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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모(monimo)라는 앱을 아시나요?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연합해서 만든 앱으로, 돈을 뜻하는 머니(money)와 더한다는 뜻의 모어(more)를 합친 이름입니다. 삼성그룹에는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5개의 금융 계열사가 있는데요. 슈퍼 앱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를 ‘삼성 금융 네트웍스’라고 새롭게 정의하고, 금융 통합 앱 모니모를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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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모니모 앱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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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모(monimo)라는 앱을 아시나요?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연합해서 만든 앱으로, 돈을 뜻하는 머니(money)와 더한다는 뜻의 모어(more)를 합친 이름입니다. 삼성그룹에는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5개의 금융 계열사가 있는데요. 슈퍼 앱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를 ‘삼성 금융 네트웍스’라고 새롭게 정의하고, 금융 통합 앱 모니모를 출시했습니다. 

 

삼성 금융 네트웍스
기존 삼성 로고를 지우고 새로운 서체로 금융 계열사만의 로고를 만들었다. <출처: 삼성 금융 네트웍스>

 

요즘 통합 앱, 슈퍼 앱이 대세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의 움직임도 납득이 됩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심 차게 출발한 모니모 앱은 출시 4개월 만인 지난 8월, 500만 다운로드 수를 돌파하며 금융 앱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번 글은 현시점에서 모니모의 아쉬운 점을 짚어보고 향후 방향을 가늠해 보고자 합니다.

 

모니모 앱이 궁금해진 이유

저는 모니모 앱의 서비스 초기부터 매우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기존 금융권의 앱과는 확연히 다른 몇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먼저 삼성 금융 네트웍스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앱 중 하나를 중심으로 계열사 앱의 기능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앱을 만든 점입니다. 삼성 금융 네트웍스에 속한 계열사들은 규모나 순위에서 밀리는 회사가 없습니다. 22년 6월 말을 기준으로 삼성생명은 281.3조 원으로 생명 보험업계 부동의 1위이며, 손해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87.8조 원으로 역시 1위입니다. 이어 삼성증권은 자산총계 57.5조 원으로 증권 업계에서 5위이며, 삼성카드 역시 29조 원으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 모니모 앱
모니모 앱 소개 <출처: 모니모>

 

각 업계에서 최상위 플레이어들이 모인 만큼, 개별적으로 확보 중인 고객 수도 상당합니다. 이들 중 큰 계열사의 앱을 개편하여 슈퍼 앱으로 성장시켜도 좋았을 텐데, 과감히 새로운 브랜드로 시작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사실 새로운 정도가 아니라, 모니모라는 이름에서부터 삼성이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어찌 보면 핀테크에 가까운 느낌도 줍니다.

 

더불어 금융그룹이 슈퍼 앱 전략을 할 때마다 부딪히는 이슈를 모니모는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했습니다. 앞에서 강점으로 제시한 부분, 기존에 확보한 많은 고객 수 때문입니다. 삼성 계열의 금융상품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이는 삼성뿐만 아니라 많은 금융그룹사들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자사 고객을 품으면서도 신규 고객, 나아가 삼성 금융상품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이용할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삼성이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사 고객을 벗어나서 생각하면 경쟁사뿐만 아니라, 빅테크 앱이나 핀테크 앱보다도 경쟁력 있는 앱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모니모 앱이 어떤 전략을 쓸지 궁금했습니다. 22년 4월 첫 출시 이후 7개월이 넘어가고 있는 지금, 모니모는 아직 성공했다기보다는 실패에 더 가깝습니다. 앞서 다운로드 수가 많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이후 월 MAU가 170만 명대에 그치며 성장 정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죠. 이렇듯 모니모 앱이 기대와 달리 계속 부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애매한 포지셔닝과 정체성

삼성 모니모 앱
모니모 앱의 젤리 챌린지 <출처: 모니모>

 

