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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말에도 어김없이 “등산 콜?”을 외치는 부장님과 하고 싶은 말은 못 하고 자동 응답기처럼 “넵!”이라고 답하는 직원, 흔히 볼 수 있는 대화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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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UX디자인 사례] 부장님이 주말마다 등산 가자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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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출처: 작가>

 

이번 주 주말에도 어김없이 “등산 콜?”을 외치는 부장님과 하고 싶은 말은 못 하고 자동 응답기처럼 “넵!”이라고 답하는 직원, 흔히 볼 수 있는 대화창이다.

 

젊은 2030 세대가 등산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산린이(산+어린이), 등린이(등산+어린이)들이 모여 함께 산을 오르는 등산 크루(Crew)를 만들어, 일부러 주말마다 산을 찾는 게 2030 세대이다. 이들은 그저 부장님과의 산행이 부담스러울 뿐이다.

 

이런 2030 직원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부장님들은 항상 ‘산’을 고집한다. 또 그저 컴퓨터, 스마트폰에만 빠져있을 것 같은 2030세대는 갑자기 등산에 매료됐다.

 

왜 이렇게 다들 ‘산’을 찾는 걸까?

 

A low angle view of a forest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Figure 2 <출처: unsplash>

 

  • 바이오필리아(Biophilia): 녹색 갈증이라고도 하며, 본능적으로 자연을 그리워하고 자연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의미

 

생명체(Bio)와 사랑(Philia)의 합성어인 ‘바이오필리아’는 사회생물학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하버드 명예교수,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이 처음 도입한 개념이다.

 

진화 과정에서 인간은 안전과 생계가 보장된 상황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다. 예를 들면, 꽃은 식품(열매) 공급의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과거 인간들은 꽃을 선호했었다. 이러한 경향이 이어져, 이제 더 이상 생계유지를 위해 꽃에 의존하지 않는 현대에도 여전히 꽃을 보면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이처럼 인간이 문명을 이뤄 대도시에 모이기 전까지 사냥을 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형성된 자연과 인간 사이의 유대감은 진화 과정을 거친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들이 본능적으로 자연에 끌리는 현상을 ‘바이오필리아(혹은 녹색갈증)’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심리학자 카플란 부부(Stephen, Rachel Kaplan)는 ‘자연을 경험하는 것은 인간에게 안정감과 평화, 즐거움을 선사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의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 ART)을 제안했다. 특히, 에너지 소진 직후, 자연과 가까워짐으로써 주의력을 새롭게 회복시킬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세대를 막론하고 우리들이 등산에 푹 빠지게 된 이유는 자연을 가까이하고자 하는 생명체의 본능이며 그와 동시에 프로젝트에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본능이기도 했던 것이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으로 위로와 안정을 주는 브랜드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은 자연과 교감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반영한 디자인을 말한다. 빛, 향기, 색상, 소리 등의 자연 요소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거나 자연 자재로 건축물을 짓는 것, 자연의 패턴을 모방하여 공간을 설계하는 것 모두 바이오필릭 디자인 방법론에 속한다.

 

바이오필릭 디자인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 사례를 살펴보자.

 

1) 더현대 서울

A glass covered patio with tables and ch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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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출처: 더현대 서울>

 

2021년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구현한 대표적인 예시다. ’자연친화형 백화점’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내부 공간 곳곳에서 정원, 폭포 등의 자연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쇼핑 센터임에도 매장 면적을 줄이고 실내 조경과 휴식 공간을 늘리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도심 속 자연주의’라는 콘셉트를 실현했다.

 

2) 파사드패턴 (Facade Pattern)

A magnifying glass on a 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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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출처: 작가>

 

심플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 ‘파사드패턴(Facade pattern)’은 시즌마다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이번 S/S시즌에는 ‘연못’이라는 주제로 공간을 구성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하나의 전시를 보는 듯하다. 매장에 들어가면, 백합을 연상시키는 하얀 꽃부터 시작해서 동그란 창문 밖으로 흔들리는 초록 식물들, 나무 소재의 바닥과 가구들이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곳곳에 놓여있는 꽃 장식과 압화 체험, 새가 지저귀는 듯한 음악까지 전반적인 쇼핑 경험에 바이오필릭 디자인 전략이 사용되었다.

 

3)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사무실

A group of people outside a building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Figure 5  <출처: VERDECO, convene, NEUROLANDSCAPE

 

대표적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직원들을 위해 업무 공간을 바이오필릭 디자인으로 꾸몄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업무를 하는 모든 공간 안에서 직원들은 자연과 시각, 후각, 촉각, 청각 등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햇빛이 잘 들어올 수 있는 유리창과 바람이 잘 통하는 테라스 구조를 통해 개방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 모든 요소들은 스트레스 감소와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된다. 세 기업의 바이오필릭 사무실 인테리어를 보니, 여기 직원들은 매주 주말마다 상사와의 등산 약속에 시달일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바이오필릭 UX 디자인 전략

위 세 가지 사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사람을 위해 좋은 환경, 공간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더 나은 디지털 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고자 하는 UX디자인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1) 자연 요소 활용 디자인: Forest 어플

Figure 6 <출처: forest., 작가 캡처>

 

모바일 어플 Forest(포레스트)는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나무가 자라는 생산성 향상 서비스이다.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일에 집중하는 행동에 대해 ‘자라나는 나무’라는 보상을 줌으로써 집중을 돕는다. 그리고 실제 나무를 심는 기업 활동까지 하며 의미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이는 자연 요소를 직접적으로 활용하여 모바일 서비스를 디자인한 바이오필릭 UX 사례이다.

 

2) 전망-피난처 전략(prospect-refuge theory): 인스타그램

전망은 기회와 위험을 볼 수 있는 관점이며 피난처는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 두 가지가 모두 있는 환경을 선호한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전망과 피난처를 모두 구축하면 사용자는 안정감을 느낀다.

 

Figure 7 <출처: 인스타그램., 작가 캡처>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수 숨기기’ 기능을 사용하면 다른 사용자들은 좋아요 개수를 볼 수 없지만, 계정의 주인은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이 지난 스토리나 숨긴 게시물도 다른 사용자들은 볼 수 없지만 계정의 주인은 ‘보관’ 옵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사용자가 원할 때 숨을 수 있는 피난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사용자 본인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을 제공한다.

 

3) 시간의 흐름: 구글 포토 알림

자연 속에서는 시간이 흐른다는 특성이 있다. ‘구글 포토 알림’은 시간의 흐름이라는 자연의 특징을 UX에 적용한 사례다.

 

Figure 8 <출처: google photo>

 

구글 포토에 사진을 저장하면, ‘추억 속 오늘’이라는 이름과 함께 과거의 사진들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마치며

바이오필릭 디자인의 목표는 제품이나 건축물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유대감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접적으로 자연을 보고 느끼도록 하는 방식과 자연의 법칙, 형태 등을 경험하도록 하는 간접적인 방식, 두 가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바이오필릭 디자인 안에서 우리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낀다.

 

주말마다 등산에 가자고 하는 부장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자연을 원한다. 이런 본능을 이해하고 자연과의 정서적, 사회적 연결을 만들 수 있는 UX디자인을 고민해본다면 좀 더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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