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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종사자라면 ‘네카라쿠배당토’ 란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일컫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처럼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 즉 소위 말하는 한국의 IT 공룡 기업을 묶어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요즘은 직방과 야놀자가 추가되어 ‘네카라쿠배당토직야’ 라고 불린다고 하네요. 어찌 됐든 이런 단어가 등장한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선망하는 기업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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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디자이너가 ‘네카라쿠배당토’ 꿈꾸기 전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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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커리어는 어디로 향하나 

업계 종사자라면 ‘네카라쿠배당토’ 란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일컫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처럼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 즉 소위 말하는 한국의 IT 공룡 기업을 묶어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요즘은 직방과 야놀자가 추가되어 ‘네카라쿠배당토직야’ 라고 불린다고 하네요. 어찌 됐든 이런 단어가 등장한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선망하는 기업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직장인의 63%가 올해 구체적으로 이직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네카라쿠배당토’라고 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 디자이너분들도 대부분 이 기업 출신이며, ‘어디로 이직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다수가 위 기업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디자이너 '네카라쿠배당토'
<출처: 작가>

 

대다수 디자이너는 왜 이런  IT 공룡 기업에 가고 싶어 할까요? 아니, 왜 사람들 대부분은 큰 기업에서 일하길 원할까요? 큰 이유는 당연히 연봉일 거라 생각합니다. 머슴살이를 해도 대감집에서 하라는 말처럼 다 같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받고 좋은 혜택을 누리며 일하는 삶이 좋으니까요. 실제로 사람인에서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직 관련 조사에서 이직 사유 1순위가 더 높은 연봉(52.4%)이기도 하고요.

 

이른바 ‘사벌'은 학벌처럼 본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여주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합니다. 그럼 사회적으로도 좋은 평판이 생길 가능성이 높죠. 이 평판은 살면서 다방면으로 유리하게 적용됩니다. 이직, 연애, 결혼,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요. 이 외에도  IT 공룡 기업 등 큰 기업에 다니고 싶은 이유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렇게 큰 기업에 입사한 이후엔 다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까요? 아마 승진하거나 다른 대기업으로 이직할 것입니다. 본인의 능력으로 서비스를 키우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스타트업으로 가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드물게 파이어족이 되어 디자이너 생활을 청산하는 분도 봤습니다만 흔한 케이스는 아니고, 대부분 기업에서 기업으로 돌고 돕니다. 네이버 갔다가 카카오 갔다가 하는 거죠.

 

이 글은 돌고 도는 패턴이 왜 발생하는지, 또 각 기업마다 디자이너에게 어떤 역량을 바라며, 디자이너는 이러한 굴레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등 디자이너 커리어에 대한 여러 가지 물음에서 시작됐습니다.

 

물론 글에서 언급한 사례는 주위 선배, 지인들의 상황을 참고한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이라 절대적으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회사의 규모나 사람의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 중심으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각 기업별 특성과 디자이너의 역할

어느 회사에 다니든 디자이너 역할의 커다란 공통점은 가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그 큰 틀 안에서 기업의 규모마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조금씩 다르게 요구됩니다.

 

1. 디자인 에이전시

디자인 에이전시는 클라이언트와 계약을 맺고, 요구사항을 고려한 최적의 제품을 만들어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합니다. 서비스의 컨셉부터 만들어야 하는 경우, 디자이너는 문제점을 분석해 해결점을 담은 다양한 룩의 디자인을 제작합니다. 개발 구현 가능성을 고려해 작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컨셉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게 우선이기에 좀 더 컨셉츄얼한 디자인을 하기도 합니다. 개발 구현 가능하도록 디자인을 정제하는 건 큰 컨셉이 정해진 이후에 해도 되니까요. 물론 애초부터 개발 구현을 고려하여 작업하는 게 베스트지만 그것보단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자인 제안이 우선입니다.

 

2. 대기업

기업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서비스의 규모도 커집니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점차 세분화되고 다양한 컨셉 디자인을 하기보단 한 가지 서비스를 깊이 있게 디자인합니다. 일정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를 달성한 서비스라면 품질 향상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제품에도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있기에 유관부서 및 협력사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주된 역량은 유관부서에게 본인의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협력사를 매니징할 수 있는 리딩 능력, 깊은 사고를 바탕으로 한 유려하고 완성도 있는 디자인 능력입니다.

 

3. 스타트업

스타트업도 다 같은 스타트업이 아니기에 일반화하기 조심스럽습니다만, 보통은 제품을 만들 때 투자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투자를 받고 나면 그것보다 상당한 수익을 내야 하죠. 그래서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덕트 마켓 핏을 찾아야 하는 경우라면 시장에 어떤 핏이 먹힐지 여러 가설을 세우며 이런저런 시도를 할 것입니다.

 

스타트업이 보통 이런 구조다 보니 디자인할 때 빠른 호흡이 중요합니다. 품을 들여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가설을 빠르게 검증하기 위한 속도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완벽보단 완성에 초점을 두는 것이죠. 또한 개발 비용이나 리소스 절감을 고려한 디자인을 하거나, 상황에 따라 디자인 외적인 업무까지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에이전시건, 대기업이건 스타트업이건 모두 수익 창출을 위해 만들어진 기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기업은 시장에서 잘 팔릴법한 제품을 만들고 동시에 비용 절감을 하는 등 수익을 위해 노력합니다. 기업 시점에서 디자이너는 제품이 잘 팔리기 위해 비주얼이나 설계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직원입니다. 그게 기업이 디자이너를 고용한 이유죠.

