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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지표 설정 프레임워크] ② 획득(Acquisition)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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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은 CAC, LTV, PP를 언제 어떻게 활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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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지표 설정 프레임워크] ② 획득(Acquisition) 지표

 

이번 글부터는 다섯 편에 걸쳐 지표 설정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겠습니다. 그 전에 한 가지 말씀드리면, 여러분이 어떤 프로덕트를 맡고 있는지에 따라서 측정해야 하는 지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같이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감상하는 서비스라면 콘텐츠 감상 시간, 즉 ‘사용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영상이나 음악을 감상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가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유저들이 콘텐츠를 오래 감상할수록 광고 수익도 더 많이 낼 수 있고, 유저 리텐션 등에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반면 우버 같이 공급자(택시 운전자)와 수요자(택시 부르는 사람)를 매치시키는 서비스라면, 사용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앱을 이용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택시 부르는 사람들의 요청 중 몇 퍼센트가 실제로 매칭이 돼서 운행까지 이어졌는지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프로덕트가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이 다르면, 측정하는 지표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럼 프로덕트에 맞는 지표를 설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에 특별한 묘수는 없고, 우리 프로덕트와 사업에 대한 깊은 고민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 프로덕트와 사업의 본질은 무엇인지, 우리는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이용하게 만드는 서비스인지 아니면 사용자들의 수요를 빠르게 매칭시켜 주는 서비스인지 같은 것들을 고민하고, 우리 프로덕트가 잘 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뭔지 고민하는 거죠.

 

 

5가지 지표 설정 프레임워크

그런데 지표를 설정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고민을 하려면 너무 힘듭니다. 이런 고민의 시간은 값지긴 하지만, 에너지 소모가 크죠. 모든 옷을 맞춤으로 제작하는 것처럼 비효율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기성복을 그냥 사서 입듯, 시중에 있는 프레임워크를 적용해서 우리 프로덕트의 지표를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글부터 총 다섯 편에 걸쳐서 획득(Acquisition), 활성화(Activation),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리텐션(Retention), 수익화(Monetization)*이라는 렌즈를 통해 프로덕트를 바라보는 방법, 그리고 각각의 렌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업에서 주로 표현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어떤 지표의 이름은 번역을 하고 어떤 것은 영문 독음 그대로 썼습니다. 예를 들어 ‘획득’ 지표는 ‘애퀴지션’ 지표라고도 영문 독음 그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리텐션 또한 ‘전환’ 지표로 번역해 쓰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제가 현업에서 주로 활용한 방식으로 번역과 독음을 섞어 썼습니다.

 

모든 프로덕트는 획득, 활성화, 인게이지먼트, 리텐션, 수익화이라는 다섯 가지 렌즈로 볼 수 있습니다.

 

  • 모든 프로덕트는 유저 또는 고객을 ‘획득’하고,
  • 이렇게 획득한 유저 또는 고객을 활성화시킵니다.
  • 그리고 이들이 제품이 인게이지(Engage) 하면서 프로덕트에서 가치를 얻어가고,
  • 유저들은 프로덕트에서 가치를 얻음으로써 리텐션, 즉 프로덕트를 계속 이용합니다.
  • 그 과정에서 수익이 일어납니다(수익화).

 

획득, 확성화, 인게이지먼트, 리텐션, 수익화 중 하나라도 빠지면 프로덕트가 잘 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이 다섯 가지 영역에서 프로덕트의 상태를 지표로써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다섯 가지 영역에서 각각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뭔지 알면, 여러분이 어떤 프로덕트를 맡아서 일하든 그에 필요한 지표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섯 가지 영역에서 각각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아야 하는지, 그래서 어떤 지표를 봐야 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획득지표에서 중요한 질문 두 가지

‘획득’에서는 크게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1. ‘우리는 충분히 많은 신규 유저/고객을 획득하고 있는가?’
  2. ‘신규 유저/고객을 비용 효율적으로 획득하고 있는가?’

 

1번, ‘우리는 충분히 많은 신규 유저/고객을 획득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런 지표를 봅니다.

 

하나는 획득한 유저 혹은 고객 수 입니다. B2C 프로덕트에서는 신규 가입 유저, B2B 프로덕트에서는 신규 획득 고객사 등의 지표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B2B에서는 이를 어카운트(account), 또는 로고(logo)라고 부릅니다. 한 고객사에 여러 명의 유저가 있기 때문에, 유저 단위보다는 회사 단위로 획득을 카운트합니다.) “이번 주에는 1,000명의 유저가 신규 가입했다”, “이번 주에는 30개 회사, 90명의 유저를 신규 획득했다.” 같은 지표를 보는 거죠.

