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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에서 충격적인 사생활 침해 사건이 보도되었다. 피해자는 평범한 30대 여성으로, 그녀가 보유하고 있던 전자기기를 통해 일상이 녹음, 녹화되고 있었다고 한다. 피해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서다. 집에 있는 TV와 직장에 있는 컴퓨터, 그 외 스마트폰, 태블릿 PC, 개인용 컴퓨터에 담기는 모든 내용들이 약간의 편집을 거친 후, 스트리밍 사이트에 공유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상이 피해자에게도 추천되면서 발각된 것이다. 더 충격적인 건 이제부터다. 이 소름 끼치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곧바로 신고를 하고 영상 삭제를 요청했지만, 영상을 촬영한 회사와 공유한 사람들 모두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몇 달 전, 피해자가 동의했던 약관이 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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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패턴 UX]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일상이 생중계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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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의 Bernard Hermant>

 

얼마 전, 뉴스에서 충격적인 사생활 침해 사건이 보도되었다. 피해자는 평범한 30대 여성으로, 그녀가 보유하고 있던 전자기기를 통해 일상이 녹음, 녹화되고 있었다고 한다. 피해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서다. 집에 있는 TV와 직장에 있는 컴퓨터, 그 외 스마트폰, 태블릿 PC, 개인용 컴퓨터에 담기는 모든 내용들이 약간의 편집을 거친 후, 스트리밍 사이트에 공유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상이 피해자에게도 추천되면서 발각된 것이다. 더 충격적인 건 이제부터다. 이 소름 끼치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곧바로 신고를 하고 영상 삭제를 요청했지만, 영상을 촬영한 회사와 공유한 사람들 모두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몇 달 전, 피해자가 동의했던 약관이 그 이유였다.

 

사실 위 이야기는 넷플릭스의 대표 SF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 6, 1화를 각색한 이야기다. 괜히 힘 빠지게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다. SF 드라마지만, 이미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래 사례를 살펴보고 정말 나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이야기인지 생각해보자.

 

1. Threads 사례

최근 메타(Meta)에서 새로운 SNS, 스레드(Threads)를 출시했다. 사진이나 영상이 주력 콘텐츠인 인스타그램과는 달리 텍스트에 초점이 맞춰진 SNS다. 인스타그램과 계정이 연동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만 다운로드하면 바로 사용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덕에 출시 후, 단 1시간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다고 한다. 

 

<출처: threads, 작가 캡쳐>

 

위 이미지는 스레드를 처음 시작할 때의 화면이다. 공개 이후 첫 주 기준, 약 9,300만 명이 이 화면을 거쳐갔다. 

다시 말하면, 약 9,300만 명의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내용에 동의를 했다는 의미다.

 

- 스레드는 나의 개인정보를 마음껏 수집·활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종류 : 집 주소 등의 개인 정보, 임상 건강 기록 API 등의 의료 데이터, 카드 번호 및 계좌 번호, 신용 점수, 월급, 수입, 부채 등의 재무 정보, 소수점 아래 3자리 이상 해상도의 위도 및 경도로 설명되는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 인종 또는 성적 지향, 임신 또는 출산 정보, 장애, 종교, 철학적 신념, 노동조합 가입, 정치적 견해, 유전 정보, 생체 데이터, 사용자의 목소리 또는 사운드 녹음, 앱에 포함되지 않는 콘텐츠에 대한 방문 기록 등등)

 

저런 내용을 본 적이 없다고? 아까 화면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출처: threads, 작가 캡쳐>

 

‘Threads의 작동 방식’ 화면을 자세히 보면, 화면 아래쪽에 '내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각종 개인정보 약관에 대한 내용이 있다. 어떤 내용인지 확인하기 위해 앱스토어(App Store)에서 스크롤을 내려 앱 정보를 보면, 수집되고 있는 개인정보 데이터가 나열되어 있다. 여기서 '세부사항 보기'를 누르면, 아래와 같이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볼 수 있다.

 

(아래 이미지는 스레드가 수집하고 있는 데이터 유형의 ‘일부’만을 캡쳐한 이미지들이다.)

