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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역사적인 바둑 대결을 기억하시나요? 이세돌은 알파고의 도전을 수락하는 과정에서 다섯 번의 대국 모두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알파고의 능력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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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역사적인 바둑 대결을 기억하시나요? 이세돌은 알파고의 도전을 수락하는 과정에서 다섯 번의 대국 모두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알파고의 능력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이 대결에서 알파고가 4:1로 승리하자 AI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는데요. 막상 AI를 일상과 업무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6년 뒤 등장한 챗GPT는 달랐습니다. 전문가나 기업뿐만 아니라, AI를 전혀 모르는 일반 사람들조차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진화하여 등장한 것입니다. 단순히 활용성이 높은 것뿐만 아니라 능력에서도 기존에 나와 있던 다른 서비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출시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생성형 AI는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으며, 그 활용 범위는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알파고 때와는 다르게 대중들의 관심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챗GPT가 출시된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생성형 AI 트렌드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국에서는 기업 규모에 따라 AI 활용 전략이 다르게 구성되는데요. 오늘은 기업 규모별 전략 특징을 중심으로 한국의 생성형 AI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챗GPT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의 경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굉장히 많은 학습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는 곧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하며, 오픈AI에서 정확한 금액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챗GPT의 개발 비용이 수천억에서 최대 수조 원이 들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당연히 한국의 스타트업에서 이러한 비용을 투자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하기보다 상용 서비스의 API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상용 서비스의 API를 활용했을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상용 서비스의 API를 활용하면, 스타트업은 비교적 적은 투자로 자신들만의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초기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선점 효과를 통해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상용 서비스의 API에 의존하게 되면, 해당 API의 가격 인상, 서비스 중단 등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독자적인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API를 활용하면 서비스의 특성화나 확장성에 제한이 생깁니다. 특히 대부분 영어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이 되어 있기에 한국 시장에 맞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의존성이라는 단점은 곧 벤더사의 장점이 됩니다. 이를 의식한 듯 오픈AI의 대표 샘 알트만은 한국에 내한했을 당시 한국의 스타트업이 자사의 API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외산 솔루션 API를 활용했을 때 단점도 있지만, 이와 동시에 스타트업에게 큰 기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시대 흐름에 자연스럽게 편승하기 좋을뿐더러, 생성형 AI의 경우 기존 다른 서비스의 API보다 활용성이 높아 사용자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회를 포착해 많은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었고, 그중 주목할 만한 국내 스타트업으로 업스테이지와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있습니다.
업스테이지(Upstage)
업스테이지는 챗GPT가 가진 가능성을 빠르게 인식하고 이를 영리하게 활용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챗GPT 출시했을 당시,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으나 미국 기반의 서비스였기 때문에 언어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업스테이지는 이 점을 착안하여 한국에서 가장 친숙한 앱인 카카오톡에 챗GPT를 통합해, ‘아숙업(AskUp)’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숙업은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업스테이지가 기존부터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과의 결합, 이미지 생성 AI 기술의 도입 등 꾸준히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며 오히려 챗GPT보다 높은 활용성을 제공했습니다. 사용자들은 마치 개인 비서와 대화하듯 다양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고, 이미지 내 정보 검색부터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숙업을 활용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23년 9월 기준 사용자 143만 명).
또한 업스테이지는 단순히 B2C 마케팅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닌, 기술적 역량을 꾸준히 쌓으면서 글로벌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오픈AI와 메타, 스태빌리티 AI 등 세계적인 기업을 뛰어넘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메타의 오픈소스 ‘라마2’를 미세조정하고 튜닝한 결과로 외국 솔루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스타트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뤼튼테크놀로지스(Wrtn.ai)
업스테이지가 빠르게 기회를 포착하고 피벗을 통해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면,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격언이 딱 맞아떨어진 경우입니다. 챗GPT 출시 이전부터 AI 기반 글쓰기 서비스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던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생성형 AI를 만나자 ‘물 만난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주요 서비스인 ‘챗 뤼튼(Chat wrtn)’은 챗GPT의 기능을 그대로 이식한 뒤 한국어에 최적화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무료 버전인 GPT-3, GTP-3.5 버전뿐만 아니라, 챗GPT에서는 유료로 제공하고 있는 GPT-4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한국 생성형 AI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아시아 지역 최초로 생성형 AI 관련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한국의 생성형 AI를 글로벌화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빠르게 성공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준비된 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언어 모델을 꾸준히 개발하고 발전해 온 기업답게 방대한 양의 한국어 학습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한국어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죠.
