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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검색했을 때, 그 운동화 광고가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닌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이키 운동화를 검색했다는 흔적이 인터넷 브라우저에 남았고, 광고 회사들이 그 흔적을 쫓아 '나이키 운동화에 관심 있으신가 봐요?!'라며 나에게 광고를 들이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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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플랫폼 광고 담당자가 보는 구글 쿠키리스 시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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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icrosoft Image Creator>

 

인터넷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검색했을 때, 그 운동화 광고가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닌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이키 운동화를 검색했다는 흔적이 인터넷 브라우저에 남았고, 광고 회사들이 그 흔적을 쫓아 '나이키 운동화에 관심 있으신가 봐요?!'라며 나에게 광고를 들이미는 것이다.

 

잠시 용어 정리부터 해보자.

  • 구글 크롬: 구글의 공식 인터넷 브라우저
  • 퍼스트 파티 쿠키: 사용자의 인터넷 활동 기록 중 편의성을 위해 활용되는 데이터(자동 로그인, 장바구니 정보 저장 등)
  • 서드 파티 쿠키: 사용자의 인터넷 활동 기록 중 관심사에 맞는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 활용되는 데이터

 

구글은 서드 파티 쿠키를 광고 수익화에 마음껏 활용하는 현 구조에 큰 변화를 줄 생각이다. 2024년 1월 4일부터 구글 크롬을 쓰는 사용자 1%에 대해 서드 파티 쿠키 추적을 중단시킬 예정이고, 2024년 3분기부터는 10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나처럼 광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천재지변급 변화다.

 

정확히 말하면 모든 쿠키를 없애버릴 작정은 아니고, '구글 크롬에서, 서드 파티 쿠키를' 제거하려 한다. 즉, 구글 크롬 외 다른 브라우저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고, 퍼스트 파티 쿠키와도 관련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구글은 과장을 좀 보태서 인터넷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기에, 정말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구글이 쿠키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그 변화에 영향받는 사람들은 누구일지 함께 살펴보자.

 

*참고: 사파리나 파이어폭스의 경우 서드 파티 쿠키가 기본적으로 차단되어 있다(원하면 차단을 해제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는 구글 크롬과 비슷하게 차단이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원하면 변경할 수 있다. 구글의 계획은 사파리나 파이어폭스처럼 크롬에서 서드 파티 쿠키를 처음부터 차단하려는 것이며, 아예 활성화하는 옵션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1. 서드 파티 쿠키의 문제점은?

구글은 광고 회사다. 구글의 인공지능이나 양자 컴퓨터 같은 뉴스들로 인해 그 이미지가 많이 사라졌지만, 재무제표를 보면 광고가 회사 매출의 80~90% 가까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출원을 다변화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현재의 구글은 광고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

 

광고 의존도가 그렇게 높은 구글이 왜 (광고 단가를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서드 파티 쿠키를 없애려 할까? 이것은 정부 기관과 사용자들의 우려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서드 파티 쿠키는 사용자가 인터넷에 남긴 흔적을 데이터화한 것이고, 이것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개인정보를 하나씩 이어 보면 '사용자 A의 정체는 대한민국에 사는 김OO씨일 것이다'라고 유추할 수 있다. 즉, 데이터를 추적하는 기업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서드 파티 쿠키가 별 제한 없이 공유된다는 사실이다. 구글 크롬에서 발생한 쿠키는 구글만 아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방문한 사이트 관리자에게도 공유되며, 그 사이트와 연동되어 있는 광고 업체에도 전달된다. 나의 신상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기업이 전 세계에 퍼져있다는 뜻이다. 물론 '쿠키 활용에 동의하십니까?' 같은 메시지로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기도 하지만, 현재의 인터넷은 개인이 관리를 제대로 했느냐 안 했느냐로 따지기 힘들 정도로 거대하고 복잡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활용해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2018년부터 시행된 유럽의 GDPR(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천하의 구글도 시민과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광고 수익을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이 서드 파티 쿠키를 없애려는 의도를 정리해 보자. 그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광고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고, 이왕 매 맞을 거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2. 구글의 큰 그림은 어떻게 생겼을까?

