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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 4년 차 직장인이던 2021년부터 지금까지 본 면접 횟수를 세어봤습니다. 연평균 6번 정도는 반드시 면접을 본 셈이더군요. 이렇게 면접을 많이 보았음에도 여전히 저는 이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이직 과정이 인력 시장에서 저를 평가할 기회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스스로 객관화하며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는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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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5번 면접 본 기획자의 이직 A to Z ① 기업 분석과 이력서

년차,
어떤 스킬
,
어떤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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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eamflect>

 

25번. 4년 차 직장인이던 2021년부터 지금까지 본 면접 횟수를 세어봤습니다. 연평균 6번 정도는 반드시 면접을 본 셈이더군요. 이렇게 면접을 많이 보았음에도 여전히 저는 이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이직 과정이 인력 시장에서 저를 평가할 기회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스스로 객관화하며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는 편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시기처럼 이직이 활발하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 기업이나 대기업 정도가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고 있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현직 기획자들 사이에서는 ‘이직할 곳이 없다’라는 말이 오가고는 합니다.

 

저 역시 이직 면접을 여러 번 보다보니, 자연스레 직장인 지인들을 만나면 이런 고민을 주고받았습니다. ‘이직의 적기는 언제일까?’, ‘이직하는 것이 정말 좋을까?’, ‘이직의 사유를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 등등이죠. 제가 직접 겪은 수많은 채용 과정을 바탕으로 이직을 희망하는 모든 기획자에 도움이 될 내용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서류부터 면접까지,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시장이 원하는 기획자처럼 보일지 고민한 지점들을 공유해보겠습니다.

 

이직 시장에서 선호하는 연차가 있을까?

커리어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직의 공식이 있겠지만, 면접을 준비하며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한 기준점은 이렇습니다.

 

먼저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연차는 미들 레벨입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1-5년 차를 주니어, 5-7년 차를 미들, 그 이상을 시니어라고 해보겠습니다. 시장이 미들 레벨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이들은 프로덕트팀을 포함해 임원, C레벨 등을 대상으로 하는 프레젠테이션 스킬,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니셔티브를 이끈 프로젝트 경험,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인 접근 능력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니어와 시니어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소프트 스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요를 불러일으키는 연차입니다.

 

반면 미들 레벨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8년 차 내외부터는 이직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물론 시니어 단계의 기획자는 도메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중요도가 높은 만큼 기업과 도메인에 맞는 리더십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짧은 채용 과정에서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요구 사항도 많아집니다. 이들은 다른 팀과 상호 조율하며 기존 제품을 최적화하고 나아가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의 출시를 도맡아야 합니다. 여기에 지표 세팅부터 수익 모델에 대한 기여까지 고차원적인 역량을 가져야 합니다.

 

최근 직접 겪으며 느낀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획자의 모습이 있습니다. 키워드는 ‘속도’, 그리고 ‘N인분’입니다. 물론 제가 속한 미들 레벨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채용 한파가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보았던 면접에서 찾은 역량입니다.

 

면접을 본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프로젝트를 스스로 리딩할 수 있는지, 개발 필요 여부를 알아서 판단할 수 있는지,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거나 프로세스를 고쳐 개발 없이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지, 여러 툴을 활용하며 1인분 이상 역량을 펼칠 수 있는지, 디자인과 개발로 넘어가기 전 속도감 있게 기획할 수 있는지, 프로젝트 전체 마감을 맞출 일정 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들 항목을 유난히 꼼꼼하게 검증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여기까지, 이는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개론입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개인적인 생각 아니야?’, ‘당연한 소재를 가져와서 이야기하는 것 아니야?’, ‘최근 채용 동향에 따른 더 현실적인 조언은 없나?’라는 의문을 던질 수 있겠죠. 그래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 이직 과정을 순서대로 짚어가며 알아보려 합니다.

