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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을 때, 한 번쯤 이런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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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는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피자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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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을 때, 한 번쯤 이런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뭐야, 내가 주문할 걸 미리 알기라도 했나?”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려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도미노피자인데요. 도미노피자(이하 도미노) 러셀 존 와이너 CEO는 지난 5월 수익 보고에서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주문을 완료하기도 전에 피자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도미노가 신이라도 되어 미래를 보는 능력이 생긴 걸까요? 물론 아닙니다. 도미노는 고객이 주문을 시작하면 사전에 확보된 고객 주문 데이터와 주문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하여 어떤 제품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은지, 주문을 완료할지 아니면 중간에 이탈할지를 예측합니다. 확률이 충분히 높아지면 매장에서는 고객이 주문 확인을 클릭하기도 전에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도미노의 최고 디지털 책임자인 마이클 길레스피는 이 시스템이 모든 매장에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도입된 매장의 경우 평균 90% 후반의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100%의 정확도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도미노는 그들의 목표인 3TEN(주문 후 3분 내 픽업, 10분 내 배달)에 더욱 근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피자 제작을 시작했는데 주문이 취소된다면, 해당 피자는 다른 고객에게 보너스로 제공되거나, 지역 사회 프로그램을 통해 기부한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사실 도미노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도미노는 단순한 피자 배달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요소에 디지털 기술을 꾸준히 접목하며, 푸드테크(Food+Tech) 기업으로 도약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미노가 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주문, 제조, 배달의 흐름 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주문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대로”

2007년, 도미노는 모바일 주문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 당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휴대폰은 ‘고아라폰’으로 유명했던 애니콜의 SCH-W270(2G폰)인데요. 혹여 인터넷 버튼을 누르면 요금 폭탄을 맞을까 종료 버튼을 연타하던 시기였죠. 우리에겐 모바일 주문이 익숙하지 않았을 때인데, 도미노가 디지털 기술 도입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초기에는 애플리케이션 형태가 아닌 웹 형태의 주문 사이트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모바일 앱을 출시하면서 사용성을 크게 개선했는데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셜 미디어로 피자 이모티콘을 보내 주문하거나, 아마존의 음성비서인 알렉사를 통해 주문하는 등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기기를 사용하여 주문할 수 있도록 혁신을 거듭했습니다. 

 

Zero Click <출처: 도미노피자>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Zero Click’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클릭하지 않아도 주문이 가능한 것인데요. 피자가 먹고 싶을 때 모바일 앱만 시작하면 가까운 매장에 주문 내용이 전송되고 주문 확인이 표시됩니다. 물론 원하지 않거나, 실수로 누른 경우에는 10초의 카운트 안에 타이머를 중지하면 주문이 취소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오늘날 도미노 매출의 85% 이상을 디지털 주문 채널을 통해 창출하고 있습니다.

 

 

제조 “정확하고 투명하게”

최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자사 프랜차이즈인 '홍콩반점'을 기습 점검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정해진 레시피대로 조리하여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일정한 맛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예전부터 홍콩반점은 이른바 ‘점바점(지점별로 맛이 다르다는 의미)’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Pizza Checker ‘DOM’ <출처: 도미노피자>

 

도미노는 이러한 불만이 애초에 생기지 않도록 AI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DOM’이라는 이름의 피자 검사기(Pizza Checker)는 완성된 피자의 상태를 스캔하여 필요한 토핑이 모두 들어갔는지, 분포는 잘 되었는지 등을 빠르게 판단합니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피자만 배달해서 최대한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죠.

 

Pizza Tracker <출처: 도미노피자>

 

또한 주문을 완료한 고객의 최대 관심사는 배달이 언제 오나 인데요. 일반적인 배달앱이 배달 이후 기사님의 위치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만, 도미노는 피자의 제조 과정부터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언제 피자가 완성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줍니다. (이 시스템의 경우 종종 실제 시간과 다르다고 지적되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만 하시길!)

 

 

배달 “땅이든 하늘이든 위치만 찍으세요”

주소 체계가 익숙하지 않은 곳을 여행하거나, 공원이나 해변처럼 주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곳에서는 음식 주문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미노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핀포인트(Pin Point) 딜리버리’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지도에서 자신의 위치에 핀 하나만 꽂으면, 주소 없이도 GPS를 기반으로 주변 매장과 연결되어 주문이 가능합니다. 

 

드론과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 <출처: 도미노피자>

 

최근에는 배달 행위 자체에 대한 혁신을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국내에서도 활발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2020년에는 성균관대 자연과학 캠퍼스에서 배달 전용 드론 ‘도미 에어’를 시범 운영해 상용화를 검토했으며, 이후에도 세종시, 제주 삼양 해수욕장, 대구 수성못 등에서 실증 사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검증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사례가 많다면, 해외에서는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배달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율 배달 차량 스타트업 ‘누로(Nuro)’와 협업하여 탄생한 ‘R2’는 특정 요일과 시간에 운영됩니다.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을 가면 고객은 미리 받은 핀 번호를 입력해 피자를 수령해 가는 시스템이죠.

 

물론 드론과 자율주행차 모두 아직은 기술력이 완벽하지 않고, 날씨나 도로 환경 등에 따라 제약이 많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될 때, 도미노가 앞서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 자체로 긍정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OO테크가 가야 할 길

최근 몇 년간 레거시 산업에 테크를 접목하여 ‘OO테크’ 기업이라는 용어가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대표적으로 핀테크(금융), 프롭테크(부동산), 에듀테크(교육), 푸드테크(음식) 등이 그러한데요. 테크 기업으로 브랜딩을 해야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투자를 받는 데에도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특별한 기술이 없음에도 테크 기업이라 홍보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점차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습니다. 그중에는 프롭테크의 대표주자로 불렸던 위워크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위워크 역시 오랫동안 전문가들로부터 테크기업이 아니라, 현대판 부동산 회사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도미노 역시 과연 ‘테크 기업’이라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도미노를 테크 기업이라 부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도미노가 OO테크 기업이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근본적으로 테크 기업이라 함은 휘황찬란한 디지털 기술로 사용자를 현혹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그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도미노는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받는 일련의 과정에서 고객이 불편함을 겪는 부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 목적에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물론 이러한 발상을 뒷받침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더 냉정히 평가해야겠지만요.

 

국가별 푸드테크 스타트업 규모 비교 <출처: 삼일PwC 경영연구원>

 

한국에서는 아직 푸드테크 생태계가 크게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에서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총 4,044개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있는 반면, 한국은 93개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온라인 주문/배달 플랫폼에 치우쳐져 있는데요. 인구 증가 및 고령화, 기후 변화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푸드테크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유망한 푸드테크 기업이 많이 등장하길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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