 

또 하나는 신규 가입 유저, 신규 획득 회사의 전 기간 대비 증감 지표입니다. “이번 주 신규 가입 유저는 1,100명으로, 전주 대비 10% 증가했다” 같은 지표를 보는 거죠. 이런 지표들은 다들 알고 계실 지표라서, 이 글에서도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2번, ‘신규 유저/고객을 비용 효율적으로 획득하고 있는가?’ 측면에서는 이런 지표를 봅니다.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CAC (고객 획득 비용)
  •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V/LTV)
  • 투자 회수 기간(Payback Period)

 

고객 획득 단계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 중 하나는 예산을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비용을 너무 많이 쓰면 당연히 손해를 봅니다.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으면, 즉 획득한 고객이 발생시키는 매출과 이익보다 고객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겠죠. 예를 들어 고객 1인당 발생하는 수익이 3만원인데, 고객 1인당 획득에 5만원을 쓰면, 고객 1명을 획득할 때마다 2만원씩 손해를 봅니다. 이러면 안되겠죠.

 

다른 한편으로, 비용을 너무 적게 써도 손해를 봅니다. 고객 획득에 비용을 지출할 여력이 충분한데도 돈을 너무 아끼면 성장 속도가 늦춰집니다. 돈을 쓸 때는 써야 하는데, 너무 아끼는 것도 문제죠. (물론 2023년 현재처럼 여러 모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최대한 현금을 아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객 획득에 돈을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써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꼭 알아야 하는 개념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고객 획득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 CAC). 영미권에서는 줄임말을 그대로 사용해서 ‘캑’이라고 발음합니다.
  2.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줄여서 CLV, CLTV, LTV 등으로 부릅니다.
  3. 투자 회수 기간(Payback Period).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CAC, CLV, 투자 회수 기간

CAC(고객획득비용)

먼저 고객 획득 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 CAC)입니다.

고객 획득 비용(이하 CAC)이란, 고객 한 명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 회사가 페이스북 광고에 1,000만 원을 투입했고,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서 고객 1만 명을 획득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이 회사는 페이스북 광고로 고객 1명을 획득하는 데 1,000원을 쓴 셈이고, 따라서 페이스북 광고 CAC는 1,000원입니다.

 

CAC 지표를 계산할 때 주의할 점은, 채널별로 CAC를 따로따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B 기업이 한 달 동안 고객 획득 비용을 1억 원 지출했고, 한 달 동안 회원이 1만 명 가입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회원 한 사람을 가입시키는 데 평균 만 원을 썼으니 CAC가 만 원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계산하면 중요한 사실을 놓칠 수 있습니다. 바로, CAC는 채널에 따라 다르다는 점입니다.

 

1억 원 지출과 1만 명 가입 내역이 다음과 같이 나뉘어진다고 해 보겠습니다.

  • 2천 명: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가입. 페이스북에는 비용을 6천만 원 지출.
  • 2천 명: 구글 광고를 통해 가입. 구글에는 비용을 4천만 원 지출.
  • 나머지 6천 명은 광고 없이 자연 유입으로 가입.

 

이 경우, 페이스북 광고로 한 사람을 가입시키는 데는 3만 원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페이스북 광고의 CAC는 3만 원입니다. 구글 광고로는 한 사람을 가입시키는 데 2만 원이 들었으므로, 구글 광고의 CAC는 2만 원입니다. ‘CAC가 1만원이다’와 ‘페이스북 광고의 CAC는 3만원이고, 구글 광고의 CAC는 2만원이다’는 전혀 다른 그림입니다.

 

만약 고객 1인당 수익이 2만원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아까처럼 그냥 평균 CAC가 1만원이라고 했을 때는 수익이 2만원이고 CAC가 1만원이니까,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채널별로 CAC를 나눠 보면, 구글 광고 CAC가 2만원이니까, 구글 광고 채널은 수익이랑 비용이 같아서 이익이 나지 않습니다.페이스북 광고는 CAC가 3만원이니까, 페이스북 광고 채널은 수익보다 비용이 커서 손해를 보는 채널입니다. 채널별로 쪼개서 보지 않을 때는 이런 문제를 파악할 수 없겠죠. 그러니까 CAC를 볼 때는 반드시 채널별로 나눠서 계산해야 합니다.

