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반려동물 시장은 파편화되었으며, 이른 단계라 주로 VC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자본이 유입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파편화되었던 시장은 점차 consolidation이 시작되어 PE가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더 큰 시장은 더 많은 자본을 부르고 그 과정에서 위대한 기업이 탄생하기 마련이죠.
과거 반려동물 시장은 파편화되었으며, 이른 단계라 주로 VC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자본이 유입되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파편화되었던 시장은 점차 consolidation이 시작되어 PE가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더 큰 시장은 더 많은 자본을 부르고 그 과정에서 위대한 기업이 탄생하기 마련이죠.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4.5조 원 규모의 시장이며, 2027년에는 6조 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줄어드는 신생아 출생률과는 대비적으로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입니다. 보호자의 구매력 또한 증가하여 객단가도 같이 올라 P와 Q의 동반 성장이 확정된 아름다운 산업인데요.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 전망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펫산업의 킬러 앱은 아직 없다고 생각됩니다. 집에서 반려견 혹은 반려묘를 키운다면 누구나 설치해야 하는 어플은 어떤 게 될까요? 반려동물 용품, 사료, 헬스케어(병원, 영양제) 파편화된 어플 말고 하나로 통합된 어플이 등장할 수 있을까요? 이젠 PE와 SI가 스케일을 키워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반려동물 보호자의 핵심 어플을 하나 혹은 두 가지만 남겨야 한다면 어디에 베팅해야 할지 투자자는 재밌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강아지 오마카세의 등장
얼마 전 뉴스에 등장한 반려견 오마카세를 보고 상당히 흥미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뉴스에 등장하는 강아지는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옷을 입고 코스로 제공되는 오마카세 음식들을 여유롭게 맛보고 있습니다.
<출처: 채널A 뉴스, 반려견 오마카세>
강아지 유치원의 시대,
줄어드는 신생아 대신 증가하는 반려동물
사실 제가 처음 놀랐던 건 강아지 유치원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과의 대화 끝에 잘못 들었나 싶던 말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강아지 유치원에 월 100만 원을 내고 대기를 하다가 겨우 등록을 했다는 말이었습니다.
아니.. 영어유치원도 아니고 강아지 유치원에 대기를 걸고 기다리다가 월 100만 원을 내고 있다고?!
<출처: 퍼피스프링>
보통 새로운 산업의 성장은 인구의 구조적 변화에서 수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두 가지 키워드는 반려동물 산업을 급속도로 키우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저출산 & 고령화"
딩크족이라고 들어보셨나요? DINK(Double Income No Kids)은 '맞벌이 무자녀 가정'이라는 의미입니다. 1980년대 후반경 처음 등장한 단어로 미국을 시작으로 나타난 새로운 가족 형태. 부부가 결혼한 뒤 맞벌이를 하면서 자식을 의도적으로 갖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최근에는 자녀를 갖지 않고 그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딩크족을 딩펫족(DINK + pet)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려동물 용품, 식비, 병원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은 기본이고 입맛이 올라간 강아지와 고양이는 더 이상 저렴한 사료는 열심히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장은 기가 막히게 돈이 되는 것을 알아보는 법이죠. 마침 저출산 기조로 인해 사양산업으로 어려움을 겪던 영유아용품 시장의 플레이어들 중 다수는 반려동물 시장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육아용품 시장 규모는 약 4조 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최근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약 4.5조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육아용품 시장의 규모를 추월했습니다.
출산율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며 출산율은 0.78까지 줄어든 반면, 반려동물 가구수는 1500만 명에 가까워졌습니다. 이러한 인구 구조적인 변화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도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vs 애완동물
약 10년 전에는 애완동물이라는 표현이 꽤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로, 애완동물은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자를 풀어보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데요. 애완이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사랑 애(愛) 자에 희롱할 완(玩) 자입니다. 장난감을 뜻하는 완구의 완자와 같은 한자를 담고 있습니다. 반면 반려라는 말은 짝 반(伴) 자에 짝 여(侶) 자로 함께 살아가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에는 애완동물이라고 표현된 기사가 2083건, 반려동물이라고 표현한 기사가 1985건으로 애완동물이라고 표현한 기사가 조금 더 많았지만, 2018년에는 애완동물이라고 표현한 기사가 1907건, 반려동물로 표현한 기사가 1만 2401건으로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졌습니다.
