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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케팅 퍼널이 없어도 업무는 돌아갑니다. SNS, 광고, eDM 등 업무를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문제는 어느 순간 ‘그래서 내가 이걸 해서 뭘 어쩌겠다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드는 시점이 온다는 겁니다. 고객의 고민이 길고 매출이 눈에 보이지 않는 B2B마케터는 더 크게 좌절하게 됩니다. “유튜브 팔로워 1,000명 늘었다던데, 뭐 그게 우리 매출에 도움이 되나?”라고 물어보시면 정말 속상합니다. 유튜브 키워보라 해서 없는 예산으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매출에 도움이 되냐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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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케팅 퍼널이 없어도 업무는 돌아갑니다. SNS, 광고, eDM 등 업무를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문제는 어느 순간 ‘그래서 내가 이걸 해서 뭘 어쩌겠다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드는 시점이 온다는 겁니다. 고객의 고민이 길고 매출이 눈에 보이지 않는 B2B마케터는 더 크게 좌절하게 됩니다. “유튜브 팔로워 1,000명 늘었다던데, 뭐 그게 우리 매출에 도움이 되나?”라고 물어보시면 정말 속상합니다. 유튜브 키워보라 해서 없는 예산으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매출에 도움이 되냐니요.
적어도 이럴 때 우리 팀(혹은 내가)이 마케팅 활동을 어떤 목적으로 하고,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마케팅 퍼널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국내에서 B2B 마케팅은 아직 마케팅계의 블루오션(?)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B2B기업들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실제 이 시기에 마케팅팀이 꾸려진 경우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요.
저는 IT분야에서 8년째 B2B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커리어 첫 시작부터 혼자서 B2B 마케팅을 세팅해야하는 중책 아닌 중책을 맡다 보니, 살아남고자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 헤맸는데 자료가 정말 없었어요. 외국 자료도 찾아보고, 다른 회사 마케터에게도 물어보고, 직접 시행착오도 수도 없이 겪었죠. 안타깝게도 B2B 마케팅 전략 구체화를 위한 퍼널에 대한 자료는 정말 없더라고요.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기본 개념만 소개되어 있고 실제 전략 수립 시 참고할 만한 자료는 찾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그때 결심한 게, ‘누군가가 나와 같은 어려움에 처했다면 내가 아는 정보를 몽땅 공유해주자!’ 였어요. 그래서 오늘은 저처럼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계시거나 이제 막 팀을 세팅한 분을 위해 B2B 마케팅 퍼널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케팅 퍼널 수립 시 고려 사항’ 빠르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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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퍼널이란 최종 목적(매출, 판매 등)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의 행동 여정을 단계 별로 세분화하고, 각 단계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정의해놓은 일련의 프로세스입니다. 최종 단계까지 남는 고객이 점점 적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깔때기 모양으로 표현됩니다.
B2B에서의 구매는 고객이 개인이 아닌 집단(회사)이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전사적 차원의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구매 결정에 몇 개월 이상 소요되고, 구매 자체도 니즈가 이미 있는 상태에서 관련 제품/서비스를 서칭하는 경향성이 짙기 때문에 충동구매나 빠른 구매 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B2C 소비재의 영역보다 퍼널 자체가 길고 복잡합니다.
마케팅 퍼널의 개념을 이해했으면 마케팅 퍼널을 어떻게 수립할지에 좀 더 집중해야 합니다. 산업 특성과 고객 군을 고려해 이 퍼널을 어떻게 우리 기업에 적합하게 적용하느냐가 좋은 마케팅 전략의 시작이니까요. 지금부터는 B2B 마케팅 퍼널을 새롭게 수립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우리 고객에 맞는 마케팅 퍼널을 세우자
인터넷에서 ‘마케팅 퍼널’을 검색하면 굉장히 다양한 이론과 다양하게 정의된 퍼널이 나타납니다. 전통적인 AIDA모델부터 비교적 최근에 대두된 AARRR 등등 여러 이론이 있죠. 원하는 모델을 퍼널의 기본 뼈대로 활용하시되,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우리 고객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하며 획득한 다양한 데이터와 영업 프로세스, 최종 전환, 고객/사업의 특성을 전반적으로 파악해서 고객 여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모델이더라도 우리 회사의 사업, 고객 여정과 맞지 않다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게 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자면 B2B 마케팅은 퍼널과 고객의 사업 운영 시기가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타깃하고 있는 특정 기업이 내년도 예산 수립을 위해 10월부터 준비를 한다면 이때를 퍼널 깔때기의 첫 단계인 ‘인지’, ‘정보 탐색’ 단계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현재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콘텐츠나 예산 가이드 등을 집중적으로 노출해 고객이 예산 책정 시 우리 제품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만약 주요 고객이 공공기관이라면 이 시기가 달라져야 하는 거고요.
B2B마케팅을 이제 막 시작했기에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가트너가 정의한 B2B고객의 구매 여정 정의를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실제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나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한결 더 수월할 듯 합니다.
