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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이나 서비스는 한 명의 힘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애플의 아이폰조차 스티브 잡스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며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고 있으며, 특히 IT 기업의 경우 PM(혹은 기획자),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각 직무의 인재들이 원활하게 협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량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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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개발자에게 물어봤습니다: ② 함께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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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이나 서비스는 한 명의 힘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애플의 아이폰조차 스티브 잡스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며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고 있으며, 특히 IT 기업의 경우 PM(혹은 기획자),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각 직무의 인재들이 원활하게 협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량이 필요할까요?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다양한 직무와 협업하는 IT 기업 직장인 중 개발자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동료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개발자가 생각하는 ‘함께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여러 의견을 듣기 위해 2년 차 개발자부터 10년 차 개발자까지 총 8명의 개발자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과연 개발자는 어떤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할까요?

 

개발자가 생각하는 디자이너
<출처: Unsplash>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협업

다양한 개발자 중에서 보통 디자인을 실제로 구현하는 앱, 웹, 그리고 게임 개발자가 디자이너와 가장 많이 협업합니다. 개발자는 디자인을 직접 구현하기도 하고, 개발 리소스와 작업 난이도에 따라 디자이너에게 피드백을 주기도 합니다. 협업이 잦은 만큼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는데, 개발자와 디자이너 사이에 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하는 상황은 주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상대방도 자신만큼 직무에 대한 이해가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

특정 직무에서 전문성을 쌓다 보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막상 다른 직무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에게 있어서 특정 기능은 웹과 앱의 한계로 인해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자명해도, 디자이너는 단순해 보이는 화면을 작업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디자이너에게 자연스러운 색상 조합이나 애니메이션을 이해하지 못하는 개발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뷰에 참여한 한 개발자는 “과거 디자이너가 특정 동작을 ‘블링블링’하게 작업해달라고 요청한 경우가 있었다”고 말하며, 다른 디자이너들이 쉽게 이해했던 것과 달리 자신은 어떤 동작을 원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디자이너에게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작업이더라도 자신에게는 구체적인 수치를 알려주거나 ‘이전에 구현했던 특정 동작과 동일한데 속도를 0.1초 늦춰달라’는 형태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디자이너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구현이 불가하다’는 말만 전하는 개발자도 있습니다. 크로스 플랫폼인 리액트 네이티브(React Native)는 앱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네이티브 기능을 쓰거나 그림자와 같은 특정 스타일을 구현할 때 제약이 있는데, 이러한 설명 없이 디자인 파일만 보고 안된다고 통보하는 것입니다.

 

결국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발짝 물러서서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분명 더 원활한 협업이 가능할 것입니다.

 

2) 프로덕트의 우선순위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진 경우

개발자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우선순위에 대한 기준 차이입니다. 물론 개인마다 생각하는 우선순위도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는 디자인 완성도를 중요시하고, 개발자는 코드의 안정성이나 기능 자체를 중요시합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자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애니메이션이나 배경 디자인과 같은 요소들은 상대적으로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디자이너는 해당 요소가 디자인 완성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유저의 사용성에 크게 기여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정답은 없습니다. 팀과 회사의 상황이나 디자인 및 개발 리소스, 유저의 특성 등에 따라 우선순위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렇게 의견이 다른 경우에는 프로덕트 매니저가 조율하고 결정하는데, 프로덕트 매니저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충분한 근거와 함께 의견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순위 기준
<출처: Unsplash>

 

 

함께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

함께 일하다 보면 서로 다른 의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의견이 충돌하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조율하고 발전해 나갈지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개발자는 어떤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할까요?

 

1) 직관적인 UI/UX를 구현하는 디자이너

“디자이너는 PM과 개발자 사이에서 요구사항을 조율하면서, 사용하기에 직관적인 UI/UX를 고안하고, 제품의 디테일한 완성도를 지키는 직군인 것 같아요. PM의 기획 내용을 바탕으로 그려진 와이어프레임에 개발자의 피드백까지 추가된 상태에서 너무나 직관적인 UI가 그려졌을 때 저는 개발하는 입장에서 쾌감을 느껴요. 아무래도 디자인된 내용을 구현하면서 가장 많이 테스트해보는 직군이 프론트엔드 개발자다 보니까 좋은 UI를 쓰면서 행복해지는 게 큰 것 같아요.”

 

업무적 능력은 디자이너 스스로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개발자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보통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하나의 팀으로서 결과물을 같이 만들어냅니다. 이때 개발에 드는 시간이 비슷하다면 개발자는 더 직관적이고 완성도 높은 UI/UX를 선호할 것이고, 이는 더 뛰어난 역량의 디자이너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게 됩니다.

