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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에서 변곡점은 디지털 전환과 온오프라인 융합이었다. 범위를 좁혀 이커머스의 다음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현재 이커머스 변곡점은 셀러와 고객 간의 중개 역할로 물건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에서 특정 카테고리 기반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버티컬 커머스로 발전 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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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에서 변곡점은 디지털 전환과 온오프라인 융합이었다. 범위를 좁혀 이커머스의 다음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현재 이커머스 변곡점은 셀러와 고객 간의 중개 역할로 물건을 판매하는 오픈 마켓에서 특정 카테고리 기반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버티컬 커머스로 발전 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더욱 전문화된 타깃 맞춤형 커머스로 진화해 갈 것이다. 예를 들면 펫과 관련된 용품뿐 아니라 산업 간에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빠른 변화로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의 경계가 모호하게 되는 현상)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산업군인 펫 호텔, 펫 케어, 펫 아바타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여기에 메타버스(Metaverse 가상 세계),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RAS(Robotics and Autonomous Systems, 로봇·자율시스템) 등 일명 MARS 기술을 융합하여 확장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아직은 이런 기술들이 기대와 다르게 상업화하기에는 부족하다. 메타버스에 매장을 열어도 매출은 오르지 않고, 마이크로소프트 테이(Tay)와 스캐터랩의 이루다 AI 챗봇 서비스는 적절하지 못한 발언으로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리고 로봇 자율시스템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왔을 때 로봇 스스로 알아차려 의사결정을 할 수 없기에 지속적인 운영관리가 요구된다. 그렇지만 이건 진화하는 과정의 성장통일 뿐 이커머스의 변화를 거부할 수는 없다. 이번 글에서는 이커머스에 MARS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고객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 미래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다.
글로벌 IT 기업 중에서 메타버스에 가장 진심인 기업은 사명까지 바꾼 ‘메타(전 페이스북)’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온라인에서 필요한 것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온갖 가능성과 기회를 메타버스에 쏟았다. 최근엔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 전문가용 가상현실)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메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생각보다 메타버스 서비스를 즐기지 않았다. 아직 사람들은 현실과 혼합된 경험이나 현실을 잘 반영한 가상 세계가 아닌 풍부한 진짜 경험을 원하고 있다. 심지어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조차도 휴가 때 가상 세계가 아닌 하와이에서 서핑보드를 타며 휴가를 즐겼다.
그렇지만 메타버스를 활용한 기업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많은 사람과 경험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역시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유행을 선도해야 하는 업계답게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업에 진심이다. 가령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유통 기업에서 현실과 연결된 브랜드 경험을 가상 세계에 만들기 위한 방편으로 주로 이용해왔다. 아직은 이벤트 성격으로 나만의 아이템(자동차, 신발, 가방) 만들기와 아바타 꾸미기 같이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형식이다.
더 나아가 미래에는 메타버스에 이커머스 플랫폼을 결합하여 고객이 활동하는 맥락에서 시공간의 제약 없는 쇼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브랜드 경험 강화와 새로운 쇼핑 경험을 메타버스에 접목해 고객의 흥미를 끌기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현재 메타버스를 접목하려는 이커머스 기업은 이미 구축된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나 ‘제페토’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체 구축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해당 플랫폼들은 젊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게임을 제작하고 즐기고 있으며, 아바타를 꾸며 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용도로 이용한다.
월마트는 로블록스에 구현한 ‘월마트 랜드’로 젊은 고객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 <출처: 월마트>
메타버스에서 현실 세계와 연결된 ‘진짜’ 쇼핑 경험은 가상 활동 중에 쇼핑이 필요한 순간마다 연계하여 즉시 필요한 용품이나 먹거리를 주문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로블록스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가 추천받은 과자를 사기 위해 ‘월마트 랜드’로 가서 바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에서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가상 세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만약 영업 종료된 백화점에 가서 아이쇼핑을 하고 싶다면? 현실에서는 어렵지만, 메타버스에서는 가능하다. 그래서 신세계 계열사 중 하나인 스타필드는 제페토에 매장 종료 후에 관람할 수 있는 매장을 열기도 했다. 아직 제페토에 구현된 스타필드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메타버스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이 역시 극복할 수 있는 단점이다.