 

<출처: threads, 작가 캡쳐>

 

길을 걷다가 낯선 사람이 집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심을 한가득 품고 그 사람을 피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스레드라는 낯선 이에게는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걸로도 모자라 언제 어디서든 나를 감시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하도록 도와준 셈이다. 모든 게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여기엔 두 가지 심리학 이론이 숨어있다.

 

<출처: 작가>

 

2. 프레이밍 효과 :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지가 중요하다

정보가 보여지는 방식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인지 편향(Cognitive bias) 현상

*인지 편향 : 모든 정보 처리를 단순화하려는 뇌의 경향으로 인해,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에 따라 비논리적 추론을 하고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지는 패턴

 

 

프레이밍 효과는 일종의 사고 오류이다. 동일한 정보임에도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는지 혹은 부정적인 부분을 강조하는지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A와 B, 두 가지 상품이 있을 때 우리는 A보다 B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A는 반 값을 지불해야한다는 손실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 하고 있고 B는 '덤'이라는 이익을 강조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A : 반 값 상품

B : 1+1 행사상품

 

스레드도 마찬가지다. 재무정보나 건강상태, 신념이나 정치적 견해 등의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하는 대신 작동 방식이라는 제목 안에 중요한 정보를 숨겨 두었다. 심지어 약관으로 연결되는 하이퍼링크가 걸려 있는 글씨들은 약하게 굵기를 조절해놨을 뿐 어떠한 강조 서식을 적용하지 않았다.

 

A : 수백 개 정도 되는 너의 개인정보 좀 가져갈게.

B : 우리는 이런 식으로 작동돼.

 

그러고는 '가입하기'버튼을 누르는 것 자체가 약관에 동의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고 말한다. 약관을 보기 위해 연하게 강조된 '개인정보처리방침'이라는 글씨를 누르더라도 정확하게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

 

<출처: threads, 작가 캡쳐 >

 

'회원님이 제공한 정보'라고 표시되기 때문이다. 앱스토어에서 스크롤을 끝까지 내리고 '더 보기' 버튼을 여러 번 눌러서 꼼꼼히 데이터 종류를 확인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회원님이 제공한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미지 아래쪽을 보면, '회원님이 특정 정보 수집을 거부할 때 발생하는 결과'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두었다. 우리의 정보가 서비스 사용 경험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좋은 사용자 경험을 하고 싶으면 정보 수집에 동의하라는 의미다.

 

여기까지 읽고 당장 스레드를 탈퇴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Threads의 작동 방식' 화면 첫 번째 항목에서 볼 수 있듯, 스레드 계정을 삭제하려면 연결된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삭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레이밍 효과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가입한 것은 맞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렇게 아무런 의심도 없이 덫에 걸리게 된걸까? 이는 스레드의 후광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

 

 

3. 후광효과 :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

어떤 대상의 일부분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인상이 전체에 대한 판단으로 이어지는 효과

 

보기에 정갈하면 더 맛있게 느껴지고, 겉모습이 매력적인 사람이 더 좋은 인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모두 일상에서 우리가 겪는 후광효과 사례들이다. 음식이나 사람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과 맥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애플에서 어떤 신규 제품을 출시하든 긍정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다시 스레드 사례로 돌아가보자. 스레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메타(Meta)에서 출시한 SNS이다. 즉, 기존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즐겨 사용하던 사람이라면 스레드가 처음 나왔을 때, 의심이 아니라 기대나 신뢰와 같은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혹은 처음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뉴스에서 '출시한 지 1시간도 안되어서 백만 명이 가입한 SNS'라는 말을 들었거나 좋아하던 인플루언서가 스레드를 사용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스레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생겼을 것이다.

 

메타라는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 유명한 사람이 가입한 SNS, 이렇게 단편적인 정보만을 갖고 스레드가 믿을만하고 흥미로운 SNS라고 판단한 것이 바로 후광효과다.

 

 

4. 마치며

프레이밍 효과든, 후광 효과든 1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스레드에게 집 열쇠를 내어주고 카메라 설치를 도와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제 스레드의 어느 부서에서는 그들의 일상이 생중계되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블랙미러의 이야기가 상상 속 소설이라고 생각하는가?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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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johob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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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오전 11:50
디자인 논리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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