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통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쿠팡 와우 넘어설 수 있을까?

신세계 ‘유니버스’요?

콘텐츠 업계에서 ‘세계관 마케팅’이 흥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디즈니의 마블이 있으며, 국내 아이돌 산업에서도 친숙하게 쓰이는 소재입니다. 특히 마블 등 특정 제작사(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은 영화, 드라마, 웹툰 등 파생되는 콘텐츠를 계속 소비합니다. 그들의 세계관을 오롯이 이해하기 위해서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이를 통해 성공했고, 자사 콘텐츠의 순환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구독 서비스입니다. 팬이 아닌 이상 소비자는 늘 바쁘고 귀찮아합니다. 그러니 ‘구독’을 통해 한 플랫폼에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화수분 같은 이 아이디어를 이커머스 업계에 가져온다면 어떨까요? 바로 신세계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입니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앞으로 신세계가 추구하려는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 이커머스 업계는 상품군의 차별화를 위해 오픈마켓 형태 등으로 셀러와 다양한 상품을 확보했는데요. 국내를 넘어 해외 직구나 리퍼(중고) 매장까지 카테고리를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그다음 쿠팡과 컬리의 사례처럼 ‘배송’에 힘을 실었습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의 경우 ‘쓱배송'이라는 자체 배송을 시작했고, 풀필먼트를 구축하기 힘든 곳에선 제휴를 통해 빠른 배송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죠.

이쯤 되니 더 이상 다양한 상품이나 빠른 배송은 차별점이 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컬리, 배달의민족이 뷰티 등 상품군을 늘리며 이커머스의 경계를 허물고 있고요.

그래서 이제 서비스의 무한 확장이 아닌,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멤버십입니다. 이미 쿠팡 와우나 네이버 멤버십 등이 있지만 주로 온라인에 특화되어 있었는데요. 이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온, 오프라인 연계를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vs 쿠팡 와우 멤버십

우선 이커머스 멤버십의 강자인 쿠팡 와우 멤버십과 6월 8일 론칭 예정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참고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6월 7일까지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세한 혜택은 론칭 당일 공개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사전 혜택에 안내된 내용으로 비교를 진행했습니다. 

쿠팡은 메인 화면 및 상품 리스트에서 와우 멤버십을 홍보하고 있는데요. ‘쿠팡 추천’ 등의 태그와 상위 노출 구좌, 그리고 상품 상세페이지를 통해 와우 멤버십 할인이 적용된 가격과 버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론칭 전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이며, 총 2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기존 스마일클럽 회원에겐 사전 동의하면 15,000원 상당의 오프라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전략은?

그렇다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가입한 사용자를 한번 상상해 볼까요? 그는 평일 아침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십니다. 주말엔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가끔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쇼핑도 합니다. 온라인 쇼핑은 SSG이나 G마켓을 이용하고요.

사실 신세계 백화점이나 면세점처럼 정확한 명칭이 아닌 스타벅스, 이마트, G마켓 등은 신세계 계열사라는 걸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각각의 개별 서비스로 느껴지지만, 이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통해 신세계 계열사의 세계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스타벅스를 위해 멤버십에 가입한 사람에게 신세계 유니버스의 또 다른 서비스를 유도하며 고객군을 늘리는 전략입니다. SSG을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외부로부터의 홍보가 가능합니다.

또한 신세계는 온라인에서만 파이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강점인 오프라인 연결성을 강화했습니다. 네이버나 쿠팡 같은 곳에선 타깃으로 하지 못하는 오프라인 고객을 잡은 것이죠.

하지만 이 전략이 정말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세계 계열사인 스타벅스를 대체할 수 있는 커피 전문점은 많습니다. 또한 이마트보다 쿠팡의 제품군이 훨씬 많고요. 휴대폰, 명품 등 값비싼 제품도 쿠팡에서 충분히 구매할 수 있습니다. 최근 쿠팡 플레이의 흥행 결과도 나쁘지 않고, MZ 세대를 끌어모을 콘텐츠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오프라인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 소비자라면 여전히 쿠팡이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멤버십 전쟁의 승자는?

기존 이커머스 업계는 배송에 집중했지만 더 이상 큰 차별점이 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제 이커머스는 ‘멤버십’으로 2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멤버십을 통해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추후 파생되는 신규 서비스도 마치 멤버십 혜택처럼 사용해보라고 권유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이 크게 성장한 이유 중 하나도 멤버십의 활용도에 있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와 배송 기간이라면, 범용성이 좋은 포인트를 주는 네이버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커머스는 앞으로 서비스의 무분별한 확장보다는 자사 브랜딩과 서비스에 주력하고, 효율적인 고객 멤버십을 준비해야 합니다. 여전히 온라인에서 강세를 보이는 쿠팡, 네이버는 물론이고, 신세계가 막을 연 새로운 멤버십 유니버스에 대항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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