저는 삼성 금융 네트웍스의 금융상품을 사용하지 않지만, 모니모를 설치해 매일 접속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모니모 앱의 젤리 때문입니다. 모니모는 아침 일찍 일어나기, 5천보 이상 걷기 챌린지를 진행해, 수행할 때마다 젤리를 줍니다. 젤리 1개는 랜덤으로 현금을 주는 쿠폰인데 보통 개당 15~20원으로 현금 교환을 해줍니다. 아침, 저녁으로 모니모를 켜면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이뿐 아니라 송금을 1원이라도 하면 그때마다 젤리를 줍니다. 가끔은 앱 안에서 이런저런 미션을 수행하면 스페셜 젤리를 주기도 합니다. 스페셜 젤리는 평균 1,500원 정도 됩니다. 매일 이렇게 하다 보면 한 달에 3~5천 원은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핀테크 앱들도 현금성 이벤트를 합니다. 토스는 만보를 걸으면 최대 40원을 주고, 토스가 정한 장소를 가면 최대 100원을 줍니다. 일 최대 140원까지 지급하는 것이죠. 예전에는 행운 퀴즈라고 해서 퀴즈를 맞히면 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사용자들에게 소액을 계속 지급하며, 앱을 활성화하는 건 오프라인에서 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물티슈나 휴지 등을 나눠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떻게든 방문을 유도하고, (앱이 켜지게 하고) 이후에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파는 것을 (토스의 경우는 금융상품 가입) 노립니다.

 

삼성 모니모 앱
<출처: 모니모>

 

그러나 들어온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계속 잡아두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차라리 콘텐츠 앱이나, 게임 앱은 즐길 거리가 확실한데, 금융은 기본적으로 재미를 주는 산업이 아닙니다. 돈을 다루다 보니 엄격하고 딱딱하게 느껴지죠. 그래서 모니모는 최대한 MZ 세대의 눈높이에 맞도록 앱을 디자인했습니다. 여백을 남기고 고객 동선을 최대한 신경 써서 설계했는데요. 파란 톤에 하얀 배경, 버튼 디자인과 아이콘 디자인은 토스를 많이 참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금융 앱을 볼 때, 그 앱의 의도를 가장 많이 읽을 수 있는 부분은 두 곳이 있습니다. 먼저 ‘첫 화면에 무엇이 보이는지’와 ‘메인 메뉴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입니다. 모니모의 경우, 첫 화면은 ‘투데이’라는 카드 뉴스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좌측 상단에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는 현재까지 모은 젤리가 표시됩니다. 아래쪽엔 각종 미션들에 이어, 모니모가 자동으로 정렬해주는 카드 뉴스들이 나타납니다. 이는 가입할 때 설정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합니다.

 

제가 보는 카드 뉴스는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40대는 아파트 관리비를 매달 얼마나 내고 있을까?’. ‘경제뉴스에 자주 보이는 EBITDA는 무슨 뜻?’, ‘40대 남성의 미용실 월평균 이용금액은?’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등 40대 아파트 관리비 뉴스를 클릭하면, 삼성카드로 아파트 관리비를 정기 결제한 회원들을 분석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모니모는 사용자를 젤리로 유인 > 금융 계열사에서 만든 콘텐츠를 보여줌 > 상품과의 연계를 통해 가입 유도의 방법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사실 가장 정석적인 방법으로 이미 많은 핀테크 앱에서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깁니다. 그냥 젤리를 받기 위해 들어온 고객들에게 콘텐츠는 큰 소구점이 될 수 없습니다. 매일 젤리를 습관적으로 받는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는 젤리만 받고 나갈 것이고, 일반 고객들은 잠시 둘러볼 수는 있지만, 꼭 봐야 하는 중요한 콘텐츠는 아니기 때문에 금방 나갈 것입니다. 만약 이 콘텐츠들이 매일 업데이트된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지만, 지켜본 결과 자주 업데이트되진 않았습니다.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앱이 되려면 압도적인 콘텐츠 수가 필요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기능이 필요합니다. 현재 모니모가 제공하는 기능은 제한된 PFM(Personal Finance Management), 송금, 신용 관리, 환전 등이 있습니다. 삼성 금융 네트웍스의 상품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는 메뉴들입니다.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사용성 저하

