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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 구글 이벤트가 있었다. 핵심은 구글의 대화형 AI '바드(Bard)'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바드의 기본 기능, 사용 엔진, 앞으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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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바드 vs ChatGPT, 관전 포인트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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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공식 블로그>

 

지난 2월 8일, 구글 이벤트가 있었다. 핵심은 구글의 대화형 AI '바드(Bard)'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바드의 기본 기능, 사용 엔진, 앞으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원래라면 바드를 보고 전 세계인들의 입이 떡 벌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개된 ChatGPT가 선수를 친 덕분에, 구글의 발표에서 새로움은 느낄 수 없었다. 대화형 AI에 한해서는 천하의 구글이 헐레벌떡 추격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검색 서비스 빙(Bing)에 ChatGPT 기술을 녹여 넣으면서, 구글이 한 방 먹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은 지각변동의 시작점이 될 것인가? 결론을 내기 전에,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질 구글 바드와 ChatGPT의 대결에서 더 집중해 살펴볼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살펴보자.

 

 

0. 구글은 왜 여태까지 조용했는가?

구글이 대화형 AI에 완전히 무신경했던 것은 아니다.

 

바드의 엔진 역할을 하는 LaMDA(Language Model for Dialogue Applications, 대화형 앱을 위한 언어 모델)가 공개된 것은 2021년이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 대신 음성 통화를 해주는 'Google 듀플렉스'는 무려 2018년에 공개된 서비스였고, 음성 비서 'Google 어시스턴트'도 대화형 AI의 한 측면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글은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대화형 AI는 그 놀라운 겉모습에 비해 오류도 많고, 혐오 발언도 서슴없이 하며, 광고 수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전 세계 정보 유통을 상당 부분 책임지는 구글 입장에서는, 대화형 AI를 공개하기 전에 충분히 다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업적 속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OpenAI가 ChatGPT를 공개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ChatGPT가 제공하는 경험은 놀라웠다. 공개 두 달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억 명에 다다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고, 'ChatGPT가 구글 검색을 대체할 것이다'라는 헤드라인이 뉴스 란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OpenAI의 최대 주주는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빙에 (ChatGPT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AI를 넣을 것이라 발표했고 이미 베타 테스트 중에 있다. 그러니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는 구글은 '우리도 있어요!'라며 바드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뒤처졌다는 것은 시장의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 AI의 완성도나 사용자 경험은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사용자들의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1. 검색 엔진은 정말로 종말?

바드의 기능은 ChatGPT와 다르지 않다. 입력 창에 질문이나 요청 내용을 입력하면, 텍스트 기반의 답을 내놓는다. 정보를 찾아주거나 글을 생성해 주는 것도 모두 가능하다.

 

바드의 가장 큰 장점은 구글 검색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오늘의 원-달러 환율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날씨나 환율 같은 정보는 대화형 AI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이미 큐레이션 형태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화형 AI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바드 데모에서처럼 "James Webb(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발견한 것 중 9살 딸에게 들려줄만한 게 뭐가 있을까?"라고 물을 수 있는 것이다.

 

데모에서 틀린 팩트를 내놓았던 것은 둘째 치고, 바드는 구글의 검색 경험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다. 현재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상단이나 오른쪽에 핵심 정보가 요약되어 표시되는데, 이 영역에 바드의 답변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오늘의 날씨' 같은 검색어에는 요약본이, 더 복잡한 질문에는 바드의 답변이 표시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바드와 1:1로 대화하는 별도 인터페이스도 제공될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구글 UI 안에서.

 

검색 엔진들이 인터넷에 등장한 지도 벌써 30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 긴 세월 동안, '검색어를 넣고 à 연관성 높은 사이트를 클릭해 à 정보를 찾는다'라는 사용자 경험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경험이 바뀌어 가는 시점이 온 것이다. 앞으로는 '검색 엔진'이 아니라 '정답 엔진'이라고 부르게 되지 않을까?

