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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하며, 재미와 성과를 잡아온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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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하며, 재미와 성과를 잡아온 비결은?
우연히 동환님을 알게 된 건 3년 전, 온라인에 글을 발행하기 시작했을 때 ‘서로 글쓰기에서 선의의 경쟁자가 되어보지 않겠냐’는 재밌는 메시지로 인연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PO로서 ‘제품’에 대한 인터뷰는 많이 했지만, ‘본인’에 대한 인터뷰는 해본 적 없다는 동환님의 말에 전문 인터뷰어는 아니지만 동환님 개인의 인생과 가치관을 글로 담아보기로 했다. 이러한 동환님의 이야기가 다른 분들에게도 큰 울림이 되리라 생각한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하면 내 인생을 재미있고 행복하게 채워갈 수 있을까를 모토로 삼고 살아가는 김동환이라고 합니다. 그 재미 중 하나로 현재는 쿠팡에서 PO(Product Owner)로 재직 중이고 샤인이라는 부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대에서 개발 코딩 수업을 듣는데 교수님이 갑자기 과제를 주시고 ‘빨리 짜는 사람 순서대로 그냥 가면 돼’라고 하는 거예요. 그때는 제가 워낙 코딩에 관심이 없어서 뭘 짜야 하는지도 몰라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한 5분 정도 지났나 갑자기 한 명이 일어나서 ‘다 했습니다’ 하고 가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저 정도로 코딩을 즐겨 할 수 없다면 개발자의 길은 맞지 않겠다 싶어서 내가 즐길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대학교 학과와는 관계없이 제가 재미있어할 만한, 평소에 관심 있던 인디밴드, 파티 플래너 그리고 댄스팀도 해봤는데 모두 다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특히 파티플래너를 하면서 리서치하고, 리서치 내용을 기반으로 기획하면서 사람들의 니즈에 맞게끔 파티를 만들었는데 파티 현장에서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니 매우 보람차고 굉장히 재밌었어요.
파티 기획, 운영을 하면서 사람들과 연결되고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에 흥미를 느껴서, IT 쪽에 연관되는 게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니 UX 디자이너랑 핏이 제일 잘 맞을 것 같더라고요. 공대를 졸업하고 UX 디자이너로 취업하려 했는데 그때가 2010년도쯤이라 그때는 UX, UI 디자이너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을 때거든요. 관련 정보를 구할 곳이 많이 없었어요.
그래도 무식한 게 용감하다고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대학교 학과와는 전혀 관계없이 UX 디자이너 채용에 지원했고 수많은 서류 탈락을 맛봤죠. 디자인과가 아니니까 서류 통과 자체가 어려웠는데 딱 한 군데 외국계 기업이었던 회사에 서류 통과를 했습니다. 당시 인터뷰어였던 팀장님(저의 첫 사수)이 인터뷰에서 저를 좋게 잘 봐주셔서 운 좋게 입사하게 되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IT 세계로 발을 들였습니다.
아니에요. 첫 회사는 UX 디자이너로 3년 정도 다녔는데 회사가 어려워져서 구조조정을 하면서 반강제 백수가 됐어요. 그리고 제 인생의 3번째 터닝포인트가 된 알서포트라는 원격 솔루션을 가진 회사에 UX 디자이너로 입사했어요. 그리고 UX 디자이너로서 ‘모비즌’이라는 프로덕트를 처음 만나게 됐죠.
여기에 대한 스토리를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은데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산전수전 공중전 그리고 인생역전까지 이루면서 ‘모비즌’이라는 서비스를 굉장히 많은 글로벌 사용자가 사용하게 되고, 성장 속도가 가팔라짐에 따라 프로덕트의 진화가 필요했어요.
