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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Arc)라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2022년에 출시된 이후 현재 유저 수 증가세가 J곡선을 그리고 있다. 말 그대로 ‘핫한’ 브라우저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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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힙한 브라우저의 등장 ‘아크(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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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작가>

 

아크(Arc)라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2022년에 출시된 이후 현재 유저 수 증가세가 J곡선을 그리고 있다. 말 그대로 ‘핫한’ 브라우저 앱이다.

 

브라우저 시장은 이미 구글 크롬이 석권했으니, 크게 흥미가 없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다양한 브라우저들이 나름의 유저층을 확보해 가며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 소개할 아크(Arc)는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개인적으로 제품 디자인과 유저 경험이 그 어느 브라우저들보다 매끄럽고 센스 있다고 느꼈다. 아이폰 이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It just works’의 경험이었다.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운영 방식도 독특하여 이번 글에서 톺아보고자 한다.

 

1. 의외로 핫한 브라우저 시장

<출처: similarweb:Browser Market Share in March 2023>

 

일단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부터 함께 살펴보자. 우리가 검색 엔진하면 구글을 떠올리는 것처럼, 브라우저도 구글 크롬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크롬의 전 세계 점유율은 2023년 3월 기준 62.3%로 압도적 1위이다. 2위에는 애플 생태계에서 반강제 되는 사파리가 있고, 3위는 GPT 덕분에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엣지다. 그 밑으로는 파이어폭스, 오페라 및 기타 브라우저들이 나눠먹는 형국이다.

 

하위권 브라우저들의 퍼센트 숫자는 무척 낮아 보이지만,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크기를 고려해야 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는 2023년 1월 기준 50억 명 이상이다. 이들 중 대부분이 인터넷 브라우저를 쓸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50억 명 중 0.1%만 쓴다고 해도 벌써 500만 명이다.

 

여기에 각자의 인터넷 사용 습관이 다양화되면서, '나에게 딱 맞는 브라우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생산성 기능이 있는지, 애드블록은 탑재되어 있는지, 또는 애플 기기와 호환이 잘 되거나, 메모리를 덜 쓰는 등 각자의 우선순위도 다양해졌다. 최근엔 ChatGPT의 등장으로 관련 플러그인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가도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위키피디아에서 '웹 브라우저 목록'을 검색해 보자. 생각했던 것보다 목록이 많을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아크는 아직 위키피디아에는 없을 텐데,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브라우저까지 합치면 그 개수는 훨씬 많다.

 

 

2. 아크 UI 살펴보기

<출처: 작가>

 

아크의 탭은 3가지 형태로 분류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탭의 홍수에서 허우적대지 않는 환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아이콘 고정형은 마치 OS에 설치한 앱과 같다. 닫는다고 사라지지 않으며, URL이 고정되어 있는 아이콘 탭이다. 구글 크롬의 즐겨찾기와 같은 개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즐겨찾기를 눌렀을 때 새 탭이 열리는 게 아니라, 그 즐겨찾기 아이콘 자체가 탭의 역할을 한다.

 

바 고정형은 아이콘 탭과 같은 개념이지만, 아이콘이 아닌 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원한다면 폴더로 묶을 수도 있다. 일반 탭은 말 그대로 브라우저의 일반적인 탭이다. 특이한 점은 열려있는 탭들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사라진다는 것이다(12시간/24시간/7일/30일 등 원하는 시점을 설정할 수 있음). 탭이 무한정 쌓이는 것을 알아서 청소해 주는 기능이다. ‘Clear’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청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노션이나 슬랙을 자주 사용한다면 비슷한 UX 덕분에 적응이 쉬울 것이다. 기본 관리는 모두 사이드바에서 이루어지며, 편집을 드래그 앤 드롭으로 할 수 있어 복잡하지 않다. 느낌 가는 대로 사용해도 웬만하면 그대로 작동한다. 브라우저를 내 입맛에 맞게 세팅하고 싶은 사람, 탭이 무한정 쌓여가는 것이 싫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3. 아크의 핵심 기능

컴퓨터의 중심축은 파일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컴퓨터 사용 시간 중 인터넷 창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바탕화면과 폴더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브라우저의 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창을 열고 주소를 입력하거나, 즐겨찾기를 누르는 프로세스는 그대로다. 무언가 저장하고 캡처하면 하드디스크에 파일로 저장된다. 브라우저와 파일의 간극을 사용자인 내가 메꿔줘야 하는 것이다.

