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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 KB Pay, 신한pLay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페이코는 간편결제 앱이고, KB Pay나 신한pLay는 각각 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온라인 결제를 위한 앱입니다. 사업자도 다르고 용처도 다른 이 앱들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삼성페이를 앱 내에 내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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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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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 KB Pay, 신한pLay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페이코는 간편결제 앱이고, KB Pay나 신한pLay는 각각 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온라인 결제를 위한 앱입니다. 사업자도 다르고 용처도 다른 이 앱들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삼성페이를 앱 내에 내장한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오프라인 결제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온라인 결제는 이미 많은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삼성페이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사업자가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삼성페이를 등에 업은 사업자들이 나타나는 것은 꽤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오늘은 삼성페이가 무엇인지, 여러 사업자는 어떤 목적으로 삼성페이를 등에 업고 시장에 나타났으며 그 효과는 어떠한지 등 카드사의 속사정에 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삼성페이 간편결제
<출처: 삼성페이 홈페이지>
 

오프라인 간편결제를 평정한 삼성페이

삼성페이는 2015년 미국의 스타트업 루프페이를 삼성전자가 인수하여 자사 스마트폰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오프라인 결제 수단입니다. 루프페이는 플라스틱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띠 부분에서 나오는 자기장과 동일한 자기장을 스마트폰에서 형성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대놓고 카드 복제를 하는 기술입니다. 삼성전자는 일회용 카드번호를 사용하도록 카드사와 협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갤럭시 S6’부터 기본기능으로 탑재했습니다.

 

잠깐 삼천포로 빠져볼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OS인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일부러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자신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전 세계의 수많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을 제조해 차별화가 매우 어려운 시장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삼성페이는 삼성전자만의 든든한 전략무기가 되었습니다.

 

삼성전자 또한 전략무기인 삼성페이를 위해 최고의 대우를 했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하는 방법은 다들 아실 겁니다. 메뉴 화면 아래쪽에서 위로 ‘쓱~’ 올리는 것으로 바로 삼성페이 앱이 호출되는데요. 이 제스처는, 단말 제조사에서 특정 앱이나 기능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자리입니다. 좌우 제스처는 앱 서랍 간 이동에 사용되고,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는 것은 안드로이드가 알림창을 보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남은 제스처 중 가장 편한 방법을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투자한 것입니다.

 

오프라인 평정 삼성페이
하단에서 쓸어올리는 제스처만으로 호출이 가능한 삼성페이. <출처: 삼성페이 앱>

 

이러한 투자 덕분일까요? 2015년 8월 20일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된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의도대로 삼성폰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애플 사용자들이 아쉬워하는 삼성폰에 비해 아쉬워하는 포인트가 하나에서 두 개로 늘어났는데요. 고전적인 하나는 ‘통화녹음’이고, 새로운 하나는 ‘삼성페이’가 됐습니다. 그래서 애플 사용자들은 ‘애플페이 국내 도입 언제 되느냐?’라고 항상 논쟁을 벌이곤 합니다.

 

 

삼성페이로 고객 유혹하는 빅테크와 간편결제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결제시장에 자리 잡은 이후에도 다양한 결제 수단이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나름 익숙한 NFC, QR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금도 여러 핀테크 사업자와 결제 사업자들이 이들을 활용해서 오프라인 결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무심코 보고 지나간 카카오페이의 QR 입간판이나 네이버페이의 QR도 있고요. 페이코나 비씨카드 등에서 NFC 터치 결제를 열심히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페이 QR결제
카카오페이가 열심히 홍보하는 QR 결제 시스템. <출처: 카카오페이>

 

결과는 어땠을까요? 쓰는 사람도 많지 않고, 이 결제방식을 지원하는 가맹점도 찾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지갑을 들고 다니고, 익숙하게 삼성폰을 꺼내 삼성페이로 결제합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 재미있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2018년 8월부터 페이코가 삼성페이를 지원하기 시작한 건데요. 간편결제인 페이코가 간편결제인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건 특이한 사례라서 업계의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마트폰만 있으면 삼성페이는 언제든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려서 바로 호출이 가능할 정도로 정말 빠르게 쓸 수 있습니다. 반면 페이코에서 사용하려면 일단 페이코 앱을 실행해서 ‘결제’ 탭을 누르고, 결제 방식에서 삼성페이를 선택하고 결제해야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똑같은 삼성페이 결제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 가며 ‘페이코-삼성페이’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결제의 순간은 의외로 긴박합니다. 뒤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눈치 보이는데 별도 앱을 클릭해서 켜기는 쉽지 않습니다.