펫 휴머니제이션, 이제는 가족이다!
반려동물(Pet)과 인간화(Humanization)의 합성어인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현상을 뜻하는 펫 휴머니제이션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반려동물을 이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인 셈이죠.
실제로 마트에선 아기 기저귀 판매대는 이제 반려견 사료로 대체되었다고 합니다. 재밌는 점은 유아 옷, 기저귀, 용품, 장난감은 그대로 pivot 하여 반려동물 옷, 기저귀, 용품, 장난감으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시장은 빠르게 육아 관련 용품에서 반려 동물 관련 용품으로의 생산 및 판매 전환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시장은 크게 제품 시장과 서비스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제품 시장에는 다시 펫푸드, 펫용품으로 나뉘며 서비스 시장은 헬스케어(병원 진료, 보험)와 라이프케어(미용, 돌폼, 호텔 등)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 시장 별 규모는 사료 시장 약 1.1조 원, 간식 시장 약 0.3조 원, 펫 용품 시장 약 1조 원으로 반려동물 제품 시장 총 2.3조 원 규모이며, 서비스 시장은 진료 서비스 약 1.2조 원, 보험 약 0.1조 원, 라이프케어 약 0.8조 원으로 총 2.1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추정됩니다.
VC에서 PE로 넘어온 투자
2.3조 시장을 잡아라: 펫푸드, 펫용품 시장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과거 파편화 되고 그 시기가 이른 편이라 주로 VC가 초기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 또한 빠르게 커져서 PE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시장의 무서운 성장세 속에서 IMM PE는 2년 전에 펫프렌즈를 인수하였습니다. 당시 GS홈쇼핑과 함께 투자에 나서며 구주 약 1,000억 원 인수 및 신주 약 5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아직 흑자전환하지는 못했으나 성장하는 산업의 선도 기업에 대한 선점 및 추가 성장에 베팅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펫프렌즈는 2016년 위치기반 O2O서비스로 시작하여 현재 사료, 간식, 용품 등을 자사 앱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결국 전체 반려동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료, 간식, 용품 시장을 선점하며 펫 용품 이커머스 업계 수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출처: 펫프렌즈 홈페이지>
반려동물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신규 가입자 유치 및 기존 고객 활성화를 위해 물류배송 경쟁을 이어가며 새벽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이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점차 형성되고 있는 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여 약 2.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서비스 시장은 어떨까요? 서비스 시장은 위에서 알아봤듯 1.3조 원 규모의 펫헬스케어 시장과 0.8조 원 규모의 라이프 케어 시장으로 구분됩니다.
라이프케어 시장에서는 반려동물 미용, 돌봄(강아지 유치원 등), 호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처: 펫트너 홈페이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은 장기간 여행이나 출장을 가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각 동물의 특성과 성향을 잘 이해하는 수의사들이 직접 방문하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는데요. 기존에도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존재했는데 수의사 및 수의대생이 직접 전문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펫트너는 반려견 출장미용 서비스 운용사인 미미펫과 독점 계약을 맺고 반려동물 미용사가 집으로 찾아가는 ‘펫트너 방문미용’도 론칭했는데요. ‘펫트너 방문 미용’은 펫트너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하게 미용사가 반려동물의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로 주인과 반려동물 모두가 익숙한 장소에서 미용을 받아 상대적으로 미용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기획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각자 차별성을 가지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기존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분야를 폭넓게 확장해 가는 모습은 대부분의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게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1.3조 원의 펫 헬스케어 시장
펫 헬스케어 시장은 약 1.3조 원 수준으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시장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출생신고부터 병원 진료기록까지 모두 체계적으로 기록 및 관리되고 있지만, 반려동물은 그 숫자조차 정확하게 집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월령 2개월 이상의 반려견은 동물병원 등을 통해 반려동물 등록을 해야 하지만 실제로 등록까지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많은 현실입니다.
펫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 시장에 비해선 초기 단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보이고 있습니다.
펫보험에 대한 시도는 많았으나 제대로 된 플레이어와 상품은 아직 부재한 상황입니다. 보험 사업을 위해서는 의료데이터 및 관련 수가 산정이 가능해야 하는데, 사람에 비해 반려동물은 보험 수가가 널뛰기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는 수가 산정 및 손해율 산정이 어렵고 보호자 입장에선 실제로 보험의 효용을 느끼기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