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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애플의 아이폰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컵 하나가 있다. 약 50달러 정도의 1리터가 넘는 커다란 퀜처(quencher, 상품명) 텀블러인데 인기가 많아지면서 품귀 현상이 겹쳐 중고 시장에서 1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열풍의 주인공인 스탠리(stanley)는 1913년에 만들어진,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보온병 브랜드이다. 그러나 그들의 깊은 역사가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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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텀블러 역주행에 숨은 UX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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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탠리 텀블러 열풍

요즘 미국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애플의 아이폰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컵 하나가 있다. 약 50달러 정도의 1리터가 넘는 커다란 퀜처(quencher, 상품명) 텀블러인데 인기가 많아지면서 품귀 현상이 겹쳐 중고 시장에서 1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열풍의 주인공인 스탠리(stanley)는 1913년에 만들어진,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보온병 브랜드이다. 그러나 그들의 깊은 역사가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아니다.

 

그림 1-1. 틱톡 영상 갈무리 (출처: 틱톡 @danimarielettering)

 

가장 화제가 됐던 건 한 틱톡 영상이다. 영상에서 보여주는 건 전소한 자동차 한 대인데, 완전히 불에 타버린 그 자동차 안에 스탠리 텀블러가 있었고, 그 안에 녹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얼음이 있었다. 이 영상이 올라온 이후 틱톡에서는 스탠리를 태그한 콘텐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추세에 큰 힘을 실어준 건 이미 SNS에 퍼져있던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이다. 단종될 위기에 처해있던 스탠리 텀블러를 인플루언서에게 협찬하고, 그들에 의해 SNS 게시물 곳곳에 텀블러가 등장하면서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이후에 등장한 틱톡 영상과 함께 바이럴(viral, 인터넷상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정 정보가 입소문처럼 확산되는 현상)되며 스탠리 텀블러의 대유행 시기가 시작됐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스탠리 퀜처 텀블러가 역주행하게 된 이 짧은 이야기에서는 두 가지 심리학 이론을 찾아볼 수 있다. 

 

 

2. 스탠리 텀블러 역주행에 숨은 2가지 심리학 효과

(1) 스토리텔링 효과(storytelling effect)

사람들은 어떤 사실 정보가 수치나 개념 나열을 통해 있는 그대로 전달될 때 보다 하나의 이야기로 전달될 때 좀 더 주목하고 그 사실을 기억할 확률이 높다. 아래 예시 문장을 보자. 스탠리 퀜처 텀블러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수치와 정보가 묘사되어 있지만 책을 덮었을 때 과연 몇 가지나 기억할 수 있을까?

 

  • 40온즈 용량의 스탠리 퀜처 텀블러는 18/8 리사이클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되어있으며 이중벽 진공 단열재를 사용하여 48시간 동안 보냉이 유지되고 베이스 직경이 3.1인치로 차량용 컵홀더와 호환된다.

 

그림 2-1 무신사-스탠리 상세 페이지 (출처: 무신사)

 

이와 달리 불에 탄 자동차 안에서 형태를 유지한 채 살아남아있던 모습, 심지어 얼음까지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던 모습을 담은 영상은 스탠리 텀블러의 튼튼한 소재와 뛰어난 보냉력을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자동차 안의 컵 홀더에 잘 들어맞는다는 정보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짧은 영상이지만 그 어떤 상세 정보보다도 상품의 강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이야기는 사람들의 감각, 감정에 호소하며 눈길을 끌고 중요한 메시지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2) 권위 편향 (authority bias)

현재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스탠리의 퀜처 텀블러는 사실 2019년에 단종될 예정이었다. 이러한 계획을 바꾼 건 퀜처의 오랜 팬이자 인스타그램에서 15만 명이 넘는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던 더바이가이드(the buy guide) 계정의 운영자였다. 그녀는 제품을 소개하는 더바이가이드 계정에 스탠리 컵을 업로드하고, 다른 인플루언서에게도 컵을 제공했다. 그들의 SNS 콘텐츠는 팔로워들의 구매로 이어졌고 이후 스탠리가 타깃을 여성 소비자층으로 변경해 텀블러를 하나의 악세사리와 같은 이미지로 어필하면서 입소문이 퍼져 나갔다. 그렇게 퀜처의 단종 대신 호황기가 시작되었다. 