<출처: 웹용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타임라인>

 

구글의 방향성을 한 줄로 요약하면, '개인이 아닌 개인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다'로 볼 수 있다.

 

내가 10년 넘게 디지털 광고 업계에서 일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구글을 포함해 사용자의 서드 파티 쿠키를 활용하는 광고 업체들은 사용자 개인이 누구인지 아무 관심 없다는 사실이다. 사용자가 홍길동인지 홍길순인지는 관심 없고, 그저 그 사람들에게 어떤 광고를 보여줘야 가장 반응률이 높을지를 알고 싶을 뿐이다. 그래야 돈을 많이 버니까.

 

지금까지는 개인이 누군지 마음만 먹으면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함께 따라왔을 뿐이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꺼림칙하다. 앞서 언급한 전 세계 정부의 눈초리도 따가울 테고. 그래서 구글은 이 문제를 프라이버시 샌드박스(Privacy Sandbox)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 프로젝트 안에서 여러 가지를 테스트 중인데, 중요한 기술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서드 파티 쿠키 종료: 2024년 1~3분기에 구글 크롬 사용자 1%를 대상으로 테스트 예정이며, 이후에는 완전히 종료시킬 예정이다. 물론 아직 정부 기관과의 논의가 완료된 것이 아니라 이후 변동될 수 있음
  • Private State Tokens API: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 맥락 정보로 피싱이나 스팸을 퇴치하는데 활용되는 기술
  • Topics API : 관심사 기반의 광고 타겟팅 기술
  • Protected Audience API(구 FLEDGE API): 관심사에 커스텀 키워드를 더한 광고 리타겟팅 기술
  • Attribution Reporting API: 광고의 클릭 또는 조회가 전환으로 이어지는 시점을 측정하는 기술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의 핵심은 광고의 초점을 개인이 아닌 개인의 관심사에 맞춤으로써, 개인정보 보호와 지속 가능한 수익을 모두 잡는 표준이 되려고 한다. "나는 당신의 이름도 주소도 몰라요. 하지만 아마도 수도권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남성 같고, 게임, 책, 전자기기, 운동, 여행 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네요. 그러니 아마도 관심 있을 나이키 운동화 광고를 보여드릴게요!"라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3. 누가 영향받을까?

<출처: 구글 크롬, 작가 캡처>

 

사실 크롬에서 서드 파티 쿠키를 차단하는 옵션은 이미 예전부터 있었다. [설정 >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 서트 파티 쿠키] 메뉴로 이동해 '서드 파트 쿠키 차단'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는 시크릿 모드에서만 차단하는 옵션이 기본값이지만 원하면 일반 모드에서도 차단하도록 변경할 수 있다.

 

물론 광고 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옵션은 반갑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서드 파티 쿠키 관련 메뉴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애초에 서드 파티 쿠키가 뭔지 알고 있는 사용자도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 옵션은 꽤 예전부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존재감이 없었다. 물론 2024년에 서드 파티 쿠키 자체가 점점 사라지면서 그 여파는 커질 것이다. 광고를 노출해 돈을 버는 나 같은 사람이나 사이트 운영자들은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나' 고민이 많을 것이다.

 

광고를 집행하는 마케터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어디에 광고를 보여줘야 할까,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 타겟팅해야 상품 구매율이 늘어날까 같은 고민은 그들을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다. 지금도 계속하는 고민이겠지만, 지금까지의 방법론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구글은 서드 파티 쿠키 종료 일정을 여러 번 미뤄왔다. 원래 일정은 2022년 말이었고, 다음에 2023년 말로 미뤄졌다가 이번에 2024년 3분기로 확정된 것이다. 솔직히 이번에도 '또 미루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없지 않았다. 관심사 기반 타겟팅이 서드 파티 쿠키만큼의 광고 효율을 보여준다는 근거가 별로 없는데, 종료 일정이 생각보다 이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종료할 것 같다. 더 이상 요란한 테스트를 집행하지 않고, 정말로 사용할 기술 몇 개만 남겨두고 다듬어가는 모양새다.