이 과정에서 저도 같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면서 센터장과 PO를 겸직했어요. 좀 더 보태자면 프로덕트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지식이 많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저도 UX 디자이너라는 R&R을 PM(Project Manager)으로 확장하면서 모비즌 디자인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맡게 됐습니다. 이후로 모비즌이 더 큰 진화를 하면서 PM을 거쳐 PO로 직무 전환을 자연스럽게 했고 모비즌이라는 프로덕트 자체를 관리하게 됐습니다.
그때가 2015년 즈음이었는데 한국에는 PO의 개념이 없었을 때라, 제가 하고 있던 일이 프로덕트 오너가 하는 일인 줄도 몰랐어요. 그냥 이 앱을 애지중지하면서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A부터 Z까지 이것저것 다 했어요. 비전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고, 그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 위해서 다른 기업과 미팅도 하고, 네트워킹도 하면서 살다 보니까 나중에 시장에서 이런 사람을 프로덕트 오너라고 부르더라고요.
UX 디자이너에서 PO로 직무를 전환했을 때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선택과 결정’ 영역이 크게 달랐어요.
무슨 말이냐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선택과 결정이 굉장히 큰 차이를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UX 디자이너였을 때는 사용자와의 접점이나 데이터가 많기도 하고, 시각화하면서 이해관계자와 논의를 통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선택과 결정이 크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죠.
그런데 PO는 비전, 전략 그리고 로드맵을 수립할 때 보이지 않는 영역이 많거든요. 물론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결정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선택에 대한 결정과 책임이 UX 디자이너였을 때보다 굉장히 컸어요.
어려움이 많았죠. 그래서 맨땅에 헤딩도 많이 했어요. 제 IT 커리어를 돌이켜보면 대부분 맨땅에 헤딩을 해왔어요. UX 디자이너를 할 때도 그랬고, 프로덕트 오너를 할 때도 그랬어요. 좋게 해석하자면 개척되기 전이나 정형화된 데이터가 없는 시장에 들어가다 보니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정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체계적인 지식이 없이 무지하다 보니까 그냥 부딪히면서 부족한 부분을 계속 빨리빨리 채워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PO가 막 되었을 때도 네트워킹을 통해서든지 아니면 자료를 찾아서라든지 모르면 일단 부딪히면서 정보를 얻고, 그걸 다시 프로덕트에 적용하면서 성과 측정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운이 좋게 작용했어요.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항상 그런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운이 좋게 작용하는 부분을 얘기하는데 제가 딱 그랬었던 것 같아요. 운이 타이밍에 맞게 잘 작용해서 좋은 성과로 이어졌어요.
네! 저는 사실 지금 쿠팡에서도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어요. 제가 이전에 있었던 회사의 인더스트리(Game and screen recording)랑 지금 쿠팡의 인더스트리(e-commerce)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래서 겹치는 맥락이 하나도 없어요.
맨땅에 헤딩이 습관이 돼서인지 모르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별로 없어요. 매번 맨땅에 헤딩을 해도 이겨내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제 몸이 기억해서 익숙해요.
처음 막 시작하면 안개가 너무 껴서 내가 뭘 찾아가야 되는지 뭘 봐야 하는지 잘 보이지가 않아요. 그때 저는 항상 ‘Why, How, What’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많이 묻고 답을 적어봐요. 내가 모르면 뭘 모르는 거지에 대한 부분들을 쭉 나열하고, 내가 왜 모르지, 무엇을 알고 싶은지 질문하고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면 그 안개가 어느새 걷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쿠팡에서도 맨땅에 헤딩하면서 제 나름대로 재미있게 잘 헤쳐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모비즌을 관리하면서 팀원들과 함께 만든 성과예요.
이 중에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이벤트를 말씀드려 보자면 모비즌이 2016년 올해를 빛낸 앱에 선정되기 전년도인 2015년에 발생한 이벤트예요. 모비즌이라는 앱은 안드로이드 화면을 녹화하는 앱인데, 다른 앱의 화면을 녹화하고 사용자들은 녹화한 영상을 유튜브나 네이버 카페 등에 공유하다 보니까 저작권 관련된 이슈가 참 많았어요.
