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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앱으로 보는 좋은 알림

 

지하철 좌석에 앉아 깜빡 잠들었다가, 아니면 드라마에 푹 빠져 있다 내릴 정거장을 놓친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아니면 출근 준비에 바빠 배차간격 긴 버스를 그대로 보냈던 적은 없나요? 몇몇 앱에서는 사람들이 대중교통 승하차 과정에서 겪는 일상적인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 알림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있으며 사용자에게 어떻게 좋은 알림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디지털 시스템에서 알림이란

현실에서 ‘알림’이라고 하면 아날로그 시계의 기상 알림음, 건물 엘리베이터에 붙는 안내문과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시스템의 알림도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는데요. 사용자가 잊고 있었던 일,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을 일깨워 주는 역할 그리고 시스템의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특히 웹이나 앱의 알림은 시스템의 변화를 표현하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문서를 저장하거나 공동 문서를 편집할 때 볼 수 있는 저장 완료/편집 텍스트나 메일 발송에 성공했을 때 나타나는 토스트 팝업, 슬랙이나 디스코드와 같은 SNS 채널에서 업데이트된 새로운 소식을 표현해 주는 배지 등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마케팅 혜택이나 이벤트를 전달해주는 앱의 푸시 알림 등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알림에 이미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는 우리 서비스만 쓰지 않기 때문에 시간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알림은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방해가 되며, 한참 후 잠금화면에 쌓여 있는 알림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서비스의 사용자가 알림을 유용하다고 느끼려면 최소한 알림은 비슷한 주제로 묶어 꼭 필요한 내용만 표기해야 합니다. 또, 각각의 내용에 따라 중요도를 개별적으로 부여하면서도 같은 내용의 알림을 반복해서 보내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나아가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활용하지 않아야 하고, 사용자가 알림의 세기나 빈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승하차 알림의 원리

앞서 알림의 역할과 좋은 알림의 조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승하차 알림은 보통 기본으로 제공되기보다는 사용자가 필요해서 추가로 설정한 알림에 속합니다. 주로 앱 푸시 알림의 형태이며, 원하는 교통수단의 승하차 시간을 알려주는 일괄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승하차 알림은 좋은 알림의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합니다.

 

이렇게 편리한 승하차 알림을 동작하게 만드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제 시간에 알림을 울리게 하려면 무엇보다 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하겠지요. 대중교통 승하차 알림은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에 따라 지상의 버스와 지하의 지하철로 나뉘게 됩니다.

 

버스 정보시스템은 크게 버스 정보 안내 시스템(Bus Information System, BIS)과 버스 운행관리 시스템(Bus Management System, BMS)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BIS는 차량 위치정보, 운행 일정, 좌석버스의 차량 탑승 승객 수 등 버스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BMS는 BIS 중에서도 노선, 기사의 근무 교대 등 차량의 운행을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서울시에서는 2005년부터 교통정보센터(Seoul TOPIS 센터)를 설립하고 교통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기 시작했습니다.

 

ITS 국제협력센터
<출처: ITS 국제협력센터>

 

버스정보시스템은 GPS 위치정보를 활용합니다. 버스 내 단말기에는 특정 경유 지점의 GPS 좌표가 미리 저장되어 있습니다. 버스 운행 과정에서 인공위성으로부터 받은 GPS 신호와 사전에 입력된 GPS 좌표가 일치하게 될 때 그 지점의 정보는 버스정보센터에 실시간으로 전달됩니다. 이렇게 수집된 버스 운행 정보는 무선통신망을 통해 버스정류장의 전광판으로 전달되어 버스 도착 예정 시간을 안내해 주고, 우리의 스마트폰에 들어와 승하차 알림을 설정하는 기능을 제공해 줍니다.

 

반면 지하철 정보시스템은 버스와는 다르게 지하철 운행 시간표와 AP(Access Point) 정보를 활용합니다. 지하철은 버스에 비해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시간표대로 움직이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하철의 객실과 역사 안에는 유선 인터넷(LAN) 신호를 무선 인터넷(WI-FI)으로 바꾸어주는 AP 기기가 있는데요. 이 공유기에는 네트워크 고유의 ID인 SSID가 있어 와이파이 신호를 다른 와이파이의 신호와 구별해 줍니다. 즉, 역사 안의 AP 기기는 자신이 수신한 인터넷 신호를 다시 사용자들에게 분배하는 역할을 하므로 수신된 AP 정보만으로도 통해 지하철 운행 현황과 현재 탑승 중인 지하철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중교통 앱인 ‘카카오 맵(버스, 지하철)’과 ‘티맵 대중교통’ 앱에서는 이러한 교통 정보를 활용해 승하차 알림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별 활용 데이터 목록

  • 카카오 버스: 각 지자체 제공처에서 받아온 데이터
  • 카카오 지하철: 지하철 운행 시간표와 ‘AP(Access Point)’ 정보
  • 티맵 대중교통: 지자체 교통정보센터 및 관리센터, 한국스마트카드

※ 한국 스마트카드의 ‘서울형 교통정보 플랫폼’ API를 사용해 여러 대중교통 정보를 통합으로 받아서 사용

 

카카오는 지도 앱 대신 버스, 지하철 앱을 따로 두어 각각의 교통수단에 대한 승하차 알림을 제공합니다. 이와 달리 티맵은 대중교통 관련 정보를 ‘티맵 대중교통’이라는 별도의 앱으로 만들어 통합적인 대중교통 이용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티맵 대중교통’ 앱이 대중교통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울형 교통정보 플랫폼 API’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중교통 앱 화면
각 대중교통 앱 첫 화면 <출처: (좌로부터) 카카오 지하철, 카카오 버스, 티맵>

 

그래서 ‘티맵 대중교통’ 앱은 첫 화면에 목적지 탐색 UI를 보여줄 만큼 길 찾기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알림 기능도 다소 세분되어 있습니다. 카카오 앱은 그보다는 본연의 기능(지하철 노선도, 버스)이 더 눈에 띄고요. 하지만 두 곳 다 비슷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슷한 목적의 기능을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승하차 알림 사용 과정에서 겪는 문제

승하차 알림이 항상 정확하게 동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원인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요.