 

아직 구글과 정부 기관(영국 경쟁시장청 등) 사이의 조율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일반 사용자들은 이에 큰 관심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고 업계 관계자들은 과연 광고 수익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기존의 수익성을 보호해야 하는데, 관심사 정보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웹툰을 그리는 사용자가 집을 그리기 위해 인테리어 정보를 검색했다는 사실이 '이 사용자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에 대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 서드 파티 쿠키보다 구체성이 약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효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어떤 방법론이 대세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물론 일반 사용자로서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다.

 

 

4. 광고는 존재감이 확실한 영역에 몰릴 것

<출처: 각 사, 작가 편집>

 

서드 파티 쿠키의 제거, 구독 경제의 성장, 애드블록 서비스의 확산 등 인터넷 세상에서 광고가 점점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은 그런 느낌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 WARC(World Advertising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24년에는 글로벌 광고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300조 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지 변화하는 것은 '광고비가 어디로 몰리느냐'일 것이다. 기존처럼 인터넷 여기저기에 뿌리는 방식에서, 효과가 확실한 곳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미 몰려있긴 하다. 많은 광고가 유튜브, 아마존, 틱톡, 인스타그램 등 빅테크 생태계로 쏠려있지만 그 경향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2024년 광고 예산의 50% 이상이 빅테크 생태계에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OTT 플랫폼의 광고 지면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말 넷플릭스는 가격이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출시했고, 1년이 지난 현재 무려 1,5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돈을 내고도 광고를 봐야 하다니 불합리해 보이지만 돈을 아끼고 싶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구독 매출이 하락해도 광고비로 메꿀 수 있기에 손해가 아니다. 참고로 디즈니플러스도 올해 여름부터 광고 요금제를 테스트 중이다.

 

만약 서드 파티 쿠키가 사라지고 타겟팅 수단이 애매해진다면, 광고비는 자연스레 효과가 확실한 곳으로 몰릴 것이다. 여기서 확실한 곳이란 어느 정도의 일반적 인지도가 존재하고, 사기당할 위험이 없으며, 고객 데이터를 확실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말한다. 물론 대형 플랫폼에 쏠리다 보면 플랫폼의 광고 단가가 올라갈 것이고, 마케터들은 부담을 느낄 것이므로 오픈 인터넷의 광고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무게중심은 변할 것이라 본다.

 

 

결론: 더욱 커질 빅테크의 영향력

내용 요약

  1. 서드 파티 쿠키는 사용자 개인을 특정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갖고 있고, 구글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2. 구글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프로젝트를 통해 서드 파티 쿠키를 없애고, 개인정보 보호와 광고 수익성을 모두 충족할 새로운 표준을 만들려고 한다.
  3. 광고를 집행하는 마케터, 광고를 노출해 돈을 버는 서비스 담당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일반 사용자들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4. 광고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등 효과가 확실한 거대 플랫폼에 쏠리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혹시 애플이 iOS 14.5를 출시했을 때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iOS 14.5가 출시된 2021년 4월부터는 아이폰에 설치된 앱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광고에 활용하는 것이 크게 제한됐다. 아이폰 앱을 처음 실행할 때 '앱에 추적 금지 요청 / 허용' 버튼이 표시되도록 바뀌었고, '추적 금지 요청' 버튼을 누른 사용자에 대해서는 개인 타겟팅 광고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사용자가 '추적 금지 요청' 버튼을 누르고 있고(허용보다 금지 선택지가 더 위에 배치된 것이 이를 더욱 가속화했다), 자연스레 아이폰에 노출되는 광고의 단가는 하락했다. 광고로 먹고사는 서비스들은 매출 하락으로 힘들어했다. 반대로 애플은 '당신의 개인 정보를 더욱 철저히 보호합니다'라는 메시지로 아이폰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동시에 자사 앱스토어 안에 개인 정보를 활용한 광고 영역을 여러 개 추가했다. 개인 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작은 서비스들이 먹고살기 더욱 어려워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구글의 서드 파티 쿠키 종료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광고비는 존재감이 확실한 영역으로 몰릴 것이고, 존재감이 확실한 영역은 이 세상에 몇 개 안 된다. 빅테크 기업들은 더욱 많은 광고비를 빨아들일 것이다. 안타깝지만 작은 서비스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을 발굴해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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