이를테면 사용자들이 간혹 강의를 녹화해서 그 자료를 무단으로 배포하는 거예요. 원래는 게임을 할 때 게임 플레이를 녹화해서 자랑도 하고, 플레이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 공략에 대해 공유하라고 만든 건데 의도와는 다른 행태로 쓰이게 된 거죠.
그러면서 구글 플레이 측에 신고를 당했고, 저희가 인지하지 못했던 법적 위반 사항들로 인해 하루아침에 앱이 삭제됐어요. 출근해서 매일 데이터 체크를 하는데 다운로드가 0인 거예요. 구글 플레이에 검색을 해도 안 나오고, 개발자 페이지 들어가 보니 앱이 삭제됐다고 나오더라고요. 엄청 당황했죠.
지금은 구글 플레이에서 사전 경고를 주는데 그 당시엔 경고도 없이 삭제당했어요. 그걸 복구하느라고 저희가 위반했던 내용을 빠르게 조치하면서 구글 쪽에 클레임을 걸었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앱을 연락도 없이 삭제하면 어떻게 하냐”면서 구글 코리아 측과 클레임을 한창 하다 보니까 그때 연결된 사람이랑 되게 친해진 거예요.
그들도 구글 플레이 정책에 근거해서 삭제한 거지 저희가 싫어서 삭제한 건 아니니까요. 앱 복구에 도움도 많이 주고 그 이후로 서로 접점이 생기게 됐어요. 나중에는 오히려 구글과 모비즌이 파트너십을 맺고 구글에서 모비즌이라는 앱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주는 계기가 됐어요. 이 과정에서 EAP(Early access partner)로서 구글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고 많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직을 하게 됐지만 이 사정이 있기 전까지는 9년 동안 단 한 번도 이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재미있는 게 9년 동안 재직하면서 지금 재직 중인 쿠팡에서도 2차례 오퍼가 왔었어요. 그땐 모비즌이 너무 재밌어서 다른 곳을 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쿠팡 PO로서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웃음).
본론으로 돌아와서 모비즌이란 프로덕트를 처음으로 탄생시켜서 키워간다는 것에 대한 굉장한 애착이 있었어요. 모비즌이 태어난 이후로 제가 관리할 때까지 약 2.5억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어요. 광고비 한 푼 쓰지 않고 순수 오가닉으로 유입해서 2.5억. 너무 멋지지 않나요? 모비즌이란 이 아이의 순수한 매력에 전 세계 인구 중 2.5억 명이 매료되었던 거니까요. 그래서 이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죽을 때까지 책임지고 싶다 이런 감정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네. 진짜 아이처럼. 그래서 이 아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긴다는 것 자체를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고, 이 아이는 내가 평생 책임져야 되는 아이다라고 생각해서 자연스레 오랫동안 그 회사에서 있을 수 있었어요.
아까 잠깐 언급했듯이 중간중간에 다른 회사에서 오퍼가 몇 번 왔었거든요. 제가 당시에 받고 있는 연봉보다 2배 넘는 연봉을 제안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내가 이 아이를 계속 책임질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재미있고, 내 인생에 값진 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한 회사에 오래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요. 처음에는 모비즌을 스크린 녹화 앱으로 출시하지 않았고 PC에서 모바일 화면을 미러링 하는 앱으로 출시했어요. ‘모바일 화면을 PC에서 크게 키워서 게임할 수 있어요’라는 콘셉트로 출시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어요.
