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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고령자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유소년 인구에 비해 고령 인구가 비중이 높아졌으며, 향후 초고령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진료비 대비 고령자 진료비는 3.3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의 만성질환 보유자는 28.5%로 집계되었고, 진료비는 21.2천억 원 수준이다. 이처럼 고령화 인구의 확대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제론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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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고령자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유소년 인구에 비해 고령 인구가 비중이 높아졌으며, 향후 초고령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진료비 대비 고령자 진료비는 3.3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의 만성질환 보유자는 28.5%로 집계되었고, 진료비는 21.2천억 원 수준이다. 이처럼 고령화 인구의 확대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제론테크’다.
제론테크는 ‘노년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실버세대를 위한 기술과 고령화에 대비한 기술을 총칭하는 용어다. 인공지능, 햅틱, 보이스 인터랙션 등 여러 기술을 활용하여, 시니어들이 일상에서 더욱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치매 노인이 우울감을 없애기 위해 실시간 대화하는 로봇이나 욕창, 낙상을 감지하는 AI 센서, 로봇 모두 제론테크의 일종이다. AI를 활용해 노인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는 기술은 제론테크의 대표적인 분야다. 데이터 사이언스 영역도 주목할 만한 제론테크 영역에 속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노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물리적 기기가 아닌 플랫폼 역시 제론테크다. 가족, 친구, 지역 사회와 연결될 수 있거나, 재교육을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그 예시다.
이처럼 제론테크는 고령화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2027년까지 전 세계 2,902억 달러(약 395조 8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론테크와 디지털 헬스케어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준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매년 30%씩 성장하여, 2026년에는 6,394억 달러(약 872조 1,4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제론테크를 활용한 여러 사례와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제론테크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노령화 속도가 세계 1위일 만큼 노령화 속도가 빠르다. 1970년부터 2018년까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연평균 4.4%씩 증가할 만큼, 가파르게 국내 노령화 인구는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역시 2021년 기준 65세 인구가 총인구 대비 14% 이상(2억 명 이상)으로 집계되어,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30년에는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 대비 21%로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갈수록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기술이 이들을 도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가장 빠르게 수요층이 성장하는 시니어층인 만큼, 빅테크는 앞다투어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중국의 대형 오픈마켓 타오바오는 시니어 모드를 출시하여,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기억하기 어려운 시니어를 위한 경험을 설계했다. QR코드를 촬영하여 대신 로그인하도록 하거나, 폰트를 키워 쉽게 화면 내용을 알아볼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또한 자녀가 부모의 계정을 등록하거나, 시니어 계정에 자녀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하여 대신 결제하기 등의 편의 기능을 넣기도 했다. 사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가족 채팅으로 자녀들에게 보내 대신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외에도 음성명령으로 물건을 쉽게 검색하고 결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발했다.
또 다른 사례로 노르웨이의 스타트업 No Isolation(ltd.)에서는 태블릿,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콤프(Komp)’라는 원 버튼 컴퓨터를 개발했다. 콤프는 단 하나의 버튼만 있는 장비로 주요 기능은 영상통화인데, 하나의 버튼으로 조작하여 가족과 쉽게 연결된다. 초대된 가족 구성원하고만 연결할 수 있으며, 큰 화면과 또렷한 음성 제공으로 가족과 손쉽게 영상 통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이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할 뿐, 나이가 들어도 활발히 일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마음은 일을 하고 싶지만 허리나 다리 근육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시니어를 보조하는 기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이노피스(Innophys)에서 만든 ‘머슬 슈트 에브리’가 있다. 에브리는 가방처럼 뒤로 메 착용할 수 있으며, 등에는 고무 튜브 인공근육 프레임이 허리를 받쳐준다. 이 고무튜브에 공기를 주입하면 튜브가 팽창하며 길이가 짧아져 당기는 힘이 생긴다. 일상생활에서 짐을 들어올려야 할 때나 제설 작업을 해야 할 때, 힘든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할 때 등 체력이 요구되는 다양한 상황에서 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독일의 NCCR로보틱스와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의 스핀오프 회사 ‘누니’에서 개발한 ‘체어리스 체어’ 역시 시니어에게 유용한 제론테크 기구 중 하나다. 무동력으로 착용하는 하반신 외골격 로봇을 통해 쉽게 앉을 수 있고, 유연한 자세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시니어가 오랫동안 웅크려서 혹은 일어서서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마치 앉은 것처럼 편안하게 작업을 할 수 있어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중력에 의해 웨어러블 로봇이 변형되어 허벅지와 엉덩이를 자연스럽게 지지하게 되어, 시니어의 동작을 보조할 수 있게 한다.
