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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가 발표되었다. 바로 월 9달러(한화 약 11,000원)에 연중무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편두통, 결막염, 축농증, 탈모 등 환자의 질환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화상채팅으로 진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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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데이터’로 비즈니스 모델 만드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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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가 발표되었다. 바로 월 9달러(한화 약 11,000원)에 연중무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편두통, 결막염, 축농증, 탈모 등 환자의 질환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화상채팅으로 진료받을 수 있다. 

 

아마존클리닉 사이트에 접속하면 미국 전역에 있는 의사의 응답시간, 가격 등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으며, 맞춤 처방 약을 배달받는 형태다. 이렇게 아마존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배경에는 2022년 8월, 5조 1,200억 원에 인수한 원 메디컬(One Medical)이 있다.

 

<출처: 아마존, 작가 캡처>

 

아마존에 이어 숏폼 플랫폼 틱톡 역시 ‘의료기기’ 카테고리를 추가해, 숏폼 영상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의료기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었다. 틱톡 서비스와 오프라인 진료 간 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여성, 어린이 전문 특화 병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중국 최대 민영병원인 ‘암케어(Amcare)’를 인수했다. 

 

틱톡 사용자 역시 헬스케어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Registered Nursing에 따르면 사용자는 틱톡 콘텐츠 중 의사가 포함된 비디오를 시청하는데 평균 6억 3천만 시간을 소요한다고 발표했다. 건강정보를 얻기 위해 틱톡을 적극 활용하며, 틱톡 역시 헬스케어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구글, 알리바바, 페이스북, 틱톡 등 거대 IT 회사들은 하나같이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헬스케어 데이터를 모으기 위함이다. 직접 의료기기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을 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자체적으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많은 회사가 왜 헬스케어 시장에 빠져있는지, 그 이유와 앞으로의 해결 과제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이 헬스 데이터에 주목하는 이유

1) 미래 먹거리

기업이 헬스케어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헬스 데이터를 모으려고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헬스케어 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시장은 미국만 산정해도 4조 달러(한화 약 5,184조 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특히 미국의 의료 시장은 투명하지 않은 가격 정책과 공급망 관리로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아마존이라는 거대한 회사가 전자상거래의 문제를 파악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듯, 헬스케어 영역의 잠재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한다면 엄청난 이익을 가져올 영역이다. 물론 법률 및 여러 규제로 헬스 데이터를 활용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헬스케어 도메인은 시장 성장률과 수익성이 모두 높다. 미래 먹거리로 헬스케어 분야를 정조준하고 있는 셈이다. 

 

2)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

두 번째로 기업이 헬스 데이터를 확보하면 기존에 구축한 정책 및 서비스와 함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브랜드 이탈률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마존은 원격의료 서비스를 ‘프라임 회원’ 한정 제공하면서, 프라임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이탈률을 줄이는 전략을 세웠다. 

 

미국 오하이오 병원은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와 연동하여, 실시간 대기 시간과 병원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또한 실시간 응급처치를 지원한다. 예를 들어, “알렉사, 메이요 응급센터에 아기가 갑자기 토하는 데 필요한 응급처치를 알려줘.”라고 물으면 응급처치 방법을 안내받는 형태다. 한층 더 나아가 개인 전담 의료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는데 몸이 아플 때, 평소 식단, 운동 방법 등을 알렉사로 안내받을 수 있다. ‘DR AI’는 알렉사를 기반으로 한 개인 의사로 의사의 전문적 조언을 통해 환자와 소통하는 채널이다. 

 

이처럼 아마존의 알렉사 기반 헬스 서비스는 24시간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한다. 고객의 질문, 요청 사항에 관한 데이터가 모여 아마존의 신규 서비스를 제안하거나, 타깃 광고, 서비스를 만들 때 활용하는 자원이 된다. 예를 들어, 시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겐 눈에 좋은 식단이 필요할 것이다. 고객의 건강 정보를 얻은 아마존은 시력이 좋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눈에 좋은 채소나 과일을 광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출처: CVS 헬스 홈페이지>

 

2021년 마이크로소프트도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 헬스와 제휴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갖고 있는 영상 판독, 문자 인식 기술을 활용해 CVS의 처방전 처리를 자동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원격의료 기업인 텔라닥(Teladoc)과도 제휴를 맺어, 마이크로소프트 채팅 앱 팀즈를 활용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안정적인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 역시 2021년 증강현실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인 ‘슈퍼내추럴’을 인수했다. 슈퍼내추럴은 가상현실에서 게임을 하듯 전신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인수로 메타가 보유하고 있는 VR 기술과 시너지를 낼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운동 데이터를 통해 고객 맞춤형 운동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3) 신규 비즈니스 모델 확대

세 번째로 헬스 데이터는 새로운 의료 시스템, 치료법, 약물 개발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시킬 수 있다. 구글은 대규모 언어 모델인 바드(Bard)기반의 메드 팜2(Med-PaLM 2)을 개발했다. 헬스케어에 대한 전문적인 의료 지식을 바드가 학습하여 채팅 형태로 환자를 진찰한다. 그리고 환자의 증상을 문자로 입력하면, 메드 팜 2가 환자의 상태를 분석해 전문적인 의학 견해를 기반으로 병명을 진단해 준다. 

 

왜 이렇게 진단했는지에 대해 의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한다. 실제 의사가 진단하는 결과와 메드 팜 2가 진단하는 결과가 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계속 테스트하고 있으며, 메이요클리닉과 같은 일부 의료기관에서도 메드 팜 2를 채택해 활용하고 있다.   

