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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 기획자로 고객센터 운영 관리를 진행하던 저는 2년 전 상담원 평가 프로세스를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원 평가 방식은 본래 기업이나 외주 고객센터마다 각자의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었고, 업계에서 통용되는 요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조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운영, 다양한 변수를 모두 고려하기 위한 평가 체계는 타사에 비해 복잡했고, 실적 평가 시스템 역시 전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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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 기획자로 고객센터 운영 관리를 진행하던 저는 2년 전 상담원 평가 프로세스를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원 평가 방식은 본래 기업이나 외주 고객센터마다 각자의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었고, 업계에서 통용되는 요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조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운영, 다양한 변수를 모두 고려하기 위한 평가 체계는 타사에 비해 복잡했고, 실적 평가 시스템 역시 전무했습니다.
문제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평가 체계를 시스템화하기 위한 노력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늘 고객 접점 서비스가 우선시되다 보니, 데이터 테이블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됐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배경을 알게 된 후 저 또한 무척 막막했지만, 이내 PI(Process Innovation)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평가 시스템의 복잡한 내용을 모두 도식화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은 여전히 개발 중에 있지만, 어떻게 10년 동안 미완성한 시스템을 짧은 기간 내에 진단할 수 있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을 통해 잘못된 업무방식, 비효율적인 시스템 설계, 과도한 수작업을 종용하는 기업 정책 등을 빠르게 진단하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Process Innovation, 이하 PI)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조직 내부의 여러 활동(Process)들을 살펴보고, 복잡한 프로세스 정비 및 새로운 기술 도입을 통해 혁신을 만드는 경영 기법을 뜻합니다. 경영이론의 대가인 마이클 해머가 1990년에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리엔지니어링 또는 비즈니스 리디자인이라는 용어로도 통용되고 있습니다.
전공 서적에서나 볼 법한 이 개념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기업들이 말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실질적인 ‘HOW’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중심으로 일하기 위해선 고객의 서비스 이용 여정이 중요하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고객 여정 중심의 사고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도출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자사 서비스를 통해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지, 제공해야 하는 가치 등을 통해 서비스의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지만, 이에 필요한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은 별개의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은 고객 여정을 점검하기 이전에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필요한 부서를 줄이거나 조직 간 업무 프로세스를 축소 또는 권한 이양, 정책 변경 등을 통해, 구성원들은 본인의 업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다음 고객 중심으로 조직의 성격을 바꾸게 되는 것이죠.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의 목적
1) 기존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재정비한다.
2) 고객 세그먼트별 차별화된 방향으로 재배열 한다.
3) 경쟁력 있는 프로세스만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을 위한 모델링 작업을 ‘프로세스 모델링’이라고 합니다. 모델링 작성 시 현재 업무 흐름과 단위 업무별 의존성, 수행 주기 및 수행 주체와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해 상세히 기술해야 하는데요. 이때 주의할 점은 기술요소나 화면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요건은 독립적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개선 방향은 간략하게 기재할 수 있지만, 프로세스 모델링에선 기본 업무 수행 조건과 업무 흐름을 제어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문에서 언급했던 상담원 평가체계 변경을 모델링 사례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우선 하나의 큰 덩어리 업무 내(L1)에 하위 프로세스로 구성할 수 있는 단위(L2)는 없는지 살펴봅니다. 이는 마치 앱 자체를 서비스라고 부르지만 앱 내에 검색, 주문, 결제 등의 영역도 서비스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하위 프로세스의 관계가 단순히 병렬인지 직렬인지, 분기 처리는 필요하지 않은지를 판단하고, 프로세스별 관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합니다.
다음으로 하위 프로세스의 상세 프로세스 구성도 (L3)를 기술합니다. L2에서 기술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프로세스 간의 관계, 수작업 및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화 처리, 승인 및 검토 여부에 따른 분기 등을 표기합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현업의 주요 사건과 업무 단위를 빠짐없이 도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한 단계입니다. 참고로 칸이 없는 네모는 수작업을, 칸이 있는 네모는 시스템을 활용한 업무를 뜻합니다. 이외에도 프로세스 변화 내역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현업의 실행과제, 과제 이행 정도를 나타낼 수 있는 측정지표 등을 같이 표기할 때도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프로세스 단위별 상세 내용을 기술해야 합니다. 네모 하나를 ‘Activity’라 칭하며, 작성된 액티비티에 대한 모든 업무 내용을 기입합니다. 해당 단위를 조직 내에서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비즈니스 룰), 수행 주체와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어떤 시스템을 활용하는지, 해당 시스템에서는 어떤 데이터를 입력하고(input data), 어떤 결괏값을 받게 되는지(output data)를 기술해 줍니다.
위 표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처리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주범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구성원 협의를 통해 업무 방식, 업무 수행 절차의 TO-BE(개선안)도 함께 기획합니다.
그렇다면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의 한계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은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강조합니다. 급진적인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에 레거시 체계에 익숙해진 직원들과의 충돌을 빚을 수 있습니다. 서로의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 과정 증가에 따른 비용도 수반됩니다. 또한 시스템 투자를 통한 문제 해결을 내포하고 있어, 충분한 협의와 기준 없이는 높은 투자 비용 지출만이 능사라고 판단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은 ‘우리가 지금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대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타성에 젖은 구성원들이 조직의 모든 구조를 살펴보고,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은 기성 기업들에게는 혁신 속도를 높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스타트업에서도 사용자 중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어떤 것이 최적의 프로세스인지 확인하고, 매뉴얼을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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