 

영향력 있는 인물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 이를 권위편향(authority bias)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SNS에서 팔로워하고 있는 인플루언서가 제공한 정보나 메시지를 보다 더 신뢰하고 전문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SNS 상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스탠리 퀜처를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텀블러가 좋은 제품이라는 것을 믿고 구매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후 틱톡에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화재 속 살아남은 텀블러 스토리는 기존에 SNS 상에서 영향을 주고 있던 인플루언서의 권위, 퀜처 텀블러가 좋다는 그들의 메시지로 인해 더욱 힘을 얻었다. 그리고 단종 위기에서 벗어나 대유행을 만들어낸 이러한 스토리 또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기억되며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 효과를 만들어냈다. 

 

 

3. 주의사항

한 연예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이 쓰고 있는 헬스케어 제품을 소개하며 이미 단종된 제품이지만 너무 잘 쓰고 있고 재출시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길 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이 영상을 본 수많은 구독자들이 해당 제품에 대해 재출시 요청을 해서 무려 5년 만에 공장이 재가동되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생산량을 맞추다 보니 주문 후에 몇 달을 기다려야 받아볼 수 있는 제품이 됐지만 여전히 주문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영향력 있는 한 인물이 특정 제품을 어떻게 사용해왔고 또 어떻게 도움을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경험담으로 풀어서 전달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사례이다. 물론 대중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권위있는 인물이었기에 사람들은 그 제품의 경험담과 효과를 좀 더 수용적인 태도로 받아들이고 신뢰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은 스토리텔링 효과와 권위 효과의 힘이 합쳐져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영향력 있는 사람의 믿음직스러운 이야기는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고 감정에 호소하며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두 가지 심리를 살펴보자.

 

(1)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과 의견을 뒷받침해주는 정보와 증거에만 주목하는 편향성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빈 속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공복 커피가 위 건강에 안 좋다는 이야기보다 공복 커피로 어떤 효과를 봤다는 유명인의 경험담에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비록 그 효과가 공식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유명인의 개인적인 생각일지라도 본인이 평소에 믿고 있던 신념과 더 가까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후자를 믿을 확률이 더 높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러한 현상은 권위 편향과 만나면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2) 후광효과(halo effect)

후광효과는 특정 대상에 대해 평가를 할 때 그 대상의 부분적인 특성에 대한 판단이 전체 판단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만약 평소에 좋아하던 인물이 어느 날 스탠리 컵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요즘 가장 자주 쓰는 텀블러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 인물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이 스탠리 컵으로 확장되어 제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혹은 평소에 스탠리 컵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새로운 라인의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신제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부분적인 특성만을 고려하여 판단을 내리는 후광효과는 확증편향과 마찬가지로 권위 편향을 강화시키며, 객관적인 판단을 방해한다.

 

 

4. 생각해볼 문제

권위를 가진 인물의 스토리가 대중에게 더 강력하게 어필되는 현상은 꼭 그 주체가 인간이 아니어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검색 엔진으로써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챗지피티나 빙AI와 같은 생성형 AI의 점점 막강해지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다. 

 

2023년 7월, 노드VPN(NordVPN)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25%가 챗지피티를 사용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무려 75%가 챗지피티가 생성한 답변을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챗지피티는 정보의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어떤 말이든 그럴듯하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대규모의 빅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라는 사실이 챗지피티에게 권위를 부여하고 이는 사용자가 AI의 답변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학습했더라도 인공지능은 특정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 주체이며 편향적인 정보를 학습했을 경우 사용자로 하여금 편견을 갖게 만드는 답변을 생성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권위 편향의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아직 모든 정보 제공의 주체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AI가 생성한 정보를 어떻게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또 생성형 AI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한다면 어떤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에게 무조건적인 신뢰에 대한 경각심을 일러줄 것인지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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