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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2020 보고서’에는 2025년까지 행정, 사무 분야를 포함한 약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실제로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이 예사롭지 않은데,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 1위는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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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공지능은 기획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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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제이슨 앨런이 AI로 제작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 <출처: 제이슨 앨런 트위터>

 

2020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2020 보고서’에는 2025년까지 행정, 사무 분야를 포함한 약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실제로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이 예사롭지 않은데,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 1위는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작품은 인공지능이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창조와 혁신은 인간의 능력이라 여겨졌지만, 이제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제품과 작품의 차별성을 고민하고 만들고 개선하는 기획자들 또한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기획자의 일을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과연 인공지능은 기획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기획의 영역을 넘보는 인공지능 서비스

상을 받는 미술 작품조차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실제로 사용자가 채팅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적절한 작품을 5분 안에 생성해주는 서비스를 우리는 너무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준 작품을 토대로 색상, 선, 면 등의 형태를 바꾸면서 빠르게 재창조를 해나갈 수 있습니다. 

 

copy.ai
<출처 : copy.ai>

 

블로그 리뷰, 소셜 미디어 도구, 프로포즈 편지 등 목적에 따라 글을 대신 써주는 인공지능도 개발되었습니다. 심지어 Copy AI라는 서비스는 여러 목적의 글에 따라 글의 톤도 미묘하게 조절하며 글을 만듭니다. 친근한 톤, 고급스러운 톤 등 다양한 버전으로 입맛에 맞춰 글을 대신 써주곤 합니다. 국내에서는 뤼튼이라는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SNS 광고 문구나 리뷰 답변, 유튜브 시나리오, 유튜브 영상 카피의 초안을 써줍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드라마 ‘닥터 로이어’의 긴장감을 살리는 주제곡이 대부분 인공지능으로 작곡되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음악은 ‘포자랩스’라는 인공지능 음악 생성 스타트업에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포자랩스는 가상악기의 사용, 믹스, 마스터링을 절묘하게 개발하여 인공지능 기반으로 수준 높은 음악을 작곡하고 있습니다. 

 

그림이나 글, 음악 같은 기존의 창조적인 영역의 작품을 만드는 것마저 인공지능이 잘해내고 있다 보니, 사람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합니다. 제품과 작품을 만들던 기획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기획자가 집중하고 개발해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요? 

 

먼저 인공지능이라서 인간보다 효율적인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공지능이기에 인간보다 더 뛰어난 것들

1) 정보에 다각도로 접근해 판단하는 역량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는 한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없습니다. 명심보감에도 ‘한쪽말만 듣게 되면 친한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한 사람의 취향이나 어떤 의사결정이 만들어진 배경을 분석하려면 복합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은 이런 경우에 월등히 유리합니다. 데이터를 다각도에서 무수히 수집하고, 그 엄청난 정보에 다각도로 접근해 패턴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상황, 한 사람을 보다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역량은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인 ‘스티치 픽스’의 경우 개인별 맞춤 스타일링을 위해 약 80여 가지의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키, 몸무게, 좋아하는 색깔, 발 사이즈, 직업뿐만 아니라 결혼, 출산 등 다양한 이벤트에 대한 데이터를 총체적으로 확인합니다. 스티치 픽스 서비스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고객은 약 350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수백만 명의 데이터를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며 추천을 한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입니다. 이때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80여 가지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1차적으로 개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이용 실태
<출처 : 테크스팟>

 

2) 빠르게 현상을 이해하고 패턴과 이상점을 찾는 역량

인스타그램에는 1분마다 69만 5000건의 스토리가 올라오고, 유튜브에는 500시간의 비디오가 업로드됩니다. 이처럼 하루에 생성되는 정보의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이렇게 막대한 데이터가 있을 경우, 인간은 이미 데이터를 통해 도출해야 하는 결과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학습시킵니다. 이러한 분석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계속 문제를 풀고 정답을 확인하면서 오답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학습을 통해 데이터에서 특정 패턴을 확인하거나 문제가 있는 부분을 효율적으로 찾게 됩니다. 막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확인하거나 패턴을 찾고, 특이하거나 문제되는 부분을 찾는 작업의 경우 인공지능이 인간에 비해 훨씬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죠. 

