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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성장'이 중요한 스타트업의 특성상 새로운 사업 또는 제품 개발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해서 사용자 반응을 확인하고 개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획,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여러 직군 간 크고 작은 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직마다, 그리고 직군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일이 잦고, 회의 또한 많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맥락과 몰아치는 일정 속에서도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고 잘 해내기 위해, 매일 아침 상기하고 지키고자 노력하는 7가지 몰입의 원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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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성장'이 중요한 스타트업의 특성상 새로운 사업 또는 제품 개발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해서 사용자 반응을 확인하고 개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획, 디자인, 개발, 마케팅 등 여러 직군 간 크고 작은 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직마다, 그리고 직군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일이 잦고, 회의 또한 많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맥락과 몰아치는 일정 속에서도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고 잘 해내기 위해, 매일 아침 상기하고 지키고자 노력하는 7가지 몰입의 원칙을 소개합니다.
몰입의 원칙을 만들고 지켜가는 목적은 해야 할 일을 파악하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좋은 성과 또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몰입은 어떤 일을 할지 명확하게 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굉장히 다양한 할 일 관리 서비스와 방법론이 있는데요. 저 역시 많은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결과, 가장 단순한 도구와 방법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바로 일자마다 하나의 페이지를 열어 중요도와 실행 순서에 따라 할 일을 나열하고, 완료 시 하나씩 지우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할 일 관리 양식을 그대로 가져와 보았습니다. 이미지 상에 보이는 도구는 Bear라는 메모장입니다. 꼭 이 앱이 아니라도 Mac OS 기본 메모와 윈도우의 스티커 노트 등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메모 도구를 사용해도 아래에 소개하는 방법을 모두 실천할 수 있습니다.
먼저 가장 상단에 날짜를 기재하고, 아래에는 해당 일자에 해야 하는 일을 쭉 나열합니다. 이때 이메일 확인하기, 회의 일정 잡기 등 사소한 일도 빠짐없이 적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했다가 틈날 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머릿속에서 처리 용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2시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거나, 가장 중요도가 높은 일 옆에는 눈에 띄는 색상의 이모지로 강조해 주면 좋습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해야 할 일이 추가로 생기는 경우, 그때마다 목록에 추가해야 합니다. 만약 당일에 처리해야 하는 일이 아닐 때는 ‘예정된 일(Upcoming)’ 아래에 적어 둡시다.
여러 사람이 협업하는 프로젝트를 관리할 때는 일의 계층과 유형, 일정 등에 따라 목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내 개인의 할 일 목록은 최대한 단순하고, 빠르게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전에 ‘노션(Notion)’을 활용해 칸반 보드로 할 일 관리를 시도했는데, 일을 구조하고 입력해야 할 값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할 일을 정리하는 게 또 다른 할 일이 되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일이나 회의를 하는 동안에는 항상 메모창을 띄워 두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기억할 일이 있을 때마다 형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그날의 페이지에 바로바로 내용을 적어 둡니다. 이렇게 하면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 해당 내용을 어디에 적었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만약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일의 가짓수가 많지 않고, 하나의 일을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주기가 길다면 일 단위로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 단위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관리해도 됩니다.
몰입의 두 번째 원칙이자, 7가지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입니다. 하루 종일 바쁘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막상 퇴근할 때가 되니 하려던 일의 절반도 마치지 못한 경험 있으시죠?
할 일은 계속 생기고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많은 할 일 중에서 어떤 일을 언제 할지 미리 가늠하고, 시간을 미리 지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의와 틈새 시간에 처리하는 단순 업무나 메시지 응대에 밀려서 정작 중요하고 집중해야 하는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이 빈번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조직 구성원들 간 서로의 일정을 참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미리 캘린더에 표시해두면, 다른 사람들과 회의 일정을 정하거나 마감 일정을 논의할 때도 편리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보통 한 주를 시작할 때와 하루를 시작할 때 할 일 목록을 점검 및 업데이트합니다. 그 후 이번 주 또는 그날의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시간을 동료들과 공유 가능한 주간 캘린더에 미리 등록합니다. 만약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서 예상한 기한 내에 일정을 마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면 매니저와 우선순위를 논의하거나 일정을 조율합니다.
