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범호 브레인즈컴퍼니 개발자 “바보 같은 질문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을 기다립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개발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덕분에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개발자 모시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개발자 전성시대입니다.

그렇지만 파격적인 근무 조건만 보고 무작정 개발자를 꿈꾸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기업마다 개발 문화가 다르고, 특히 사용하는 툴과 언어에 따라 개발 업무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개발자들이 말하는 실제 개발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요즘IT가 현장 개발자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IT 인프라 통합관리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전문 기업 '브레인즈컴퍼니'의 김범호 개발자입니다. 브레인즈컴퍼니는 IT 인프라 통합관리 소프트웨어 ‘제니우스(Zenius)'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지능형 IT 인프라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요즘IT: 안녕하세요, 김범호 개발자님(이하 범호님). 당연하게도 (웃음) 요즘IT 독자분들에게 처음 인사하실 텐데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김범호 브레인즈컴퍼니 인프라웹팀 차장(이하 김범호): 평온하게 일하기 위해 노력하고, 특히 ‘내 애(소스코드)’를 사랑하고 아끼는 개발자 김범호입니다. (ㅎㅎ)

요즘IT: ‘소스코드를 사랑하고 아낀다’는 표현이 너무 좋은데요? (ㅎㅎ) 그러면 먼저 범호님의 지금까지 주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어떤 경력이 있으신가요?

김범호: 사실 저는 ‘원클럽맨(One club Ma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레인즈컴퍼니가 첫 직장이거든요. (웃음) 입사했을 때는 IT 서비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해 갈 수 있게 돕는 ITSM(IT Service Management) 제품을 개발했고, 지금은 IT 인프라를 관제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즘IT: 와, 그냥 한 회사에서 오래 다닌 것도 아니고 첫 직장이라니 정말 놀랐습니다. 브레인즈컴퍼니에 어떤 매력이 있길래 회사에 입사해서 계속 다니게 되셨나요?

김범호: 대학교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브레인즈컴퍼니를 우연히 접하게 됐어요.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IT 인프라’는 요즘 세상에서 어딜 가더라도 빠질 수 없잖아요? 그런 IT 인프라를 관제한다고 하니 꽤 매력적이라고 느껴 합류했는데, 그 매력에 너무 푹 빠졌는지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웃음)

요즘IT: 브레인즈컴퍼니에서는 여러 개발 그룹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범호님은 무슨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하는지 궁금합니다.

김범호: 저는 회사에서 IT 인프라를 관제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프라의 데이터를 잘 수집해서 차곡차곡 모아둔 대용량의 데이터를 사용자가 유의미하게 보고 해결할 수 있도록 통합, 가공합니다. 이렇게 나온 최종 산출물을 고객들이 예쁘게 볼 수 있도록 모니터링, 보고서, 대시보드 같은 고객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요.

요즘IT: 개발팀이 별도로 있을 만큼 많은 개발자가 있어서 개발 문화 역시 탄탄할 것 같은데요. 회사의 개발 문화 자랑 좀 해주세요. (ㅎㅎ)

김범호: 저희 팀의 경우 고객 요구사항을 다루다 보니, 제품에 대해 많이 배워야 해요. 그래서 신규 입사자들은 수습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품 교육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코드 리뷰가 이뤄져요. 다양한 고객사로부터 다양한 요구사항이 들어오기 때문에 수습이 끝나도 코드 리뷰를 통해 어떻게 개발했는지에 대해 계속 공유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죠. 제품 측면에서 보면, 개발자가 구현한 코드를 개발 리더를 시작으로 반복적인 검토를 거쳐 마지막 QA(Quality Assurance)를 통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요. 개발자 개인으로 보면, 개인의 성향과 업무를 수행하는 시기, 트렌드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업무에 변화가 생기는데 여기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가지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코드 리뷰 없이 개발자들마다 서로 신뢰성에 기반한 개발 문화를 가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요즘IT: 이왕 회사 자랑을 시작한 김에 계속 더 해볼까요? 요즘 구직자들의 가장 큰 관심 중 하나가 복지인데요. 브레인즈컴퍼니 역시 다양한 복지를 지원하던데, 범호님이 꼭 자랑하고 싶은 복지나 회사 문화는 무엇인가요?

김범호: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복지는 해외 연수 및 워크숍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연수는 매해 선발된 5~8인의 소그룹이 세계 곳곳의 전시회를 방문해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고요. 또, 해외 워크숍은 2년에 한 번씩 전 직원이 단체로 해외에 나가 재충전하고 오는데, 이 역시 회사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이 해외 연수 복지를 가장 잘 누린 직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2012년 2월에 입사해서 한 달 뒤인 3월에 바로 첫 번째 워크숍을 경험했고, 2019년에는 런던 연수를 다녀왔어요.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곧 재개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브레인즈컴퍼니는 브레인저(브레인즈컴퍼니 직원 호칭)들의 건강을 생각해 아침을 제공하고 있고, 음료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도록 제공해요. 물론 무료고요. 편하게 쉴 수 있는 카페테리아와 미니 도서관 같은 공간도 있어요. 또 3년 주기로 랩톱 교체도 이뤄지고 있고, 교육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행복한 회사 만들기’를 목표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호칭부터 바꿨습니다. 대표인 선근님을 비롯해 임직원 모두 직급으로 부르지 않고, ‘~님’으로 부르고 있어요. 또, 사원부터 부장까지 다양한 직급으로 이뤄진 조직문화 TF, YB(Young Brainz)를 운영 중이에요. 선근님이 워낙 직원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셔서(웃음), YB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복지 및 문화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앞으로 더 좋은 복지와 문화가 정착될 것 같아요.