 

앞에서처럼 채널에 따른 CAC를 나눠서 계산하지 않고, 전체 평균으로 계산한 것을 ‘섞였다'라는 뜻의 블렌드(blend)란 말을 써서 블렌디드(Blended) CAC라고 부릅니다. CAC를 계산할 때는 블렌디드 CAC가 아닌, 채널별 CAC를 계산해야 정확한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CLV(고객 생애 가치)

두 번째, 고객 생애 가치, Customer Lifetime value입니다. Customer lifetime value는 줄임말이 여러 개 있는데요. 사람에 따라서 CLV, CLTV, LTV 등 다양한 식으로 줄여서 부릅니다. 이 글에서는 LTV로 줄여서 부르겠습니다.

 

고객 생애 가치(이하 LTV)란, 고객 한 명이 일생 동안 우리 회사에 안겨 주는 이익의 총합을 뜻합니다. 이 때는 매출에서 변동비(variable cost)를 뺀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을 LTV 계산에 사용합니다. 고객에게 투입되는 변동 비용(variable cost)은? 고객 획득 이후에 들이는 마케팅 비용(CRM 등), 고객 지원 비용 등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출처: 작가>

 

  • 고객 A는 첫 번째 달에 우리 서비스에 2만 원을 지출했다. 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은 6천 원이다. 첫 번째 달에 우리가 고객 A로부터 얻은 이익은 2만 원 - 6천 원 = 1만 4천 원이다.
  • 고객 A는 두 번째 달에 우리 서비스에 3만 원을 지출했다. 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은 9천 원이다. 두 번째 달에 우리가 고객 A로부터 얻은 이익은 3만 원 - 9천 원 = 2만 1천 원이다.
  • 고객 A는 세 번째 달에 우리 서비스에 2만 원을 지출했다. 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은 5천 원이다. 세 번째 달에 우리가 고객 A로부터 얻은 이익은 2만 원 - 5천 원 = 1만 5천 원이다.
  • 고객 A는 세 번째 달 이후 우리 서비스에서 이탈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 경우, 고객 A의 LTV는 첫째 달 1만 4천 원 + 둘째 달 2만 1천 원 + 셋째 달 1만 5천 원 = 5만 원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모든 고객의 LTV를 계산할 수 있고, 고객 한 명의 LTV 평균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CAC < LTV이다

CAC와 LTV 개념을 소개했으니, 중요한 명제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CAC < LTV. 다시 말해, CAC(고객 획득 비용)은 LTV(고객 생애 가치)보다 낮아야 합니다. 만약 CAC가 LTV보다 높다면, 고객 획득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뜻이고, 이런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시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위 사례에서 고객 A의 LTV는 5만 원입니다. 그런데, 이 고객을 데려오기 위해 지출한 광고비가 8만 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고객을 데려오기 위해 8만원을 지출했으나, 벌어 들인 돈은 5만원 밖에 되지 않아서 3만 원 만큼 손해를 본 것입니다.

 

규모를 조금 키워서 생각해 볼까요? 위와 같은 고객(CAC는 8만 원, LTV는 5만 원)이 1,000명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광고비 8천만 원을 써서, 실제로 회사가 벌어 들인 돈은 5천만 원이므로 3천만 원 만큼 손해를 본 것입니다. 이런 경우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겠죠. 그러므로 항상 CAC는 LTV보다 낮아야 합니다. (수익이 비용보다 많아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명제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명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LTV가 CAC보다 그냥 크기만 하면 될까요? 그걸로는 안되고, 보통은 LTV가 CAC보다 3배~4배 이상은 되어야 된다고들 이야기합니다. LTV 대 CAC의 비율을 LTV to CAC ratio 라고 부르는데, 이 지표가 3 또는 4 이상이어야 된다는, 그래야 이익이 남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왜냐면 회사가 쓰는 비용에는 변동비용만 있는 게 아니고, 각종 고정비용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 LTV 계산이 어려운 이유

이렇게 LTV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했는데, 사실 LTV 개념을 실제로 활용하는 데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LTV를 공부하다 보면, CLV = 1 / 이탈률 x 매출 같은 수식으로 고객생애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는 자료를 접하시게 될 겁니다.

 

<출처: Customer Lifetime Value (CLV or LTV) formula>

 

예를 들어 고객 1명이 평균적으로 월 1만원의 공헌이익을 안겨주고, 고객의 월 이탈률이 5%라면, 고객생애가치는 1/0.05 x 1만원 = 20만원 이라는 식입니다.

 

산술적으로는 맞는 식이지만, 실제로 이 수식을 사용해서 고객생애가치를 제대로 계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나 저는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방식이 전혀 쓸모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앞에서 ‘이론적으로는’ 고객의 LTV를 계산할 수 있다고 했으나, 실제로 스타트업이 LTV를 제대로 계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기업의 업력이 짧으면 고객 ‘라이프타임Lifetime’이 얼마나 긴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객 ‘생애’ 가치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LTV를 계산하려면 일단 고객의 평균적인 ‘생애 주기’가 몇 달인지, 혹은 몇 년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하지만, 운영을 시작한 지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은 스타트업은 고객의 생애 주기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라이프타임은 3년인데, 아직 2년 된 스타트업이라면? 아직 이 스타트업은 고객의 라이프타임이 얼마나 긴지 알 수 없겠죠.