 

첫째로는 기술적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GPS는 신호가 도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파간섭이나 굴절 문제를 보정할 수 없어 실제 위치와 어느 정도의 오차가 발생합니다. 데이터 전달 과정에서 기기가 고장 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네트워크의 품질에 따라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지 못할 때도 있고요. 이렇게 위치 추정에 오차가 발생하면 실제 위치와의 괴리가 생겨 결과적으로 하차 알림이 더 빠르거나 늦게 울리게 됩니다.

 

둘째로는 일상적인 이슈가 있습니다. 도로 정비나 교통사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교통체증이 많이 증가하거나 출퇴근 시간 역사의 혼잡도 증가로 인해 환승에 시간이 더 소요될 때, 아니면 버스 자체의 차고지 대기와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변동사항은 알림의 정확도, 나아가 사용자의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마지막으로는 기대의 불일치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시스템에 대해 기대하는 바와 실제 작동 방식이 달라 생기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네트워크라는 기술적 측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중간에 와이파이나 LTE를 끄고 있더라도 때맞춰 하차 알림이 울리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혹은 목적지에 향하는 도중 같은 목적지에 가는 다른 버스를 타는 등 변화가 빈번하게 발생해 알람이 울리지 않을 수도 있고요. 현재의 알림 시스템은 이러한 사항들이 고려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 결과 사용자는 알림이 울리지 않아 당혹감을 느끼거나, 직접 알림을 재설정해주며 ‘앱이 불편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아직 시스템이 알림을 개개인의 맥락에 맞추어 섬세하게 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승하차 알림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오히려 새롭게 여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기능 하나를 의식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겪는 소소한 불편한 점은 알림 사용 의욕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사용 경험 개선을 위해 디자인된 기능

이러한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티맵과 카카오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합니다. 우선 이 세 가지 앱은 네트워크 연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 차이로 내릴 역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승하차 알림을 반복해서 보내줍니다. 내릴 정류장의 전 역이나 전전 역에서 미리 한두 번 더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예상 가능한 승하차 시간의 범위도 늘어나고, 보다 예측 가능한 정보가 되어서 사용자가 심리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푸시 알림
알림 시작부터 승차, 환승, 도착 1~2 정거장 전부터 푸시 알림을 발송한다 <출처: 티맵, 카카오 지하철>

 

그리고 와이파이나 LTE를 끄고 있으면 앱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아올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앱은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 현재 원하는 기능이 동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문구가 조금 더 일반 사용자 친화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서비스로 연결할 수 없다’ 혹은 ‘일시적으로 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했다’는 안내 내용을 보면 네트워크에 대해 잘 모르는 사용자라도 본인 핸드폰의 와이파이나 LTE 설정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토스트 알림
토스트 알림을 통해 기능의 정상적인 동작이 어렵다고 알려준다. <출처: (좌로부터) 카카오 버스, 카카오 지하철, 티맵>

 

또 카카오 버스 앱에는 ‘스케줄 알림설정, 티맵 대중교통 앱에는 ‘학교 도착 시간 설정’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은 어느 정도 정해진 반복 경로가 있을 때 사용자들이 매번 승하차 알림을 설정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들은 바쁜 시간에 앱 안으로 들어가 정보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승차 시간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알람 설정
스케줄 알림, 도착시간 기준 알림 설정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출처: (좌) 카카오 버스, (우) 티맵>

 

마지막으로 카카오와 티맵은 사용자가 알림을 더 유용하게 사용하게끔 하기 위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제공합니다. 먼저 카카오 지하철 앱에는 걷기 속도를 선택하는 ‘환승 도보 시간’ 메뉴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이 기능을 사용하면 환승 시간을 너무 짧게 잡아 예상치 못하게 지하철을 놓치는 상황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티맵에서는 하차알림 음량 조절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가 원하는 알림 강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알림 효율성
시간 단위나 음량을 직접 조절해 알림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 <출처: (좌로부터) 카카오 지하철, 티맵>

 

 

현실의 기대를 시스템에 유연하게 반영하려면

좋은 제품은 사용 맥락을 반영하고 논리적인 설계가 담아내기 어려워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채우는 제품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좋은 알림은 시스템의 한계를 명확히 밝힘으로써 앱과 사용자의 대화를 매끄럽게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기대를 시스템에 유연하게 반영해 그들의 주의를 효과적으로 끌어 제품과 상호작용하게 돕는 서비스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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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RE

우연히 만난 디자인 씽킹에 이끌려 리서치와 컨설팅을 거친 1년차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경험을 추구하며, 진정한 UXer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 중입니다. 여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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