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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23년 2월, ChatGPT를 업그레이드한 검색 엔진, 새로운 빙(New Bing)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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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 클릭해야 쓸 수 있는 빙(Bing)의 해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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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23년 2월, ChatGPT를 업그레이드한 검색 엔진, 새로운 빙(New Bing)을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블로그에서는 새로운 빙이 GPT-3.5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기능이 뛰어난,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모델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다. 프로메테우스는 검색에 특화된 모델이기 때문에 ChatGPT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관련성 높은 검색결과를 제공해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신 정보 검색이 가능하고, 출처가 표시되며 답변에 대한 피드백 기능을 통해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ChatGPT 사용자들이 느꼈던 한계가 극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메테우스, 이름만 들어도 어마 무시한 무언가가 생겨났다는 게 느껴진다. 동시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그럼 이제 구글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빙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까? 웹 분석 서비스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93%를 점유하고 있으며 빙은 3%만을 점유하고 있다. 이 점유율은 지난 20년 동안 이어져 왔기에 구글이 거의 검색 시장을 지배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빙 AI의 기술이라면, 2023년을 기점으로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새로운 빙의 *온보딩(On-Boarding) 과정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온보딩(On-Boarding) 과정이란, 사용자와 서비스가 처음 만나는 접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그에 대한 첫인상이 결정되는 지점이다.

 

새로운 빙(Bing)의 온보딩 과정

빙(Bing) 온보딩
  • STEP 1 

마이크로소프트 빙의 첫 화면이다. 새로운 빙을 소개한다는 말이 있길래, 더 보기(Learn more) 버튼을 클릭했다.

 

  • STEP 2 

들어가자마자 바로 ‘채팅 시작하기(Start chatting)’ 버튼이 보인다. ‘오 바로 사용해볼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버튼을 클릭했다.

 

빙(Bing) 온보딩
  • STEP 3 

역시나 바로 될 리가 없다. 로그인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을 쓰고 있어서 로그인은 항상 되어 있는데 왜 또 하라고 하지?’ 싶어 미간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 STEP 4 

로그인 요구는 양호했다. 빙의 새로운 기능이 궁금했을 뿐인데, 마이크로소프트 엣지(Microsoft Edge)를 다운로드하라고 한다. 힘없는 사용자는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으니 다운로드 버튼을 클릭한다.

 

빙(Bing) 온보딩
  • STEP 5 

모든 디바이스에서 다 사용 가능하다는 문구와 함께 다운로드 페이지가 나왔다. 다시 한번, 기기에 맞게 다운로드 버튼을 클릭해줬다.

 

  • STEP 6 

그랬더니, 데이터 제공 동의 창이 나온다. 아직 빙이 어떤지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내가 방문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받아보려고 하다니, 당황스럽다. 그래서 체크박스 해제 후, 다운로드 버튼을 클릭했다.

 

빙(Bing) 온보딩
  • STEP 7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튜토리얼 창이 뜬다. 아무 생각 없이 ‘다음’ 버튼을 누르려다가, 하단 메뉴에 ‘시작하기(Get Started)’버튼이 있는 걸 발견하고 바로 마지막 튜토리얼 페이지로 넘어갔다.

 

  • STEP 8 

‘검색 시작하기(Start Browsing)’버튼이 나왔다. 드디어 새로운 빙을 써볼 수 있는 것이다!

 

빙(Bing) 온보딩
  • STEP 9 

언제나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시작’ 버튼을 눌러서 나온 화면에서 새로운 빙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참을 이 화면만 째려보다가 ‘뒤로 가기’ 버튼을 통해 튜토리얼 화면으로 돌아갔다.

 

  • STEP 10 

이번에는 튜토리얼 하단 메뉴에서 ‘New Bing’을 선택해봤다. 새로운 빙에 대한 설명과 함께 ‘대기 신청(Join the waitlist)’ 버튼이 눈에 들어온다. 설마 기다려야 하는 건가 조마조마하며 버튼을 눌렀다.

 

빙(Bing) 온보딩
  • STEP 11 

다시 로그인 창이 나왔다. 두 번이나 로그인하라고 하는 건 선 넘은 거다. 구독 해지 절차에서도 이러면 이탈률이 증가하는데, 서비스 시작 과정에서 로그인을 두 번이나 시키다니!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가 ‘최대한 많은 신규 사용자 유입’이 아니었던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 STEP 12 

재로그인을 하고 나니, 4단계에서 봤던 ‘빙 소개하기’ 페이지가 다시 나왔다. 바뀐 게 있다면, ‘엣지 다운로드(Microsoft Edge Download)’ 버튼이 이제는 ‘채팅 시작하기(Chat Now)’가 되었다는 것이다.

 

빙(Bing) 온보딩

 

‘채팅 시작하기’ 버튼을 마지막으로 12 단계 만에, 빙의 채팅 창에 도달할 수 있었다. 새롭게 가입을 하거나 결제를 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였음에도 12번 이상의 클릭이 필요하다는 건, 불필요한 마찰 과정이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서비스를 시작하는 온보딩 과정이 이렇게 이루어지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아래에서 두 가지 이론과 함께 문제를 분석해보자.

