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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지난해 7월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며, 알뜰폰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렸습니다. KB국민은행이 ‘리브엠’이라는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또다시 금융사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것이죠. 최근에는 핀테크 기업이자 지역화폐 플랫폼을 운영하는 코나아이도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고, 카카오 역시 알뜰폰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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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지난해 7월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며, 알뜰폰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렸습니다. KB국민은행이 ‘리브엠’이라는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또다시 금융사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것이죠. 최근에는 핀테크 기업이자 지역화폐 플랫폼을 운영하는 코나아이도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고, 카카오 역시 알뜰폰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5월 15일 알뜰폰 계열사인 ‘스테이지파이브’를 통해 카카오톡으로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을 영입할 정도로 알뜰폰 사업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금융권은 물론 빅테크까지 기존 사업과 접점이 없어 보이는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 그 이유와 사업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금융권 알뜰폰 사업 진출의 첫 시작은 KB국민은행입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사업 특례로 알뜰폰 '리브엠'을 선보였습니다. 국민은행은 일찍이 통신사업에 관심을 가지며 빠르게 가입자 수를 확보해나갔죠.
이들이 특히 주력한 건 통신과 금융 간의 결합입니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분야를 연계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것인데, 일례로 국민은행은 모바일 뱅킹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모바일 뱅킹 앱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유심칩에 자사 인증서를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요즘 기존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디지털화’인데, 이들은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화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디지털화는 기존 금융권, 특히 은행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모바일 뱅킹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토스나 카카오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스는 토스 앱 내에 통신 서비스 부분을 배치함으로써 토스의 다른 서비스들과 연계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령, 알뜰폰 가입 시 본인인증을 할 때 토스 인증 사용을 하게 함으로써 인증 영역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미 토스는 이런 부분에 강합니다. 2021년엔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인수해 타다 이용자들의 결제 방식을 토스의 결제 사업과 연계했고요.
카카오의 알뜰폰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 역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와 금융, 통신 결합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미 카카오페이 내 ‘통신, 로밍 메뉴’를 신설했고, 통신, 로밍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카오페이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알뜰폰 이용자들은 알뜰폰 서비스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됩니다.
다만 토스, 카카오 등 테크 기업과 KB국민은행 같은 기존 금융권은 알뜰폰 진출 배경에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비금융 데이터’에 얼마나 진심이냐는 건데요. KB국민은행, 토스, 카카오 모두 알뜰폰 사업을 통해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지만, 기존 금융권의 경우 더 절실합니다.
고객 데이터는 금융 기업에 매우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화 맞춤 금융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충성 고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금융권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존 금융 사업만으로는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것이죠.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비금융 데이터를 대량 확보해나가는 것과는 상반됩니다. 그래서 기존 금융 기업들은 통신사업에 진출함으로써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금융 상품과 연계하려는 목적입니다.
통신사의 경우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고객 이동정보, 통신비 납부내역 등의 데이터를 쌓는데, 금융권은 이를 활용해 결제 등과 연결된 소비 패턴, 신용점수 측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전혀 다른 업종 간의 데이터 공유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통신 사업의 비금융 데이터는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이러한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에서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도 출혈 마케팅을 지속해왔습니다.
이외에도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은행들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왔는데요. 신한은행은 갑자기 배달앱 시장에 진출해 소비자들의 구매 데이터를 확보했고, 우리은행은 편의점 물품 배달과 택배 배송 서비스를 자사 모바일 앱에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테크 기업에 비해 비금융 데이터를 얻기 힘든 구조에 있는 기존 금융권에선 앞으로의 생존을 위해 고객 데이터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KB국민은행, 토스, 카카오의 알뜰폰 사업 전략은 어떨까요?
먼저 KB국민은행의 경우 전통 금융 기업답게 금융 상품 결합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The주는 적금', '반려행복적금', 'KB국민 리브엠 체크카드' 등의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계열사와 연계한 보험 상품으로 통신비 보장 보험 등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카카오와 토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들은 앱 이용자 수가 매우 높은 만큼 앱에서 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는 물론 카카오톡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으며, 자사 플랫폼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엔진 ‘카카오i’를 통해 문자인증 등의 가입 절차를 간편하게 했으며, 요금제 가입 시 카카오페이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토스의 경우, 역시 앱에 알뜰폰 요금제 메뉴를 배치하여 최대한 많은 토스 이용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매달 데이터 캐시백을 통해 데이터를 적게 쓴 달엔 요금을 돌려받고, 토스페이가 되는 모든 브랜드에서 쇼핑, 결제할 때도 10%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무료 유심, 신속한 배송은 물론 토스 앱에서 데이터 사용량을 조회, 관리 등이 가능합니다. 한 마디로 토스 앱 안에서 캐시백을 돌려받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이렇듯 금융권, 테크 기업의 알뜰폰 진출과 가입자들의 이동이 늘어나면서 SK텔레콤, KT 등 기존 통신사들은 때아닌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통신 3사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0만 3423명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지속되는 금융권들의 알뜰폰 진출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우선 크게 두 가지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요. 요금제의 가격을 내리는 것과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알뜰폰 요금제에 비해 큰 단점으로 작용하는 기존 통신사의 비싼 요금을 낮춘다는 건데요. 대표적으로 통신 3사가 기존 5G 요금제보다 저렴하고, 데이터 제공량을 두 배로 늘린 ‘청년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통신비를 절감하려는 청년층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 결합 상품 출시 및 할인입니다. 알뜰폰 요금제의 단점은 IPTV, 인터넷 등 결합 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는 건데요. 결합 상품 가입은 기존 통신사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통신사들은 추가 결합 상품 출시 및 결합 할인을 통해 가입자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알뜰폰보다 비싼 요금제가 문제인데, 이러한 노력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금융권 기업들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지도 모릅니다. 이미 신한은행은 KT와 함께 알뜰폰 제휴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고,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알뜰폰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2월, 정부가 통신 시장의 독과점을 지적하면서 금융권을 비롯한 테크 기업 등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처럼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더 많아질수록 기존 통신 3사가 지배하던 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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