또한 단순히 글쓰기에 그치지 않고, 생성형 AI와 관련된 툴, 스토어, 플러그인 등을 한데 모아 한국형 생성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 역시 다양한 것들을 빠른 시간에 수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이점을 적극 활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외산 솔루션 API를 활용하여 시장을 선점했는데요. 이는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이 빠르고, 현상 유지가 아닌 폭발적인 성장이 꼭 필요한 스타트업의 특성상,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을 시도해야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처럼 스타트업들이 외산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 처했습니다. 외산 솔루션을 사용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뿐더러, 그동안 자사 기술 역량을 강조하면서도 직접 개발해 활용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동안의 기술 경쟁은 일반 대중들이 쉽게 체감하기 어려운 영역이었기에 변별력이 크지 않은 경쟁이었다면, 최근 생성형 AI 기술 경쟁은 일반 대중들도 직접 사용해 보며 직관적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 볼 수 있죠.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모든 기술 역량을 집중해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데에 몰두했고, 그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이 독자적인 생성형 AI 기술을 개발했을 때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직접 개발한 생성형 AI로 인해 기술적 독립성을 확보하게 되어, 외부 API의 변동 사항에 영향받지 않게 됩니다.
외산 솔루션의 특성상 언어, 문화 등에서 정확도나 공감대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기업에서 직접 개발할 경우 한국어의 특성을 완벽하게 고려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브랜드의 가치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경우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매우 높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로 합니다.
기존의 머신러닝과 달리 생성형 AI의 경우 할루시네이션(거짓을 말하는 현상)과 같은 문제점이 있어 정보의 정확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검색 플랫폼의 경우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때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비 시장에 늦게 진입했기 때문에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한국어에 특화된 생성형 AI를 개발하려면, 뛰어난 기술력은 물론 한국어에 대한 막대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검색 포털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 네이버, 카카오(다음)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국내 빅테크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네이버는 챗GPT가 출시되자 한국 시장에 맞는 서비스 전략을 세웠습니다. ‘하이퍼클로바X’라는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는 네이버의 AI 플랫폼인 클로바와 연계하여, 한국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대화형 AI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합니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약 1조 원의 개발 비용을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전 세계에서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이 출시됐고, 이미 높은 성능에 기준이 맞춰져 있는 대중들은 하이퍼클로바X의 성능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러나 챗GPT도 버전 3, 3.5, 4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성능이 향상된 것을 보면, 하이퍼클로바X도 성능 개선의 여지는 충분합니다.
네이버의 경우 독자적인 생성형 AI를 개발한 몇 안 되는 기업으로, 글로벌 체급에 맞추고 있는 만큼 B2B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싶어도 보안,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여 빠르게 도입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네이버의 영향력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단순히 생성형 AI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 이르는 풀스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빅테크 기업으로서의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
카카오는 AI 연구소인 ‘카카오브레인’을 중심으로 AI 기술의 연구와 발전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코GPT(KoGPT)’라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여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대화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KoGPT’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GPT-3 기반의 모델이지만, 코어 엔진만 차용한 뒤 고도화시킨 모델입니다.)
다만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버티컬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버티컬 서비스란 하나의 모델이 모든 것을 커버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을 쪼개서 특정 분야에 집중시키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작지만 전문성을 갖춘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이러한 전략을 취한 이유는 컴퓨팅 환경과 인프라 등이 글로벌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는 생각이죠.
카카오는 하반기에 KoGPT 2.0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화에 시동을 걸 예정입니다. 각기 다른 파라미터 수를 가진 모델들을 비교하며 기업에 가장 최적화된 모델을 제공할 것이며, 가장 큰 장점인 카카오톡에 접목하여 예약, 상담, 결제와 같은 거래형 서비스와의 접목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노력은 외산 서비스의 의존성을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자신들의 환경에 맞춰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의 생성형 AI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 중에서도 통신사와 SI 기업을 중심으로 생성형 AI의 개발과 활용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이 기업들은 단순히 한 가지 전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략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략의 다양성을 확보하여 시장 변화나 기술의 발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자체 개발한 기술과 외산 솔루션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기술 역량에는 투자 및 M&A를 통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가능케 합니다.
