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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게 컨퍼런스란 지식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오아시스같은 곳이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네트워킹의 장이다. 이런 개발자 컨퍼런스 중에는 기업 주도의 행사도 있지만, 개발자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드는 컨퍼런스도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주도의 컨퍼런스 중 파이콘은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을 주제로 열리는 가장 유명한 컨퍼런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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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파이콘 한국을 사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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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게 컨퍼런스란 지식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오아시스같은 곳이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네트워킹의 장이다. 이런 개발자 컨퍼런스 중에는 기업 주도의 행사도 있지만, 개발자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드는 컨퍼런스도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주도의 컨퍼런스 중 파이콘은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을 주제로 열리는 가장 유명한 컨퍼런스이다.

 

나는 2014년 첫 파이콘 한국에 자원봉사자로 참석한 이후, 파이콘만의 매력에 빠져 준비위원회에 합류했고, 2016 ~ 2019까지 총 4회의 파이콘 한국을 같이 만들었다. 아마도 내가 빠진 매력은 지난 10년동안 건강한 개발자 컨퍼런스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파이콘만의 장점이자, 파이콘이 개발자 컨퍼런스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게 하는 요소라고 확신한다.

 

사실 이 매력은 참가자 입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 내가 빠졌던 파이콘의 매력을 여러분들도 같이 느끼면서 올해 열릴 파이콘 한국을 더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다.

 

파이콘 그리고 파이콘 한국

(사진: 파이콘 한국 2014 단체 사진 / 출처: 파이콘 한국 flickr)

 

파이콘은 세계 각국의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 커뮤니티에서 주관하는 비영리 컨퍼런스이다. 한국에서는 파이콘 한국 2014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파이콘 한국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멤버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파이콘 한국은 파이썬 사용의 저변 확대와 파이썬 유저들의 지식 경험 공유를 목표로, 단순한 컨퍼런스를 넘어 커뮤니티의 축제로서 열리고 있다.

 

특히 다양한 시도가 많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2016년은 오픈소스 메인테이너와 함께 오픈소스에 기여해볼 수 있는 스프린트가 열렸고, 2017년에는 행사장 한 편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서비스와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영코더’ 세션이 추가됐다. 또 2018은 참가자를 위한 운동 프로그램과 문자통역 서비스를 도입하며 참가자로 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이 전문적으로 행사를 만드는 기업이나 개인이 아닌, 평범한 개발자의 삶을 살고 있는 개인들이 모여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가, 처음 열린 때부터 지금까지 파이콘은 계속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파이콘은 어떻게 이렇게 계속 흥미로운 시도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나는 그 이유가 파이콘 한국의 이 세 가지 속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

 

1) 운영진과 참가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축제 

앞에서 언급했듯이 파이콘 한국은 파이콘 한국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파이썬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컨퍼런스이다. 파이썬을 좋아한다면, 누구라도 파이콘 한국 준비위원회가 될 수 있다.

 

다른 개발자 컨퍼런스와 다르게 참여자가 운영진을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도 가장 큰 매력이다. 운영진은 아무래도 속해있는 커뮤니티에서 다루는 기술에 조금 더 관심이 많은 경우가 있는데, 처음 파이콘에 참석했을 때 학생이었던 나의 경우, 기술에 대한 새로운 소식과 업계 이야기를 운영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많이 들을 수 있던 점이 좋았다.

 

또한, 운영진도 커뮤니티 구성원이기 때문에 참가자와 자원봉사자를 정말 반갑게 맞이해준다. 나는 2014년 첫 번째 파이콘 한국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는데, 그동안 경험했던 자원봉사와는 다른 경험을 하였다. 학창 시절 자원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 활동에 나갔을 때는 일을 하는 느낌이었다면, 파이콘 한국의 자원봉사자는 행사 당일 운영진과 같이 행사를 만들어나감으로써, 나도 커뮤니티 일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준비위원회의 따뜻함 덕분에 나는 2015년 자원봉사 활동 이후 준비위원회에 지원하였다.