 

둘째, 스타트업은 사업 모델을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사업 모델이 변화하는 경우, 고객 한 명으로부터 얻는 이익도 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격 정책 변경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격 정책이 변경되면 그에 반응해서 고객 행동이 바뀝니다. 재결제율이나 이탈 같은 지표가 변화하게 되죠. 그러면 고객 1명당 기대할 수 있는 수익도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 수익이 얼마나 달라질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측해서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스타트업은 가격 정책 변경뿐 아니라 사업 모델을 피봇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러면 고객으로부터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얼마만큼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LTV를 계산하려는 노력은 그리 실용적이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그런데 제가 앞에서 ‘CAC가 LTV보다 낮아야 한다’라는 명제를 소개했는데, 그럼 스타트업이 LTV를 계산할 수 없다면 CAC의 상한선을 정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는 LTV 대신 이어서 소개할 Payback Period, 투자 회수 기간 개념을 활용하면 됩니다.

 

투자 회수 기간 : 스타트업은 LTV보다 투자 회수 기간

투자 회수 기간(Payback period)에서 페이백(Payback)이라는 단어는 자금을 회수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투자 회수 기간은 뭔가 비용을 투입했을 때, 그 비용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여러 맥락에서 쓰일 수 있는 용어인데, 오늘 얘기하는 ‘획득’ 맥락에서는  ‘고객 획득을 위해 지출한 금액(즉 CAC)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가리키는 지표가 바로 투자 회수 기간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 회사가 고객 1인을 획득하는 데 들인 비용(CAC)이 10만 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고객으로부터 돈을 벌어서 그 비용을 ‘회수’해야 합니다. CAC가 10만 원이니, 10만 원 만큼 공헌이익이 발생해야 비용을 회수할 수 있겠죠.

 

첫 달에는 3만원, 둘째 달에는 2만 원, 셋째 달에는 3만 원, 넷째 달에는 2만 원의 공헌이익을 고객으로부터 벌어 들인다면, CAC 10만 원을 회수하는 데는 4개월이 걸리게 됩니다. 이럴 때, ‘투자 회수 기간은 4개월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고객의 생애 주기가 4개월보다 더 길다면, 4개월 이후에 고객으로부터 벌어 들이는 돈은 모두 우리 회사의 이익이 될 것입니다.

 

라이프타임 밸류(Lifetime Value)는 고객의 라이프타임을 알 만큼 오래 되어야 계산 가능해서, 업력이 짧은 스타트업은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투자 회수 기간 지표는 고객의 라이프타임을 몰라도, CAC를 회수하는 데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만 보면 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도 투자 회수 기간 지표는 어렵지 않게 계산할 수 있죠.

 

스타트업이 LTV 대신 투자 회수 기간 지표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스타트업은 현금을 넉넉히 보유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LTV가 높다고 해도 고객 획득에 비용을 많이 지출하다 보면 기업의 현금 흐름(cash flow)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는 기업의 존속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고객 획득 비용은 보통 한 번에 지출되는데 비해, LTV는 오랜 시간에 걸쳐 실현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 회사가 현금 1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달에 고객 획득에 1억 원을 지출해서 고객을 획득하면 그 고객들의 LTV(계산이 가능하다는 가정 하에)가 3억 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LTV가 CAC의 3배이기 때문에, 비용 효율로만 치면 괜찮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만약 3억 원 LTV가 실현되는 데 시간이 3년 필요하다면 어떨까요? 이번 달에 고객 획득에만 1억 원을 지출했기 때문에 현금 보유량은 바닥났는데, 벌어 들이는 돈은 한 달에 천만 원 남짓이라면… 지출은 많이 했는데 회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현금흐름이 나빠지게 됩니다. 잘못하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죠.

 

사업에 대한 격언 중 ‘현금이 왕이다(Cash is king)’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금이 있어야 직원들 월급도 줄 수 있고, 사무료 임대료도 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미래에 기대되는 수익이 있다 하더라도, 당장 현금이 바닥나면 기업은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금이 풍족하지 않은 기업은 LTV만 믿고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보유한 현금이 얼마인지, 고객 획득에 비용(CAC)을 지출했을 때 회수하는 데까지는 얼마나 걸리는지(Payback Period) 등을 항상 계산해야 합니다.

