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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필요에 따라 초능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We will all have superpowers on dem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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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필요에 따라 초능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We will all have superpowers on demand)”
지난 11월 7일, 챗GPT로 유명한 오픈AI가 주최한 첫 개발자 컨퍼런스 ‘오픈AI 데브데이(OpenAI Devday)’에서 오픈AI CEO 샘 알트만의 엔딩 대사였습니다. 다소 허무맹랑해 보일 수 있는 발언이지만, 해당 컨퍼런스의 내용을 모두 보고 나면 어느 정도 고객을 끄덕이게 됩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오픈AI 데브데이에 나온 주요 키워드를 ‘SMART’로 요약해 보았는데요. 각각의 글자에 어떤 내용이 숨어있는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애플에서 앱스토어를 만들었던 것처럼 오픈AI도 스토어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앱스토어에 앱이 올라갔다면, 오픈AI의 스토어에는 ‘GPTs’가 등록될 예정입니다.
여기서 GPTs란 특정 목적에 맞게 GPT를 커스텀하여 만든 챗GPT를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샘 알트만은 발표 중에 직접 ‘Startup Advisor(스타트업 어드바이저)’라는 챗봇을 몇 번의 클릭과 자연어 프롬프트만으로 즉석에서 만들어내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는데요. 대화 과정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G: GPT Builder / S: Sam Altman
G: 어떤 챗봇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S: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통해 생각하고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창업자가 조언을 받은 후 왜 더 빨리 성장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질문할 거에요.
G: (상황 분석)
챗봇의 이름으로 ‘스타트업 멘토’는 어떠신가요?
S: 좋습니다.
G: (사진 생성)
프로필 사진으로 이 사진은 어떠신가요?
S: 좋습니다.
G: (상황 분석)
챗봇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서 강조하거나 피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S: 제가 이전에 진행했던 몇 가지의 강의 녹취록을 업로드하려고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강의 스크립트 워드 파일 업로드)
믿기 어렵지만, 위 대화만으로 챗봇이 개발되었습니다. GPT는 업로드된 녹취 파일을 기반으로 추천 질문 몇 가지와 상호작용에 필요한 규칙들을 스스로 만들어 냈습니다. 사용자는 만들어진 규칙들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고, 상황에 따라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GPTs는 비공개로 자신만 사용할 수도 있고, 스토어에 등록할 수도 있는데요. 만약 스토어를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면, 이는 창작자와 분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스토어를 유행에 민감한 개발자/소비자를 개발자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애플이 그러했던 것처럼 FOMO(Fearing Of Missing Out) 현상을 적절히 활용하여 AI 분야의 독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오픈AI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무려 100억 달러를 투자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고 있는데요. 이번 컨퍼런스에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깜짝 등장하며 많은 이목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AI 워크로드를 지원하기 위해 애저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을 위해 GitHub Copilot에 오픈AI의 모델을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두 기업 간의 파트너십은 공고하며 일반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사실 사티아 나델라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예견된 일로 여겨졌는데요. 최근 오픈AI가 사업을 확장함에 따라 시장에서 경쟁사로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등장이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샘 알트만이 그와 인사를 나눈 후 처음으로 던진 질문이 “우리 파트너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두 회사 간의 내밀한 속마음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이번 사티아 나델라의 등장은 향후 두 기업 간의 협력이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Assistant API는 개발자들이 개발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우미(Agent)가 되어줄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시: 사용자가 비행기 티켓과 에어비앤비 예약 정보 파일을 업로드한 다음 “4명이 함께 여행을 한다고 가정하면 개인별 비용은 어떻게 돼?”라고 요청하면, 단순히 계산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계산 방법을 이해하고 필요한 계산 함수를 설계하여 제공해 줍니다.
예시: 비행기 항공권을 드래그 앤 드롭(Drag & Drop)으로 업로드하자 출발지와 도착지, 항공사, 비용 등 필요한 정보라고 판단된 정보를 알아서 추출하여 화면에 뿌려주었습니다.
예시: Assistant API 부분의 발표를 맡은 로맹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기능이 함수 호출 기능이라고 밝히며, 만약 사용해 보지 않았다면 꼭 사용해 보라고 권장했는데요. 예시에서는 지도에 특정 장소를 마크해 주는 함수를 호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LCNC(Low Code No Code)의 열풍이 불었는데요. 현재까지 LCNC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Assistant API가 적용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샘 알트만은 올해 전 세계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AI 개발 규제 필요성에 대해 설파하기도 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이번 발표에서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많은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저작권 보호 기능을 도입하여 법적 소송이나 저작권 침해에 직면할 경우 직접 개입하여 고객을 보호할 것이며, 여기에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까지 책임진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러한 보호는 챗GPT Enterprise와 API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합니다.
특히 이 부분을 발표할 때에는 “우리는 당신의 데이터를 절대로 챗GPT나 API에 사용하지 않습니다(We do not train on your data from the API, or 챗GPT Enterprise, ever.)” 이라는 문구를 띄워 놓으며 강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러한 발언과 태도를 비춰 볼 때 샘 알트만은 앞으로도 AI 개발과 규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GPT 모델 자체도 업그레이드하여 등장했는데요. 그 명칭은 ‘GPT-4 Turbo’로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한 GPT-5의 등장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기본적인 성능 향상(수치로 공개하지 않음) 외에도 사용자들이 필요로 했던 다양한 기능들이 포함되었는데요. 주요 특징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 중에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역시 멀티 모달(Multi-Modalities) 기능입니다. 앞으로는 타이핑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입/출력 방식을 통해 AI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보고 처음 느꼈던 점은 ‘1위의 여유’였습니다. 보통 테크 기업의 개발자 컨퍼런스는 자사 기술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부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오픈AI는 과장된 수치로 자신들을 포장하거나 화려하게 자랑하는 것 대신 차분하게 자신들의 성과를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에서 자신들의 기술력은 주변에서 알아서 인정해 줄 테니 굳이 자신들이 말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담담하게 소개하는 자신들의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 하나하나가 경쟁사에서는 쉬이 만들어낼 수 없는 수준이었기에 오히려 더 큰 괴리를 만들어주었고, 그들을 더욱 대단하게 보이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애플의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방식인데요. 2023년에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들을 살펴보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열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자사의 AI 기술을 경쟁적으로 과시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애플은 단 한차례도 AI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애플과 오픈AI가 보여준 방식은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유행을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자, 업계 선구자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오픈AI는 이번 발표에서는 백엔드 기술 제공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점차 강력해지고 있는 오픈AI가 과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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