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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며 구상했던 아이디어 중 하나가 ‘특정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재직자를 그 회사가 궁금한 이직 예정자나, 취업 준비생에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였다. 아이디어가 있으니 실제로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 검색해보다가, 커피챗이라는 서비스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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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며 구상했던 아이디어 중 하나가 ‘특정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재직자를 그 회사가 궁금한 이직 예정자나, 취업 준비생에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였다. 아이디어가 있으니 실제로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 검색해보다가, 커피챗이라는 서비스를 발견했다.
커피챗(Coffee Chat)은 서구권에서는 이미 일상이 된 정보형 미팅으로 궁금한 업계·회사·직무·학교의 사람과 실제 만남을 통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부담 없이 정보를 묻고 답하는 문화를 말한다. 이처럼 커피챗 서비스는 이직, 면접, 직무, 커리어 전환, 취업, 유학 등 먼저 경험한 사람에게 궁금함을 풀어놓고 정보와 기회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서비스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바로 커피챗에 가입했고, 이용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총 38번의 커피챗을 진행하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을 정리해보았다. PO는 과연 실무에서 어떤 일을 할까? 궁금한 분들에게 그동안의 답변을 공유하고자 한다.
커피챗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대학생, 취준생, 이제 막 취업한 주니어 기획자, 창업자, 미들급 PO등으로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청 비율이 높은 건 주니어 기획자이다. 주니어 기획자의 경우 아직 업계 용어가 낯설어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편이다.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라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커피챗을 신청한다.
대부분 첫 질문은 ‘PO, PM, PL’의 정의와 실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사실 이 용어는 근무 중인 재직자들과 업계 경력이 있는 미들급, 시니어급도 각자의 생각과 기준이 다르다. 그래서 명확한 기준을 말하기는 조금 애매하지만, 재직했던 국내 기업에서 정의되어 있던 역할은 아래와 같다. 아래 용어의 경우 국내와 해외의 기준이 다르고, 기업마다 정의해둔 개념도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위 기준은 회사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PM과 PL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실제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 PO가 PM의 역할까지 포함해서 하는 회사도 있다. 또한 PO와 PM이 각각 따로 존재하는 회사도 있다. 따라서 PO, PM, PL의 역할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보다는 어떤 개념인지 익히고, 본인이 지원하는 회사의 JD에 적힌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을 확인하여,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커피챗을 신청한 많은 주니어가 묻는 단골 질문이다. 대체로 이 질문을 하는 주니어는 PO라는 직무에 도전하고 싶은데 경력이 부족하거나, 경력은 충분한데 PO로 진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보통 PO라고 하면 제품 전략과 방향성을 정하고, 의사 결정권까지 있는 직무라서 아직 경험이 부족한 주니어가 보기엔 잘할 수 있을지 덜컥 겁부터 먹는 것이다. 또한 JD를 보면 최소 3년~7년 차의 경력직을 구하니 겁이 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PO로 일해보면 사실 기획 업무가 기본이라서 기획자로 연차를 충분히 쌓았거나, 기획 경험이 있다면 크게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다. 간혹 미니 CEO라고 부르며 모든 권한을 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업무를 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결정은 PO 혼자 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의외로 탑다운 과제가 많다. 특히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PO가 단독으로 결정하긴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혼자 책임질 일은 많지 않고, 수립한 전략이 잘못되어도 그 전략을 다시 잡아줄 사수나 동료들이 있다. 그러니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간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PO는 기획, 마케팅, 사업 전략 등의 경험이 있으면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직무이고, 실제로 어떤 회사에선 경험이 아예 없는 PO를 뽑기도 한다.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고, 원하는 회사의 JD를 꾸준히 보면서 기회가 왔을 때 이력서를 넣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커피챗을 신청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직무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많다. 그래서 이 직무를 더 잘하고 싶고, 나아가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실제로 음성 커피챗을 진행하며, 목소리를 통해 신청자들의 열정이 느껴져 나까지 동기부여가 된 적이 많다. 그렇다면 PO에겐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PO는 본인이 담당한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서비스는 어떤 고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인지,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의 연령층, 성별은 무엇인지, 유저가 우리 서비스를 어느 때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그래야 서비스의 전략과 로드맵을 보다 뾰족하게 세울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가설을 도출해 가설을 실험하고, 가설검증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역량은 집요함이다. 유저 리서치나 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분석하면서 딥다이브하며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이러한 집요함이 없다면 서비스와 고객을 파악하기 어렵다. 데이터를 보고도 어떠한 인사이트를 찾아내지 못하거나, 가설을 세우지 못할 것이다. PO의 주요 업무가 서비스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인데, 전략을 세울 때 근거가 없거나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전략을 세운다면 이에 동의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PO는 집요함을 가지고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가장 학습하기 어려운 역량 중 하나인데, 그만큼 다른 역량보다 중요하다. PO는 제품 하나를 책임지고 끝까지 리딩해야 하므로, 대내외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많다. 이때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따라 프로젝트가 수월해지기도, 힘들어지기도 한다.
