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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플라이휠은 아마존의 성공을 견인한 동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마존이 플라이휠이라는 개념을 직접 언급해서 가장 유명해진 것이고, 다른 많은 기업들도 알게 모르게 자신만의 플라이휠을 만들고 굴려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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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플라이휠은 아마존의 성공을 견인한 동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마존이 플라이휠이라는 개념을 직접 언급해서 가장 유명해진 것이고, 다른 많은 기업들도 알게 모르게 자신만의 플라이휠을 만들고 굴려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국내외 대기업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플라이휠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자신의 서비스에 맞는 플라이휠을 찾아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플라이휠은 본래 자동차 부품입니다. 크고 무거운 금속 원판을 계속 돌리다 보면 특정 순간부터 속도가 빨라지고 엔진의 힘을 덜 쓰게 되는 원리를 활용해 자동차가 잘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기업 컨설턴트인 짐 콜린스는 자신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기업 경영을 플라이휠에 빗대었는데, 이는 기업의 역량과 성과가 축적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아마존의 플라이휠은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짐 콜린스의 플라이휠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냅킨 위에 그린 간단한 선순환 다이어그램입니다. 제품 수가 많아지면 고객의 경험이 좋아지고, 고객의 경험이 좋아지면 트래픽이 증가하고, 트래픽이 증가하면 셀러가 늘어나고, 셀러가 늘어나면 다시 제품 수가 많아지는 과정을 간단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마존은 점차 낮은 비용 구조를 만들어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이는 고객 경험이라는 플라이휠의 한 요소를 보다 가속시킬 수 있게 됩니다. 아마존은 실제로 20년 넘게 플라이휠을 굴려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기업의 플라이휠은 어떨까요? 저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각각 자신만의 플라이휠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기업, 소셜 기업, 커머스 기업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핵심 타깃은 주로 공급자와 소비자, 이 두 그룹입니다. 한 그룹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다른 그룹에서 해당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대부분 같지만, 공급자를 모집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기업은 누구나 공급자가 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어떤 기업은 자신들이 직접 공급자를 선별합니다. 저는 해당 기준에 따라 각각의 방식을 ‘공개된 플랫폼’과 ‘통제된 플랫폼’이라고 부릅니다. (공개된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서비스 중에서도 공급자 신청을 받는 서비스가 있지만 이들의 승인 기준은 높지 않은 편입니다.)
공개된 플랫폼에는 아마존, 에어비앤비, 유튜브 등이 있는데, 이들의 플라이휠은 대부분 유사합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에는 자신의 거주지를 등록하는 호스트와 이를 이용하는 투숙객이 있습니다. 더 많은 숙박 옵션이 있다면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올라가고, 점차 많은 사람들이 숙박을 알아볼 때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것입니다. 그렇게 소비자가 늘어나면 보다 많은 호스트가 에어비앤비에 자신의 숙소를 등록하게 되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옵션으로 이어져서 플라이휠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에어비앤비는 추천이나 할인 등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통제된 플랫폼으로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가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많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지 않고 공급자와 계약하여 콘텐츠를 수급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된 플랫폼에 적용되는 플라이휠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제공되는 영상 콘텐츠가 많을수록 고객 경험은 증가하고, 이는 더 많은 트래픽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더 많은 트래픽은 넷플릭스의 협상력을 높여서 보다 많은 콘텐츠가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넷플릭스 역시 이러한 플라이휠을 잘 굴려온 덕분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수급 및 제작할 수 있었고, 많은 OTT 서비스가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소셜 서비스 역시 모두 각자만의 플라이휠을 갖고 있습니다. 소셜 서비스의 전략은 크게 네트워크 효과와 플랫폼 효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에 대한 플라이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트워크 효과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의 사용가치가 그 상품이나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커지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많은 소셜 기업의 핵심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이 빠른 속도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카카오톡을 쓸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 역시 플라이휠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자신과 연결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유저가 느끼는 가치는 커지고, 유저의 가치가 커질수록 새로운 사람들이 서비스에 유입됩니다. 그렇게 간단한 플라이휠이 동작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배적인 SNS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트위터와 링크드인 역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마찬가지로 소셜 서비스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저는 이들의 성장 과정이 네트워크 효과보다는 플랫폼 방식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는 기업은 한 가지 종류의 유저를 갖고 있지만, 트위터나 링크드인은 플랫폼 기업과 같이 두 가지 종류의 유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트위터의 유저들은 연예인, 정치인과 같은 유명인을 좇아 서비스에 유입됩니다. 그렇게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점차 많은 유명인들이 트위터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게 되고, 이에 따라 유저 가치가 증가하는 플라이휠이 구축된 것입니다. 마치 유명인이 공급자 역할을 하고, 일반인이 소비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업인 셈입니다.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링크드인의 플라이휠도 유사합니다. 링크드인에는 자신의 이력서를 관리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사람(소비자)과, 직무와 경력에 따라 인재를 찾고 채용을 제안할 수 있는 HR 담당자(공급자)가 존재합니다. 링크드인 내에서 이루어지는 채용 제안이 많아질수록 이용자는 더 큰 가치를 느끼고, 더 큰 가치를 느낄수록 더 많은 트래픽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구직자가 늘어나면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HR 담당자 역시 증가하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채용 제안으로 이어집니다.
