행한이 발표는 나를 또 다른 네트워킹으로 이끌었다. 발표로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고, 내가 먼저 발표 이야기를 꺼내며 다른 발표자에게 다가가기도 했다. 이 작은 발표로 갑자기 인기쟁이가 된 기분이었다. PyCon US에서 가장 빠르게, 많은 친구와 사귀는 방법은 발표자로 서는 것이다. 이 발표로 자신감을 얻은 다음 인생에 발표 자리가 몇 번 더 생겼다. 앞으로도 매력적인 발표자로 성장하고 싶어졌다.

 

 

네트워킹이 만들어준 기회

파이레이디스(Pyladies) 부스에서 봉사하기

네트워킹은 나를 여성 파이썬 개발자 모임인 파이레이디스(Pyladies) 부스 봉사로도 이끌었다. 사전에 봉사 신청을 받지만, 비어있는 시간에 한해서는 현장 신청도 가능했다. 나는 총 두 번의 슬롯을 채웠다.

 

봉사자로써 부스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파이레이디스를 소개하고 이벤트 홍보, 티셔츠 판매와 스티커, 굿즈 나눔을 진행했다. 같이 봉사하러 온 분들은 이미 파이레이디스 활동 경험이 많았다. 여러 나라에서 어떤 모임이 진행 중인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다. 멀리 나이지리아 프로그래머 그룹에서 온 분과 한 대화도 인상 깊었다.

 

이런 인연으로 파이레이디스 슬랙 채널에 초대를 받았고, ‘여성 파이썬 개발자’ 소통에 참여하게 되었다. Pycon US에서 US Chair를 맡은 마리아타와 인사할 기회도 있었다. 특히 독일에서 파이레이디스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그들에게서 새로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한국에도 파이레이디스가 있다. 파이레이디스 코리아 오거나이저 역시 이번 시리즈에 글을 쓸 예정이다.)

 

<출처: 작가>

 

주니어를 위한 파이썬 모임 ‘HelloPy’ 운영자로 거듭나기

PyCon US에서 맺은 인연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물론 링크드인 친구를 맺고 멀리서 바라보는 역할도 좋지만, 파이썬을 한층 더 좋아하게 된 입장으로 이 모든 경험을 그저 한 번의 해프닝으로 두고 싶지 않았다. 마침 PyCon US 참여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준비 중인 ‘주니어를 위한 파이썬 유저 그룹’의 운영진 자리를 제안받았고, 좋은 기회라고 느껴 참여하기로 했다.

 

콘퍼런스에서 만난 대다수는 직장인으로, 인정받는 ‘파이써니스트’ 였는데 나는 명함조차 없는 학생이었다. 이번 경험으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런 이들을 위한 모임 ‘HelloPy’를 준비하고 있다.

 

HelloPy는 파이썬을 사용하는 모든 이를 위한 따뜻하고 포용적인 커뮤니티다. 명함이 없는 모든 이를 환영하는 모임이 되려고 한다. 취준생부터 3년 차 이하 개발자까지 파이썬에 관심 있는 누구나 환영한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평가받지 않고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PyConUS의 슬로건인 ‘By the Community, for the community’의 이념을 따라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달려 나가는 파이썬 유저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10월에 첫 모임이 있을 예정인데,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마치며

큰 기대를 하고 간 내 인생 첫 PyCon은 내 기대치를 뛰어넘었고, 무엇보다 개발 네트워크의 힘을 알게 해 주었다. 나처럼 PyCon 참여가 처음이었던 개발자 친구는 모임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일상에 매몰되어 다른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잊기 쉽지만, 이러한 커뮤니티로 우리가 가진 기술과 지식이 어떤 기회를 만드는지, 그리고 다양한 문제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하는지 알 수 있었다. 컴퓨터 너머로 이를 뒷받침하는 실제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는 것에 감사하다. 몇 줄의 코딩을 현실로 변환시키고, 그 연결로 삶의 기회를 창출하는 자리에서 세상을 경험하고 간다.”

 

나 역시 새로운 모임에 대한 긍정적인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의 여정을 잘 헤쳐 나가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도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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