 

 

기업 분석은 카테고라이징이다

지원할 기업과 채용 공고를 선택했다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기업 분석일 것입니다. 해당 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장단점을 분류하거나, 네이버, 구글의 최신 뉴스 기사 검색으로 기업의 현황과 투자 유치 소식, CEO 인터뷰 등을 확인합니다. 이는 기업과 내 컬처 핏(culture fit)이 맞는지 등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문제는 이때 확인한 내용이 두서없이 정리될 확률이 높다는 점입니다. 기업 분석이라는 이름 아래 노트 페이지는 하염없이 채워지지만, 정작 이 기업에 대한 분석이 선명하다거나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인사이트가 있는지 자문했을 때는 자신이 없기 마련이죠.

 

제 경험상, 기업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카테고리 설정’입니다. 아래는 제가 기업 분석에 활용하는 카테고리와 분석 내용을 정리한 표입니다.

 

카테고리

분석 내용

비즈니스 모델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수익 모델, 비즈니스 핵심 가치(한 문장), 경쟁사와 다른 pain point, pain killer 정의
기술 (기술 중심 기업 한정)해당 사업과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든 기술, 각 기술에 대한 간단한 구조와 구현 원리, 해당 기업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핵심 기술
지표제품 단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현재 사업 전반의 관점에서 중요한 지표
조직문화핵심 인재상(기업 가치), 일하는 방식, 핵심 리더십
서비스 분석좋은 점/아쉬운 점/개선할 점, 개선 사항을 어떻게 프로젝트로 만들 것인지(프로젝트 진행 순서) 등
기타최근 발생한 이슈, 해당 기업이 속한 시장 현황 등

 

카테고리를 설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서비스를 써보거나 뉴스를 검색하며 기업을 분석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본인이 직접 다각도로 기업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의 C레벨이 되었다고 가정하며, 현시점에서 이 회사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바라봐야 할지 스스로 결정해 보는 것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쟁자와 다른 나만의 차별성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조직 문화’입니다. 이는 기업의 일하는 방식으로, 기업 내부 콘텐츠로 발행한 현직 기획자 인터뷰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프로젝트 관리 방법과 회고 방식, 문제를 어떻게 대하며 무슨 방식으로 풀어 나갔는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객에 전달하려고 하는지 등을 찾아야 합니다. 이는 경력 기술서와 포트폴리오, 면접에서 쓰일 나의 경험재를 선별하는 기준이 됩니다.

 

기업은 후보자를 볼 때 크게 2가지를 염두에 둘 것입니다. 이 후보자가 우리 기업의 제품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에 걸맞은 프로젝트를 리딩 또는 팔로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사람들과 얼마나 잘 융화되어 일할 수 있는지 말이죠. 이러한 평가 채점표는 ‘조직문화’라고 하는 큰 범주의 카테고리 내에서 구성될 것입니다. 이는 즉, 컬쳐 핏을 뜻하기도 할 테고요.

 

그 때문에 경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내 경험과 기업의 조직문화를 1:1로 매칭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경험이 중복되어도 상관없습니다. 이처럼 처음에는 조직문화와 경험을 연결해 보며, 내가 이 회사와 맞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이력을 각색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이력서: 지원하는 직무와 연관성을 최대한 드러내자

저는 CX기획자로 일하다 PM으로 전향했습니다. 따라서 제가 서류에서 피력하려고 노력한 부분은 PM 직무와의 연관성입니다. 전환을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직무를 바꿔 이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내가 원하는 희망 직무/직군이 있다면 유사 프로젝트를 현 직장에서 경험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피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내가 맡고 있는 주요 업무가 A이고 희망하는 직무가 B일 경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는 B와 관련된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합니다.

 

기술할 때는 프로젝트 이전 현황(AS-IS)과 개선 상황(TO-BE)이 극명하게 대비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저처럼 CX 기획자인 지원자가 이커머스 PM으로 직무전환을 꿈꾼다고 하겠습니다. PM 직무와 가장 연속성을 가진 프로젝트인 ‘리워드 프로모션 지급수단의 신규 지급수단 도입’을 기술하려고 합니다. 이때는 다음과 같이 경험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현황 (이슈)

∙ 전사 프로모션(N만원 이상 구매 시 자동 부여)에 대한 지급수단으로 현재 소정의 포인트만을 지급하고 있음

∙ 수수료 이슈로 계열사 통합 포인트가 아닌 자사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을 지급 수단에 추가해야 함

