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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브랜딩의 시대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기존 브랜딩은 규모가 큰 회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작은 회사들은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SNS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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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브랜딩의 시대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기존 브랜딩은 규모가 큰 회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작은 회사들은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SNS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재테크와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재테크는 아무나 하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재(wealth)’가 있어야 ‘테크’도 가능했으니까요. 하지만 점차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졌고, 각종 정보에 대한 접근도 쉬워지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월급쟁이로 시작해서 건물주가 됐다는 성공사례까지 접하고 나면 너도나도 마음이 급해지는 것이죠.
브랜딩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재테크든 브랜딩이든 관심이 많아지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브랜딩은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브랜딩 관련 책이나 강의도 많아졌지만, 무엇보다 브랜딩에 대한 본질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브랜딩이란 무엇이고, 요즘 브랜딩 전략은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보통 주식 초보들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주식을 사야 하나요? 하지만 이런 질문 전에 투자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브랜딩에 대해 원론적인 얘기를 먼저 해보려 합니다.
특히 용어에 주의해야 하는데요. ChatGPT에게 ‘브랜딩’이 뭐냐고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브랜딩은 제품, 서비스, 회사, 개인 또는 조직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로고, 이름, 색상, 문구, 디자인 등을 사용하여 일관된 형태로 구현됩니다. 브랜딩은 대중에게 회사 또는 제품의 유일성과 차별성을 알리고 인식도를 높이며, 브랜드 로열티와 인지도를 높여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합니다. (후략)
간단히 말해 브랜딩은 소비자에게 경쟁사와 우리를 차별적으로 인지하게 하고, 우리 브랜드에 더 많은 로열티를 부여하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가 전통적으로 써왔던 전략이 AIDMA입니다. 이는 대중에게 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지속적으로 노출해서 관심을 갖게 만들면, 기억(Memory)하게 되고, 결국 시장에서 구매(Action)를 부르는 흐름입니다.
이와 관련해 1800년대 P&G의 물에 뜨는 비누 아이보리로 시작해서, 최근의 코카콜라, 나이키 등의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 사례가 이어지는데요.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광고’입니다.
포지셔닝을 비롯한 브랜딩 관련 책에도 많이 언급됐을 텐데요. ‘그 브랜드는 어떻게 브랜딩을 했나?’라는 질문은 결국 ‘어떤 광고를 했나?’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오해들이 발생합니다.
1. 브랜딩을 하려면 광고를 해야 한다.
2. 소비자에게 많이 노출되어야 성공한 광고다.
3. 노출이 많이 되면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인지와 호감이 생긴다.
전통적인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 브랜딩 전략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위 과정이 필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예산이 한정된 작은 브랜드나 1인 기업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앞서 ‘브랜딩’이라는 용어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브랜딩이라는 용어는 전통적인 미디어(주로 TV)의 시대에 대중을 대상으로 노출과 기억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던 시절에 형성된 이미지입니다. AIDMA가 통했던 시대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전통적인 미디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더 이상 마케팅은 이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마케팅뿐만 아니라 요즘 브랜딩에 대한 개념도 당연히 새롭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전통 미디어에 의존하지 않는 요즘 브랜딩 전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크게 세 가지 접근법이 눈에 띕니다.
첫째, 명확한 가치와 타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그로스 해킹에서 PMF(Product-Market-Fit)라고 부르는 단계인데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 가치를 수용하는 잠재 고객은 어떤 특성을 가진 집단(대중이 아닙니다)인지 설정하고 서로 연결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한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국내에 ‘김창수 위스키’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습니다. 이 브랜드의 창업자 김창수 대표는 ‘왜 우리나라에는 국산 위스키가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혼자 술에 대해 공부하며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모아 증류소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들을 개인 SNS에 올렸는데, 자연스럽게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국산 위스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언론에서도 주목했고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참고)
김창수 위스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점은 우리는 흔히 ‘가치’를 ‘제품’과 혼동한다는 점입니다. 김창수 위스키는 제품이 존재하기도 전에 잠재적인 고객들이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요즘 브랜딩에 필요한 ‘가치’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반대로 제품은 있지만 브랜드의 ‘가치’는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해서 브랜딩이 되긴 어렵습니다. 정말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 우리의 잠재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핵심 가치(Core Value)’는 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둘째,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할 콘텐츠입니다. 전통적인 브랜딩에서는 소비자와의 관계를 위해 꾸준히 광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뿔뿔이 흩어져, 특정 미디어를 선택하기보다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통해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 많이 쓰고 있는 방법이 뉴스레터인데요. 뉴스레터는 SNS와 달리 직접적인 DB를 확보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뉴스레터가 효과가 있을까? 브랜드 뉴스레터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볼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요. 이번에도 한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리빙, 패션 브랜드 ‘오롤리데이’는 “행복을 파는 브랜드”라는 가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중심으로 2주에 한 번 ‘해피어레터’라는 뉴스레터에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직원들이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지, 구독자들(해피어라고 부릅니다)은 어디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등이 뉴스레터 콘텐츠가 되는 것이죠.
스티비에서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해피어레터의 뉴스레터 오픈율은 무려 70%에 달합니다. 대단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뉴스레터의 가치는 명확합니다.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듭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소비자가 얻고자 하는 부분이 뉴스레터를 통해 연결된 것이죠.
마지막으로 커뮤니티 형성입니다. 요즘 브랜드들은 고객과 고객 사이의 연대감이 강한데요. 전통적인 브랜드에서는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가 중심이었습니다. 여기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불특정 다수, 대중의 역할이 전부였고요. 만약 브랜드 커뮤니티가 있다고 해도, 대부분 공구(공동구매)를 위한 채널이거나 제품에 대한 문의, 경품 이벤트 등을 위해 존재했습니다. 때로는 브랜드가 소비자들 간의 연계를 두려워해서 커뮤니티를 꺼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들은 내가 그 브랜드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공감받기를 원합니다. 다른 소비자와의 교감을 통해 나의 선택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죠.
최근 잘나가는 자사몰(D2C)을 보면 예전과 달리 제품 리뷰가 크게 활성화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브랜드가 제공하는 리워드를 받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내 글이나 사진이 다른 소비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서도 가치를 느낍니다.
브랜딩은 결국 고객과 동화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우리 브랜드와 함께 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죠. 이를 요즘 유행하는 리추얼(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 의례)과 연계해 본다면, 우리 브랜드는 어떤 리추얼에 해당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 성공한 브랜드들은 고객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집니다.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렸나요?(룰루레몬, 젝시믹스 등), 오늘은 어떤 행복을 찾았나요?(오롤리데이)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고객과 고객, 그리고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를 형성하고, 커뮤니티 활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기존의 브랜딩은 우리가(보통 창업자나 광고 회사가) 설정한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주입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브랜딩은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딩이 마케팅 보다 조금 더 ‘마음’을 사는 과정이라고 했을 때, 얼마만큼 우리의 타깃이 반응하고 공감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제 브랜딩 좀 해보자! 하고 공부를 시작했다면 예전의 브랜딩 사례나 이론은 참고하되, 최근의 변화나 트렌드도 꼭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브랜딩은 막연히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고, 유명 브랜드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우리 브랜드 가치에 적합한 콘텐츠는 무엇일까?부터 시작해 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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