 

 

두 가지 이론으로 살펴본 새로운 빙(Bing) 온보딩의 과제

1) 현상 유지 편향 (Status Quo Bias)

  • 정의 : ②바꾸고자 하는 행동이 ①현재의 행동보다 특별하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

 

①현재의 행동은 원래대로 구글을 통해 검색을 하는 것이고, ②바꾸고자 하는 행동은 구글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 즉 마이크로소프트 빙을 통해 검색을 하는 것이다. 이를 적용해보면, 현상 유지 편향은 ‘새로운 빙을 사용하는 게 구글을 사용하는 것보다 특별하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구글을 사용하는 현 상황을 유지하려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검색 엔진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이 현상 유지 편향을 극복해야 한다. 구글이 워낙 오랫동안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왔기 때문에, 다른 검색엔진에 대한 사용 동기 유발을 하는 것부터가 어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지금은 빙 AI의 새로운 기능 덕에 ‘호기심’이라는 사용 동기가 생겼으니, 마이크로소프트에겐 유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 상황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구글과의 경쟁에서 승률을 높이길 원한다면, 브라우저(browser)와 관계없이 새로운 빙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빙이 유용하다는 것(이익)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 먼저다. 그다음에 더 사용하길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엣지를 다운로드 받아서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하게 만들면 된다. 호기심으로 빙을 사용해보려고 하는 나 같은 사용자들은 아직 빙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고, 유용성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성도가 없는 상태다. 엣지를 다운로드하는 큰 결심을 했더라도, 로그인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채팅 기능을 쉽게 찾을 수 없다면, 언제라도 원래 사용하던 브라우저(구글 크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관성에 따라 다시 돌아가는 건 굉장히 쉽기 때문이다.

 

현상 유지 편향의 기준선은 ‘현재 상황’이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 이외의 모든 변화는 다 손실로 인식된다. 그래서 새로운 서비스가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려면, 변화로 인한 모든 손실을 다 극복하고도 남을, 좋은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필요한 건, 제품 주도 성장 전략이다.

 

2) 제품 주도 성장 (Product-Led Growth)

  • 정의: 사용자들이 쉽게 제품(서비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다음, 제품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제품 집중 성장 전략

 

이제는 누구나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할 수 있는 시대로, 시장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상황이다. 이전에는 경쟁자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고객들을 직접 만나서 좋은 관계를 맺는 일에 집중했고(영업 주도 성장), 인터넷이 발달된 후부터는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집중(마케팅 주도 성장)했다. 물론, 어떤 제품(서비스)인지에 따라 이 두 가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제품(서비스) 자체가 일종의 광고 채널이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앞으로의 사용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공급자와 어떤 관계인지, 어떤 콘텐츠를 보고 그 제품에 이끌렸는지 보다 ‘제품의 매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많은 SaaS기업들이 제품 주도 성장을 추구하면서 ‘제품의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는 설치 과정이나 허들이 높은 결제 과정은 다 없애고 사용자들이 쉽게 서비스를 사용해보도록 만든 다음, 확실한 만족을 줌으로써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처음부터 엣지를 기본 옵션으로 만들려고 하면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고객의 수 자체를 줄여버렸다. 심지어 빙 AI를 경험하기 위해 엣지를 새로 다운로드하는 사용자가 많다는 걸 인지할 수 있음에도, 이를 찾기 어렵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만족도를 더욱 떨어뜨렸다. 제품 주도 성장 전략을 사용했다면, 저항이 있을 만한 모든 요소(다운로드, 로그인, 불필요하게 긴 튜토리얼, 찾기 어려운 신기능)를 제거하여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이 빙AI를 사용할 수 있게 한 다음, *아하 모먼트(Aha Moment)를 최대한 빨리 경험하도록 만드는 일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아하 모먼트(Aha Moment) : 사용자가 제품의 가치를 발견하여 ‘아하!’라고 외치는 순간

 

제품 주도 성장의 핵심은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홍보해줄 충성 고객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고 고민을 해결하는 제품 개발에 회사의 모든 자원을 집중시키고,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개선을 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빙AI의 매력을 보여주고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보다 집중한다면, 훨씬 더 많은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며

온보딩 과정만 경험했음에도, ‘새로운 빙은 구글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던 것이 조금 우스워졌다. 빙AI의 기술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에 휩쓸려, 드디어 검색엔진의 시장 구조의 대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기엔 온보딩 단계의 허들이 너무 높다. 하지만 판단을 내리긴 이르다. 아직 본격적으로 빙AI의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 서비스 사용 과정에서 가치를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남아있다. 가장 어려운 서비스 시작 단계의 허들을 모두 넘었기에 이 행동에 대한 충분한 보상만 이루어진다면, 구글 대체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이야기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We tried the AI-powered version of Microsoft Bing. Its huge, user-friendly search box and detailed responses make it so much better than Google.

제품주도성장(Product-led growth)이란 무엇일까

MS, 신형 AI '프로메테우스' 검색 통합...'챗GPT' 업그레이드 버전

Designing Better Choices for Your Users | by Eugen Eşanu | UX Planet

Episode 1: Can Bing's new AI search challenge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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