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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의견에 잘 설득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득하는 법은 배워도 설득되는 법은 배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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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의견에 잘 설득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득하는 법은 배워도 설득되는 법은 배우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요인(정치, 경력, 자존심)으로 인해 상대방의 의견에 설득되기가 쉽지 않다. 연차, 권위, 소속 팀 등 외부적인 조건에 관계없이 오직 논리에 근거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설득될 수 있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경쟁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는 상대방에게 설득되는 것이 자존감에 상처 나는 일이거나 내 능력이 부족함을 인정하는 일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회피하거나, 설득 당한 뒤 주눅드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가 어떤 미팅에서 나와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상대방에게 설득된다면, 지금까지 내가 주장하던 것이 틀렸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 모두가 알게 되어 나의 가치가 하락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상대방의 주장의 핵심을 잘 이해하고, 불필요한 고집을 부리는 대신 논리적이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줌으로써 타인에게 신뢰와 편안함을 줄 수도 있다.
즉 설득되는 것과 능력 부족은 별로 관계가 없다. 오히려 어떤 주장에 스스럼없이 설득되는 태도는 그가 논리성과 객관성이라는 두 개념을 능숙하게 다룬다는 것을 증명한다.
스스로가 틀렸음을 이해하는 것은 논의하고 있는 주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지혜가 있다는 것이다. "내 주장"과 "네 주장"의 구분 없이 각각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우열을 가릴 수 있을 정도의 지능이 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 틀렸음을 이해함으로써 논리적 사고가 가능함을 증명했다면 다음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본인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은 어렵다.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자존심이나 감정보다 논의하고 있는 주제 자체의 가치를 우선할 줄 아는 객관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뛰어난 토론가란, 상대방을 잘 설득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상대방이 하게 만드는 이가 아니다. 뛰어난 토론가는 논의하는 주제를 잘 이해하고, 맞고 틀림,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운 복잡한 논점을 명료하게 구분하고, 더 나은 것을 제안하거나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잘 설득되거나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반론이 제기되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의 유형을 세 가지로 거칠게 정의해 보았다. 단, 이는 사람의 유형이 아닌 행동의 유형이다. 따라서 한 사람이 다음 세 유형에 모두 속할 수 있다.
무조건적인 방어
반론의 내용이 어떤 것이든, 어떤 근거든 간에 일단 방어부터 하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본인의 의견이 반박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 반론이 제기될 때마다 거의 항상 즉각적으로 본인의 의견을 방어한다. 때문에 이러한 태도를 감추기 쉽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이 눈치채기 쉽다. 이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주장을 전개하는 데 익숙해,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의 의견은 잘 수용하지 못한다. 또 경험적인 주장과 논리적인 주장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감정적인 방어
예를 들어 어떤 디자이너가 본인의 긍정적인 경험을 근거로 A라는 기능을 우리 서비스에 넣고 싶어 한다고 해 보자. 그러나 A 기능은 우리 서비스의 타깃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아니다. 게다가 개발 공수를 확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무작정 넣자고 우긴다. 이는 논리적인 이유로 제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설득하기가 어렵다. 만약 논리적 근거를 들어 실행이 어려움을 설득하려고 한다면 기분 나쁜 티를 내고 섭섭해할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본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반론을 제기한 사람에게서 ‘공격받았다’고 느낀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논의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방어든, 감정적인 방어든, 이런 자기 방어를 하는 사람들 모두 팀에서 함께 일하기 쉽지 않다. 다들 그렇진 않겠지만, 내가 만난 이 유형의 사람들은 맥락에서 벗어난 근거를 들어 반대 의견을 제시할 때가 많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정을 개발자에게 떼쓰듯이 요구하는 PM, 논리 없는 주장을 완고하게 고수하는 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은 팀원들을 너무나도 피곤하게 한다.
무조건적인 수용
상급자의 권위에 의해, 또는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그냥 귀찮고 책임을 회피하고 싶기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상대방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상대방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과 잘 설득되는 것은 다르다. 이는 책임감 부족, 논리력의 부족을 의미할 수 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마음속으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안타까운 점은,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타의에 의해서 생겨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팀 내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심리적 안전감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누구도 비판적으로 사고하려고 하지 않게 된다. 이런 문제는 리더나 의사결정자가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한 해결될 수 없는데, 안타깝게도 많은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팀원들의 동기부여를 갉아먹고 팀의 성장을 저해시킨다. 하버드의 리더십 구루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son)은 이러한 팀을 ‘두려움이 만연한 조직’이라고 정의한다.
