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케팅 아니고 ‘다크패턴’입니다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이 나왔습니다
온라인 다크패턴이란 ‘소비자의 착각·부주의를 유발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유도하는 행위 및 그러한 의도로 설계된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뜻합니다. 그러나 ‘착각·부주의’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 이를 정의하는 구체적인 가이드가 없었죠. 그래서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다크패턴에 해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38개)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76개)의 다크패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쇼핑몰당 평균 5.6개의 다크패턴 유형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만큼 온라인 쇼핑몰은 다크패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현재는 다크패턴에 관한 담론이 활성화되어 서비스 UI/UX 설계 시 이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합몰이나 오픈마켓처럼 별도 입점 업체가 있는 플랫폼의 경우 이를 제재하기 어려웠습니다. 단순히 팝업 배너 문구를 수정하는 차원이 아닌 매출이 걸린 일이었기 때문이죠. 또한 관련 법적 근거나 상세 가이드가 없어서 판매 업체를 강력히 규제할 명분도 부족했습니다. 자칫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는 문제였고요.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23년 7월 31일, 온라인 다크패턴을 4개 범주, 19개 세부 유형으로 구분한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를 기점삼아 앞으로 다크 패턴 규제 문화가 자리 잡아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플랫폼 분야 거래질서 공정화를 위한 소비자 기만행위의 시정’이 포함된 만큼, 다크패턴 근절을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위 범주에서 7개 유형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 규율이 가능하고, 나머지 6개 유형은 경우에 따라 유의 및 권고 사항으로 두었는데요. 따라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규제하고,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UI/UX 및 넛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온라인 다크패턴 위반 사례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UI/UX 설계 방향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온라인 다크패턴 유형 살펴보기
1) 편취형
온라인 다크패턴 유형 중 편취형은 주로 ‘소비자가 알아채기 어려운 인터페이스’에서 문제가 발생하므로, 사용자가 지불할 금액에 대한 명확한 안내와 동의가 필요합니다. 필수 내용을 고지하되, 컬러 스케일이나 폰트 크기 등으로 사용자 넛지(nudge)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오도형
오도형의 경우 상세 위반 사례가 제시되어 있을 정도로 이커머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데요. 특히 마케팅이라는 명목하에 미끼 상품, 미끼 가격, 미끼 할인율을 책정하는 행위는 ‘거짓’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그래서 다크패턴을 만들지 않기 위해 제공 항목에는 명확한 ‘근거 사실’이 있어야 합니다.
가격의 경우는 할인의 근거가 되는 기준(기존) 가격이 있어야 하며, 후기나 추천 정보를 제공할 때는 그것이 실제인지, 광고인지를 표기해야 합니다. 또한 특정 상품으로 자사몰 유입을 홍보했다면, 그 특정 상품이 실제로 있어야 합니다. 실제 재고가 있었지만 품절된 경우라면 의도한 다크패턴은 아니나,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빠른 수정이 필요합니다.
요지는 실제 상품이나 근거가 없는데 이를 있는 것처럼 위장하여 제공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만약 마케팅 근거가 충분하다면 오도형은 빠르게 조치할 수 있습니다.
사례





3) 방해형
오도형이 주로 상품 전시에서 발생한다면, 방해형의 경우 사용자 행동 설계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가입은 쉽게 탈퇴는 복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물건 구매는 쉬운데 청약 철회 등 취소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사업자 입장에서는 탈퇴, 철회 등으로 막대한 손해를 볼 수도 있으니, 중간에서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사례



4) 압박형
이커머스에서 상품을 볼 때, ‘N명이 이 상품을 보고 있어요’, ‘현재 재고가 n개 남았습니다’ 등의 문구를 본 적 있으신가요? 이는 군중 심리를 이용하여 상품을 한 번이라도 더 클릭하게 하려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그러나 자칫 감정적인 문구로 압박을 주거나, 필요 이상으로 팝업을 띄운다면 이 역시 다크패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활동 알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거짓으로 제공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제공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죠.
다크패턴과 마케팅 전략 사이엔 아직 모호한 부분이 많으니, 우선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부정적인 요소란 팝업이 자주 뜨거나, 재고가 없다고 압박하는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사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보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어떤 유형이 있는지 살펴봤는데요. 그동안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다크패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커머스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거짓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며, 일부러 불편을 주는 행위(감정적 언어, 취소/탈퇴의 복잡함 등)를 지양해야 합니다. 교묘한 다크패턴으로 한 번은 속인다고 해도, 계속 소비자를 잡아둘 순 없습니다. 반복되는 다크패턴에 지친 소비자가 결국 서비스를 외면해 버리고 말 테니까요.
작년 12월 초 네이버는 다크패턴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네이버 이용자보호 및 자율규제위원회’ 2차 정기 회의를 개최했는데요. 이 회의에서 다크패턴 방지를 위한 전사 교육 4가지 핵심 원칙으로 ①사용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② 의도적으로 사용자가 포기하게 만들지 않는다 ③편향되지 않은 완전한 정보를 제공한다 ④사용자를 압박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이제 다크패턴 관리 책임은 이커머스 UI/UX팀만의 문제가 아니라, 판매업체도 함께 지켜야 할 사안이 되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다크패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리 모색하고, 더욱 편리한 서비스 설계와 관리에 집중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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