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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시장을 뒤흔들 삼성페이의 3가지 변화

 

삼성페이 다들 잘 쓰고 계시나요? 저는 실물 카드를 사용한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갤럭시 S6에 탑재된 이후부터 쭉 써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삼성페이는 출시 이후 조용히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고객을 락인(Lock-in)하기에 집중하기보다는 늘 한 발짝 떨어져 있었습니다. 

 

삼성페이를 다른 페이와 비교할 때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어떻게든 가입자와 사용률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다른 페이 서비스와 달리 삼성페이는 늘 천천히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삼성페이는 삼성폰을 구매하는 주요 동인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페이는 애플의 아이폰이 주지 못하는 가치를 선사하며, 삼성 갤럭시 시리즈를 사야 하는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통화 녹음과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지불결제 영역에서 핀테크 간의 경쟁을 지켜보며, 삼성페이는 입장이 다르겠다고 어림짐작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삼성페이의 세 가지 변화를 보고 그들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성페이가 간편결제 영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기존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번 글에선 삼성페이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변화: 모바일 신분증 탑재

삼성페이 모바일 신분증
<출처: 삼성페이 보도자료>

 

지난 11월 7일, 삼성페이가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언론 보도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삼성전자가 통신 3사와 협력해 PASS에서 사용하던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PASS는 통신 3사가 공동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휴대전화 간편 인증 서비스입니다.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면서, 통신사들도 인증 시장에 뛰어들어 2019년에 출시되었습니다. 이후 2020년 6월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통한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2년 7월 12일부터 정식 신분증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제휴하여 만든 서비스이며, 말 그대로 운전면허를 확인하는 서비스이기에,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사람만 활용할 수 있습니다. PASS와 협약을 한 CU, GS25,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등의 편의점에서 신분 확인 시 사용할 수 있으며, 통신 3사 대리점과 국내선 항공기, 여객선 수속 시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사용처가 적어서 아쉽지만 현재 국내의 오프라인 본인확인 서비스는 PASS를 제외하면, 국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뿐입니다. 2022년 6월부터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가 생겼지만, 행정안전부에서 민원24 앱을 통해서만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부터는 행정안전부에서 운전면허증도 모바일 신분증 앱을 별도로 만들어서 배포했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에서 공인하는 신분증이다 보니 향후에도 민간기업에 오픈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래서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가 삼성페이에 들어온 것은 삼성페이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변화: 삼성패스 통합, 더 편리한 고객 경험

 

삼성페이 삼성패스
갤럭시 휴대폰 구매 시 기본 앱으로 볼 수 있었던 삼성패스. <출처: 삼성패스>

 

모바일 운전면허 서비스를 출시하기 한 달 전, 삼성페이는 삼성패스를 통합하는 갤럭시 업데이트를 단행했습니다. 삼성패스는 삼성전자가 만든 생체 인식 기반의 보안 솔루션입니다. 홍채인식, 지문인식 등을 이용해서 갤럭시 휴대폰 내에서의 웹, 앱 로그인과 각종 인증을 수행했는데, 이번에 삼성페이로 통합되면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삼성페이 파트너사
삼성페이 메인 메뉴 화면과 파트너사 소개 페이지. <출처: 삼성페이>

 

삼성페이가 삼성패스를 통합하면서 삼성페이는 디지털 키와 탑승권, 티켓 메뉴를 강화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 티켓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티켓링크가 입점했고, 탑승권과 자동차 키(key)도 관련 브랜드들이 입점하고 있습니다. 11월 22일부터는 BMW 시리즈도 지원했다고 합니다.

 

삼성페이 디지털 키
디지털 키 실행 모습.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페이 디지털 키를 자동차에 등록한 후, 스마트폰의 뒷면을 자동차 손잡이에 가까이 대면 문 잠금이 해제됩니다. 차량 내에서는 무선 충전 패드에 놓인 스마트폰을 인식하면 시동을 걸 수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자동차 키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세 번째 변화: 삼성페이 TV 광고 시작, 애플페이 대항마 전략

삼성페이 티비 광고
삼성페이 TV 광고. <출처: 삼성전자 유튜브>

 

삼성페이는 출시 초기에는 별도로 광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능으로 포지셔닝 했기 때문에, 삼성페이만 별도로 광고하기보다는 갤럭시 휴대폰을 광고하며 자연스럽게 잠시 노출하는 정도였죠.

 

그러나 앞서 설명한 두 가지 변화 이후 TV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와 삼성패스 기능을 함께 홍보하기 시작한 거죠.삼성전자는 왜 갑자기 광고를 시작했을까요?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여러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카드와 계약하여 연내에 애플페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카드에 1년 독점을 주고 말이죠. 제가 지난 글에서 정리한 것처럼 결제 수단으로서 애플페이의 파급력은 크게 높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월렛의 기능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애플페이가 활성화되면 국내 여러 업체들도 애플이 제공하는 애플월렛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SK플래닛의 시럽이 제공하던 기능들을 애플이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페이를 넘어 월렛으로 확장된다면, 삼성으로서는 대응책이 필요하기에 삼성페이를 애플페이의 대항마로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페이 강화, 앞으로 간편결제 시장에 미칠 영향은?

삼성페이는 간편결제 사업자들 입장에서 일종의 금수저였습니다. 2022년 2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휴대폰 국내 점유율은 77%에 달합니다. 삼성페이는 삼성 휴대폰에 기본 기능으로 탑재되어 있으니, 처음부터 손쉽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는 손쉬운 UI 덕분에 다른 간편결제 앱들처럼 MAU에 대한 걱정도 없습니다. 휴대폰이 잘 판매되는 만큼 삼성페이도 함께 잘 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삼성은 선뜻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는 하나의 기능으로써 머물며, 조금씩 기능을 개선한 것입니다.

 

그러나 경쟁 환경이 심화되면서 삼성페이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설 분위기입니다. 애플페이에 대한 대응은 일차적인 이유로 보입니다. 그러나 삼성페이가 강화되면, 기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간편결제 앱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온라인에서 네이버페이나 페이코가 수행 중인 간편결제 기능은 이미 삼성페이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삼성전자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한다면 시장은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간편결제 시장은 중소형 사업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결국 대형 사업자들만이 남아 치열하게 경쟁 중인데요. 이러한 삼성페이의 확대가 어떤 영향을 줄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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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세

통신사와 카드사에서 17년째 핀테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카드사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을 했습니다. 브런치(https://brunch.co.kr/@jinsekil)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왜 지금 핀테크인가', '더이상무리하지않겠습니다'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논문을 냈습니다. fintech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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