신뢰에 의한 수용
반면 본인이 해당 쟁점에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상대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가 적을 때, 상대방의 전문성을 믿고 의견을 수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바람직하다. 언제든지 합리적인 방식으로 논의를 나눌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팀원들 각자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다.
비판적 사고
비판적 사고는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상대의 반론뿐 아니라 그에 비추어 자신의 의견 또한 깊이 분석하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비판적 사고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참이라고 주장되는 진술이나 명제에 대해, 그러한 진술의 의미를 파악하고, 제공된 증거와 추론을 검사하고, 사실들에 대해 판정을 내리는 과정(...)
내가 경험한 효율 좋은 리더는 모두 이러한 사고에 능했다. ‘팀원의 의견’이라는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면, 기존에 마무리했던 논의더라도 종합적으로 다시 생각해 볼 줄 알았다. 만약 비판적으로 사고한다면서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서만 분석한다면, 이는 비판적 태도가 아닌 방어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십중팔구는 상대 의견에서 논리적 허점을 찾아 기존 논의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설득되는 데 매우 좋은 스킬이다. 하지만 모든 의견에 대해 하나하나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렵고, 다양한 내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항상 실시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앞서 ‘신뢰에 의한 수용’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오히려 상대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책임을 나누어주었을 때 프로젝트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 또 항상 맞는 답을 찾고 나서 개발을 시작하기는 어려우므로, 틀릴 확률이 높더라도 일단 시작하고서 배워나가는 스킬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팀 내부에서 소통할지는 팀의 단계와 수준에 맞게 유동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비난과 비판의 차이
비난과 비판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상대방의 주장에 ‘감정적인가 아닌가’에 따라 구분할 때 명쾌하다고 생각한다. 말하는 상대에게 기존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같은 의도를 갖고 말하더라도 날이 선 표현이 나가기 쉽다. 이럴 땐 듣는 이도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비난하는 것인지, 감정을 제거하고 의견에 대해서만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것인지는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비난과 비판에 대해 구분하지 못한다. 때문에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방어자와 수용자에게 쉽게 비난받는다. 반대로 방어자는 비판하는 사람이 자꾸 본인을 공격한다고 느끼고, 수용하는 사람은 비판자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이런 어려움들이 팀 내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만든다.
플라톤의 철학 총서인 <대화>편은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이다. 각각의 대화편에서 그는 철학자, 연설가, 정치인과 그의 교묘한 산파술로 대화를(말싸움을) 나눈다. 그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만약 뭔가를 잘못 알고 있다면, 날 가르쳐 주게.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말이네.
만약 내가 더 나은 논리에 설득당한다면 나는 성장할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논의를 통해 무엇이 더 합리적인지에 관한 사고력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에 지적 능력을 발달시킬 수도 있다. 토론은 단순히 지식이 늘어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성도 효과적으로 발달시키는 활동이다. 컴퓨터로 비유하면 RAM만 늘리는 것이 아닌 CPU도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매일 누군가에게 멋진 논리로 설득당할 수 있다면, 아주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나와 다른 의견에 자존심을 앞세우거나 그 의견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다면, 그러한 이점을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대의 논리를 이해할 수 있는 지능과,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우리를 더 빨리 성장하게 한다. 이것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들이는 노력을 따지자면 심지어 독서보다 더 쉽다고 생각한다.
하버드 경영대 교수 에이미 에드먼슨은 심리적 안전감을 “대인관계로부터 근무 환경이 안전하다는 믿음”, 즉 어떤 의견을 말했을 때 질책 받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라고 정의한다.
사람은 내가 어떤 의견을 말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있을 때 비로소 조직과 프로젝트에 더 몰입할 수 있다. 언제든 내 의견이 감정적으로 비난받지 않고 논리적으로 진지하게 검토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더 수평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은 서로를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행위를 쉽게 만들고, 리더를 믿을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리더 또한 더 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팀원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리더가 여러 의견을 잘 수렴할 수 있다면 논의를 더 많이 할수록 더 맞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반면 의견을 내는 사람이 "얘기해 봤자 씨알도 안 먹힐 거야. 방어하기에만 급급하겠지" 하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침묵할 것이다. 리더의 독주가 이어지고, 피드백 없는 팀은 오래 못 가 십중팔구 진흙탕에 처박힌다. 침묵하는 팀과 토론하는 팀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답은 자명하다.
