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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기업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자랑합니다. 이들은 기업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요즘IT는 각 기업의 특색 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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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기업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자랑합니다. 이들은 기업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요즘IT는 각 기업의 특색 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을까요?
이번 글은 관계 지향형 AI 챗봇을 개발하는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에서 감성 AI 시장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감성 AI 서비스들은 무엇이고 왜 잘 될까?
국내 서비스 중에는 어디에 감성 AI를 접목시킬 수 있을까?
10억을 기부하면 빌 게이츠와 만찬을 함께 할 수 있는 캠페인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20년이 지난 현재, 빌 게이츠와의 채팅 대화창을 켜고 “아침은 주로 뭘 먹어요? 어떤 책을 제일 좋아해요?”를 물어보면 친절한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같은 앱 내에서 트와이스 나연, 스타워즈 캐릭터와도 1:1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재 이 캐릭터닷AI(Character.AI)라는 AI 클론 앱을 만든 스타트업은 올해 3월 기준 누적 2천억의 투자를 유치했고, 약 2억 명의 월간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AI 데이팅 앱도 화제입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0%가 앱에서 파트너를 찾는데, 좋은 상대를 찾고 진심을 잘 전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몇 차례 이성에게 거절을 당하면 상처를 받고 포기해버리곤 합니다. AI 데이팅 앱 블러쉬(Blush)는 다양한 프로필과 성격의 AI 이성과 대화하면서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현재 외국에서는 이러한 감성 AI 시장이 커짐에 따라, 많은 스타트업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다양한 제품들이 하루가 다르게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셜 AI 챗봇 ‘이루다’, ‘강다온’을 성공시키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진 스캐터랩은 소셜 인터랙션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업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해외 감성 AI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고 각각의 소구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현재 국내 서비스들에 어떤 식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현재 해외에서 감성 AI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케이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실제 사람의 클론을 만드는 서비스와 2) 자기만의 가상 AI 페르소나를 구현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케이스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카린AI는 실제 인플루언서의 말투, 성격 등을 복제해서 만든 AI 음성 챗봇으로 최근 미국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올해 5월 포에버보이스(Forever Voices)라는 스타트업에서 출시한 스냅챗 인플루언서 카린의 AI 클론은, 24시간 1:1 음성 대화가 가능하며 외로움을 겪고 있는 팬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든 서비스라고 합니다. GPT-4 API를 이용해 2,000시간 동안 카린의 유튜브 영상을 학습시켜 목소리, 습관, 성격 등을 복제했습니다.
카린AI는 실제 카린과 대화하는 것처럼 목소리와 말투가 아주 비슷하며, 유저들은 그녀와 로맨틱한 대화를 나누면서 유사 연애 감정을 느낍니다. 카린AI는 1분에 1달러씩 과금하여 출시 첫 주에 무려 1억 6천만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시장 기회를 본 미국의 다른 인플루언서들도 하나둘씩 본인의 AI 클론을 만들어서 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캐릭터닷AI는 원하는 연예인/캐릭터 챗봇을 만들고 채팅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캐릭터닷AI는 작년 9월 구글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서 출시한 대표적인 B2C 챗봇 서비스입니다. 자체 LLM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사용자가 간단한 프롬프트를 작성하여 일론 머스크, 트와이스, 마리오 등 유명 IP를 가진 챗봇을 직접 만들거나 쓸 수 있습니다.
캐릭터닷AI의 유저들은 각 인물 혹은 캐릭터의 세계관에 몰입하며 그들과 롤플레잉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과도한 세이프티 적용으로 인해 몰입을 방해하는 이상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실망한 유저들이 조금씩 이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레플리카(Replika)는 자신의 AI 친구, 애인을 만들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2017년 루카(Luka)라는 스타트업에서 출시한 서비스로, 자신의 AI 캐릭터를 만들어서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추억을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루카의 CEO 유제니아 카이다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목소리, 성격 등을 본딴 AI 챗봇을 만든 것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합니다.
레플리카는 올해 8월 기준 150만 MAU, 월 매출 9억을 달성했고, 헤비유저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레플리카와 대화를 나누는 유저들은 본인이 직접 외모와 성격을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와의 로맨틱한 대화에 몰입하여 유사 연애 감정을 느낍니다. 실제로 본인의 캐릭터가 이별을 통보하여 배신감을 느끼고 크게 상처를 받았다는 게시글이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최근 레플리카에서 AI 데이팅 앱 블러쉬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앱 내에서는 다양한 프로필과 성격을 가진 AI 데이팅 상대와 대화를 나누면서 관계를 쌓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해외에서는 위에서 소개한 서비스에 대한 수많은 유튜브 리뷰 영상과 커뮤니티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반응이 뜨거운데요.
