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즈니스에서 사용자 경험은 왜 중요할까?

이제는 어디를 둘러봐도 AI를 볼 수 있을 만큼, AI가 쓰이지 않는 영역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AI가 들어간 제품이나 서비스하면 어떤 것들 생각나시나요? 아마 스마트폰이나 AI 스피커에 내장된 AI 비서 서비스를 사용해 보았거나, 매일 반복적으로 쓰는 일도 있을 텐데요. 그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서비스에서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맞춤형 콘텐츠를 알게 모르고 자주 사용하고 있을 겁니다. 또한 업무, 학업에서 생성형 AI, RPA를 적용하는 경우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의료, 금융, 리테일에도 AI가 접목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일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만큼, AI 시장 규모도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연평균 38%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약 1,840억 달러(약 240조) 이상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BCC, 2020).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민간 AI 투자 트렌드를 보면, 이미 2021년에 약 1,749억 달러(약 230조)에 달해(Stanford University, 2022), AI 시장 규모 이상으로 많은 기업이 AI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설계자로 알려진 피터 디아만디스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10년 뒤엔 두 종류의 기업만 남을 것이다. AI를 완전히 활용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해 도태되는 기업이다”라고 말했는데요. 기업에서 AI 기술을 잘 활용하면 업무 효율이 올라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 매출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일한 사업 구조라면, AI 기술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비즈니스 경쟁에서 점차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데요. 최신 AI 기술을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만으로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AI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바로 사용자 경험(UX)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번 글에서는 AI 비즈니스에서 UX가 왜 중요한지 살펴보고, 더 나아가 AI 기술이 UX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AI 비즈니스에서 UX가 중요한 이유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시장의 수요 없음(42%,) 사용자 비우호적인 제품(17%), 고객의 소리 무시(14%)와 같은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CB Insights, 2019). 

과거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 출시 프레젠테이션에서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에 관해 힌트를 남겼습니다. 잡스는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인문학과 결합된 기술이다.”라고 강조했죠. 여기서 인문학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학문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요. 결국 단순히 최첨단 기술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인간의 가치와 경험을 배려해야만 시장에서의 성공을 전제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UX는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제는 경험을 파는 시대입니다. 고객의 경제 수준이 향상되고 상품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짐에 따라, 다양한 기능과 뛰어난 성능은 당연한 것이 되었죠. 그래서 좋은 경험이 차별화 요소로 고객의 소비에 작용하게 되는데요.

만약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좋은 경험을 제공하면, 고객은 만족하고 주변에 입소문을 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재구매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별도로 마케팅하지 않아도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가 발생하죠. 이러한 전략은 혁신적인 UX 대명사로 알려진 애플을 예시로 들 수 있는데요.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되는 날이면, 애플 팬들은 줄을 서서 제품을 구매합니다. 그 덕분에 애플은 압도적인 순이익률과 높은 재구매율을 자랑합니다.

애플 외에도 고객에게 좋은 디지털 경험 제공하는 기업으로 넷플릭스를 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다양하면서도 독점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글로벌 OTT 시장을 선점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성공에는 ‘시네매치’라는 알고리즘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시네매치는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추천해 줍니다. 덕분에 사용자는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모두 탐색하지 않아도, 각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사용자의 약 80% 정도가 시네매치가 추천한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하는데요.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네매치의 매출 기여도는 약 15%(2015년 기준)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AI 비즈니스에 UX가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래 그림은 UX 아버지로 알려진 도널드 노먼의 저서 보이지 않는 컴퓨터(The invisible computer)에서 소개한 기술의 욕구-만족 곡선입니다. 최근 AI 관련 기술이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 단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에서, UX가 왜 AI 비즈니스에 중요해지는 지를 잘 설명해 줍니다. 기술 욕구 만족 곡선에 따르면, AI 기술 성장기에는 초기 기능이 유용하면 소수의 얼리어답터 중심으로 제품을 구매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의 니즈는 진화합니다.

기술이 성숙기가 되면 대다수의 소비자는 이제 기본적인 기술과 성능은 당연시 여기고, 사용성이나 감성적 만족과 같은 UX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결국 UX가 좋아야 구매하는 것이죠. 그러므로 AI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 기술 중심적 접근에서 인간 중심적 접근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UX 고도화나 차별화가 AI 비즈니스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UX에 AI 기술이 중요한 이유

좋은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기발한 아이디어, 완성도 높은 디자인 등을 통해서도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데요. 혁신적인 경험이라는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에 없던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AI는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 활동을 모방한 기술로, 인간의 지각 능력, 학습 능력, 추론 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기술이죠. 예를 들어, 딥러닝, 알고리즘, 빅데이터, 음성 인식, 비전 인식과 같은 기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용자 관점에서의 AI는 사용자가 해야 할 일의 전체 또는 일부를 대신해 주는 자동화 매개체로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자동화를 통해 사용자가 인지적으로 처리하기 어렵거나,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과업을 AI가 대신 수행해 다양한 형태의 혁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UX에 AI를 잘 활용한다면 단순히 UI적인 접근으로 한계가 있는 영역에서, 고객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데요. AI를 통해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한다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번거로운 탐색 없이도 원하는 콘텐츠와 기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시로 쿠팡, 유튜브, 플로처럼 등록된 콘텐츠가 많은 경우,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이 작동해 흥미를 가질만한 콘텐츠를 추천해 줍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콘텐츠를 탐색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콘텐츠를 오롯이 즐길 수 있죠.

그뿐만 아니라 AI를 통해 인지적이거나 물리적인 노력이 필요한 과정을 자동화해, 사용자는 좀 더 고차원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아래 예시는 가전제품 연동 앱에 적용된 루틴 기능인데요. 사용자가 본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가전제품의 작동을 한 번만 설정해 놓으면, 이후엔 자동화 기능으로 상황에 맞게 알아서 가전제품들을 작동시켜 줍니다. 사용자가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블라인드를 올리거나, 조명을 켜거나, 집에서 나갈 때는 전원을 꺼주는 식이죠. 이를 통해 사용자는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인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AI와 사용자 경험의 관계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이 AI와 UX는 밀접한 상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향후 AI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중심적 접근보다는 UX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며, 혁신적인 UX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AI 기술 적용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결국 AI와 UX는 악어-악어새 같은 공생관계로 볼 수 있는데요. 생성형 AI 등장 이후 더욱 빨라진 변화와 불확실성이 높은 경쟁 환경에서, AI를 잘 활용하는 고객 가치 중심의 비즈니스가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자료 출처>

Global Artificial Intelligence Market, BCC(2020)

인공지능 지수 보고서, Stanford University(2022)

Norman, D. A. The invisible computer. London: MIT pres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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