 

 

인간이기에 인공지능보다 뛰어난 것들

반면 인간이기에 기획을 하는 데 유리한 점도 존재합니다. 인간을 향한 기획일수록 더욱 유리합니다. 인간에게는 단순히 숫자로 설명이 되지 않은 복잡한 감정과 영감들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 감정을 담은 기획 역량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학습하는 영역과 보고 듣는 영역은 인공지능이 뛰어나지만, 느끼는 영역은 여전히 서툰 편입니다. 사람은 감정을 갖습니다. 감정에 치우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감정에 의한 창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감정에 의한 판단이나 창작품이 비논리적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때때로 감동을 받는 이유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동물의 감각을 가지면서 상호 교감을 할 줄 압니다. 기획자 또한 인간이기에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애정을 갖고 기획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슈퍼빈 유모차
<출처 : ifdesign.com>

 

가령 유모차 하나를 기획하더라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이 담긴 기획에는 차이가 생깁니다. 가령 아이가 마실 공기의 질까지 염려하며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슈퍼빈’이라는 회사는 자신의 아이가 오직 깨끗한 공기만을 마시기 바라는 마음에서 ‘Purest’라는 유모차를 선보였습니다. 이 유모차에는 LCD 터치패드로 유모차 실내 공기의 질과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어디서든 유모차에 탑승한 아이가 깨끗한 공기만을 마시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기획인 셈입니다. 

 

‘파나소닉’은 아이용 카메라를 만들어 실시간 잠들어 있는 모습을 부모에게 전달하거나 잠에서 깨는 움직임 변화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그 카메라에서는 아이가 잠에서 깨면 편안하게 다시 잠을 잘 수 있도록 자장가 음악이 나옵니다. 

 

이 두 가지 기획 모두 인간으로서 부모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실현할 수 없는 아이템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획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애정의 깊이에 따라 서비스의 디테일이 달라질 것입니다. 기계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2) 소프트스킬을 녹여낸 기획 역량

소프트 스킬 역시 인간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소프트 스킬이란 신뢰할 수 있는 태도, 관용, 지혜, 리더십,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을 아우르는 용어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량화 할 수도 없고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방의 얼굴 표정, 태도, 뉘앙스, 맥락 등을 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은 사람과의 교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영역입니다. 

 

기획에서 소프트 스킬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인간적 경험을 살려 서비스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은 인간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감사를 느끼면서 배울 수 있으며, 이렇게 쌓은 역량은 기획을 실현할 때 미세한 감동을 이끌어 내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을 배려하는 문구를 기획할 수 있고 향수를 불러오는 촉각적 피드백을 서비스에 담아낸다는 생각을 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벤츠 디지털 라이트
<출처 : 벤츠 홍보 기사>

 

가령 아이패드에서 실물 책과 유사한 방식으로 종이를 넘기는 기능을 사용할 때 나오는 책 넘김 소리와 종이 말림 효과는 사소하지만 인간만이 느끼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획입니다. 벤츠가 발표한 ‘디지털 라이트’ 역시 인간적 경험이 녹아들 때만 나올 수 있는 기획입니다. 디지털 라이트는 전방에 빛을 비추는 역할만 하던 헤드라이트에 기술적 요소를 강화해 주행 상황에 따라 노면에 조사해 주행을 돕는 장치로 혁신했습니다. 헤드라이트에서 다양한 기호를 조사해 노면에 비출 수 있는데, 특히 보행자가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보행선을 그려주기까지도 합니다. 

 

트위터 이미지
<출처 : Jacky Alcine 트위터>

 

3) 윤리적인 기획 역량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훨씬 윤리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습니다.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는 이제 막 원칙과 규율이 만들어지고 있는 초기 단계입니다. 아마존은 편파적으로 여성, 흑인, 히스패닉 계열의 인종을 채용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구글 포토에서는 흑인 남성을 ‘고릴라’라고 태깅을 한 적이 있었죠. 인공지능을 통해 인종차별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편파적인 데이터로 학습이 되는 순간 편파적이고 비윤리적인 추론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마땅히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을 학습하고 이해합니다. 인간의 생명은 귀중하고 누구나 공평하다는 사상을 학습받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질서, 도리, 이법 등을 학습하여 인공지능에 비해 훨씬 윤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4) 다채로운 개성을 담은 기획 역량

인간은 인공지능에 비해 다채로운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각 관심, 취향, 경험 등이 모두 다릅니다. 때론 불완전하고 미숙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다채로운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존중해주는 기획은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가령 위에서 소개한 ‘스티치 픽스’의 기획자는 고객이 출산, 결혼, 이혼, 질병 등을 겪을 때마다 데이터화하도록 설계하고, 필요시 실제 스타일리스트가 상담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때 스타일리스트는 고객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면서 보다 어울리는 스타일을 제공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이게 되죠. 