이유는 이 앱을 사용하기까지 사용자에게 허들이 높았어요. 기본적으로 PC와 모바일을 보유하고 있어야 사용할 수 있었고, 두 개의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 조금 복잡한 프로세스가 있었거든요. 그렇다 보니 사용자가 처음 사용하기까지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이한 계기로 모비즌이 크게 이슈화된 적이 있었어요. 바로 애니팡인데요. 옛날에 카카오톡 친구하고 게임하면서 점수 올리고 경쟁하고 이런 게 되게 핫했잖아요. 모비즌을 쓰면 PC에서 모바일 앱 원격 제어도 됐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애니팡 1등을 하려고 모비즌과 매크로를 함께 사용해서 게임을 하는 거예요. 보통 같으면 몇 만 점 나오는 게, 모비즌과 매크로를 돌리면 몇 백만 점을 얻고 친구들 사이에서 항상 1등을 하게 되니까 이걸 알게 된 사람들이 너도나도 모비즌을 쓰기 시작했어요.
맞아요. 정말 핫했어요. 근데 그때 애니팡 회사에서 모비즌 앱을 차단했어요. 모바일에 모비즌 앱이 설치되어 있으면 애니팡을 쓸 수 없게 차단하는 코드를 심은 거죠. 그러면서 IT와 게임 시장에서 핫이슈가 됐어요.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 이걸 노이즈 마케팅으로 썼고 기사도 많이 냈어요.
네. ‘모비즌 애니팡한테 차단당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 기사를 만들어서 애니팡과 모비즌을 같이 쓸 수 있게끔 해달라는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했고요. 또 애니팡 측에도 의견을 말했죠. 그러면서 모비즌이 게임 시장에서 유명해졌어요.
2-3년이요. 사실 모비즌이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는 생각조차 못 했어요. 초창기만 해도 2.5억 이상 다운로드가 될 거다라는 생각해 본 적은 없었고. 그 당시만 하더라도 100만 다운로드만 하면 우리는 성공하는 거다라고 생각했거든요.
네 맞아요. 터질 줄 몰랐는데 운칠기삼이었죠. 모비즌은 애니팡을 통해 B2C에 강제로 핫데뷔를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초창기엔 저희가 모비즌으로 B2C보다는 B2B에 힘을 쓰고 있었어요.
예전에 삼성이 노트북에 사이드싱크라고 노트북에서 폰을 미러링 하고 원격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어요. 그 기능을 저희 회사에서 개발했거든요. 기술 기반으로 B2B에서 매출이 생겼기 때문에 B2C 매출이 없었어도 계속 버티면서 B2C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랜 경력은 아니지만 IT에서 13년 넘게 경력을 쌓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어떤 일이건 나한테 의미 없었던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당시에는 되게 허튼짓이었던 것 같아도, 언제 어느 순간에는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맨땅에 헤딩하면서 그때 피를 좀 흘리긴 했지만 결국엔 이게 나한테 좋은 영양분이 되어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됐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하는 노력과 행동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다만 조언 드리고 싶은 부분은 내가 하는 행동이 정말 재밌고 행복한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진짜 내 만족을 위해서 내 행복을 위해서 내 인생의 철학에 맞게 살고 있는지, 이건 항상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그 당시 모비즌이 100만 다운로드만 돼도 되게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고, 초창기에 페이스북에 ‘모비즌 100만 다운로드 가자!’라고 하면서 혼자만의 결심을 올리고 다짐했던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목표를 달성하면서 한 발짝 한 발씩 나아가는 그 과정이 너무 재밌었어요.
모비즌의 다운로드 수가 매일매일 느는 걸 보고 ‘모비즌에 이런 기능을 넣으니 다운로드 수가 되게 높아졌네’, ‘이번에 새로운 기능은 생각보다 사용자가 많이 쓰지 않네’ 분석하면서, 나와 동료들의 행동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자주 확인했어요. 그 과정이 저는 그냥 너무 재밌었어요.