 

 

2. AI 보다는 사업 구조가 진짜 변수

(위) 구글의 바드, (아래) 마이크로소프트의 빙(ChatGPT)

 

사실 정확히는 '구글 vs 빙'이라고 써야 맞을 것 같다. 대화형 AI 자체도 중요하지만, 검색 서비스와 결합해 어떤 경험을 줄 것인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둘의 방향성은 동일하다. 사람이 검색을 하면 검색 결과와 함께 AI 답변도 출력되는 방식이다. 원한다면 AI와 1:1 대화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빙 AI는 Bing.com 뿐만 아니라 엣지 브라우저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즉, 내가 어떤 사이트를 가든 빙 AI가 나를 도와줄 수 있다는 뜻이다. 빙 AI 데모에서 좋은 예시가 있었다. 사용자가 패션 브랜드 갭(Gap)의 투자 보고서 PDF를 띄워 놓고 '중요한 부분 요약해 줘'라고 적으니, 빙 AI가 수초만에 답을 내놓았다.

 

여기까지는 ChatGPT가 공개됐을 때도 확인한 기능이니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룰루레몬과 비교해 줘'라고 명령하니, 갭과 룰루레몬의 실적을 비교한 요약문을 막힘없이 작성해 냈다. 놀라웠다. 비교를 위해 굳이 룰루레몬의 투자 보고서를 찾아볼 필요조차 없었다.

 

아쉽게도 구글 바드와 구글 크롬의 융합은 아직 발표된 바가 없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승리! 구글의 패배!'라고 딱 잘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구글이 더 큰 발표를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드가 ChatGPT보다 똑똑해질 수도 있다.

 

나는 오히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구조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구글은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에서 얻는다. 그리고 뒤에서 더 살펴보겠지만, 대화형 AI와 광고의 궁합은 좋지 않은 편이다.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훑어보고, 여러 사이트를 탐색하면서 다양한 광고를 보게 만들어야 돈을 버는데, AI가 그럴 필요를 없애 버리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그냥 AI가 주는 정보를 받아먹으면 된다. 이것은 광고 수익을 깎아 먹는 구조이며 구글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광고 수익은 전체의 약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AI의 답변을 공격적으로 들이밀어도 손해 볼 일이 거의 없다. 잃을 것이 많은 구글과는 상황이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거침없는 행보는 오히려 더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빙뿐만 아니라 팀즈, 오피스, 애저 클라우드 등 모든 서비스에 AI를 녹여 넣을 것이라 밝혔다. (참고: Microsoft Earnings Release FY22 Q2)

 

 

3. 대화형 AI는 어떻게 진화할까

현재 빙의 인기가 무섭다.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유수프 메디(Yusuf Mehdi)의 트윗에 따르면, 빙 AI 대기자 명단이 48시간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bing.com/new에서 신청 가능). 구글의 경우 아직 비공개 테스트 중이라 따로 신청을 받고 있지 않다.

 

대화형 AI는 검색 서비스에 갇혀 있지 않을 것이다. 양사가 가진 다양한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탑재될 것이다. 단순히 대화하는 것을 넘어, 나 대신 작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파워포인트에서 텍스트를 중앙 정렬하기 위해 마우스를 끄는 것이 아니라 '중앙 정렬해 줘'라고 입력하거나, 구글 지도에서 맛집을 찾아 헤매지 않고 '가성비 좋은 5점짜리 식당만 보여줘'라고 하게 되지 않을까?

 

API 활용

더불어 외부 개발자들도 대화형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ChatGPT의 엔진인 GPT는 이미 API가 공개되어 있다. 주로 자연어 처리가 필요한 글쓰기 서비스나 고객 리뷰 분석 툴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ChatGPT용 API가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회사가 고객센터 챗봇을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정해진 대답만 할 줄 아는 챗봇이 아니므로, 담당자가 작성해 놓은 매뉴얼 문서를 참고해 고객에게 답변할 수 있게 된다.