더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면, 리더 혼자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성공 확률은 더 높아진다.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애자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이유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이런 때 리더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프로덕트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의 문제는 경험과 필드의 전문 지식이 적은 소수의 사람들이 정의하기엔 너무 큰 문제다. 리더의 역량이 충분하면 모르겠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리더가 항상 완벽하기 어렵고, 아직 리더가 되기엔 준비가 미비한 사람이 리더 자리를 떠맡게 되는 경우도 잦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해 온 기획자가 커머스 앱을 서비스하는 기업의 리더로 이직했다면, 그는 커머스에 맞는 서비스 기획을 그의 경험을 토대로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팀원들은 프로덕트에 대한 모든 고민을 순수하게 리더에게만 맡기기를 두려워한다. 이런 때일수록 리더가 구성원의 의견을 종합하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와 보스는 무엇이 다른가?>의 저자 클라우스 발켄홀은 “보스는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반면, 리더는 이해와 신뢰를 통해 권위를 얻어낸다”고 말한다. 구성원이 의견을 자유로이 공유하고 피드백 받을 수 있다면, 스스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고 리더에게도 신뢰를 가질 수 있다. 리더가 정보를 구성원들에게 오픈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설득되었을 때 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
설득을 잘 당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상대방 입장을 먼저 이해하고,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빠르게 캐치한다. 사람의 말에는 자신의 상황과 시야가 아주 많이 담긴다. 가령 어떤 사람이 “나는 사과가 맛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면, 그는 사과가 맛있는 동네에서 살았거나 비싼 사과를 사 먹은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사과가 맛있다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다면 선뜻 공감하기 어렵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개발자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마케터는 마케터의 입장에서 말할 수밖에 없다. 나도 내 입장에서 말하게 될 것이다. 맥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들의 의견을 이해하고자 한다.
더 나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자존심이나 정치를 앞세우지 않을 때, 우리는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은 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든다.
정치적인 의도로 타인의 논리와 경험에 기반한 타당한 의견 제시를 막는다면, 이는 곧 프로덕트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더 좋은 의견을 내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동기를 떨어뜨리며, 결과적으로 소수의 의견에만 기댄 채 잘못된 방향의 결정을 하게 된다. 무엇이 프로덕트를 위해 합리적인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타인의 의견에 귀를 열고, 그 의견이 타당하다면 쉽게 받아들인다.
내 주장이 틀렸음을 증명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내 주장이 옳다고 고수하는 것보다 낫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본인의 주장이 옳음을 증명하는 데 집중하는 동료들이 더 방어적인 태도를 많이 보였다. 제약회사에서는 신약을 개발할 때 수천 번의 테스트로 약의 부작용을 검증한다. 약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 그 약이 완벽하지 않음을 전제로, 바른 방향을 찾는 것이다. 이처럼 내 주장 또한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기보다 정말로 옳은지 계속해서 검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 나와 다른 주장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결국에 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은 내가 생각해 낸 게 아니기 때문에, 그의 논리를 짧은 사이에 정확하게 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핵심을 빠르게 캐치하고, 설명이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리에 구멍이 없다면 납득되는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고, 구멍이 있다면 이를 함께 보완하거나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끔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설득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환경은 뭘까? 바로 순종적인 팀원과 일하는 환경이다. 이 사람들은 어찌나 두려운지, 논박되는 상황을 회피하는 데 능숙하다. 때문에 이들은 갖가지 이유를 들어 현재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에 논의의 여지를 없애고, 말 그대로 "시키는 대로" 하길 바란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상대방에게 어떤 이유라도 댈 수 있다. 시간이 없다거나, 위에서 내려온 결정이라 어쩔 수 없다거나, 본인이 실무 경험이 더 많으니 말을 들으라고 하기도 한다. 논의하는 주제를 완전히 벗어나 상대방을 인신공격하는 일도 있다.
이들은 평소에 본인에게 향하는(향한다고 생각하는) 비판에 대한 두려운 감정을 잘 감추지만, 실제로 본인의 주장에 반론이 제기되었을 때에는 눈에 띄게 흥분한다. 이들은 자기 말에 반박하지 않을 사람, 무슨 말을 하든 호감을 갖고 들어줄 사람을 항상 원하며, 주변 사람들을 이런 상태로 만들기 위해 말을 계속 바꾸고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한다. 언젠가 들통나게 될 이런 말들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설득을 두려워하고 도망치는 사람이 되어 사람들에게서 기피 대상이 되기보다, 본인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설득되기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더 낫다. 시니어라면 존경을, 주니어라면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리더라면 신뢰를, 팀원이라면 심리적 안전감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같이 눈사람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지, 직접 눈사람이 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논박하는 이유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많은 기회를 엿보았기 때문이다. "내 주장"과 "나"가 구분됨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설득될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성장에 특효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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