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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국내 어떤 기업보다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클레이튼이라는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투자, 육성 등 다양한 가상자산 산업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클레이튼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이슈가 터지면서 카카오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치가 고점 대비 90%가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크립토 윈터’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서 클레이튼의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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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국내 어떤 기업보다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클레이튼이라는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투자, 육성 등 다양한 가상자산 산업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클레이튼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이슈가 터지면서 카카오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치가 고점 대비 90%가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크립토 윈터’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서 클레이튼의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최근 코인, 즉 가상화폐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가상자산 거래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덩달아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NFT(Non-fungible token) 거래량을 보면 약 92%가 감소할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이 좋지 않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가상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거래량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시기를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라고 부른다.
‘크립도 윈터’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상승 등 복합적인 이슈들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최근에 가장 영향을 준 사건이 바로 ‘루나 사태’다. 이 사건을 전후로 가상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시가 총액 9위의 가상화폐가 일주일 만에 -99.99% 폭락하고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는 쇼크가 일어나자 개인투자자부터 기업까지 큰 피해를 보았다. 시가 총액 50조가 넘는 돈이 손쓸 틈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루나와 연관된 여러 가산자산 기업이 줄도산하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유명 가상화폐(코인)가 휴지조각이 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가상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과 불안함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을 유발했다. 이 ‘크립토 윈터’ 시기에 30% 가치가 떨어진 메이저 가상화폐가 있으니 바로 카카오의 가상화폐 ‘클레이튼’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에서 개발한 가상화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자회사 그라운드 엑스를 통해 2019년 6월에 클레이튼을 세상에 공개됐다. 다른 블록체인 메인넷(코인)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빠른 처리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수료가 비교적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 참고: 토큰 생태계 이코노미, 토큰과 코인의 차이
카카오 외에도 위메이드(위믹스 코인)와 라인(링크 코인) 등과 같이 코인 혹은 토큰을 발행한 기업들은 다수 있지만 주로 자체 서비스 내에서 한정적으로 사용되었다. 반면 클레이튼은 카카오에 대한 기대치에 힘입어 국내외 여러 가상자산 서비스와 NFT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국내 굴지의 기업 카카오에서 개발한 가상화폐인 만큼 우후죽순 생긴 국내 NFT 프로젝트들과 여럿 연관됐으며, 서비스 내 사용할 가상화폐로 클레이튼을 선택한 곳도 많다. 그렇지만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운영과 낮은 신뢰성으로 현재 큰 위기를 겪고 있다.
클레이튼은 LG 전자, 위메이드, GS숍, 넷마블, 한화시스템 등의 30여 개의 주요 기업이 모여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Klaytn Governance Council, GC)’을 형성해 블록체인 기술,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입이 마르게 외쳐 대는 ‘탈중앙화’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대중화보다는 안정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해 주요 핵심 사안들을 커뮤니티에서 처리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기업들이 즐비하게 있는 GC라는 곳이 과연 클레이튼의 주요 문제를 결정할 정도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까?
예를 들어, 최근 ‘클레이튼용 블록체인 탐색기를 만들자’라는 안건이 GC에 의해 통과되었다. 그렇지만 ‘클레이튼스코프’와 클레이튼파인더’라는 2개의 탐색기가 있기 때문에 약 3억 원 가량의 재화를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 때문에 클레이튼 홀더(투자자)들은 불필요한 안건을 통과시킨 클레이튼 재단과 GC 측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 홀더들은 단순히 투자자인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사업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역할이다. 따라서 커뮤니티 인원을 계속 배제하는 모습이 지속되면 홀더들의 신뢰도는 더욱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은행 앱이 각종 전산 처리 오류 때문에 은행 업무를 한 달에 한 번꼴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 은행 앱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은행과 관련된 서비스에도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가상자산과 가상화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상황이 클레이튼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이다.
자잘한 오류와는 별개로 프로젝트 안정성에 대한 문제도 있다. 2020년 3월 13시간과 2021년 11월 약 40시간 동안 발생한 오류로 NFT 발행, 토큰 전송 등 트랜잭션(블록체인 업무 처리)이 중단되어 이용자들에게 많은 불편을 끼쳤다. 이러한 크고 작은 오류들은 누적되면서 이용자와 개발자들에게 점차 신뢰를 잃고 있다.
올해 클레이튼 네트워크에서 대량의 봇(bot)이 가상자산 거래에 참여하게 되면서 네트워크 시스템 과부하를 야기했다. 클레이튼 운영사인 ‘크러스트’는 이를 해결하기 어려워지자 거래 수수료(가스비)를 올리는 임시방편을 선택했다. 문제는 수수료 금액을 30배 인상하기로 발표하면서 사용자와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는 클레이튼의 몇 없는 장점인 ‘저렴한 수수료’를 잃게 했고, 많은 기업과 관계자가 클레이튼 생태계를 이탈하는 원인이 됐다.
이 같은 상황에 당황한 크러스트는 뒤늦게 인상폭을 30배에서 10배로 하향 조정했지만, 이미 주요 프로젝트가 클레이튼 생태계를 떠나기로 확정한 이후였다. 초기 카카오의 이름을 빌려 협약한 많은 NFT 프로젝트가 클레이튼 재단 운영에 대한 불신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클레이튼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위 3가지 문제의 핵심은 ‘클레이튼의 브랜드 신뢰성’의 실추이다. ‘커뮤니티 소통을 하지 않고, 기술에 불안정하며, 재단 운영마저 불성실하다’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클레이튼의 브랜드 신뢰성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클레이튼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크립토 서비스를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 바로 ‘크립토 서비스의 대중화’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라는 배경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가상자산의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가상지갑 설치의 불편함, 어려운 용어 등)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클레이튼이 다른 가상자산과 비교했을 때보다 가상자산의 대중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는 카카오톡과의 적극적인 연계 가능성 때문이다. 클레이튼이 빠른 처리능력과 저렴한 수수료라는 강점을 내세워 실물경제와 밀접하게 결합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일단 일반 대중들의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월 클레이튼은 ‘클레이튼 스퀘어’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클레이튼 스퀘어는 은행 업무, 전자 상품권, 모바일 상품권, 쿠폰, 티켓 거래 등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이다. 클레이튼 역시 ‘크립토 서비스의 대중화’가 승부수라는 걸 깨달은 셈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가상자산 유틸리티를 강화하고 실물 경제를 밀접하게 연결하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발, 운영하면 클레이튼의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가 가상자산 시장의 우선권을 갖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카카오톡이라는 훌륭한 플랫폼이 있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다른 수많은 가상화폐 사업처럼 실패한다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클레이튼 재단과 카카오가 위의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크립토 서비스의 대중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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