 

투자 회수 기간은 얼마가 적절할까?

그럼 투자 회수 기간은 몇 달 정도면 좋은 걸까요? 여기에 완벽한 답은 없습니다. 다만 투자 회수 기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현금 흐름 제약이 있는 회사들에 유용한 개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회수 기간이 몇 달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 역시 회사가 처해 있는 현금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면 투자 회수 기간이 다소 길더라도 (그래서 CAC를 회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현금이 쪼들리는 회사라면 투자 회수 기간이 짧더라도, CAC를 회수하는 동안 버틸 만한 현금이 없다면 사업 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What is a good payback period’, Lenny Rachitsky>

 

다만, 대략적인 벤치마크는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위 자료는 Lenny Rachitsky가 취합해서 정리한 자료인데요. B2C 사업에서는 투자 회수 기간이 12개월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고, 6개월이면 좋은 수치이고, 1개월이면 아주 좋은 수치라고 합니다. 첫 구매에서 CAC를 회수할 수 있으면 예외적으로 좋은 케이스입니다.

 

중소기업(SMB)을 대상으로 하는 B2B 사업에서는 투자 회수 기간이 18개월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고, 12개월이면 좋은 수치이고, 6개월이면 아주 좋은 수치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B2B는 B2C에 비해서 고객을 획득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큰 기업(Enterprise)을 대상으로 하는 B2B 사업의 경우, 투자 회수 기간이 24개월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고, 18개월이면 좋은 수치이고,  12개월이면 아주 좋은 수치라고 합니다. 이런 수치는 대략적으로 참고만 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투자 회수 기간 지표가 점점 개선되는지, 아니면 악화되는지 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획득비용을 빠르게 회수하게 되는지, 아니면 고객획득비용을 회수하는 데 점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추세를 보는 것입니다.

 

<출처: LTV:CAC is a misleading metric to measure performance>

 

위 표를 읽는 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가장 오른쪽의 CCAC는 Cohort Customer Acquisition Cost의 줄임말입니다.

 

<출처: LTV:CAC is a misleading metric to measure performance, 작가 활용>

 

2월에 고객을 획득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이 6만 달러입니다. 그리고 2월에 획득한 고객들의 첫 달(2월)까지의 누적 공헌이익은 10,200 달러입니다. 두번째 달(3월)까지의 누적 공헌이익은 1만 6천 2백 달러구요.

 

2월에 획득한 고객들의 9번째 달(10월)까지의 누적 공헌이익은 5만 8천 9백 달러입니다. 위 표에서는 Month 9에 주황색으로 색이 칠해져 있는데요. 9번째 달에서 10번째 달 사이에, 고객획득에 지출한 비용을 회수하는 페이백이 완료되었다는 뜻입니다.

 

<출처: LTV:CAC is a misleading metric to measure performance, 작가 활용>

 

이 표에서 오렌지색으로 색칠된 부분이 투자 회수 기간을 나타내는 셀들인데요. 처음에는 아홉째 달이었다가, 그 다음에는 여덟번째 달이었다가, 그 다음에는 일곱번째, 여섯번째, 다섯번째 달로 점점 짧아집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회수 기간이 단축된다는, 즉 비용효율 측면에서 점점 지표가 개선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CAC는 6만 달러 정도로 그대로인데 투자 회수 기간이 단축된다는 것은, 이렇게 획득한 고객들로부터 더 효과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뜻이겠죠.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 모델을 개선하고, 가격을 올리는 등의 노력이 있었을 겁니다.

 

반대로, 이런 표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회수 기간 지표가 악화되는 그림, 즉 고객 획득에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는 데 점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그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 LTV:CAC is a misleading metric to measure performance, 작가 활용>

 

이렇게 고객획득비용을 회수하는 데 점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하나는 고객획득비용을 더 낮춰서 ‘획득’을 효율화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광고 소재를 개선하고, 신규 고객 획득 퍼널 전환율을 개선하는 등등을 하는 거죠. 또 다른 하나는, 수익화를 개선해서 투자 회수 기간을 앞당기는 것입니다. 수익 모델을 재점검하고, 가격을 테스트하고, 과금 방식을 테스트하는 등을 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획득’에서, 돈을 너무 많이 혹은 적게 쓰지 않으려면 꼭 알아야 하는 지표들. 고객 획득 비용 CAC, 고객 생애 가치 LTV, 그리고 투자 회수 기간 투자 회수 기간 개념을 배워 봤습니다. 이 지표들은 어떤 종류의 프로덕트이든, 꼭 측정해야 하는 지표들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고객 ‘활성화’ 관련 지표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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