커머스 기업은 자신의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됩니다. 동일한 제품을 많이 생산하면 소량 생산할 때보다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기업들은 가격을 더 낮춰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거나 제품군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각 상황에도 모두 플라이휠은 존재합니다.
제품을 많이 판매할수록 생산 단가는 낮아집니다. 생산 단가가 낮아지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고,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는 더 저렴한 가격이라는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판매량이 늘어나는 플라이휠이 구축되는 것입니다. 삼성은 이와 같은 전략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키워나갔고, 현재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중국의 많은 스마트폰 제조회사 역시 비슷한 구조의 플라이휠을 굴리며 낮은 가격으로 많은 생산량을 확보하였고, 빠르게 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 기업 애플도 제품의 판매량이 많아지자 반도체 생산을 TSMC에 위탁하고, 휴대폰 생산을 폭스콘에 위탁하는 등 생산 과정을 체계화하여 단가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애플은 가격 경쟁력과는 다른 플라이휠을 구축했습니다. 판매량이 늘어 이용자가 많아지자, 제품군을 확대하여 연결성을 제공한 것입니다. 그렇게 연결되는 제품이 하나씩 늘어날수록 고객은 더 큰 편의성을 느끼게 되고, 계속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는 과정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미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서비스에서 플라이휠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에서 적절한 플라이휠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절한 플라이휠을 구축할 수 있을까요?
아마존의 전략을 다룬 책 <순서파괴>에 따르면, 먼저 측정하려는 지표를 선택하고 정의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인풋 지표와 아웃풋 지표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인풋 지표란 직접 변경할 수 있는 데이터를 뜻하는데, 아마존의 인풋 지표로는 제품 구색, 가격, 편의성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반면 주문, 매출, 이익과 같은 아웃풋 지표는 매우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는 직접 조종할 수 없습니다.
이후에는 올바르고 통제 가능한 인풋 지표를 규명해야 합니다. 아마존은 한때 제품 구색에 초점을 맞춰 ‘신규 상세 페이지의 개수'를 인풋 지표로 설정한 적이 있는데, 인풋 지표를 그렇게 설정하니 수요가 크지 않은 제품까지 재고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아마존의 인풋 지표는 ‘추가되는 상세 페이지의 수’에서 ‘상세 페이지의 조회 수’로 바뀌고, ‘제품 재고가 있는 상세 페이지의 조회 비율’로 변경되었다가, ‘제품 재고가 있고 [2일 배송]이 바로 가능한 상세 페이지의 조회 비율’로 변경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아마존 플라이휠은 통제 가능한 인풋 지표가 어떻게 하나의 핵심 아웃풋 지표를 끌어올리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그렇기에 아마존이 아니라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올바른 인풋, 아웃풋 지표를 설정하고 잘 측정한다면 자신만의 플라이휠을 만들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부캐 관리 소셜 앱 하이드를 운영하면서 플라이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하이드는 자신의 관심별로 부캐 프로필을 여러 개 생성하고, 각 프로필 별로 포스팅을 올려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소셜 앱입니다. 현재 자신의 관심에 따라 여러 개 생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프로필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부캐를 갖고 있거나 기록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캐 관리 기능만으로는 소셜 서비스가 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력서 관리 기능만 제공하는 링크드인과 같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하이드는 어떻게 해야 링크드인의 ‘채용’과 같은 플라이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우선 하이드의 아웃풋 지표는 ‘부캐를 관리하는 유저의 수’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조종할 수 없습니다. 마케팅을 통해 단기적으로 가입자를 늘릴 수는 있을지 몰라도 마케팅 비용을 낮추면 해당 지표는 바로 하락할 것입니다.
결국 플라이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인풋 지표를 설정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인풋 지표를 ‘모임’ 기능에서 찾고자 합니다. 현재 모임과 관련해서는 네이버 카페, 소모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시중에 많은 서비스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임에는 신뢰성이라는 허들이 존재합니다. 누가 모임을 주최하고, 누가 참여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참여하기 망설여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이드에서는 사람들의 부캐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모임 주최자와 참여자의 진실한 생각과 기록을 볼 수 있다면 심리적 허들이 낮아질 것이고, 다른 서비스에 비해 차별성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저는 ‘운영되는 모임의 수’를 인풋 지표로 삼고 가설을 검증해 볼 계획입니다. 가설이 맞다면 앱 내에서 운영되는 모임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앱을 이용할 것입니다. 앱 이용자가 많아지면 부캐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부캐를 기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운영되는 모임 수도 증가하는 플라이휠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저는 현재 모임 기능을 기획하고 있으며, 다음 달에 출시하여 본격적으로 유저의 반응을 확인해 볼 계획입니다.
오늘은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플라이휠을 소개하고 자신만의 플라이휠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플랫폼, 소셜, 커머스 분야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다루었는데, 해당 분야가 아니라도 분명 모든 서비스는 자신에게 적합한 모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콘텐츠를 통해 저를 포함한 보다 많은 분들이 자신만의 플라이휠을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각자의 분야에서 멋진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모든 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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