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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이너가 바라본 자동차 UX/UI와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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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구글‧애플‧테슬라‧현대차 뛰어든 모빌리티 UX/UI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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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이너가 바라본 자동차 UX/UI와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

어릴 적 미술시간에 했던 과학 상상 그리기 기억하시나요? 아이들은 주로 미래 도시를 그렸고, 그림 속에는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자율로 이동하는 운송수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볼 수 없지만 자율 주행 자동차는 접할 수 있는데요. 과거 산업혁명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은 왜 운송수단의 변화를 꿈꾸는 걸까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편리하고 새로운 운송수단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선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본 모빌리티 시장의 UX, UI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UX/UI
과거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 도시 풍경 <출처: Click America>

 

모빌리티 시장을 흔드는 SDV

날이 갈수록 차량 하드웨어는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보통 자동차를 구매할 때 속도나 연비 등을 비교합니다. 그러나 자동차의 성능과 디자인이 발전해 품질이 비등해진다면, 결국 차량을 구매하는 결정적인 조건은 소프트웨어로 판가름 날 수도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화와 함께 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SDV는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기존의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에 불과했다면, SDV는 스마트폰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동 중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도로 위의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SDV를 양산하는 단계까지 끌어올리려면, 소프트웨어를 최적의 상태로 구동할 차량용 운영체제 개발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아우디, BMW, 포드 등 완성차 기업과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의 테크 기업들은 차량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경쟁하고 있는데요. 각 기업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 테크 기업: 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태블릿 UI와 흡사하다. <출처: Google>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로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애플은 카플레이(CarPlay)를 선보였습니다. 둘 다 휴대폰 미러링 형태로 운전과 관련된 앱을 제공합니다. 사용할 수 있는 앱의 개수는 제한되어 있지만, 스마트폰에 있던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바일에서의 친숙한 경험을 자동차에서 동일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
애플의 카플레이 <출처: Apple>

 

2018년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94%가 완성차에서 만든 인포테인먼트보다 카플레이를 더 선호한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완성차 기업들은 기술적, 금전적인 문제로 모바일과 동일한 서비스를 도입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테크 기업들은 이런 구조를 간파해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완성차 기업: 테슬라, 현대자동차

하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의 카플레이는 차량 내 기능을 모두 제어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로 음악을 듣다가 선루프를 조절하고 싶다면, 미러링을 잠깐 꺼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완성차 기업에서 차량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죠. 완성차 기업들이 자체 OS를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중 테슬라는 가장 고도화된 OS를 구현한 곳입니다. 어쩌면 SDV의 선두 주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테슬라는 레거시 차량을 갖고 있지 않아 차량을 새롭게 설계하고 개발할 수 있어, 다른 기업에 비해 이상적인 SDV를 구축하기 쉬웠다고 합니다.

 

현대차그룹의 인포테인먼트
현대차그룹의 인포테인먼트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역시 자체 운영체제인 ‘ccOS(Connected Car Operation System)’를 빠르게 개발하고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ccOS를 제네시스 전체 라인업은 물론 다른 현대∙기아 차량에도 확대 적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제네시스 첫 전기차 GV60에 최신 ccOS 플랫폼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중요해지는 HMI

기업들이 개발 중인 차량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에게 HMI로 보여집니다. HMI란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human-machine interface)’의 약자로 사용자가 기기와 컴퓨터 프로그램, 시스템과 통신할 수 있는 표시장치를 말합니다. HMI는 크게 디지털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로 구성됩니다. 이외에도 후석 디스플레이,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이 있으나 운전석의 주요 인터페이스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1) 디지털 클러스터

HMI 디지털 클러스터
<출처: Mercedes-benz>

 

클러스터는 차량 내에서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요즘 클러스터가 점점 디지털화되는 추세인데, 최근 출시된 자동차는 디지털 화면이 전부를 대체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는 오래된 역사만큼 옛 산물이 아직도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가 계기판 모양과 비슷한 튜브 디자인입니다. 하드웨어 계기판이 디스플레이로 바뀌면서 굳이 게이지와 바늘이 필요 없는데, 여전히 동그란 계기판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아직 사람들이 계기판 모양에 익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치 저장 아이콘을 플로피 디스크로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2) HUD(Head-up display)