 

반면 아크는 미니 OS가 되고 싶어 한다. 미니 OS가 되어 웬만한 일은 브라우저 안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능도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아크의 핵심 기능은 아래와 같다.

 

아크의 확장 프로그램 <출처:작가>

 

1) 확장 프로그램: 구글 크롬을 떠나보낼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확장 프로그램일 것이다. 다행히 아크 브라우저는 크롬과 같은 크로미움 기반으로 개발되어,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을 모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아크의 캡처 기능 <출처:작가>

 

2) 캡처: 보통 화면을 캡처할 때 캡처 영역을 지정한다. 하지만 아크에서는 캡처 단축키를 누른 후, 웹페이지 아무 데나 마우스를 갖다 대면 자동으로 캡처 영역을 지정해 준다. 사진이면 사진, 텍스트면 텍스트, 웹페이지 영역이면 그 영역을 딱 맞게 잡아줘서 일일이 드래그해 지정할 필요가 없다(원한다면 수동 지정도 가능함). 덤으로 웹페이지 전체 캡처도 지원한다.

 

3) 노트: 뭔가를 빠르게 메모해야 할 때 쓸 수 있는 메모장이 있다. 마치 하나의 웹사이트처럼 메모장 탭이 생기는 것이다. 탭을 띄워놓고 필요할 때 빠르게 꺼내 메모하면 편하다. 저장도 자동으로 된다.

 

4) 이젤: 노트를 좀 더 확장한 화이트보드 기능이다. 텍스트, 이미지, 도형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정보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그림판처럼 자유롭게 그리는 것도 가능해, 누군가에게 업무 설명할 때 유용하다.

 

5) 라이브러리: 지금까지 캡처한 이미지, 다운로드한 파일, 생성한 노트와 이젤 등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굳이 다 파일로 저장해 관리할 필요 없이, 그냥 라이브러리 안에서 전부 확인할 수 있다. 캡처의 경우 캡처한 사이트의 URL도 자동으로 저장되어, 어디에서 캡처했던 것인지 기억해 낼 필요가 없다.

 

아크의 유튜브 PIP 기능 <출처: 작가>

 

6) 유튜브 PIP:영상을 자동으로 PIP(Picture-In-Picture) 모드로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아크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네이버 뉴스 페이지로 넘어갔다고 치자. 그럼 유튜브의 영상 부분이 미니 플레이어 형태로 나를 따라온다. 휴대폰에서는 일반적인 기능이지만(예: 유튜브 영상 띄워놓고 카톡하기 등), 이제 PC에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크의 부스트 기능<출처: 작가>

 

7) 부스트: 웹사이트별 커스텀 UI를 저장해 놓는 기능이다.

8) 애드블록: 아크에는 애드블록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재밌는 것은 광고 차단뿐만 아니라, 클릭 링크에 달려있는 추적 파라미터까지 제거한다는 점이다. 뭐가 됐든 추적당하기 싫은 유저들의 니즈를 잘 반영한 기능이다.

 

 

4. 내가 브라우저 회사의 팬이 된 이유

<출처: Our board asked if we can grow Arc even faster (Vlog)>

 

아크 브라우저의 개발사는 더브라우저컴퍼니(The Browser Company)라는 회사로, 나는 이들의 팬이 되었다. 그저 인터넷 브라우저를 만드는 회사일뿐인데 팬이 될 것까지 있나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서비스 운영 방식을 보면 팬이 될 확률이 높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회사의 유튜브 채널이다. 기업의 유튜브 채널에는 서비스 소개 영상이나 튜토리얼이 올라와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정보를 주는 것은 고맙지만 지루하게 느껴진다. 물론 아크도 서비스 소개와 튜토리얼 영상을 만든다. 하지만 주목을 끄는 것은 다른 콘텐츠다.

 

  • CEO가 각종 주제에 대해 잡담하는 영상
  • CEO와 디자이너의 제품 회의 녹화본
  • 아크의 수익모델 브레인스토밍 영상
  • 아크에 대한 리뷰 영상에 대한 CEO 리액션 영상
  • CEO가 드라마 <오피스>의 앤디라는 캐릭터와 닮았다는 유튜브 코멘트에 대한 코멘트 영상

 

내가 아크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아크에 대한 리뷰 영상에 대한 CEO 리액션 영상'이었다. 유명 테크 유튜버 MKBHD(구독자 1,680만 명)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아크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틀어놓고 아크 CEO가 리액션하는 내용이다.