할 일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과 시간 배치를 하지 않으면, 예고한 업무를 결과적으로 해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일을 처리하려고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 파급력이 크고 중요도가 높은 일을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정을 미리 등록할 때 하루의 모든 업무 시간을 해야 할 일로 가득 채우는 것은 금물입니다. 협업하다 보면 바로 대응해야 하는 업무가 생길 수도 있고, 동료와 회의를 하거나 여러 간단한 업무를 할 때도 시간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든 시간을 가득 채우면 이런 변수가 생겼을 때 시간을 조율하기가 어렵고, 정한 일정이 차곡차곡 밀리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기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는 하루 업무시간의 ¼ 정도를 여유 시간으로 비워두고, 대면/비대면 의사소통에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유 시간은 정해진 기준이 있기보다 직무 또는 조직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각자의 환경에 맞춰 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업무 핑퐁’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미룬다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글에서는 ‘협업을 위해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주고받는다’라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일과 다른 동료에게 요청해야 하는 일, 두 가지가 있으면 업무 순서상 동료에게 요청해야 하는 일을 먼저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의 일을 하는 동안, 다른 동료도 자신의 업무 우선순위에 따라 요청사항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전날 저녁 또는 이른 아침에 필요한 메시지를 미리 작성하고, 코어 타임(유연근무제를 적용하는 조직에서 누구나 공통으로 근무해야 하는 집중 근무 시간대)이 시작되는 시간에 발송될 수 있도록 예약하면 편합니다.
각자의 몰입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문서나 메신저로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신저로 대화한다고 ‘안녕하세요’만 보내고 상대의 답변을 무작정 기다리는 건 비효율적입니다. 요청하는 업무의 배경과 맥락, 어떤 형태의 결과물이 언제까지 필요한지, 어떤 것을 협의하고 싶은지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의사소통하면 실시간으로 메시지에 응답하느라 시간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상대방도 한 번에 필요한 답변을 정리해서 알려줄 수 있습니다. 반면, 업무 내용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서 협의가 필요하거나 비동기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차라리 업무 배경과 논의 주제를 정하고 회의를 통해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의 일을 완료했으면 곧바로 다음 할 일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방금 완료한 일을 전체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일은 혼자서 완료하는 것이 아닌, 다른 동료 간의 협업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래 4가지 질문을 통해 다음 단계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이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할 일이 정리되고, 다른 동료와 의사소통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면 상황과 일정에 따라 바로 다음 단계를 진행하거나 위에서 만들어 둔 ‘오늘의 할 일 관리 페이지’에 새로운 할 일 목록을 추가하면 됩니다.
앞서 소개한 원칙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어떤 환경을 선호하는지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패턴을 찾았다면 더 적극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오후보다 아침에 집중해서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게 생산적이라면,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집중 업무를 위해 미리 반복 일정을 등록하면 좋습니다. 이를 통해 가능한 선에서 출퇴근 시간과 회의를 조율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이른 오전 시간을 활용해 의사소통에 필요한 메시지를 최대한 미리 작성하고, 그날 예정되어 있는 회의 주제 및 논의 사항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깊이 생각하거나 탐색할 거리가 많은 업무는 늦은 오후 시간에 2~3시간 정도 확보해서 정리합니다. 이때는 가급적 메신저 알림을 꺼두는 편이고, 1~2인용 작은 회의실을 예약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오늘 할 일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어제의 할 일 관리 페이지를 열어보게 됩니다. 어제 계획했던 일 중에 무엇을 완료했는지, 무엇을 하지 못했는지 확인하며 남은 할 일을 오늘의 일정에 반영할지 가늠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때 하루하루 성과를 기록하고 객관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작은 데이터를 수집하면 매우 좋습니다.
얼마나 일했는지, 그 시간 동안 생산성은 어땠는지, 어떤 일을 했고, 좋았던 점 또는 안 좋았던 점이 있으면 무엇이었는지 등을 짧게 기록합니다. 이러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습관을 발견하고, 강화하고, 시간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슬럼프가 찾아오거나, 새로운 업무 환경에 적응해야 할 때도 이전에 쌓은 기록을 보면서 ‘이런 방식이 나에게 잘 맞았구나’ 같은 몰입의 방향과 필요한 환경을 찾아가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은 일하다가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을 때 활용하는 몰입의 원칙입니다. 모처럼 회의가 없는 날이라고 해서 온전히 업무 시간에 집중해 생산적으로 일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오히려 장시간 같은 주제에 대해 골몰하다 보면, 도리어 집중이 안 되거나 좋은 방법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계속 일을 하는 것보다 잠시 쉬거나 다른 공간으로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추천합니다. 잠시 딴짓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보통 너무 강한 자극을 주는 것보다 산책, 간식 먹기, 집 정리, 샤워 등 일상적이고 정신적 에너지가 많이 들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정신을 환기하다 보면, 신기하게 번뜩 꼬였던 생각이 풀리기도 하고, 아까와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되기도 합니다. 밀도 있게 몰입하기 위해서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합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 그리고 유한한 시간과 에너지에 대해 인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요하지 않은 일을 계속해서 지워내고, 의미 있는 일과 우선순위가 높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야 합니다. 이토록 어려운 과정을 더욱 잘 해내고 싶은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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