AI는 생활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매일 접속하는 구글과 유튜브는 정보수집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광고와 콘텐츠를 제안한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사용하는 스마트 가전은 상태 및 사용 정보가 서버로 전송되어 분석된다. 이렇게 분석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은 정교하게 정의되어 고객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주고 지원한다.
이커머스 생태계에서도 AI의 발전이 눈부시다. 가령 수많은 상품의 광고 배너는 정해진 가이드에 따라 반복되어 제작되는 부분이 상당수 존재한다. 기존에는 디자이너가 상품을 확인하고, 광고 배너를 제작했다면 이제는 학습한 AI가 광고 배너를 대신 만들어 주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특히 고객에게 더 나은 쇼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인의 쇼핑 경험을 학습하는 AI가 등장하기도 했다. 단어 그대로 ‘인공지능’이 빛나는 시대이다.
주기적으로 받는 메일 중 하나가 광고 배너 인벤토리 취합 요청이다. 취합된 소재를 바탕으로 디자인 부서에서 배너를 만들어 배포한다. 광고 배너를 만들 땐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가이드에 맞춘다. 폰트나 컬러 레이아웃 등 광고 배너 제작은 정해진 틀에 맞춰 주기적으로 반복 운영하는 업무 중 하나이다.
정형화되고 반복되는 업무는 AI로 해결하기 좋은 영역이다. 최근에는 AI가 크리에이티브 영역까지 흡수하면서 이커머스의 콘텐츠 제작 업무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지난 2017년에 알리바바가 AI ‘루반(鲁班)’을 활용하여 광고 배너를 1시간에 4억 개를 만들어 큰 화제가 됐었다. 현재 AI 능력에 충분한 고객 쇼핑 경험이 학습되면 AI가 관리하는 이커머스 플랫폼도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이커머스에서 AI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분야는 검색과 추천, CS(Customer Service 고객서비스) 영역이다. 쇼핑의 발견을 돕는 다양한 알고리즘들은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통해 고객이 관심 있을 만한 상품이나 콘텐츠를 제안한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대화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해 주목을 받았다.
더 나아가 AI 헬스케어 기업 ‘워봇(Woebot)’은 대화를 통해 고객의 감정을 파악하고, 이에 반응해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처럼 앞으로는 AI가 감성적인 부분까지 파악하여 이커머스의 쇼핑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까지 한층 발전된 형태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시간 배송, 새벽 배송 등 배송 시스템에 ‘빠르게, 더 빠르게’가 적용되면서 로봇·자율시스템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이커머스 기업이 많아졌다. 노동 집약방식으로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마감 시간인 11시에 주문이 몰려 수급 변동이 불안정하여 수작업을 돕는 반자동화 방식을 채택했지만, 최근 로봇이 집고 포장하는 ‘오카도 방식’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로봇·자율시스템 도입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투자 대비 효율성을 분석 중인 걸로 알려졌다.
현재 새로운 미래를 대비해 로봇·자율시스템을 도입한 대표적인 기업은 아마존과 오카도가 있다. 각각 키바(KIVA)와 그리드(Grid), 그리퍼(Gripper) 로봇 등을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선도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물류 센터를 보유한 아마존은 키바 로봇으로 센터 내 운영 효율을 높였다. 정해진 동선만이 아닌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물건을 이동해 주는 운송 로봇 덕분에 입고 출고 등 물류 작업이 더욱 편리하고 자유롭게 운영된다.
이미 수년 전부터 효율적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심을 받는 오카도는 주문 처리 과정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객이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을 때, ‘냉장’, ‘상온’, ‘냉동’으로 구분하고 있다. 해당 상품들은 구역별로 나뉘어 창고에 보관하고 있으며,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사람이 2시간에 할 수 있는 주문을 그리드 로봇이 5분 만에 상품을 피킹한다. 피킹된 상품을 패킹하기 위해선 그리퍼를 이용하여 담는다.
그리드 로봇 <출처: 오카도>
MARS가 이커머스의 핫키워드인 것은 맞지만,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지나친 기대감에 도입하면 난관에 부딪히기 쉽다. 결국 보다 나은 고객 경험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의미가 있기에 객이 원하는 본질적인 니즈를 이해한 후 데이터 기반에 MARS 기술을 융합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 고객의 핵심 문제에 집중해 문제 해결 과정에서 기술 노하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넥스트커머스’를 준비하는 기업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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