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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영역에는 다양한 직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를 설계하는 UX 디자이너가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UX 디자이너만으로 충분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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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영역에는 다양한 직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를 설계하는 UX 디자이너가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UX 디자이너만으로 충분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바로 객관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UX 리서처가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들어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기업에서도 UX 리서치 직무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UX 리서처가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들에 대해 알아보고, 다른 직무들과의 차이점을 살펴봄으로써 UX 리서처라는 직무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과연 UX 리서처들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요? 그들은 마치 변호사와 같습니다. 변호사는 논리와 근거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의사결정자에게 피고인의 법적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대변자의 역할을 하는데요. UX 리서처도 역시 고객의 니즈라는 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UX 리서처는 다양한 사용자 조사 방법론을 활용하여, 고객의 니즈와 불편점을 발굴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구체적인 개선점 등을 UX 디자이너와 이해관계자(상품기획자, PO, 개발자 등), 의사결정자에게 전합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직관이나 감(感)과 같은 주관성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의 가치 향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UX 리서처의 업무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UX 디자인 프로세스에 따라 UX 리서치 업무를 구분할 수 있는데요. 크게 보면 UI 디자인 이전에 이루어지는 선행 리서치와 UI 디자인 이후에 이루어지는 검증 리서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선행 리서치에서는 타겟 고객의 정의,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회 영역 발굴, 그리고 차세대 기술에 대한 UX 가이드라인 개발을 다루게 됩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타겟으로 하는 고객을 정의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이를 페르소나(Persona)라고 합니다. 인터뷰나 관찰, 설문과 같은 다양한 사용자 조사 방법을 통해 수집된 고객 특성 데이터를 분석하여, 해당 서비스에 관여도가 높은 대표적인 고객 집단인 페르소나를 정의합니다.
위 그림과 같이 페르소나는 기본적인 인류 통계학적 정보뿐만 아니라 고객의 니즈나 동기, 서비스 사용 행태 등과 같은 고객의 특성 정보를 제공하는데요. 최근에는 클러스터링 분석(Clustering analysis)과 같은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활용해 정량적으로 고객 특성을 분류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회 영역을 발굴하는 업무도 선행 리서치에서 수행하는데요. 고객의 서비스 사용 행태나 최신 트렌드 등의 분석을 통해, 고객의 숨겨진 니즈(Unmet Need)를 발굴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나, 현재 서비스와 차별화할 수 있는 UX 방향성을 도출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UX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UX 방향성이 잘 반영된 신규 서비스의 UX 컨셉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차세대 기술에 대한 UX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업무도 선행 리서치에서 수행합니다. 터치 기반의 모바일 앱 서비스처럼 그 동안의 많은 연구와 디자인 경험으로 표준화된 UX와는 달리. AI, VR, AR, Air Gesture처럼 새로운 인터랙션 기술의 도입을 검토할 때, 이러한 업무가 필요합니다. UX 리서처는 위 그림의 AR(Augmented Reality) UX 가이드라인과 같이 차세대 인터랙션 기술이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사용자가 쉽게 배울 수 있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정의합니다.
이러한 차세대 기술에 대한 UX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 인간공학(실험이 필요한 과제)도 진행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UX 리서처는 VR(Virtual Reality) 사용 환경에서 사용자의 인지적 특성을 배려한 최적 시야 범위 또는 글씨 크기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제공되어야 하는지 등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설곗값을 도출하기도 합니다.
검증 리서치는 현재 서비스의 UX 수준을 진단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개선점을 파악하기 위해서 진행합니다. 대표적으로 수용도 조사, 사용성 평가, 그리고 UX 거버넌스와 같은 업무가 있습니다.
먼저 수용도 조사에서는 선행 UX 컨셉의 결과물인 프로토타입이 개발되었을 때, 이에 대한 고객의 수용성(Acceptance) 검증을 통해, 컨셉의 적합성 및 이후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개발할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사용성 평가를 통해 실제 출시 직전의 서비스나 출시 이후에 서비스를 대상으로 경쟁 서비스와의 경쟁력을 진단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개선점을 발굴합니다.
또한 UX 리서처는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뿐만 아니라, 휴리스틱 평가 기반의 UX Audit을 통해 서비스 출시 전 예상치 못한 사용성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UX 거버넌스 업무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검증 리서치 결과물을 UX 디자이너와 이해 관계자들에게 공유하고,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개선 방향성이나 To-be 디자인에 대해 함께 논의합니다.
그렇다면 UX 리서치를 잘하기 위해선 어떤 업무 스킬과 지식이 필요할까요? 이는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 영역별로 살펴보겠습니다.
UX 리서치는 사용자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서비스를 통해 어떤 욕구를 충족하려고 하는지,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왜 인지적으로 어려워하는지, 서비스를 사용하며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등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제품의 효과적인 입력 방식(예: 터치, 버튼, 음성인식 등)의 검토나 편리한 조작에 대한 인사이트 도출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특성과 한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UX 리서처의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HCI, 심리학, 인간공학과 같은 인간의 특성에 대해 잘 아는 지원자를 모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 니즈 데이터를 수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용자 조사인데요. 그래서 UX 리서처는 다양한 정성 및 정량적 사용자 조사 방법에 익숙해야 합니다. 연구 목적과 주어진 리소스에서 가장 효과적인 조사 방법을 선정하고, 이를 설계 및 수행하는 역량이 요구됩니다. 사용자 조사의 종류와 활용법은 이전 글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또한 정성적 사용자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UX 리서처는 질문지를 설계하는 것부터 인터뷰 진행자로서 참가자를 대하는 방법, 정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등의 다양한 스킬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정량적 조사를 위해 UX 리서처는 설문지 설계부터, 조사 방법에 따라 다양한 분석 툴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도 함께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웹에서의 사용자 행동 로그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구글 애널리틱스에 익숙해야 하고, 온라인 설문조사를 위해서는 퀄트릭스 같은 툴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좀 더 정교한 조사를 위해 시선이나 뇌파 등 생체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면, UX 리서처는 Eye Tracker나 EEG 장비와 같은 특수한 조사 도구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 조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분석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 UX 리서처에겐 통계 분석과 같은 정량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인터뷰한 데이터를 유형화하거나 구조화하는 것과 같은 정성적 분석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분석 툴로 데이터를 분류하고, 간단한 기술 통계나 정보 시각화를 할 수 있는 엑셀이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할 수 있는 SPSS에도 익숙해야 합니다. 단순히 분석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정보 패턴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쉽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시각화 역량도 요구됩니다.