 

제품 생산 속 ‘디자인’ 자체가 구조화된 시스템 속에 종속되고, 협업 속에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독단적으로 제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디자인을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회사에 귀속되어야 하죠. 이렇게 회사에 종속된 디자이너는 더 많은 수입을 벌기 위해 현재보다 괜찮은 조건의 회사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특히 디자이너는 다른 직무에 비해 초봉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연봉을 높이기 위해서 이직을 많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로 동일 기업 내 연봉 인상률보다 이직 시 연봉 상승률이 더 높으니까요.

 

 

가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세 가지 마인드 셋

이런 냉정한 시장의 흐름 속에서 디자이너는 어떻게 슬기롭고 현명하게 살아가야 할까요? 디자인 툴을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서비스를 분석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라는 둥 정형화된 스킬에 대해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미 온라인엔 그와 관련된 좋은 글이 많이 있기에 조금만 검색해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방법보다 방향을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장에서 나의 가치를 높이는 단단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지녀야 할 마인드 셋 세 가지를 적어 보겠습니다.

 

1. 회사 타이틀을 내려놓고 나를 바라보기

그럴듯한 회사에 다닌다고 해서 회사의 타이틀이 곧 내가 될 순 없습니다. 물론  빅테크 기업이나 대기업엔 능력 있는 실력자분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곳에 다니지 않는 사람의 실력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순 없죠. 큰 기업이 아닌 작은 회사에서 업무의 A부터 Z까지 담당하는 엄청난 실력자분도 많습니다. 때문에 대기업에 다닌다고 해서 우쭐해할 필요도 없고 중소기업에 다닌다고 해서 위축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회사 타이틀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시장에 나와야 하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지금 모습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강점이 빛을 발하는지 등 나를 한번 반추해 보세요. 처음엔 못난 모습을 마주할 때 불편한 감정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습 또한 나이기에, 온전한 내 모습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디자이너 '네카라쿠배당토'
<출처: unsplash>

 

2. 경험은 인생을 다채롭게 만드는 리소스다

세계 최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창립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사업 초기 모르는 사람을 자기 집으로 불러오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많은 투자자로부터 외면당했습니다. 하루빨리 자금을 마련해야 했던 창립자들은 보통의 사업가보다 조금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당시 미국엔 민주당 전당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고, 이 흐름을 틈타 창립자들은 대선 후보들의 얼굴을 그린 시리얼 박스를 출시해 판매합니다. 일명 오바마 오즈(Obama O’s)와 캡엔 매케인스(Cap’n McCain’s)였습니다. 뜬금없이 숙박업체에서 웬 시리얼 박스를 파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획기적인 디자인의 시리얼 박스덕에 초기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그들의 생존력을 높이 평가한 세계 최고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는 그들에게 20,000달러를 투자했다고 합니다.

 

디자이너 '네카라쿠배당토'
오바마 오즈(Obama O’s/좌) 와 캡앤 매케인스(Cap’n McCain’s/우) 시리얼 박스 <출처: 스니펫 파이낸스>

 

창립자들이 사업 초기 자금이 많았다면 아마도 순탄하게 에어비앤비를 운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위급한 순간이 있었기에 ‘대선 후보 시리얼 박스'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고, 숙박 플랫폼임에도 시리얼 박스까지 판매하는 끈질긴 생존력이 투자자의 마음을 흔들지 않았나 합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경험은 끊어지지 않고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부정적인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사람은 그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지만, 어떤 이는 상황을 모면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찾아냅니다. 에어비앤비 창립자들처럼요.

 

혹시 지금 다니는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 중이신가요?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왜 그 문제가 본인 시야에 들어오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다음 행보를 알려주는 중요한 열쇠일 수도 있습니다.

 

3. 페이스에 맞춰 사소한 행동부터 시작하기

큰 기업에 입사하고 싶은 신입 디자이너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는 경력이 많지 않고, 자격 요건 중 대다수가 충족되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업무가 너무 많아 주말 출근도 종종 있어 포트폴리오를 만들 여유조차 없다고 합니다.

 

내가 만약 선배라면 이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일까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당장 그만두고 큰 기업 취업을 위해 밤잠 줄여가며 포트폴리오도 열심히 만들고 면접 준비를 하라고 하면 될까요?

 

물론 이렇게 실행한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원하는 기업에 합격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사람에게 적합한 조언은 아닙니다. 고민이 많고 조심스러운 사람에게 하던 일을 당장 때려치우고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몰입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거죠.

 

대신 본인 페이스에 맞게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부터 실행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행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상황부터 재정비하는 것입니다.

 

명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실천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음에도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완벽한 행동을 해야야 할 것 같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현재에 집중해 보세요. 바쁜 일상 속에 실행하고자 하는 것을 추가했을 때 내 컨디션에 무리가 없을지, 무리가 있을 것 같다면 어떤 것을 덜어낼지 등 현재 나에게 집중하고 내 페이스에 맞는 행동부터 시작해 보는 겁니다.

 

디자이너 '네카라쿠배당토'
<출처: unsplash>

 

‘만약 여러분이 배를 짓고자 한다면, 

더 많은 나무를 얻고, 일을 나누고, 지시하는 데 많은 힘을 쓰지 말라. 

다만 사람들에게 광대하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갈망을 가르치라’ 

-생텍 쥐페리

 

저마다 인생에서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가 있을 것이고, 가치를 이루기 위한 길을 인생이라고 한다면, 주변에 있는 것들은 나를 도와주는 툴입니다. 작게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회사 타이틀부터 크게는 시장의 구조까지. 모두 내 꿈을 도와주는 일종의 도구인 셈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디자이너가 자기 인지를 통해 본인의 현재 위치, 상황, 마음을 마주하고 커리어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 자료>

세상을 정복한 26살 창업가들의 무한도전, <에어비앤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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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UI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디자인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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