HMI HUD(Head-up display)
<출처: Audi>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자동차의 앞 유리창에 정보를 비추는 것으로,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한 채 운전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입니다. HUD는 특히 도로와 정보를 매칭해 유리창에 투영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인포테인먼트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는 차량 및 운전에 필요한 정보(information)와 음악, 영화 등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합친 개념으로, 대시보드에서 가로로 긴 스크린을 말합니다. 요즘은 차량 내 대부분의 컨트롤 기능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많은 기능이 필수로 추가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설계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특히 스크린은 운전 중 살펴보기 좋은 위치, 손을 뻗었을 때 쉽게 닿는 위치, 보지 않고도 손만 움직여 작업이 가능한지, 가장 주요한 기능(내비게이션, 설정 등)의 접근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깔끔하고 트렌디한 모바일 앱과 달리 자동차 인터페이스는 투박하고 과한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운전 중에도 쉽게 터치할 수 있게 버튼이 커야 하고, 강한 햇빛이나 터널처럼 어두운 곳에서도 눈에 띌 수 있도록 색의 대비가 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HMI 인포테인먼트
테슬라 인포테인먼트 <출처: unsplash>

 

HMI는 전통적인 클러스터+인포테인먼트 구성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습니다. 최신 HMI 트렌드는 기계식 버튼을 없애고 터치스크린으로 차량 내 기능을 수행하는 것인데요. 대표적인 예로 테슬라를 들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핸들 우측에 노트북 크기만 한 터치스크린을 배치했는데, 물리적 컨트롤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스크린 안에서 조작합니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의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화면을 터치하기 위해 운전 중 도로에서 눈을 떼야 한다는 점인데요. 버튼으로 된 컨트롤러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쉽게 조작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터치스크린은 버튼 같은 촉각적 피드백이 없어, 항상 화면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또한 HMI 설계의 최우선은 안전인데, 이런 점에서 터치스크린은 안전하다고 보긴 힘듭니다. 그런데 왜 완성차 기업들은 터치스크린을 제작할까요? 사실 터치스크린은 직접 운전보다는 완전 자율주행차에 더 최적화된 인터페이스입니다. 더 이상 운전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사용자는 이동하는 동안 스크린으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위해 터치스크린을 더 크고 넓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운전자 개입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컨트롤러 대부분을 터치로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입니다. 완전 자율주행의 시대가 오기 전까진 스크린과 하드웨어 버튼을 함께 사용하고, 음성이나 제스처 등 다른 상호작용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

이제 자동차를 비롯한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은 소프트웨어로부터 출발하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소프트웨어를 담는 HMI도 함께 발전하겠죠. 올해 열린 CES 2023에서 기업들이 선보인 콘셉트카의 양상으로 봤을 땐, 대시보드가 윈드실드로 확장되며 인터페이스 또한 유동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정보를 고정된 화면에서 보지 않고, 확장 또는 축소되며 각 좌석에 최적화된 정보로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UX/UI
<출처: AEM>

대시보드가 윈드실드로 확장한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사 콘티넨탈의 ‘시닉 뷰 헤드업 디스플레이(Scenic View HUD)’가 있습니다.. 시닉 뷰 HUD는 윈드실드가 대시보드와 만나는 아래쪽의 특수 코팅된 블랙 프린팅 영역에 운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반사해 보여주는 형태로, 디스플레이를 운전자의 시야에 직접 배치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점을 제공합니다. 운전자는 더 이상 대시보드를 보기 위해 전방에서 눈을 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난 스크린이 운전자 경험에 큰 혁신을 가져다 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과연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보다 손을 뻗어 터치해야 하는 자동차 스크린을 더 많이 사용할까요? 화면이 늘어난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화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는 불분명합니다.

 

또한 스크린과 멀미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귀의 균형감각과 시각 정보가 서로 맞지 않을 때 사람들은 멀미를 하는데요. 스크린이 늘어날수록 멀미가 심화될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빌리티 산업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과연 자동차는 달리는 스마트폰이 될 수 있을까요? 그 이후에는 또 어떤 과제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디자인민수

편집 김나경 객원 에디터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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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UI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디자인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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