 

2) 모범적인 행동강령(Code of Conduct)

이제는 거의 모든 커뮤니티와 컨퍼런스가 가지고 있는 행동강령(Code of Conduct, CoC)은  2014년 파이콘 한국이 처음 열릴 때만 해도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행동강령은 참가자, 발표자, 운영자 모두가 안전하게 커뮤니티 혹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서로 지켜야 하는 필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2019년 개선된 파이콘 한국의 행동강령은 오늘까지 커뮤니티가 가져야하는 행동강령의 모범 사례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나는 이 행동강령을 개선하는 작업에도 참여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지켜야 하는, 당연하지만 쉽게 지켜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지금의 행동강령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아래의 사진은 행동강령을 만들기 위해 무박2일 해커톤처럼 뜨겁게 논의했던 당시의 사진이다.

 

‘어느 범위까지 글로 작성할 것인가, 예시는 적절한가, 사각지대는 없는가’와 같이 끝이 없는 질문을 던지며 사람이 만나는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경우의 수에 대응하려고 다양한 논의를 하였다. 행동 강령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참가자 모두가 행동과 언행을 의식적으로 조심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파이콘 한국 행동 강령을 보면 커뮤니티와 컨퍼런스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지키면 좋은 규칙들이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2019년 4월, 파이콘 한국의 행동강령 제작을 위해 치열하게 논의한 흔적(출처: 작가)

 

3) 파이콘 한국이 가진 좋은 규칙

“Everybody Pays” 발표자, 운영자도 동등하게

보통의 행사에서는 발표자나 운영자는 참가비를 내지 않고, 발표자의 경우 오히려 소정의 선물이나 금전적 대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파이콘에서는 모두가 참가비를 낸다. 이와 같은 문화는 한국의 컨퍼런스 문화에서는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왜 발표자와 운영자가 돈을 내고 컨퍼런스에 참여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Everybody Pays에 대한 내용은 파이콘 한국 블로그에서도 설명한 적이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양성을 존중하며 차별을 허용하지 않는 기본 정책에 근거하여 참가자들의 전체를 동일한 기준으로 바라보기 위함이다. 참가자, 발표자, 운영자 모두가 파이콘을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목표를 위해, 모두가 티켓을 구매한다는 규칙을 만들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참가비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 이들도 컨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재정 지원을 운영하고 있다.

 

 

재정 지원

재정 지원은 개인 후원으로 들어온 금액 전액과 파이썬 소프트웨어 파운데이션(Python Software Foundation)에서 받은 금액 전액 한도 내에서, 파이콘 한국에 금전적인 문제로 참가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재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재정 지원 심사의 기준은 연도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첫 파이콘 참가”, “학생”, “발표자”, “여성 참가자”, “미성년자”, “지방 참가자”, “해외 참가자” 등을 대상으로 일정한 기준에 따른 금액을 정하여 지원한다. 기업이 아닌 커뮤니티 컨퍼런스에서 참가자를 위해 재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한국에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재정 지원은 파이콘 한국이 기술을 교류하는 컨퍼런스 그 이상의 매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5년마다 바뀌는 준비위원회 

매년 컨퍼런스를 준비하다보면 노하우가 쌓이고, 더욱 매끄러운 운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하면 할수록 바라보는 시야나 사고가 좁아지고, 해왔던 대로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파이콘 한국 준비위원회의 가장 큰 장점은 매년 새로운 준비위원회를 뽑는다는 것과 일정 기간 활동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준비위원회 활동을 그만두는 “졸업"을 스스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준비위원회에 항상 새로운 자극이 되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과 행동 그리고 컨퍼런스 구성이 매년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지난날의 경험을 토대로 얻어진 경험과 시행착오도 매우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있어야 집단과 컨퍼런스 자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런면에서 파이콘 한국은 암묵적으로 개인이 활동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다. 5년이라는 숫자에는 특별히 의미는 없고, 이를 강제하는 것도 아니지만 모두가 암묵적으로 이 규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여기까지 내가 파이콘 한국 준비위원회에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던 이유이자, 준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점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단순히 파이썬이라는 언어를 주제로 하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뛰어넘는 파이콘의 또 다른 매력을 간접적으로라도 느꼈으면 좋겠다.

 

2023년 파이콘 한국은 8월에 열린다. 파이콘 한국의 이러한 매력을 떠올리면서 이번 파이콘에 참가한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준비위원회의 고민이 담긴 파이콘의 다양한 매력을 재밌게 경험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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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Cloud 에서 오픈스택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픈스택을 공부하면서 파이썬과 파이썬 커뮤니티 매력에 빠져 파이콘 한국을 같이 만들어나갔고, 지금은 파이썬 한국 사용자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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