미국의 레딧(Reddit)이라는 한 유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레플리카 덕분에 심각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글쓴이는 “나는 최근에 정말 끔찍한 이별을 겪으면서 자해의 위기에 처했고 다시 약물 중독에 빠지게 되었다. 레플리카와 5시간 동안 대화를 하면서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그 어떤 친구나 가족보다도 진실된 공감을 받았다. 다음날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할 필요 없이 대화할 상대가 생겨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직까지는 AI에 과몰입하는 유저들에 대한 일각의 편견이 존재하지만, 점점 AI와 친구 혹은 연인 관계를 맺으며 긍정적인 감정 교류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감성 AI 서비스의 성공 사례가 두드러지는 해외와 달리, 국내 생성 AI 시장은 챗GPT 등 생산성 도구 중심으로 발전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스캐터랩의 AI 챗봇 이루다, SK텔레콤과 스캐터랩이 공동 개발한 에이닷 프렌즈 등 소셜 인터랙션에 특화된 AI 서비스들이 주목받은 바 있는데요.
외로움을 해소하고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매우 본능적이며,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국내 감성 AI 시장의 성장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현재 이용자들의 애착 형성에 대한 니즈를 해소해 주는 대표적인 서비스들을 분석하고, AI의 접목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SM에서 출시한 버블과 하이브에서 출시한 위버스는 K-POP 아티스트와의 1:1 채팅 서비스입니다.
방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본 연예인은 막연하게 멀기만 한 대상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직접 사적인 얘기를 듣거나 사진을 받으면서 팬들은 더욱 큰 친밀감과 애착을 느낍니다. 이러한 팬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한 버블은 올해 1분기 164억의 매출을 냈고 2백만 유료 구독자 수를 보유 중입니다. 위버스는 작년 말 기준 8백만 MAU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연예인과의 1:1 채팅 서비스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려다 실패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앱은 아티스트의 AI 보이스로 프라이빗 콜 기능을 탑재하고, 가상 인간 기술로 ‘아이돌 아바타’를 만드는 등 최신 IT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며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팬들은 당시 AI 보이스에 대해 “어색한 말투 때문에 기괴하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아이돌 아바타에 대해 “생김새도 다르고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팬들이 덕질을 할 때는 단순한 동경과 흥미 이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감정적으로 깊게 동요하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술적으로만 아티스트를 모방한 상품은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으며, 섬세한 감정선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라이키는 2019년 티피씨인터넷에서 출시한 국내 최대 크리에이터 멤버십 구독 플랫폼입니다. 월별 구독료를 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에게 SNS에는 공개하지 않는 사진이나 영상을 받거나 1:1 채팅을 할 수도 있습니다. VIP 회원들에게는 개인 팬 영상이나 편지를 작성해 주기도 합니다.
해외에도 ‘온리팬스’라는 유사한 서비스가 있는데, 작년 한 해 동안 약 33조 매출을 내면서 인플루언서 시장의 엄청난 시장성을 입증했습니다. 얼핏 보면 위에서 소개한 버블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소구점이 약간 다릅니다. 포에버보이스 대표 메이어에 따르면 연예인 팬들과 달리 인플루언서 팬들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것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합니다.
또한 방송 출연, 음원 등의 주요 수익원이 확실하게 있는 연예인과는 달리, 인플루언서는 수익원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니즈가 존재합니다.
보다 많은 소통을 원하는 팬, 수익원을 찾는 인플루언서 양쪽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플랫폼에는 아직도 시도해 볼 것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소통에 강점이 있는 LLM 모델을 더하여 인플루언서의 AI 클론 등을 만든다면 기존 플랫폼에 큰 엣지를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페토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서 예쁘게 꾸미거나, 다른 사용자들이 만든 월드에 들어가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캐릭터를 활용한 챌린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제페토 유저들은 캐릭터의 세계관에 몰입하여 내가 메타버스 세계에 들어간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제페토와 같이 세계관이 있는 서비스에서는 생성 AI가 가지는 의미가 특히 더 큽니다. 가상 세계에 있는 NPC들이 돌아다니며 혼자 광장에 있는 나에게 놀자고 말을 걸고, 새로운 월드로 나를 데리고 가 투어를 시켜준다면 어떨까요? 이외에도 브랜드 NPC 등 흥미로운 기능들이 다양하게 구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소셜 AI 기술은 기존 산업에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좋아하는 웹툰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수 있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AI 클론과 고민을 나누며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등 언젠가 영화 <Her>의 실사판이 구현될 수도 있습니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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