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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여러 브랜드를 스터디 할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날도 예전 팀원들과 같이 각자가 조사해 온 브랜드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이어졌고,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다들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프로젝트였기에 어느 때보다 열띤 공방이 오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모두를 멈춰세우고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질문이 하나 던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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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에겐 브랜드 문해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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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읽어내는 방법, 브랜드 리터러시(Brand Literacy) 기르기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여러 브랜드를 스터디 할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날도 예전 팀원들과 같이 각자가 조사해 온 브랜드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이어졌고,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다들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프로젝트였기에 어느 때보다 열띤 공방이 오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모두를 멈춰세우고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질문이 하나 던져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이거 왜 하는 거예요? 다른 브랜드를 열심히 공부하면 우리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는 거예요?"

 

맞습니다. 저도 브랜딩 일을 하고 있지만 여러 브랜드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꼭 브랜딩을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거든요. 물론 트렌드를 빨리 이해하고 다방면으로 자극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그저 '이 브랜드 참 잘한다'라고 감탄하고 넘어가기엔 아쉽고, 또 너무 학구적인 전략으로 바라보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더 의미 있게 바라볼 수 있는지, 그걸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브랜드 리터러시(Brand Literacy)’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브랜드에 대한 가설을 세워보자

​브랜드를 잘 읽어 내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바로 그 브랜드에 대한 나만의 가설을 정립해 보는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시겠지만 사실 브랜드는 그 가치를 정량적으로 환산하기 매우 어려운 대상이기 때문에, 브랜드를 기획한 사람의 생각과 의도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정말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스터디할 때 무작정 그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기보다는, 그 브랜드에 대한 아주 제한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나만의 가설을 세워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는 이 브랜드가 나에게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와 무엇을 말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예측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저 좋다, 나쁘다의 감상이 아니라 앞으로 이 브랜드를 공부하면서 내가 세운 가설을 하나하나 검증해 볼 수 있도록, ‘일치했다, 일치하지 않았다’로 체크할 수 있는 가설이라면 가장 베스트인 거죠.

 

<출처: unsplash>

 

사실 ​이러한 과정은 흔히 우리가 책이나 영화,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대할 때도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영화를 보기 전 우리는 제한된 정보만으로 그 작품의 스토리와 감성을 상상하게 됩니다. 책 제목이나 부제, 커버 디자인을 통해서도 마찬가지죠. 아무런 정보 없이 우연히 마주하는 작품들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사전에 주어진 예고성 설명을 통해서 나만의 기대와 상상을 하게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이 과정을 브랜드라는 대상으로 옮긴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그저 머릿속에 가둬 두지 말고 그 기대와 상상을 나만의 한 줄 가설로 정리해 보는 것이죠. 나는 지금 이 브랜드에 대해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지, 이 브랜드로부터 어떤 것을 느끼고 싶은지에 대해 짧지만 구체적인 가설을 세워 두면 ‘어떻게 브랜드를 읽어나가야 하는지’가 점차 선명해지기 시작하니까요. 브랜드 리터러시의 첫 단계는 맞든, 틀리든 나만의 가설을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브랜드 디코딩 해보기

​지금이야 코딩이라는 말이 프로그램 용어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코딩은 기호학에서 사용하던 용어입니다. 흔히 기표(signiriant)와 기의(signifie)라는 개념으로도 구분되는데 화자가 드러내거나 전달하고 싶어 하는 의미를 특정한 상징물, 기호, 언어 등에 실어 보내는 것을 코딩이라 하거든요. 따라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존재하고, 이를 전달하는 나만의 방식을 개발한다면 사실상 이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코딩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 역시 철저하게 코딩된 대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딩된 모든 것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메시지와 이를 차별화해 전달하는 표현법이 존재하거든요. 그 과정에서 어떤 브랜드는 디자인이나 공간으로, 또 어떤 브랜드는 콘텐츠나 제품으로 각자의 메시지를 풀어내고 발산시키는 것이죠.

 

그러니 여러분이 살펴볼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어느 정도 수집되었다면, 이제 역으로 그 브랜드를 추적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코딩된 브랜드를 하나하나 해체하고 디코딩 해보는 방식인 것이죠.

 

흔히 브랜드는 자신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여러 채널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는 웹사이트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브랜드 소개 섹션을 운영하기도 하고, 창업자가 직접 나와 브랜드의 본질을 규정하는 매니페스토(manifesto)를 발표하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확인한 메시지들을 기반으로, 우리가 직접 그 브랜드의 본질을 규정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출처: unsplash>

 

그다음엔 그 본질적인 메시지를 어떤 코드로 엮어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현대 브랜딩의 기초를 정립했다고 평가받는 사회과학자 '데이비드 아커(David A. Arker)'는 브랜드 코딩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요하다고 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느끼도록 하는 장치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저도 120% 동의하는 바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특정한 브랜드를 스터디할 때도 '아, 이 브랜드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거구나'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이들은 어떤 코드를 사용해 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지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다른 브랜드가 자신들의 본질을 어떻게 코딩해가는지 훨씬 생생하게 이해되고, 결국 우리가 직접 브랜딩을 할 때도 어떤 코드를 사용해야 좋을지 명확해집니다. 마치 셰프들이 유명하다는 맛집들을 탐방하며 이 집은 어떤 맛을 강조하기 위해, 어떤 재료로, 어떤 조리법을 사용했나를 역추적해 보듯이, 우리도 브랜드를 음미하며 그 코드를 하나하나  해체해 보는 것이죠.