이처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서비스 개발 전 단계에 적용될 수 있어야, 리서치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간에 대한 이해나 사용자 조사 방법, 분석 스킬만으로는 적합한 솔루션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UX 리서처는 리서치 스킬뿐만 아니라, UX 디자인과 해당 산업 도메인에 대한 개념과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통섭적 사고를 통해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적절히 해석하고, 창의성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UX 리서처는 연구 결과와 솔루션 제안에 대해, 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한데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발표나 회의뿐만 아니라, 문서 작성이나 이메일 작성에서도 균형 있게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산업 도메인이나 조직에 따라 UX 리서처가 수행하는 업무의 정의나 범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리서치 전문 에이전시,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 IT 기업에서의 UX 리서처 업무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대기업에서는 조사를 위한 인프라(유저 테스트 룸, 참가자 모집을 위한 패널 확보) 부족, 보안 등의 이슈로 직접 사용자 조사를 수행하지 않고, 리서치 전문 에이전시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서치 전문 에이전시는 사용자 조사 방법 활용 역량과 분석 테크닉 측면에서 전문성이 요구되는 반면, 대기업에서는 조사 기획과 솔루션 제시 역량, 그리고 내부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IT 기업은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과는 달리, 사용자 조사를 직접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IT 기업의 UX 리서처는 리서치 수행과 분석, 솔루션 제시 및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복합적으로 요구됩니다. 다만 IT 기업은 빠르게 리서치를 수행해야 하므로,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리서치보다는 스케일과 정교성 측면에서 고도화된 역량을 요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UX 리서처는 ‘UX’와 ‘Researcher’라는 키워드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다른 직무와의 비교를 통해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UX 리서처와 UX 디자이너의 차이는 좌뇌와 우뇌의 역할 차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보통 좌뇌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판단에 관여하는 것에 비해, 우뇌는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판단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이 UX 리서처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업무 영역에, UX 디자이너는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업무 영역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업무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UX 리서처가 고객으로부터 정성 및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면, UX 디자이너는 이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결과물 측면에서 비교해 보면 UX 리서처는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연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UX 디자이너는 포토샵이나 스케치 등을 이용해, IA(Information Architecture), Wireframe, Workflow와 같은 UI 디자인 결과물을 산출합니다.
UX 리서처와 마켓 리서처는 동일한 조사 방법을 활용하지만, 그 연구 대상이 UX와 마켓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사람을 UX 리서치에서는 사용자(User)로, 마켓 리서치에서는 소비자(Consumer)로 지칭합니다.
리서치 산출물 측면에서 UX 리서처는 주로 사용성처럼 서비스와 사용자의 인터랙션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사용자 가치를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을지 다루는 데 반해, 마켓 리서처는 긍정적인 브랜딩 메시지를 전달하고, 구매를 촉진시킬 수 있는 시장 전략에 대해 다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무가 채용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데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행동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UX 리서처와 공통점이 있지만, 데이터 수집 방법과 분석 접근 방식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UX 리서처는 다양한 정성 및 정량적 사용자 조사 방법의 수행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반면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별도의 사용자 조사 없이, 온라인상의 대규모의 사용 흔적들(로그 데이터, VoC 데이터)을 코딩 기술을 통해 수집합니다. 분석에서의 접근 방식은 UX 리서처는 규모가 크지 않은 데이터라도 맥락이나 숨겨진 니즈와 같은 의미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대규모의 데이터로부터 객관적인 결과를 얼마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합니다.
지난 10여년 간의 UX 리서처 업무를 살펴보면, 몇 가지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먼저 효율적인 리서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UX 도입 초기에는 정밀한 사용성 평가나 신뢰성이 높은 생체 신호(Eye Tracking, EEG, EMG 등) 분석 방법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높았는데요.
최근에는 고비용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검증 방법보다는, 내부 UX 전문가 집단을 통한 UX Audit으로 사용성 이슈를 최소화하거나, Log 및 VoC 데이터 등 온라인상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처럼 효율성이 높은 리서치 방법을 많이 활용합니다. 웹이나 앱 중심의 서비스에서 UX가 상당 부분 표준화되어 사용성 이슈가 적어졌고, UX 도입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UX 디자이너의 전문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UX 도입 초기에 빈번하게 발생했던 치명적인 사용성 이슈도 줄어들었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UX 리서처의 업무 영역 확장입니다. 최근 기업들이 UX(User Experience)라는 단어보다 CX(Customer Experience)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경험 리서치가 단순히 사용 과정뿐만 아니라, 구매 과정에까지 확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UX 리서처는 기존의 UX 리서치 영역은 물론 마켓 리서치 영역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졌습니다. 더불어 최근 빅데이터의 활용이 많아지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의 협업도 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UX 관점에서 해석하는 역량 또한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UX 리서처가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와 필수 역량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 글을 통해 UX 리서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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