삼성전자 또한 보조기구 로봇으로 신성장 동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첫 웨어러블 로봇인 ‘EX1(봇핏, Bot fit)’은 엉덩이에 착용해 노년층의 움직임과 균형 감각을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다. 봇핏은 현재 B2B 시장에 진출해 실버타운 등에서 보행 보조기구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열린 CES 2024에서는 피트니스, 필라테스부터 시작해 향후 B2C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마주하는 고독감,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제론테크 역시 부상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소니는 일렉트로닉 애완동물 ‘아이보(aibo)’를 개발해, 시니어의 정서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보는 일반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피우는 것은 물론이고, 주인의 잠을 깨우기도 한다. 자가 학습 능력으로 집안 구조를 이해해 돌아다니고,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은 알아서 피해 다닌다. 실제 강아지처럼 오줌을 누기도 하는 등 실제 강아지와 유사한 행동을 하며, 아이보 로봇마다 고유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사례로 프랑스의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나오(NAO)’는 요양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함께 게임하거나 운동하고, 신문을 읽어주는 등의 활동을 하며 이동이 불편한 시니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시니어의 고립감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소셜 로봇이 발전하고 있다. 그중에서 이스라엘의 인튜이션 로보틱스(Intuition Robotics)가 만든 ‘엘리큐’는 노인의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거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여러 대화를 이끌어 낸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사용자의 습관, 선호도, 취향을 학습하여 시니어 맞춤형 관리를 제공한다. 또한 태블릿 PC와 연계해 가족이나 지인과의 화상 통화, 사진 교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시니어에게 ‘안전’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신체적 안전은 물론이고 사회적, 정서적 안전 역시 주목해서 다뤄야 할 부분이다. 국내 스마트 로봇 기업 에나봇(Enabot)에서는 안전한 시니어 케어를 위해 고안된 스마트홈 CCTV ‘이보(EBO)’를 선보였다. 이보는 카메라 사각지대를 없앤 채 스스로 충전을 하면서 시니어를 살펴보는 기능을 한다. 움직임이 발생하면 알람을 보내고 원격 제어가 가능하며, 이동을 하다 넘어질 경우에도 스스로 일어나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이스라엘 기업 ‘센시’에서도 시니어의 안전을 위한 기술 개발에 열심이다. 시니어의 음성 데이터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을 감지하는데, 카메라와는 다르게 오디오로만 분석하여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뛰어난 음성 분석으로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의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 문제 발생 시 바로 조치하고 있다.
또한 나이가 들면 골밀도, 시력, 주의력, 운동력의 감소 등으로 낙상에 대한 위험이 증가한다. 이에 애플은 핸드폰에 넘어질 가능성을 공유하고, 12개월 동안 낙상 위험에 대한 리포트를 제공하도록 설계했다. 애플 워치 4시리즈 이상이나 애플 워치 울트라 이상을 소지한 사람은 시계를 차고 있는 동안 낙상이 감지될 경우, 알람이 울리고 경고 표시가 뜬다. 왼쪽 상단 모서리에 있는 닫기 버튼을 누르거나, “괜찮음” 버튼을 탭 하면 알림을 해제할 수 있다. 만약 낙상 감지 후 1분 동안 사람이 움직이지 않음을 감지하거나, 응답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응급 서비스에 전화가 걸리는 시스템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시니어가 되지만 정작 시니어를 위한 기술은 이제 개발하고 있는 단계다. ‘제론테크’는 인구 노령화와 함께 시니어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향후 몇 년간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시니어의 정서적, 육체적 변화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기술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래서 제론테크 개발에서 중요한 점이 바로 시니어층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는 것이다. 시니어가 원하는 것이 단순히 ‘건강’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마다 체력이 모두 다르듯, 시니어도 마찬가지다. 물론 건강이 중요하지만, 시니어가 바라는 다양한 욕망을 발견하고 융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고령자는 활동적이지 않으며,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편견 역시 주의해야 할 점이다. 사회에서 계속 교류하는 노년층도 많고, 더 강력한 연결을 원하는 노년층도 있다. 여전히 사회에 기여하고자 끊임없이 활동하는 노년층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시니어 역시 성장하고, 도전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이러한 시니어의 욕망과 재미를 사회가 터부시한 채 막연한 편견을 가진다면, 시니어의 기술 수용에 있어 외면받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유한킴벌리는 시니어 상담사를 채용하면서 고객들의 마음을 연 사례로 유명하다. 한 상담사는 본인을 시니어 상담사라고 밝힌 후, ‘저도 요실금이 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주저하던 고객에게 먼저 공감을 건넸다. 그리고 형식적인 응대보다는 수다 떨듯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상담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기술에 대한 접근성 역시 중요하다. 시니어층이 되어 부딪히는 신체적, 인지적 변화를 이해하며 기술이 설계되어야 한다. 큰 사이즈의 폰트, 간편하고 직관적인 검색, 레이아웃이 요구된다. 또한 손 떨림, 청력 저하 등을 보조할 수 있는 기술 지원 역시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쉬운 서비스 사용을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타 서비스, 장치 등과 원활한 통합도 필수적이다. 기술을 수용하기 위해 새롭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원래 기술과 녹아들도록 설계한다면 접근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론테크는 우리 모두를 위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더 나아질 시니어들의 다양한 활동과 미래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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