여러 전략과 기술을 동시에 탐구하고 개발하는 것은 큰 비용을 소모할 수 있습니다. 특히 투자에는 한계가 있어서, 초기에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에 대한 결정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생성형 AI 시장에서 다소 뒤처진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전략을 잘 활용하고 있는 대기업 중 앞서 언급한 통신사와 SI 기업을 하나씩 꼽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KT
KT는 물론 다른 통신사들 역시 더 이상 통신 서비스만 제공하지 않습니다. 특히 KT는 ‘디지코(DIGICO)’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추세는 생성형 AI 분야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KT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믿음(MI:DEUM)’을 통해 상용화와 내재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0월에 출시될 믿음은 자사 서비스인 ‘AICC(AI Contact Center)’나 ‘기가지니’에 결합하여 서비스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입니다.
또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는 ‘KT클라우드 HAC(하이퍼 스케일 AI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여, 니즈가 있는 기업에게 풀스택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 외에도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데요. 국내 AI 반도체 업체 리벨리온과의 협력,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체 모레에 대한 150억 원 투자, 그리고 앞서 소개한 업스테이지에 100억 원 투자가 주요 활동 중 일부입니다.
LG CNS
다음은 LG CNS로, 내부에 꾸려진 생성 AI 전담 추진반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멀티 LLM’ 전략을 통해 각 기업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최적화된 LLM을 제공하겠다고 공표했는데요. 하나씩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애저 오픈AI(Azure OpenAI)’가 제공하는 챗GPT 등의 생성형 AI 기술을 신규 서비스 개발에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자사 서비스인 AICC, 지식 챗봇 등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인 ‘엑사원’을 통한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엑사원의 경우 언어와 이미지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ity)’ 기능을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바다에 조개집이 있다.”라고 얘기하면 AI가 화면에 바닷속 조개집을 그려주고, “조개 지붕이 반짝거립니다” 등의 다음 스토리를 제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오픈AI의 최대 경쟁사인 ‘앤쓰로픽(Antropic)’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그들의 서비스인 ‘클로드(Claude)’를 국내 환경에 맞춰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LLM 모델을 확보함으로써 선택과 활용폭을 넓히는 효과를 가짐과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생성형 AI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KT와 LG CNS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여러 전략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며, 국내 생성형 AI 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빅테크 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회사 규모에 따른 국내 AI 트렌드와 전략을 살펴보았습니다. 저는 이 기업들을 각각 머리, 허리, 다리에 비유해 보고 싶은데요.
스타트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하며 AI 시장 선봉에 서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 4월에 발간한 ‘2022년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 분야 기업 수는 1,915개로,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종사자가 100인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87%에 달할 만큼 AI의 가능성을 믿고 뛰어든 스타트업의 수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업스테이지, 뤼튼테크놀로지스 외에도 트웰브랩스, 딥브레인AI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머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의 경우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 AI 산업의 중심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대기업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경우 삼성전자와의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는 동시에 스타트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 역시 지난 10년간 투자한 72곳 중 53곳이 AI 기업일 정도로 기술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머리(스타트업)와 허리(빅테크 기업)가 앞으로 나아가려고 해도 다리(대기업)가 받쳐주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대기업은 이들을 든든하게 받쳐줌과 동시에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발을 구르는 역할을 하죠.
한 예시로 SKT는 ChatGPT의 최대 경쟁사인 ‘앤쓰로픽(Anthropic)’에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 원)를 투자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 해커톤 대회를 여는 등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에이닷(A.) LLM 모델을 꾸준히 개선, 상용화하며 중심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이는 생성형 AI뿐만 아니라 다른 신기술도 이와 같은 구조로 발전해 나가고 있죠. 신기술에 대한 국내 대응력은 비교적 빠른 편이지만, 생성형 AI 분야에 있어 이 구조가 완성되기까지는 다소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안정적인 인프라와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정된 구도가 형성된 만큼 앞으로 달릴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잘 달리기 위해선 안정적인 지반이 필요합니다. 현재 혁신과 규제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개선해 기업들이 잘 달릴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위 이미지는 그림을 애니메이션으로 바꿔주는 AI 서비스 ‘Animated Drawings’를 활용하여 만들었습니다. 국내 생성형 AI 서비스들도 앞으로 경쾌하게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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