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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은 정해진 답이 없는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결과가 나온 후에 뒤돌아보면 우리가 걸어온 길이 제법 선명하게 보이지만 그 길을 설계할 때도, 또 걸어올 때도 늘 불확실성과의 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이죠. 정답을 찾기 위해 애쓰기보다 최선의 옵션을 고민하는데 몰두해야 하는 이유, 그렇게 정한 방식을 옳게 만드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 모두 기획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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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자가 좋은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방법, 피드포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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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은 정해진 답이 없는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결과가 나온 후에 뒤돌아보면 우리가 걸어온 길이 제법 선명하게 보이지만 그 길을 설계할 때도, 또 걸어올 때도 늘 불확실성과의 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이죠. 정답을 찾기 위해 애쓰기보다 최선의 옵션을 고민하는데 몰두해야 하는 이유, 그렇게 정한 방식을 옳게 만드는 것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 모두 기획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도 설계가 필요한 법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최적의 옵션을 잘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의 선택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릅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피드백'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획 일의 대부분은 협업으로 이뤄지고 그 협업 역시 두 사람이 같은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맡은 역할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협업을 잘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피드백을 잘 주고받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좋은 피드백을 설계하는 '피드포워드(feedforward)'능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1. 피드백의 목적을 규정하자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피드백의 목적을 명확히 규정하는 일입니다. 아마 대다수의 기획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며 '확인을 부탁드린다', '의견을 여쭙는다', '검토가 필요하다', '내용을 공유한다'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텐데요. 사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어떤 피드백이 필요한지 피드백의 성격을 규정하고, 이를 위해 어떤 목표와 프로세스를 갖출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견을 요청하기에 앞서 '발산'의 피드백이 필요한지 '수렴'의 피드백이 필요한지를 구분하는 단계를 꼭 거쳐야 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 내가 피드백을 구하는 목적이 우리에게 더 나은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수혈받기 위함인지(발산), 반대로 현재까지 결정된 방향 안에서 의견을 정리하고 디테일들을 더욱 뾰족하게 다듬기 위함인지(수렴), 그 목적을 명확히 해주는 것이죠.

 

아마 피드백을 받고 나서 '지금 우리가 이런 의견을 추가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을 테고, '벌써부터 이런 세세한 사항을 결정하지는 않아도 될 텐데...'라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을 겁니다. 이건 상대방이 잘못된 피드백을 보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드백을 요청하는 입장에서 현재 필요한 피드백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 책임이 더 큽니다.

 

따라서 이메일을 통해서든 협업 툴을 통해서든,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요청할 때는 본문 가장 상단에 '피드백을 요청하는 목적'을 써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아래의 3가지 요소가 담겨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출처: pixabay>

 

Why: 내가 당신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게 된 이유 

(ex. 왜 당신의 의견이 필요한지, 상대방이 피드백을 준다면 이 프로젝트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Where: 우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ex. 프로젝트 전반을 기준으로 지금 어느 정도 위치에 와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 단계인지)

 

What: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  

(ex. 더 좋은 아이디어인지, 하나의 의사결정인지, 특정 부분의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인지)

 

이렇게 피드백의 목적을 구체화해주면 상대방은 본인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구체화하기 시작합니다. 즉, 우리에게 피드백을 주기 위해 본인이 어떤 모드가 되어야 하는지 스스로 세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죠.

 

2. 내가 겪고 있는 문제의 Before, Now, After를 짚어주자

피드백의 목적을 설명했다면 이제 상대가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피드백을 요청하면서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지금까지 내가 한 고민의 과정을 생략해버리는 것입니다. 물론 상대방이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엽적인 설명을 자제하고 생각의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하는 것은 좋은 태도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어떤 포인트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는지 그 위치 정도는 확인시켜 줘야 하는데요. 보물을 찾는 탐험대로 비유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수색해 봤고, 현재는 어디를 수색 중이며, 앞으로 이 부분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어떤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공유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는 '이미 시도해 봤지만 성과가 없었거나 실패한 것들의 사례', 다른 하나는 '시도해 보지 못한 것과 왜 시도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유'입니다. 전자는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노력들을 소개하며 그것이 왜 먹히지 않았는지 간단히라도 근거를 확인시켜주는 과정이고, 후자는 우리도 시도해 보고 싶었으나 어떤 난관에 부딪혀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려주는 과정이죠.

 

이렇게 하면 피드백을 요청받는 입장에서는 여러분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을 훨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과거 시도한 것들 중 수정 보완을 통해 다시 한번 살려볼 대안은 없을지, 시도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본인들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또 없는지 진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unsplash>

 

이 방식을 사용할 때는 줄글로 길게 써서 상황을 설명하기보다는 표로 간략하게 정리해 한눈에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면 좋습니다.

