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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휴리스틱을 고려하면 사용하기 쉽고 편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휴리스틱이란 사람들이 직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의사결정의 지름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휴리스틱이 무엇이며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고, 두 가지 사례를 통해 휴리스틱을 활용해 고객들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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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휴리스틱을 고려하면 사용하기 쉽고 편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휴리스틱이란 사람들이 직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의사결정의 지름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휴리스틱이 무엇이며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고, 두 가지 사례를 통해 휴리스틱을 활용해 고객들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에 의하면 사람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은 크게 휴리스틱 사고, 시스템 사고 2가지로 나뉩니다. 이 중 시스템 1에 속하는 휴리스틱은 사람들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더 빨리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어림짐작 기술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신속한 판단이 필요할 때, 혹은 굳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휴리스틱을 사용합니다.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고객의 기억에 남으려면 휴리스틱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서비스를 구매하게끔 설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고객들이 쉽게 영화관을 떠올릴 수 있도록 검은색 배경에 카테고리별로 드라마, 영화 포스터를 나열했습니다. 또한 세밀한 추천 시스템으로 개개인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섬네일로 노출해, 고객들이 서비스를 오래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인지적 편안함을 주기 위해 환경을 조성한 결과, 서비스 사용 시간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었습니다.
휴리스틱은 특정한 상황에서 더 잘 가동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휴리스틱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고, 또 어떤 상황에서 잘 일어나는 것일까요? 심리학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휴리스틱은 매우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사건의 사례가 친숙하거나, 최근의 것일수록 떠올리기 쉽기 때문에 그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한국인의 사망원인 2위를 떠올릴 때,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을 바탕으로 교통사고, 자살 등의 서로 다른 대답을 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대상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특징이나 속성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인데요. 하나의 예로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약이나 도덕성 등 여러 내용을 비교해 평가하는 대신, 후보의 출신지, 학력 등 대표적인 특징이나 성장 과정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호불호 같은 감정적인 요소로 의사결정을 하고, 부수적인 이익이나 리스크도 감정에 따라 판단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같은 토마토를 보더라도 평소 토마토를 좋아하던 사람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토마토를 먹을 것입니다. 반면 토마토를 먹고 탈이 났던 사람이라면 이를 떠올려 토마토를 먹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이성적인 고려보다 감정적인 반응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정 휴리스틱이라고 합니다.
먼저 제시되는 정보가 그 이후에 알게 된 새로운 정보들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공하고, 전체적인 맥락을 만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휴리스틱을 어떻게 제품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요? 이 둘 사이에는 바로 설득이 있습니다. 설득이란 고객이 귀찮음을 감수해서라도 제품을 기획한 기획자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는 것입니다. 심리학 교수 로버트 치알디니의 저서 ‘설득의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데는 크게 여섯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사람에게는 의사결정의 지름길인 휴리스틱이 있으며, 설득의 법칙은 그 자체로 작동하거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휴리스틱을 유도해 고객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흐름입니다. 이는 제품을 광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을 기획하고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휴리스틱을 활용한 서비스의 예시로 배달의민족과 밀리의 서재를 살펴보겠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오프라인 배달 경험을 온라인으로 옮긴 성공 사례입니다.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설득의 법칙이 여럿 작용하고 있지만, 두드러지는 하나는 리뷰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에는 사회적 증거의 원칙과 상호성의 원칙이 작용하고 있는데요. 우선 많은 업체들이 좋은 평점과 리뷰를 받기 위해 서비스 메뉴를 제공하고, 배달의민족도 여러 업체의 쿠폰을 적극적으로 뿌립니다. 주문하는 음식점에서 이러한 쿠폰이나 이벤트를 제공하면, 사람들은 조금 귀찮음을 감수하더라도 리뷰(특히 사진이 포함된 리뷰)를 남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등록된 리뷰는 해당 업체에서 주문하는 새로운 고객에게 영향을 주어, 주문 수 자체를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증거의 원칙은 휴리스틱 원칙에서 맥락 효과를 유도하는데요. 평점이 높고, 최근 리뷰가 좋다면 음식점에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죠. 꽤 예전에 올라왔던 낮은 평점의 리뷰를 보더라도 최근 평점이 좋다는 것에 대한 휴리스틱이 작동하여, 결정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리뷰에 포함된 사진들은 이전에 먹었던 음식의 맛을 떠올리도록 유도해, 새 고객들이 메뉴에 더 쉽게 접근하고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배달의민족에서는 콘텐츠를 탐색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설득의 법칙을 사용해 휴리스틱을 유도합니다. B마트와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특가 한정판매’ 등의 문구를 사용해, 해당 제품의 희귀성을 알림으로써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배달 메뉴의 메인 화면에서는 ‘국물의 계절’, ‘집밥’, ‘축구엔 치킨’, ‘축구엔 피자’ 등 현재 상황에 맞는 키워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따로 숙고하는 시간을 갖지 않아도, 서비스에서 먼저 추천해주는 선택지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런 장치들은 고객의 감정 반응과 연상 작용을 자극해 음식점에 대한 접근성을 높입니다.