 

바드 API도 3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구글이 가진 다른 AI 기술도 API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도 GPT API를 구글 제품과 연결시킬 수 있긴 하지만(예: 구글 시트에 입력된 값을 토대로 빈칸에 들어갈 값을 예측하는 함수), 아무래도 구글 제품은 구글의 대화형 AI와 가장 궁합이 잘 맞지 않을까 싶다. 바드를 기존의 구글 서비스와 어떤 식으로 연결시킬 수 있게 될지가 관건일 것이다.

 

이렇듯 API가 일반 개발자들에게 풀리기 시작하면 정말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마치 추천 알고리즘이 우리의 일상에 녹아든 것처럼, 대화형 AI 모델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작은 서비스의 위기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작은 서비스들의 수익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정보를 찾아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고, 사이트는 광고를 보여주면서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사이트를 방문할 이유 자체가 줄면 광고 수익도 줄어들 것이며, 이는 개인 개발자들이 돈을 벌 기회도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AI가 외부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긁어올 경우 해당 사이트에 일부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보았는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 논의가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비슷한 논의가 달리(DALL-E)에서 먼저 시작되긴 했다. 작년 4월에 공개된 달리2는 이미지 생성 AI로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자료를 학습해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아무 거리낌 없이 가져다 합성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AI가 생성해 주는 것이 놀라울 뿐이지만, AI가 참고한 이미지는 누군가가 피땀 흘려 그린 그림이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조치가 하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를 위한 플랫폼 '아트스테이션(ArtStation)'에서는 이미지를 올릴 때 'NoAI'라는 태그를 달 수 있다. 해당 태그가 달린 이미지는 AI가 긁어가지 못한다. 개인 사이트에도 비슷한 장치가 추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영어, 영어, 영어

앞으로도 영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 같다. 모든 IT 인프라가 그렇듯이 AI 인프라 또한 영어를 기반으로 한다. 영어를 잘할수록 AI 활용폭이 늘어나고, 명령어를 영어로 넣었을 때의 답변이 가장 빠르고 질도 좋을 것이다.

 

나는 작년 12월에 '비개발자의 눈으로 살펴보는 ChatGPT'라는 글을 썼다. 글에는 영어와 한국어를 비교한 내용이 있는데, 내용의 질뿐만 아니라 반응 속도도 현저히 차이 난다. 물론 빙이나 바드에 결합된 AI는 더 빠릿빠릿하고 정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어 사용 인구가 무려 15억 명 가까이 되는 점, 바드와 ChatGPT 모두 미국 회사에서 탄생한 것을 생각하면 영어의 중요성은 절대 낮아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어 사용 인구도 10억 명이 넘긴 하지만, 정보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영어를 이길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다행히 국내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기업들 덕분에 한국어 기반의 대화형 AI도 기대해 볼만하다.

 

 

결론: 춤을 출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들(구글)을 춤추게 만든 것은 바로 우리"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화형 AI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면서, AI 경쟁에 구글을 강제로 참여시켰다는 뜻이다. 더불어 일반 사용자인 우리도 춤을 출 수밖에 없게 되었다.

 

둘의 경쟁 구도는 각자의 검색 엔진에 대화형 AI가 추가되는 3~4월 즈음에 본격화될 것 같다. 대화형 AI의 사용자 수는 지금의 1억 명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고, 특히 IT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인터넷 검색을 할 줄 알지만, 대화형 AI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ChatGPT나 바드를 들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들의 삶에도 곧 대화형 AI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기본값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본다.


바드의 기능 자체는 그렇게 새롭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글은 현재 전 세계 검색 시장의 독보적 1위이자 이메일, 지도, 브라우저 등 수많은 서비스로 우리의 일상을 점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드가 구글의 서비스와 융합된 이후에 평가를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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