B2B마케팅은 마케팅만으로 구매까지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물론 구독형 SaaS와 같은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결제까지 이루어지지만, 구매 비용이 몇백만 원에서 몇백, 몇천억원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마케팅 활동 자체가 매출까지 이르게 하는 경우가 잦은 케이스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과 세일즈 간 연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전체 고객 여정 상에서 각 단계 별로 마케팅 활동과 세일즈 활동의 역할을 정리, 연계하고, 온·오프라인 접점을 파악해 놓는 것이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디지털 마케팅 활동으로 고객에게 우리 회사를 인지시키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고객-세일즈 간 연계를 만들고, 다양한 경로로 들어온 구매 문의를 실제 구매로까지 연결시키기 위해 마케팅, 세일즈가 함께 협업해야 합니다.
이전에 공공기관을 타깃으로 신제품 마케팅을 진행했던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제품이 시장의 후발 주자인 상황이라 온라인 홍보를 가장 먼저 진행했습니다. 공공기관의 도입 시점에 맞춰 보도자료와 SNS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배포했어요. 이때 가장 초점을 맞췄던 부분이, 고객이 기존 제품에 불만을 느끼는 포인트와 공공기관 특성 상 후킹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것이었는데요. 세일즈-마케팅이 연계해 이 포인트를 면밀히 파악한 후 온라인에서의 제품 브랜딩을 위한 콘텐츠와 오프라인에서 주로 사용하는 세일즈 자료를 지속적으로 고도화시켰습니다. 이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하는 오프라인 컨퍼런스에 참여해 기존에 문의로 유입됐던 고객들을 초청했고, 세일즈와 데모 시연 등을 선보이며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쌓아 갔습니다. 또 가망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와 대면 미팅도 여러 번 진행했고요. 이렇게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사이클을 여러번 반복했고 그 결과로 후발주자임에도 시장 점유율을 30%이상 끌어 올리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처럼 B2B 산업 특성 상 마케팅 자체만으로는 직접적인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세일즈와 연계해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마케팅 활동을 고려하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B2B제품은 구매 단계가 복잡한 만큼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자가 여러 명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관계자를 보통 사용자, 영향력 행사자, 의사 결정자, 구매자, 정보 관리자 등 5가지로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HR 관련 솔루션 도입을 진행한다면, 사용자는 인사팀과 전사 임직원, 정보관리자는 솔루션 도입을 위해 자료조사를 하는 인사팀 실무자, 영향력 행사자는 HR관련 솔루션 도입 경험이 있는 타부서 임원, 의사 결정자는 HR솔루션 최종 도입을 결정하는 담당 부서장, 구매자는 구매팀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의사 결정자만을 타깃으로 잡고 마케팅 퍼널과 전략을 수립하면 좋은 성과를 가져오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구매를 위한 자료 조사 단계에서는 정보 관리자가 더 많이 관여하고, 구매 결정 단계에 이르러서야 의사 결정자가 적극적으로 관여하니까요.
물론 마케팅 퍼널 상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모두 세분화해 타깃에 맞는 마케팅을 진행하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리소스가 부족한 경우에는 어떤 단계에 어떤 이해관계자가 가장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한 후, 특정 단계마다 주요 타깃을 설정해 그 타깃에 맞는 보이스를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어떤 업무든 전략을 구축한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게다가 앞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B2B는 특성상 마케팅 부서 단독으로 구매 여정 전체를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사내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하고요.
마케팅 퍼널을 수립하는 것만으로도 지치다 보니, 이 퍼널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데이터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목적은 조직에 보여주기 위한 퍼널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행동 패턴에서 고객을 읽고 이를 개선, 발전시켜서 구매에 영향을 주기 위함인데 말이죠.
그러므로 사전에 마케팅 퍼널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정리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정의해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마케팅 자동화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유입된 고객의 히스토리 관리가 쉽고, 여러 마케팅 활동을 통해 잠재 고객의 반응을 보고 가망 고객으로의 전환을 위한 스코어링도 가능해요. 또 고객향 메시지도 선별해서 보내기도 쉽고요.
그렇지만 마케팅 자동화 툴 도입에 드는 비용과 이를 익히는 데 드는 시간이 꽤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툴을 도입했다 하더라도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냥 복잡한 엑셀로 관리하는 꼴이 되어버릴 수 있고요. 자동화 툴 없이 엑셀이나 스프레드 시트로 관리하더라도 주요 고객의 특성을 분석하기 좋은 형태로 템플릿을 만들고, 내부적으로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데이터들의 연계 방안을 고민해 기준을 세워 관리한다면 이 방법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고객 여정을 파악하고 퍼널을 수립하는 것은 마케팅팀이 하는 모든 마케팅 활동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고요.
앞서 말씀드린 내용과 더불어 산업의 특수성이나 고객의 움직임 맞춰 필요한 내용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서 우리 기업에 맞는 퍼널의 뼈대를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파악해가면서 조정, 향상시켜나가면 더 좋은 B2B 마케팅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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