이렇듯 배달의민족은 고객이 사용하기 편한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매출 증가를 위해 설득의 법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고객도 휴리스틱을 바탕으로 손쉬운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서비스의 기획 의도를 잘 따라가는 편입니다.
문체부에서 실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의 서비스 목표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콘텐츠를 통해 독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긍정적인 독서 경험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설득의 법칙과 휴리스틱을 활용합니다.
밀리의 서재에 가입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일관성의 법칙을 활용한 습관 목표 설정입니다. 밀리의 서재에서는 ‘100일 100밀리 목표’, ‘365일 365밀리 목표’라는 활동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데요. 독서 관련 활동을 할 때마다 ‘밀리’라는 활동 점수 단위가 부여되어, 고객이 목표를 달성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이런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꾸준히 독서하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지속해서 인지하게끔 함으로써 고객이 더 꾸준히, 더 오래 독서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호감의 원칙과 권위의 원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는 몇몇 고객에게 책의 표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을 감안해, 책 이미지의 크기를 키워 시각적인 매력도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긴 텍스트를 읽는 것을 힘들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오디오북, 챗북, 스토리 형태로 책 내용을 요약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치들은 모두 고객이 책을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유명인이나 북 큐레이터의 인터뷰, 책방 소개, 서점 베스트셀러 등 책을 잘 아는 사람들의 책 추천을 메인 화면에 적극 반영하여, 서비스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듦과 동시에 고객의 흥미를 자극합니다.
이러한 설득의 법칙을 사용하면, 사용자들이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휴리스틱을 가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책에 대한 사전 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주어지기 때문에, 고객은 대표성 휴리스틱을 활용해 독서를 시작하기 전, 책의 내용과 메시지에 대해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감정 휴리스틱과 가용성 휴리스틱도 함께 사용됩니다. 고객은 책의 주제나 소재를 확인하면서 자연스럽게 본인과 관련이 있는 과거의 직간접적 경험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그 경험에서 온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정은 책에 대한 접근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어,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춘 채로 독서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휴리스틱은 사용자가 쉽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휴리스틱으로 인해 사람들은 편향이라는 체계적인 인지 오류에 빠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서비스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이러한 인지적 편향을 의도적으로 악용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다크 패턴입니다.
다크 패턴이란 의도적으로 사용자를 속여 행동을 유도하는 정보나 인터페이스를 뜻합니다. 구독 해지 버튼을 교묘하게 숨겨 고객이 찾기 어렵게 한다거나, 가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광고 동의를 끼워 넣는 것 등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서비스는 쉽게 사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고객들은 유도된 패턴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하지만 다크 패턴을 활용해 고객을 속인다면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부정적인 서비스 사용 경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감정 휴리스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지양해야 합니다.
오늘 살펴본 것처럼 서비스를 만들 때는 여러 설득의 법칙이 복합적으로 활용됩니다. 특히 휴리스틱을 유도하면, 고객이 제품을 제작자의 의도대로 사용할 수 있게 자연스러운 설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때로 휴리스틱을 사용한 의사결정은 비합리적 결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제품 설계 과정에서 악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사용자들에게 다크 패턴이 아니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넛지가 될 수 있도록 휴리스틱을 올바르게 활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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