요즘IT: 시간이 흐를수록 복지가 더 좋아지다니 정말 좋은 회사네요. (ㅎㅎ) 회사에 관해 또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코로나 이후 재택 근무하는 회사가 많아지면서 소통과 협업이 매우 중요해졌는데, 브레인즈컴퍼니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김범호: 저희는 주 단위로 재택 여부 및 근무 시간, 휴가를 팀원들과 미리 공유합니다. 다만, 신규 입사자의 경우에는 업무 진행 시 선임 개발자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 특정 기간 동안에는 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고요. 재택 시 업무 보고는 시스템에 진행 상황을 수시로 업데이트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개발2그룹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슬랙을 사용하고, 업무 관련해 공유할 내용들은 레드마인(프로젝트 관리 도구)으로 관리해요. 효율적인 개발 관리를 위해 수시로 레드마인에 업무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슬랙으로 매일 To-do List를 상사에게 간략히 보고하고 있어요. 신입 사원의 경우에는 매일 업무 공유 미팅을 짧게 진행하되, 대신 코드 리뷰에는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신규 입사자나 타팀과의 교류가 줄어들다 보니, 재택을 하지 않는 날이면 8층 카페테리아에 가서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나 음료수를 마시며 동료들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요. 또, 한 달에 한 번씩 ‘BB데이’라는 행사에서 함께 음식과 맥주를 즐기며, 스트레스도 풀고 소통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요즘IT: 크으, 한 달에 한 번 맥주 파티라 매우 부럽네요. (ㅎㅎ) 이제 범호님 개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개발자는 최신 기술 습득이 빨라야 하는데, 개발 공부를 어떻게 하시나요? 그리고 저희 요즘IT도 자주 보시나요? (웃음)

김범호: 저는 업무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이나 적용해보고 싶은 게 생기면 관련된 공식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고 공부합니다. 주변 친구들도 개발자들이라 그들을 통해 접하게 되는 정보도 있고요. 가끔 공유거리나 언어의 한계가 발생해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을 때는 온라인 교육을 듣거나 오프라인 서점을 향합니다. 아, 그리고 요즘IT는 이번 인터뷰 기회를 통해 접하게 되면서 알게 됐습니다. (ㅎㅎ) 다른 인터뷰를 꼼꼼하게 읽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앞으로 요즘IT 글들도 자주 읽겠습니다. (ㅎㅎ)

요즘IT: 약속하셨으니 굳게 믿겠습니다. (웃음) 그럼 범호님이 최근 IT나 개발 관련해 주목하는 이슈가 있으면 무엇인가요?

김범호: 개인적으로는 개발 환경이요. 코로나 영향으로 갑작스러운 재택에 불편했던 것들을 편하게 하려 노력했듯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이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업무적으로는 아무래도 점점 클라우드 세상이 돼 가고 있으니, 인프라를 관제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저 많은 걸 잘 보여줄 수 있으면서 개발도 편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네요.

요즘IT: 아, 그리고 범호님의 업무 환경(PC, 주변 기기 등)도 궁금합니다!

김범호: 랩톱은 주기적으로 해당 연도에 알맞은 고사양으로 교체되는지라 신경을 안 쓴 지 꽤 됐고요.

화면은 듀얼 모니터와 랩톱까지 3개 사용합니다. 창 이동이 최소화돼서 업무에 도움이 크네요. 4개까지 사용해봤는데 목이 아파서 포기했어요. (ㅎㅎ) 4개 이상 쓰려면 모니터 위치 조정을 위한 장비가 더 필요해져서 현재는 3개까지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 앉아서 일하기 불편한 개발자들을 위해 회사에서 배리데스크를 지원해서 사용 중입니다.

사비로는 제 손에 맞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샀습니다. 개인적으로 키보드, 마우스가 가까이 있는 게 일하기 편해서 텐키리스 키보드와 무선 마우스 사용합니다. 텐키리스 키보드 추천합니다! 익숙해지면 이만큼 편한 게 없어요. (웃음)

요즘IT: 범호님은 10년 동안 한 회사에서 일하셨는데, 다니면서 성장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사내 시스템이 있나요?

김범호: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교육 지원과 목표 설정입니다. 목표 설정은 해마다 상∙하반기로 나눠 설정-점검-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고, 개인 교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해요. 중간중간 부서장과 목표에 대해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고 섬세한 피드백을 받는 등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목적지가 없으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잖아요? 목표 설정을 통해 내가 무엇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또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바로잡아 주는 과정과 함께 교육 지원까지 더해지니 성장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년 성장하는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요즘IT: 그러면 범호님은 앞으로 어떤 동료와 브레인즈컴퍼니에서 함께 일하고 싶나요?

김범호: 바보 같은 질문을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이요. 질문이란 게 보통은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그만큼 스스럼없이 개발자 간에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서로 이해한 방향이 얼마나 상이한가에 따라 정말 이상한 걸 만들어 내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가끔은 터무니없는 질문을 시작으로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요즘IT: 우문에 명답을 주셨네요. 저 역시 고민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ㅎㅎ) 긴 시간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편하게 해주세요.

김범호: 긴말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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