 

인간이기에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기계나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본능입니다. 매번 실패하는 만년 다이어터가 주기적으로 운동, 생활습관 코칭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봅시다. 단순히 기계적 알람을 받는 것보다 비슷한 취향과 감정을 가진 인간이 감정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해준다면 보다 더 꾸준히 동기부여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은 ‘30대 여성이 2월에 자주 입는 코트’가 무엇인지 선별할 수 있겠지만, 나의 반려견이 다쳐 마음이 헛헛할 때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이 상황에서 어떤 스타일을 입을지 추천해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의 경험들과 그 경험을 통해 그 사람이 느꼈던 감정, 해결 방법 등을 자산화하여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할 때 접목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기획자가 갈 방향은

기획의 사전적 뜻은 ‘일을 꾀하여 계획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일을 꾀하고 계획하는 궁극의 목적은 그 계획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변화’시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변화시키는 많은 과정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계획을 세워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기획이 정말 시장성이 있는지, 경쟁 제품이나 서비스는 무엇인지,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역량은 기획자로서 중요한 업무 능력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데이터 크롤링을 통해 일일이 조사하는 부분은 상당수 자동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자동화되면, 기획자는 기계가 모은 정보 중 어떤 것을 중요하게 바라볼지 분별하기만 하면 됩니다. 여기에 기획자에게 앞으로 중요한 역량이 있습니다. 바로 핵심 문제를 선정해내는 능력입니다. 

 

과거에는 빠른 정보 수집 능력, 양질의 정보 원천이 중요하였다면, 이제는 기획자의 관점과 인사이트로 수많은 정보 중에서 핵심 문제를 선정해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가령 ‘찜기’ 기획을 하더라도 ‘시니어층’이 사용하는 찜기는 일반 찜기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이가 자주 아픈 시니어층을 위한 찜기를 기획한다면 기능이 더욱 달라지게 됩니다. 

 

기프모 찜기
일본 기프모(GIFMO)사의 찜기,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부드럽게 만드는 찜기

 

문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도출되는 솔루션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문제를 설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솔루션을 도출할지에 대한 기획자의 인사이트가 더욱 중요합니다. 고객 인터뷰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솔루션에 대한 전략 방향을 ‘관계 지향형’으로 갈지 ‘시간 효율적’으로 갈지는 전적으로 데이터와 기획자의 인사이트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막연히 ‘고객의 번거로운 작업을 자동화해주면 고객이 편리함을 느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찜기 온도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획자가 의도한 것은 고객이 찜기에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을 높여주어, 편리함을 주고자 한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이 온도를 직접 올리고 내리는 것을 좋아한다면 솔루션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설을 세우고 솔루션을 찾아내는 과정은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용 맥락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향성을 설정하는 업무에 관해서는 기획자의 역할이 커진 반면, 솔루션을 실제 구현하는 업무에서는 인공지능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솔루션 안에 들어가는 단편적인 문구, 이미지, 영상 솔루션은 지금도 인공지능이 도맡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찜기’의 사용설명서에 들어갈 문구, 찜기 안에 들어가는 효과음 등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 면에서 효율적입니다. 

 

솔루션을 도출한 뒤에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고객의 사용성 테스트 결과나 피드백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 역시 모두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이 제공한 수많은 피드백 중 어떤 피드백을 무시하고 적용할지에 대한 결정은 여전히 기획자가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마치며 : 인공지능은 아직 기획자를 대체할 수 없다

정리하자면 ‘인공지능은 기획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은 ‘아직 아니오’입니다. 고객 행동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며 방향을 제시하기엔 아직 인공지능의 한계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도나 법적인 제약으로 고객 데이터를 파편적으로 수집할 수밖에 없어,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더라도 총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가령 자동차 회사는 이동에 대한 맥락을 알 수 있지만 고객의 식음료 취향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객을 위한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맥락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며 판단을 해야 합니다. 

 

반면 인공지능은 맥락을 이해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하긴 어렵지만,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창조해낼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와 인공지능이 생존을 두고 다툰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기보다, 공생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기획자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순 노동은 줄이는 대신, 그 시간에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 기획자가 앞으로 더 개발해야 할 역량은 관계, 개성과 같은 인간만이 기를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예를 들어 소프트 스킬이 탁월한 성인용 기저귀 기획자는 쿠폰이나 샘플을 제공하는 기획보다 고객의 감정을 헤아려 시니어 상담사를 고객 접점에 배치하는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획이 차별점을 낳을 것입니다. 시니어층이 겪고 있는 당혹감, 신체 변화, 성인용 기저귀 사용을 망설이는 다양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소프트 스킬을 갖춘 사람 기획자만이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인간이 집중해서 해온 업무들 중 일부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 역시 그동안 수많은 진화를 통해 변화해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획자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장점은 활용하고 인간의 장점은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소프트 스킬을 더욱 생각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옛날부터 많은 직업들이 생겨나고 사라져왔습니다. 하지만 한순간에 직업이 바로 사라졌던 경우는 없습니다. 기획자의 업무 중 일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인공지능을 잘 활용해 인간을 향한 기획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한다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기보다 인공지능 시대에 꼭 필요한 기획자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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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UX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IT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나의 첫 모빌리티 수업, 기획자의 여행법 등 책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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