삼성 모니모 앱
카드 뉴스를 터치하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계열사의 페이지로 이동한다. <출처: 모니모>

 

2021년 초,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취득하고자 했던 당초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카드사와 은행들이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취득에 한창일 때 말이죠. 이유는 삼성카드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 결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대주주가 중징계를 받을 경우 산하 금융회사는 최소 1년간 신사업 진출을 위한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삼성생명이나 카드뿐 아니라 삼성증권 등 다른 자회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모니모는 마이데이터 관련 기능을 구현할 수 없었습니다. 현재 메인 메뉴의 ‘마이’에서 ‘내 자산’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여기는 마이데이터가 아닌 오픈 뱅킹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보여줍니다. 현재 보이는 항목은 은행과 증권사의 계좌 잔액, 입출금 내역, 카드 청구서 내역, 환전, 부동산 시세 확인, 자동차 시세 확인이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로딩 속도입니다. 저는 계좌 20개, 증권 10개, 카드 5개를 연결해 둔 상태인데요. 제 휴대폰을 기준으로 모니모 앱 화면 진입 후, 정보 확인까지 10초 내외가 소요됩니다. 각 기관별로 정보를 받아와야 해서 다른 서비스도 시간은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다만 보여주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핀테크 앱들은 과거 데이터를 먼저 보여주고, 새 데이터를 불러오기 때문에 딜레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반면, 모니모는 매번 메뉴 진입 시 모든 데이터를 새로고침 하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또한 카드 뉴스 기반의 콘텐츠 중 각 계열사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은 클릭할 때마다 해당 자회사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경쾌한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최근 앱 트렌드를 고려하면, 이런 부분은 사용성을 매우 해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계열사의 상품 가입 화면이라면 모르겠지만,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뿐인데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이유

출시 초기에는 토스나 카카오페이를 잡기 위한 삼성의 회심의 무기라는 평가까지 나왔던 모니모지만, 지금은 그저 체리피커들에게 환영받는 앱이 된 듯합니다. 한편으론 이렇게라도 시장에 자리를 잡은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상 수많은 핀테크 앱들이 나타났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이렇게 확보한 트래픽을 가지고 성과를 더 내야 하는데, 현재 모니모 앱은 마땅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자사 상품을 가입시키면 좋겠지만, 금융 상품의 특성상 일반적인 커머스와 달리 자주 상거래가 일어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앱을 자주 키고 싶게 만드는 킬러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4개의 계열사가 가지고 있던 앱을 모니모로 통합한다면 집객 효과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터라, 삼성 금융 네트웍스는 이 방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이 자체 앱에서 제공하던 보험금 청구, 보험료 납입 등의 주요 서비스를 모니모로 이전했고, 삼성화재도 검토 중입니다. 

 

또한 각 계열사별로 모니모 전용 상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모니모 출범과 동시에 상품을 출시했고, 삼성카드도 관련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삼성 모니모 앱
삼성카드에서 출시한 모니모카드 <출처: 삼성카드>

 

다른 금융그룹들과 달리 삼성 금융 네트웍스는 아예 새로운 앱을 출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앱을 출시하면, 고객들에게 다시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하도록 설득해야 하는데요. 모바일 앱 비즈니스에서 이것은 엄청난 자신감 (또는 도박)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안전하게 기 보유 고객이 많은 앱을 키우려고 하기 때문에, 삼성의 이런 결정은 더 놀랍게 느껴집니다. 빅테크와 핀테크 앱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1금융권의 반격이 통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연 모니모 앱은 어디까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흥미롭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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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와 카드사에서 17년째 핀테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카드사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을 했습니다. 브런치(https://brunch.co.kr/@jinsekil)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왜 지금 핀테크인가', '더이상무리하지않겠습니다'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논문을 냈습니다. fintech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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