 

2) 프로덕트 중심으로 생각하는 디자이너

“제가 지금까지 봐온 많은 디자이너는 자신이 남긴 디자인이 아무것도 아닌 것에 쓰이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거부감이 컸어요. 아마 개발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디자이너분들은 작업 자체가 자신의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에 더 거부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1주일만 쓸 배너라서 간단히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때 싫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프로덕트를 만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런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작업물의 퀄리티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못 쓰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지만 결국 프로덕트가 잘 되면 자신에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작업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만든 작업물에 대해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나 디자이너 모두 동일한데, 차이점이라면 개발자는 코드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반면 디자이너의 산출물은 실제 서비스에 그대로 반영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차이로 인해 개발자는 실제로 기능이 작동하는 데 의의를 두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이 정확하게 반영되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개발과 디자인 모두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입니다. 직무를 떠나 다 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작업이 수단임을 인지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야 합니다.

 

프로덕트 중심 디자이너
<출처: Unsplash>

 

3) 디테일을 챙기는 디자이너

“현재 팀의 디자이너들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분들이 디테일하다고 많이 느꼈어요. 데이터가 없는 경우는 물론, 클릭했을 때, 화면이 어느 정도 사이즈가 됐을 때 등 많은 케이스를 꼼꼼하게 잘 고려해서 디자인하시더라고요. 저는 이처럼 디테일을 잘 챙기는 디자이너와 함께할 때 더욱 소통이 잘 되고 작업하기 편한 것 같아요.”

 

하나의 기능을 만들더라도 여러 가지 케이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품 목록을 보여주는 화면을 작업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동일한 상품 목록만 띄워주면 될 것 같지만, 상품이 없거나 비회원이 보는 경우, 할인된 상품이 있는 경우 등 충분히 다양한 변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개발을 시작할 때 기본 케이스에 관한 디자인만 있다면, 개발자는 다른 케이스에 대한 디자인을 다시 요청하고 대기해야 합니다. 물론 처음 기획 단계에서 모든 경우가 고려되면 가장 좋겠지만, 디자이너가 디테일을 챙길 수 있으면 기획자와 미리 논의하여 전체적으로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개발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높은 디자이너

“아무래도 제가 웹 개발자라서 웹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 분이면 일하기 편한 것 같아요. 특히 반응형 UI 개발할 때 피그마만 봐도 그런 이해도가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요. 이외에도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 마우스와 키보드 인터렉션 용어라든가, 데이터를 불러오는 상황 등 세부적인 영역에서 소통할 때 확실히 편하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한 대로 자신의 직무에 대해 다른 사람도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직무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해당 직무의 사람과 소통하기 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개발자 역시 디자이너가 개발에 대해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고 소통하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5) 컴포넌트 단위로 작업하는 디자이너

“컴포넌트 단위로 생각하는 디자이너였으면 좋겠어요. 비슷한 디자인 요소라면 컴포넌트 단위로 디자인하면 개발하기 편하잖아요. 예전에 어떤 주니어 디자이너와 협업할 때는 비슷한 요소라도 디자인이 조금씩 다 달라서 개발 단위의 컴포넌트를 제대로 재사용하지 못하고 매번 수정하여 개발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불편했던 것 같아요.”

 

서비스를 사용하다 보면 비슷한 디자인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게는 폰트 크기와 색상부터 더 크게는 버튼이나 모달까지 정형화된 디자인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죠. 이렇게 정형화된 디자인적 요소를 모아서 디자인 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디자인 시스템은 유저에게 일관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새로운 기능을 작업할 때 편하게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재사용 가능한 UI 세트를 컴포넌트라고 하는데, 컴포넌트를 잘 활용하는 디자이너는 본인의 디자인 작업은 물론 개발에 걸리는 시간까지 효율적으로 절약할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를 고려하고, 뛰어난 역량을 가진 동료를 원한다

대화 내용을 종합해보면, 개발자는 개발자와 프로덕트를 고려해주고,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가진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걸 원했습니다. 동일 직군인 개발자보다 디자이너에 대한 질문에 업무적인 역량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의외였습니다. 그러면 끝으로 기획자에 대한 개발자의 생각은 어떨까요? 다음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개발자가 ‘함께 일하고 싶은 기획자(PM)’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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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관리 서비스 <프릭스>를 운영하는 래티스 주식회사의 Co-founder/CPO 이재하입니다. 취미로 뉴스레터 <호박너구리 레터>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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