 

자신이 개발한 제품에 대한 리뷰를 가감 없이 듣고 코멘트하는 솔직함, 즐겁게 리액션하는 유쾌함이 인상 깊었다. 단순히 리액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크가 가진 장단점에 대해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진짜 소통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CEO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주로 영상을 통한) 소통에 적극적이다. 내부 회의 내용을 그대로 업로드해 ‘이런 식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라는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개발팀에서는 사용 꿀팁 등을 틱톡 영상으로 찍어 올린다. 최근 유저 수 증가가 주춤하는 것에 대해 왜 그런 것인지 설명하기도 한다.

 

이렇듯 회사 경영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것이 재밌게 느껴진다. 소통이 잘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회의를 저런 식으로 하니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구나’라는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었다. 마치 토스를 쓰지 않더라도 토스의 콘텐츠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듯, 아크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아크를 만드는 사람들 스스로가 브라우저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홈페이지에 ‘우리는 우리 제품을 사랑해요’라고 적어놓는 기업은 많지만, 실제 그 애정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아크는 영상 콘텐츠로 전달되는 직원들의 표정, 목소리, 텐션 등에서 그 애정을 확실히 느낄 수 있어 인상 깊었다.

 

 

5. 비즈니스 모델은?

아크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로, 현재 든든한 투자금(1,800만 달러, 약 240억 원)을 바탕으로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수익화를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럼 어떤 식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에 대한 CEO의 생각을 담은 영상이 있는데,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개인정보는 절대 추적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이트를 방문했는지, 무엇을 검색했는지 등)
  •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판매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 협업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팀용 아크를 유료로 판매하면 괜찮을 것 같다. (개인에게는 무료, 기업에게는 유료인 슬랙처럼)
  • 핵심 기능에서 언급한 부스트(사이트별로 UI를 커스텀 할 수 있는 기능)용 스토어를 만들면 어떨까? 개발자들이 각자 만든 부스트를 유료로 판매할 수 있게 해 주면 윈윈이지 않을까?

 

우선 개인정보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인터넷 생태계가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느꼈다. 현재 인터넷 생태계는 유저 데이터를 많이 추적하고 판매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그만큼 유저의 저항과 정부 규제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즉, 서로 괴로워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크는 시작부터 개인정보를 둘러싼 마찰 요소를 깔끔하게 차단하고, ‘돈을 낼만한 기능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좋은 방향이다. 돈내기 싫으면 안 쓰면 그만이니 말이다. 물론 ‘돈을 낼만한 기능’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과연 이들이 충분한 수익을 내는 브라우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그래도 자신감을 보이는 것 같으니, 한 명의 팬으로서 유심히 지켜볼 생각이다.

 

 

결론: 실력과 힙한 감성이 만나다

 <출처: Arc CEO 'Josh Miller'의 트위터>

 

아크는 한마디로 힙한 감성으로 똘똘 뭉쳐있는 곳이다. 서비스 디자인이나 회의 분위기도 유쾌하다. 일하는 사람들도 경직되어 있지 않고, 굿즈로 만든 회사 모자도 멋지다(현재는 구할 수 없음). 개인적으로 ‘기술 회사도 힙할 수 있네?’라고 처음 생각한 것이 2014년에 슬랙에서 파는 양말을 보았을 때인데, 그때의 감정을 다시 한번 느꼈다.

 

물론 이런 감성만으로 승부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크의 UX는 신선하며 디테일이 살아있다. 앱이 버벅거리지 않는다. 단축키가 세세하게 배치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하고, 내 입맛대로 편집할 수 있는 자유도도 높다. 좋은 제품을 만들 자신이 있으니 감성을 챙길 여유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장점만 언급한 것 같아 단점을 살펴보면, 브라우저 검색창에서 가끔 한글 입력 오류가 발생하여 꽤 치명적이다. 그러나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쓰게 되는 매력이 있다. 또한 아직 맥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최근 아이폰 버전을 출시했다. 윈도우 버전은 출시 예정이다. 현재 웨이팅 리스트를 신청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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