PO는 제품 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하여,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공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는 작업자들(Makers)의 진척도 파악, 컨디션 파악, 일정 관리를 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선 PO로서의 경험을 쌓고, 사람의 심리나 화법 등을 공부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어느새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춘 PO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PO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더 궁금하다면, 얼마 전 작성한 이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현재 재직 중이지 않거나, 일을 알려줄 만한 사수가 없거나, 물어볼 동료가 없는 경우 PO가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업무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면접에서도 다른 회사의 PO는 어떤 프로세스로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하다며 질문하는 면접관도 많았다. 사실 위에서도 말했지만, PO의 역할은 어디서나 동일하진 않다. 각 회사에서 생각하는 기준과 역할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업무 프로세스는 회사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글은 필자가 다니는 현 직장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우선 PO는 크게 ①전략을 수립하고, ②전략에 맞는 로드맵을 설계하여, ③로드맵에 따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 다음 ④프로젝트의 성과를 분석하고, ⑤분석한 성과를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한다. 그리고 ⑥결과에 따라 추가 분석 또는 인사이트를 얻어, ⑦전략과 로드맵을 업데이트한다.
필자가 다녔던 회사에서는 위 7단계를 모두 PO가 맡고, 제품 단위로 진행되었다. 단계에 따라 커뮤니케이션하는 이해관계자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모든 업무는 PO가 주체적으로 진행한다. 프로세스가 많고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 제품 PO로 한 사이클 돌아보면 금방 익숙해지므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위 프로세스를 머릿속에 익혀 그대로 업무를 진행해보면, PO가 어떻게 일하는지 금방 감을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을 받다 보면 주니어 시절이 생각난다. 처음 기획자로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막막했던 기억이다. 회사에서 기획자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혼도 나고, 울기도 많이 울었던 것 같다. 필자가 주니어 때 했던 노력은 책 읽기, 정기 세미나 참석, 기획자 모임 나가기 등이었다. 가장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노력은 직무 관련 책 읽기다. 책을 읽으며 기획자의 역할부터, 업무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이후 괜찮은 세미나를 발견하면 무조건 신청해서 강의를 듣고, 네트워킹도 했다.
최근에는 더 공부하기 좋아졌다고 느끼는데, 브런치나 유튜브에 이미 많은 PO들과 선배들의 경험담이 공유되고, 직무 관련 꿀팁도 잘 정리되어 있다. 틈날 때마다 글을 읽거나 영상을 보며 학습할 수 있다. 업무 외 시간에 학습할 땐 이런 방법들이 있으니 참고하여 학습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로는 남들보다 크게 성장하기는 어렵다.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실무를 하면서 가장 힘들게 고민했던 때였다. 결국 업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므로 업무시간에 최대한 100%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었다면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또한 프로젝트를 하고 난 후,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거나 고객의 VOC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서비스에 대한 반응을 보고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점들을 개인 메모장이나 노트에 작성하여 레슨런을 하고, 프로젝트 이후에는 같이 진행했던 실무자들과 회고를 통해 이 프로젝트에서 잘한 점, 개선점, 배운 점 등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자.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면 다음 프로젝트를 할 때, 전보다 훨씬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일을 맡았거나, 프로젝트가 아닌 운영 업무를 맡는 것, B2B라서 B2C처럼 데이터를 많이 볼 수 없다는 말들은 결국 핑계에 불과하다. 작은 일을 잘 해내야 큰일도 할 수 있고, 운영 업무를 알아야 서비스의 운영 상태를 파악하고, 어드민을 잘 구축할 수 있다. 또한 B2B라서 데이터를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B2B에서도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잘 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B2C에서도 데이터를 잘 분석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담당하는 일을 잘 수행해내야 PO로도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작은 일, 만족스럽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이것을 어떻게 잘 해낼 수 있을지 고민해서 실행하는 것만이 PO로 성장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이다.
지금까지 커피챗 서비스를 이용하며, 많은 분들이 PO 직무에 대해 물어본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보았다. 대체로 직무에 대한 호기심 반, 본인이 가진 경험과 역량에 대한 두려움 반으로 질문한 분들이 많았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질문했다면 쉽게 답변할 수 있지만, 본인이 가진 경험과 역량에 대한 두려움은 결국 본인이 스스로 깨야 하는 벽이다. 두려워하는 주니어들에게 본인이 가진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항상 물어본다. 대체로 답변하지 못하거나, 답변하더라도 잘 정리하지 못해 버벅거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본인의 핵심 역량을 3~5개 정도로 정리해보라고 답변한다. 본인이 가진 경험이나 역량에 대한 두려움은 본인이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 모르거나, 본인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건데,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일을 하며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업무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부분이라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역량을 가졌고, 이 경험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커피챗을 신청했다는 것은 이미 열정이 있다는 것이고, 이 직무를 더 잘해보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것이니 말이다.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열정을 갖고 실행하는 사람은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주니어의 입장에서 지금은 불안하고 두려울 수 있지만,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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