 

시도한 것 - 실패 이유 / 시도하지 못한 것 - 허들  

이렇게  4개 항목으로만 구성해도 피드백을 요청받는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전반에 관한 큰 그림이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됩니다. 더불어 프로젝트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 번에 짚어지기 때문에 본인이 준 피드백이 어떤 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를 예측하기도 쉬워지죠.

 

따라서 피드백의 목적을 설명한 다음에는 간략히라도 우리의 상황을 공유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 있어 우리가 부딪힌 문제'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 감상이 아닌 의견을 끌어내는 질문을 만들자

넷플릭스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자신들의 거침없고 솔직한 피드백 문화를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박물관에 걸린 그림을 보며 '너무 훌륭하네요', '제 취향은 아닙니다' 같은 의견을 주는 건 우리가 원하는 피드백 문화가 아닙니다. 넷플릭스는 직쏘 퍼즐을 앞에 두고 '그 조각을 이리로 옮겨봐요', '여기서부터 채워나가는 게 좋겠어요' 같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완성된 그림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저는 이 말에 사실상 좋은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핵심이 모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피드백에 관해 오해하는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는 '상대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확인하는 게 곧 피드백이라고 여기는 건데요. 당연히 그런 의견이 필요할 때가 있을 거고, 또 조직 내부에서 동기 부여가 필요할 때는 여러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이 담긴 피드백이 절실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우리의 목표는 기획 분야처럼 정답이 없는 영역에서, 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필요한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인 만큼 '감상'과 '의견'을 정확하게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unsplash>

 

의견이 단순한 감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피드백을 요청받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는 질문 몇 가지를 미리 세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즉, '나는 이 문제를 아직 풀지 못했지만, 당신은 해답을 찾을 지도 모르니 한 번 시도해 봐주세요'라는 요청을 하는 것이죠.

 

이때는 여러분들이 각자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을 포함해 무엇을 하고자 하고, 무엇을 하지 않고자 하는지 그 실행 방식에 관한 부분들을 설명해 주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면, 

  • '저희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직관성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쉽고 직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재미있고 유쾌한 것은 좋지만 비속어나 자극적인 유행어 등을 남발하는 B급 코드는 자제하고자 합니다. 이 점을 감안하여 좋은 광고 문구가 있을지 의견 주시면 좋겠습니다.'
  • '사용자들이 앱스토어에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남기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업데이트 공지문에 오해를 유발하는 문구나 표현이 없을지 전문을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피드백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피드백을 하는 입장에서도 '좋네요', '아쉬워요'로 구분되는 감상형 평가에서 벗어나, 함께 큰 퍼즐을 맞추는데 본인의 시선으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좋은 의견을 보내올 확률도 높아지고, 본인이 제안한 솔루션이 우리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인지 자가 진단을 해보는 데도 도움을 주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몇 차례 피드백을 주고받지 않아도 협업의 퀄리티가 상승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요소는 걷어내고 애매했던 것들은 확실하게 만들어주며, 무엇보다 서로 겹치는 고민을 안고 있거나, 누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비효율을 급격히 낮춰주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피드포워드를 만들고 있나요?

우리에게 '제로 투 원'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벤처 투자자 피터 릴은 페이팔의 초기 CEO를 맡을 당시,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수많은 투자자에게 페이팔이 얼마나 훌륭한 서비스인지, 자신들이 하는 일이 미래에 어떤 영향력을 가져다 줄지를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모두가 거절은커녕 회신조차 남기지 않을 때 딱 한 명의 투자자가 이런 답장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이보게 젊은 친구. 투자를 받고 싶다면 '내 돈이 무엇을 위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부터 알려주게. 당신들 자랑은 집어치우고 말이야."

​어쩌면 우리가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저 지금 중요한 프로젝트 하고 있으니 좀 도와주세요'가 아니라 '당신이 준 의견이 무엇을 위해, 어디에, 어떻게 쓰이게 될 것인지' 그리고 '그 피드백이 앞으로 어떤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예상하도록 만들어주는 거죠. 나아가 그들 스스로 '내가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데 아이디어와 의견으로서 투자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그보다 훌륭한 피드백 설계는 없지 않을까요?

 

​그러니 여러분도 이 사실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피드백(feedback)은 좋은 피드포워드(feedforward)가 만든다'라는 사실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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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브랜드 경험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브랜딩과 공간 기획, 브랜드 경험을 바탕으로 한 Writing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잘 브랜딩 된 모든
것들을 애정합니다.
<기획자의 독서>와 <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 두 권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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