그렇게 모비즌 100만 다운로드 달성을 딱 찍고 나니, 그다음 목표를 1천만 다운로드, 그다음이 5천만 다운로드, 그다음 1억 다운로드. 모비즌의 다운로드 수가 증가할수록 높아질수록 나라는 사람의 역량도 같이 높아지는 게 보이니까 그게 되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네. 그래서 내가 의미 없는 짓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은 안 했고, 대신 이게 진짜 내가 재미있어하고 행복한 게 맞아라고 물었을 때는 항상 그 대답은 ‘Yes’였어요.
9년 동안 항상 지금 내가 행복한가에 대한 대답은 ‘Yes’였고 좀 더 나아가면 회사에서 월급 주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왜냐하면 내가 재밌어서 일을 하는 건데 매달 돈을 주니까, 그래서 공돈 받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았어요. 돈은 사실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고 내가 재밌어하는 게 무언지를 더 찾았던 것 같아요.
제 철학이 그거예요. 재밌게 살자! 뭐든지 했을 때 재밌어야지 재미없으면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지유님과 이렇게 얘기하는 순간도 저한테는 너무 재밌어요.
음… 딱히 번아웃은 없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항상 제가 재밌는 일을 하려고 선택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항상 why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게 나한테 재미가 있나, 없나를 물었을 때 재미가 없으면 ‘No’라고 했어요. 이런 부분이 어쩌면 자기중심적인 결정이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는 번아웃 없이 지금까지 쭉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전 회사에서 B2C 사업을 총괄했는데, 회사에서는 제가 B2B도 맡아주기를 원했어요.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B2B를 하기 싫었어요. 이유는 B2C처럼 저와 사용자가 동등한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게 아니라, B2B는 갑과 을의 관계 속에서 갑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들어줘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회사에서 대표님이 B2B 사업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매번 거절하면서 그 대신 회사에서 원하는 매출을 B2C로 만들겠다고 했어요. 다행히도 B2C에서 좋은 성과가 많이 나서 B2C만 맡아왔어요.
맞아요. 만약에 제가 어쩔 수 없이 B2B를 맡아야 했다면 그 회사에서 9년 동안 지낼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저에게 B2B는 너무 재미없는 순간의 연속이였어요.
경험해 보니 내가 가진 걸 많이 퍼트리면 퍼뜨릴수록 더 많은 것들이 나에게 돌아오더라고요. 내가 가진 정보가 핫하고 중요해서 나만 알고 있으면 더 가치 있을 것 같지만,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 혼자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더라고요.
정보뿐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만들어낸 아이디어도 많이 공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남한테 뺏길 것 같은 걱정이 드는데 사실 저는 제일 중요한 건 실행력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디어를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생각일 뿐이고, 오히려 아이디어는 많이 공유하면 할수록 그 아이디어에 관련된 사람을 더욱더 많이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그 사람들을 통해서 내 아이디어를 더 진화시키게 되거나 실행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가 많이 생겨요.
그래서 공유를 많이 하면 할수록 자신에게 더 좋은 것들이 많이 돌아오니까 많은 것들을 공유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저는 평소에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거든요. ‘왜 이걸 하려고 하는 거지’, 이게 나한테 재밌나’, ‘왜 일을 하려고 하는 거지, 이게 나한테 어떤 가치를 주길래’ 이런 질문을 많이 해요.
저는 이게 습관이 됐어요. 어떤 걸 할 때 왜라는 질문을 해보고 그 대답이 제가 가진 철학 (저의 경우에는 재미)이랑 매칭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철학이 ‘재미있게 살자’라서 왜라는 질문을 했을 때 제가 가진 철학과 잘 맞는지 아닌지 생각하고, 맞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실행해요. 그래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왜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자주 던져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간 활용을 잘하셨으면 좋겠어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으로 평등하게 주어져요. 그런데 그 시간의 가치, 시간의 쓰임은 개인마다 다 달라요. 전 시간의 가치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처음엔 미비할지라도 누적되면 훗날 굉장한 차이를 발생시킨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금이라는 말 있죠? 이 말에 너무 공감해요. 시간은 금이니까 금을 잘 투자해서 부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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