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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기업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자랑합니다. 이들은 기업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요즘IT는 각 기업의 특색 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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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기업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자랑합니다. 이들은 기업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요즘IT는 각 기업의 특색 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글로벌 알람 앱 ‘알라미’를 서비스하는 딜라이트룸이, 무료 쿠폰 가설을 실행해본 경험을 공유합니다. 앱에서 제공하는 프리미엄 기능을 이용하고자 할 때, ‘무료체험 시작하기’ 화면이 뜨지만, 이는 당장은 무료체험임에도 7일 후 결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용자의 이탈이 많다고 합니다. 이때 결제 예약을 걸지 않고 무료체험만 할 수 있는 무료 쿠폰을 발행하면 유저들이 프리미엄 기능의 무료 체험을 더 많이 하게 될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행한 경험입니다.
이번 분기 야심차게 실험해 본 (공수도 그만큼 많이 들었던) 가설이 하나 있다. 프리미엄 기능을 ‘맛보기’로 한번 써볼 수 있는 쿠폰을 공짜로 제공하면 유저들이 직접 써보면서 무료체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설이 바로 그것이다.
‘무료체험’ 자체가 무료로 체험해 본다는 의미인데, 굳이 맛보기가 무료체험 전에 별도로 필요할까? 싶을 수 있다. 사실 ‘무료 체험’ 단어 자체는 무료로 체험해 본다는 의미가 맞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결제를 7일 뒤로 예약을 해놓는 행위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냥 무료로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외상을 달아두는 느낌에 가깝다. 실제 플로우 자체도 ‘무료체험하기’ CTA를 탭하면, 결제창이 뜨고 구글 플레이 또는 애플 스토어의 결제 수단으로 예약을 걸게끔 진행되는데, 그 결제창에서의 이탈률이 굉장히 높다. 무료체험이 막상 유저입장에서는 무료체험으로서 기능하지 못한다는 점, 바로 그것이 ‘맛보기 가설’의 출발점인 것이다.
결제창에서 결제 예약을 걸어야 무료체험을 시작할 수 있는데, 그것이 굉장히 큰 허들이다.
특히 알라미의 ‘다시 잠들기 방지’라는 기능은, 유료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프리미엄 기능인데 실제로 써보기 전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능이다. ‘알람을 해제한 이후에, 특정 시간이 지나면 진짜 일어났는지 한번 더 물어봐 주는 기능, 물어봤을 때 대답이 없으면 다시 처음부터 알람이 울리는 기능…’ 한 줄로 설명도 어렵고, 풀어서 설명한다 해도 모든 유저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운 기능이다. 게다가 다른 프리미엄 기능들은 ‘미리 보기’라는 기능으로 가볍게 써볼 수 있는 반면, 이 ‘다시 잠들기 방지’는 미리 보기 제공도 기능적으로 어렵다 보니 제공되지 않고 있다. 하여 맛보기 효과가 가장 클 기능으로서 ‘다시 잠들기 방지’를 가장 첫 번째 테스트 기능으로 선정했다. 다시 잠들기 방지 사용을 원하는 유저를 나름의 방식으로 특정하여, 1회 사용 쿠폰을 제공해 보았다.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았다.
[기존]
오, 뭔가 잘 깨워줄 기능 같다. 한번 사용해 봐야지! → (구매화면 노출) 아 구독을 해야 되는구나, 무료체험 해봐야지 → (결제창 노출) 아.. 결제 예약은 쫌..
→ 결제 이탈
[쿠폰 제공 후의 변화]
오, 뭔가 잘 깨워줄 기능 같다. 한번 사용해 봐야지! → (구매화면 노출) 아 구독을 해야 되는구나, 무료체험 해봐야지 → (결제창 노출) 아.. 결제 예약은 쫌..
→ (쿠폰 제공) 오, 한번 써볼 수 있네. 써봐야지!
→ (쿠폰 사용 후) 와 엄청난 기능이네, 결제 예약 걸고 7일 더 써봐야지!
→ 무료체험 및 결제예약
여기서 변수는, ‘1회 맛보기만으로 얼마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였다. 경우에 따라 2회나 3회 등 횟수를 늘려야 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간단하게 횟수를 늘릴 수 있게끔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위 시나리오는 박살이 났다.
유저들이 공짜로 주어지는 쿠폰을 받질 않았다.
쿠폰을 제공하는 플로우는 A안과 B안 2개가 있었다.
주어지는 메세지가 다를 뿐, CTA를 누르면 공짜 쿠폰이 주어지게끔 되어 있었다. 바로 여기서 ‘쿠폰 받기’ 또는 ‘선물 확인하기’를 누르는 비율이 크게 처참했다.
공짜로 프리미엄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했음에도, 50%가 넘는 유저들은 그 기회를 거절했다.
특히 A안 (normal 쿠폰)의 경우, 약 70%의 유저들이 그 기회를 거절했다. 설령 결과적으로 쿠폰을 사용한 유저들의 무료체험 전환율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쿠폰을 실제 사용한 유저 모수 자체가 극히 작기 때문에 (타겟 모수 대비 30% 내외 수준) 임팩트도 그만큼 작아지게 되었다. 아니, 공짜로 준 건데, 왜 받지도 않았던 걸까?
결과론적인 해석일 수 있지만, 결과를 놓고 보니 뭔가 익숙한 경험들이 뒤늦게 떠올랐다.
매일매일 수많은 커머스 앱들이 나에게 공짜, 할인 기회들을 소구 하지만 한 번도 응하지 않았던 경험.
‘당첨되었다’, ‘축하드린다’, ‘할인이다’ 등등…
이제는 모든 앱들이 늘상 소구하는 문구가 되었고, 이를 곧이곧대로 믿었다가는 뭔가 호구당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분명 공짜, 할인이라고 했지만 막상 취하려고 하면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지갑 열기를 유도할 것이다.’ ‘뭐가 됐든, 나를 좀 귀찮게 하거나 최소한 빈정을 상하게 할 것이다’ 등의 생각들로 해당 메세지들이 썩 내키지 않는 것이다.
여느 상인정신 투철한 업자들과 달리, 우리는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순도 100% 공짜로 제공한 것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억울했다. 하지만 우리가 진심이었다 한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좋은 마음이었다 해도, 겉보기에 의심스럽고 부덕해 보이면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이 또한 유저 입장에서 생각지 못한 기획의 불찰이었다.
쿠폰 제공에 대한 적정 대가를 유저로부터 받는 것, 그것은 당장의 이윤이 될지언정 유저들의 참여율을 낮추는 악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니,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이윤도 되면서 동시에 유저들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았다. 돈도 벌리는데, 전환율도 높아진다. 마다할 이유가 없는 플로우인 것이다.
가령 그냥 쿠폰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앱을 3일 연속으로 사용하면 그 대가로 쿠폰을 1개 주겠다든지, 주변 친구에게 우리 앱을 소개해 친구 1명을 데려오면 쿠폰을 1개 주겠다든지 등 간단한 시뮬레이션으로 ‘등가’가 됨직한 조건을 내건다면 괜찮은 전환율로 이어질지도. 이는 우리 입장에서 대가를 받기 때문에 당장의 이득도 되거니와 쿠폰 참여율도 아무 대가가 없었던 때의 쿠폰 참여율 (35%~45%)보다는 높게 형성될 터이니, 공짜로 제공되던 때보다는 필히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속고만 살았나’
생각보다 우리는 많이 속고 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과한 호의 및 베풂은 되려 의심과 오해를 낳기 쉽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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