프로젝트 내용

∙ 프로모션 지급수단 추가 및 개발 범위 파악, 관련 어드민 신규 기획

∙ 각 주문 매체별 클레임 처리 케이스 정립 및 이에 따른 정책 기획
   - 프로모션 대상 상품에 대한 반품/취소 시 지급 수단별 재부여 로직 기획 등

 

종종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헷갈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력서에는 현황과 개선 내용, 결과 중심으로 궁금증을 불러올 개요 정도만 작성하고 있습니다. 대신 포트폴리오에 문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및 가설 설정(필요시), 해결 과정에서 나온 기획 산출물과 유관 부서별 협의 사항, 그리고 정량적 성과 및 정성적(회고 내용 등)을 포함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력서를 작성할 때 주의할 내용 3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첫째, 기여도는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여도는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입니다. 70%, 80% 등 비율을 매기는 기준점이 저마다 다르죠. 또한 100%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왜 부족한지 면접에서 질문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이직 사유는 급여 미지급, 경영 악화 등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아주 솔직하게 기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 내 권력 다툼, 업무 지시의 부정확함, 사수 없이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 과도한 업무량 등 사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사실이라고 해도 직원을 고용하는 기업으로서는 이를 공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후보자 개인의 생각인지, 아니면 이전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인지 구분하기 어려우니까요.

 

셋째, 이력서에 경력 요약을 포함할 것을 권합니다. 경력 이직에서 자기소개서를 받는 기업은 흔치 않습니다. 기획자가 내는 서류는 단 2가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인데요. 가장 먼저 확인하는 서류인 이력서에 경력 사항뿐만 아니라 주요 프로젝트 요약, 입사 후 포부를 간략하게 적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를 ‘프로페셔널 요약(Professional summary)’ 또는 ‘이력서 요약(Resume Summary)’이라고도 합니다. 아래 제가 이직한다 생각하고 예시를 만들어봤습니다.

 

지난 5년간 이커머스 기업에서 사용자 중심의 제품 기능을 기획 및 개발하며 이에 관련한 전문성을 갖추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도전적인 환경에서 높은 비용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백오피스 기획 및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담당하였습니다. 일정 준수를 미덕으로 생각하며 참여했고, 여러 팀과 빠른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동료들로부터 뛰어난 팀워크와 리더십, 목표 수익을 달성하고 최종 수익성을 높이는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잘 만든 기업 분석과 이력서, 이직의 절반은 성공한 것

많은 직장인이 더 좋은 기업으로 이직하기를 희망하지만, 시도조차 안 하는 이유는 아마 ‘귀차니즘’ 영향도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나은 연봉은 원하지만, 지난 경험을 정리하는 것이 까마득하니까요. 또 새로운 환경에 본인을 노출해 성장의 촉매제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과 내가 익숙한 환경을 떠나 다른 곳에서 일한다는 무언의 두려움이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귀찮다"는 말의 기저에는 이와 비슷한 의식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직이 능사는 아닙니다. 그러나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오늘 퇴근 후 딱 이것만 해보세요.

 

첫째, 가고 싶은 기업의 기술 블로그 또는 HR 블로그에 올라온 콘텐츠를 찾아보세요. 그러면서 해당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떠난다는 생각과 함께 올라오는 막연한 불안감을 콘텐츠로 조금씩 깨뜨려보는 것이죠.

 

둘째, 프로페셔널 서머리를 써보세요. 양식을 갖추고 정형화된 글을 쓰기보다는, 최근 한 프로젝트에서 생각나는 내용을 3~5줄 끄적여도 좋습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나 N년 동안 이렇게 잘 살아왔어’라고 노트에 낙서하듯 말이죠. 여기서 이력서가 나오고 자연스레 이직 준비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준비 과정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이직의 시작, 기업 분석과 이력서 작성을 다뤄 보았습니다. 다음 글에는 포트폴리오와 면접에 관한 내용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이 꿈꾸는 성장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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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이커머스 CS/CX 기획자입니다. 이제 막 주목받고 있는 CS/CX 기획 직무의 비즈니스 임팩트를 증명하기 위해 회사에선 실험을, 퇴근 후엔 학습과 짧은 글쓰기를 즐겨 합니다.
https://brunch.co.kr/@hunww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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