 

메드 팜 2로 엑스레이를 분석하는 모습 <출처: Med-PaLM>

 

또 다른 사례로 OpenAI에서 개발한 챗GPT가 의사보다 의료상담이 뛰어나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실제 2023년 미국의사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챗GPT는 의료 상담 시 답변의 양은 물론, 높은 공감능력을 보여줬다. 향후 안전성만 입증된다면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신약 개발에서도 챗GPT가 활용되고 있다. 원래 신약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때 챗GPT가 제공하는 챗봇을 사용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화학 약품 조합을 통해 새롭게 약품을 개발하고 신약 효능을 예측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의학시험(USMLE)과 의학학습플랫폼(AMBOSS)에서의 성능을 측정한 지표 <출처: scientific reports>

 

이에 질세라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도 의료 산업용 인공지능 ‘링이’를 발표했다. 링이는 바이두의 초거대 AI 모델 ‘어니봇’을 기반으로 하며, 의료 모델 개발에 필요한 의료 데이터를 대단위로 학습해 메드 팜 2와 동일하게 채팅 의료 상담을 지원한다. 

 

또한 언어 모델 외에도 빅테크 기업의 영상 인식 기능, 패턴 분석 알고리즘 등을 통한 진단 솔루션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유방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등을 확인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미국 국방부와 협력해 특정 암을 식별하고 각종 질병을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아직 본격적인 비즈니스화보다는 테스트 용도로 활용하고 있지만, 언젠가 B2B 비즈니스로 특수 목적의 언어 모델이나 데이터 플랫폼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한 예시로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서비스인 애저를 이용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를 발표했다. 의료 기관에서 전자 건강 기록, 의료 기기 등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고, 환자 정보가 공개되지 않게 비식별화 해준다. 헬스케어 영역에 특화된 B2B 서비스로 VITALDENT, HCA Health 등 여러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포 헬스케어>

 

헬스 데이터의 경우 보험료를 산정하거나, 동네 병원에서 상급 기관으로 이전하여 연속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 필요하다. 의료 기관이 서로 데이터를 교환해야 할 때, 의약품과 진단 기기 개발, 건강기기 장치 개발 모두 헬스 데이터가 필요하다. 헬스 데이터는 계속해서 수요가 높은 편이라, 보험사와 제휴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거나 데이터를 판매할 수도 있다. 

 

애플은 미국 최대 민간 의료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와 협력해, 애플 피트니스플러스에 가입한 유나이티드헬스케어 고객에게 1년간 애플의 피트니스플러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건강보험 양도에 대한 법률(HIPAA)에 따라, 의료 기관은 환자 이름, 위치, 전화번호 등 개인 식별 정보를 제거하여 헬스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이에 노키아와 블록체인 회사인 에퀴둠 헬스(Equideum Health)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환자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환자가 자신의 헬스 데이터를 공유할 경우, 암호화폐를 전달받게 된다. 이때 환자 데이터는 토큰화되어 환자 개인을 식별하기 어렵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데이터 판매 및 양도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같은 기술로 환자 데이터의 소유권과 보안을 보장한다면, 데이터가 필요한 기관이나 업체에 제공할 수 있는 방식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헬스케어 데이터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데이터 수집의 활성화, 개인정보보호 수집과 처리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남아 있다. 먼저 헬스데이터 활용과 개인 데이터 보호를 둘러싼 견해가 서로 충돌하고 있어 빠른 조율이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헬스케어 데이터 활용에 관한 세부적인 법 규정 제정이 이제 막 준비되고 있어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우선 의료법 21조에 의해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자유롭게 전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어, 최근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개인정보를 보호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3년 11월 국회는 ‘디지털헬스케어법안’을 발의했다. ‘디지털헬스케어법안’은 의료데이터 주체, 데이터 전송요구권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데이터를 개인이 누구인지 식별하기 어렵게 가명화한다면 민영 기업이 활용할 수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법률이 통과될 경우 인권이 침해되거나, 개인 데이터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최대 의료 조직인 HCA에서 1,10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법적으로 개인정보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헬스케어 데이터 활용을 위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 개인이 자신의 의료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의료기관이 가명화 처리하여 데이터를 적재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야 한다. 각고의 노력으로 디지털헬스케어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데이터가 꾸준히 모이지 않거나 가명화 절차가 복잡하면 헬스케어 데이터 활용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개인, 가명화 처리를 진행하는 기업과 기관에 실질적인 이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처: freepik>

 

마치며

이제 인간은 수명 연장을 넘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보다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건강 관리, 치료를 위해 IT 기기를 활용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도 헬스케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 IBM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개인은 평생에 걸쳐 1100TB 이상의 헬스케어 데이터를 생산한다고 한다. 기존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던 헬스 데이터가 규제 완화와 기술 발전으로 널리 활용된다면, 세분화된 진단 및 치료와 연속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IT 기술과 헬스 데이터가 만나 혁신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기까지는 아직 제도적으로 해결할 부분이 많다. 그러니 학계, 법률, 산업 전반에서 함께 연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

[KOTRA] 미국 빅테크의 헬스케어산업 진출 가속화

[HEALTHCARE WEEKLY] 10 ways Alexa is Revolutionizing Healthcare

[MM+M] Doctors, followed by nurses, are most popular professions on TikTok: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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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UX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IT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나의 첫 모빌리티 수업, 기획자의 여행법 등 책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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