 

 

브랜드의 ‘NEXT’를 상상해 본다면? 

​브랜드를 보다 잘 읽어낼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바로 그 브랜드의 ‘다음’을 미리 상상해 보는 일입니다. 브랜드는 생명력을 갖춘 대상이기 때문에 늘 변화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예측한 결과가 맞든 틀리든 간에, 내가 주목한 브랜드의 다음 행보는 어떤 모습일지를 미리 예측하고, 나아가 그 브랜드에 기대어 산업 전체를 예측해 보는 것도 브랜드를 읽는 데 매우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도 좋지만, 사실 이 단계에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진행하면 더 시너지가 높아집니다. 앞서 소개한 가설 세우기와 디코딩이 브랜드를 깊게 들여다보는 수렴의 방식이었다면, 브랜드의 다음 행보를 고민해 보는 건 발산의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왕이면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여럿이 모여서 특정 브랜드를 함께 공유하거나, 혹은 최근 각광받는 핫플레이스를 방문해 보면서, 그 브랜드의 ‘NEXT’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훨씬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카페가 프랜차이즈로 확장해 갈지, 아니면 독보적인 매장으로 소수를 위한 브랜드가 될지, 또는 편집샵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 상품이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할지, 아니면 한순간의 유행으로 곧 사라지게 될지 가벼운 예측으로 브랜드의 다음, 또 그다음을 미리 만나보는 것이죠.

 

실제로 저는 친한 동료나 지인들과 함께 이른바 'WHAT-IF' 워크샵이라는 시간을 종종 갖곤 합니다. 말 그대로 ‘이 브랜드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상상 속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죠. 하나의 브랜드를 고르고 그 브랜드를 중심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예를 들어 예상치 못한 경쟁자의 등장이나 산업 생태계의 변화, 창업자나 경영자의 이슈 라이징, 새로운 트렌드 혹은 가치관의 대두와 관련한 여러 질문들을 모아본 다음 그 대답을 각자 공유하는 것입니다.

 

제가 하는 모임에서는 아래와 같은 질문들이 'WHAT-IF' 워크샵에 등장했습니다. 

  • 제로 콜라의 판매량이 오리지널 콜라의 판매량을 추월하는 날이 온다면? 무엇이 오리지널이 되는 걸까?
  • AI와 로보틱스 시대가 가속화되면 스타벅스는 어떤 형태의 주문과 서비스를 제공할까?
  • 트럭 방수포를 대체하는 신소재가 등장한다면, 프라이탁(FREITAG)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은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들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그 브랜드는 물론이고, 해당 산업의 전체를 예상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라는 건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고, 늘 특정한 환경과 경쟁자들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면, 브랜드의 NEXT를 고민하는 것은 어쩌면 필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출처: unsplash>

 

브랜드라는 세상으로 한 걸음 더 깊게 

​멋진 브랜드는 우리로 하여금 늘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 브랜드 진짜 잘한다', '이 공간 너무 멋지다' 같은 반응이 연이어 터져 나오게 만드니까요. 하지만 브랜드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는 것,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끌어내고 싶다면 그저 감탄에만 머물 수는 없습니다. 최대한 그 브랜드를 깊이 있게 읽어내면서, 나만의 관점과 전략들을 발견해 내는 게 보다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를 위해서는 그 브랜드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내가 그 질문에 직접 답하면서 예측과 검증을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특정한 브랜드와 마주했다면 우선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브랜드에 대한 가설을 세워보는 것, 그리고 브랜드를 만든 사람들이 무엇에 주목했고 그것을 어떻게 코딩해냈는지 직접 역추적해 보는 것, 또 앞으로 이 브랜드는 어떤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무엇이 그들에게 변화와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지를 상상해 보는 것으로 말이죠.

 

그러니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곁에서 환호만 보내고 있을 게 아니라, 직접 그들의 세계로 한 번 뛰어드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네요.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그들이 말하는 걸 읽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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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tarrinn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2023.09.02. 오후 18:12
작가
35
명 알림 받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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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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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브랜드 경험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브랜딩과 공간 기획, 브랜드 경험을 바탕으로 한 Writing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잘 브랜딩 된 모든
것들을 애정합니다.
<기획자의 독서>와 <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 두 권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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