 

페이코 삼성페이 간편결제
페이코 앱에서 지원하는 삼성페이 간편결제. <출처: 페이코 앱>

 

그래서 페이코는 오프라인 결제 시 결제액의 1%를 추가로 지급하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건당 100원이라는 한도액이 있지만, 소액결제가 잦아지는 현 트렌드상 충분히 파괴력 있는 시도였습니다. 카드 혜택을 잘 챙기는 체리피커들도 보통 결제액의 3~5% 받으면 ‘잘 받았다’라고 하는 현실에 1% 추가 지급은 큰 메리트였습니다. 심지어 오프라인 결제를 페이코로 한다고 해서 없던 수익모델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페이코가 추가로 지출하는 금액은 그대로 손실이 됩니다.

 

그래도 페이코의 결단력 덕분에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이 조금 넓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를 보던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가만히 있지 않았는데요. 놀랍게도 삼성페이를 활용한 동일한 전략을 취했습니다. 각자가 보유한 결제 앱인 ‘KB Pay’와 ‘신한pLay’ 내에 삼성페이 기능을 붙이고,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방법이 동일하니 이에 따른 문제 해결 방식도 비슷했습니다. KB카드는 KB Pay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면 ‘행운의 포인트리 알림종’이 나타납니다. 일종의 결제 보상 복권인데요. 20 포인트부터 최고 20,000 포인트 중 하나가 무조건 당첨되며, 1포인트리는 1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100% 현금 보상인 셈입니다. 보상율도 낮지 않아 체리피커 사이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삼성페이 결제화면
KB Pay(좌)와 신한pLay (우) 내 삼성페이 결제화면 <출처: KB Pay, 신한pLay 앱>

 

신한카드의 신한pLay 또한 현금성 보상으로 고객의 사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삼성페이로 결제하면 최소 10원~최대 3,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랜덤으로 지급하는 건데요. 최소 결제금액 1,000원 제한이 있습니다.

 

 

이들이 삼성페이를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페이는 아무나 요청하면 타 앱과 연동해 주는 걸까요? 삼성전자 입장에서 삼성페이는 스마트폰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기능이지 비즈니스 모델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매출 목표로 설계된 기능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더라도 사업상의 이유로 공짜로 기능을 지원해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계약서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연간 수억 원을 사용료로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페이코나 신한카드, KB카드는 왜 사용료와 고객 혜택을 주면서까지 삼성페이를 도입한 걸까요? 먼저 ‘MAU(Monthly Active User) 확보’를 들 수 있습니다. 삼성페이를 도입해 두면 결제의 순간마다 고객은 자사의 앱을 켜야만 하고, 이는 MAU, DAU 등 각종 지표에 영향을 줍니다. 모바일 비즈니스는 일단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자사의 앱이 켜지게 해야 합니다. 광고 BM을 하건, 자사 상품을 홍보하건 이게 시작입니다.

 

페이코나 국민카드, 신한카드 앱은 내부에 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고객에게 노출이 되고 인지가 되어야 추가적인 무언가를 해 볼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수야 원체 유명한 앱들이니 수월하게 올라가지만, 앱을 자주 켜게 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 삼성페이 기능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Push 메시지 동의 확보’입니다. 예전보다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많은 유저가 앱을 설치한 후 보통 앱 푸시(알람)를 끄고 다닙니다. 푸시를 켜 두면 귀찮은 메시지들이 많이 오는 걸 알게 되었고, 배터리 소모량 역시 증가하는 것도 알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앱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푸시 동의를 받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삼성페이를 통한 결제를 하고 나면 ‘결제 결과에 대한 안내’, ‘리워드 지급에 대한 안내’ 등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푸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이는 고객이 푸시 허용해 줄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세 번째는 ‘자사 카드 활성화’입니다. 페이코는 해당이 안 되지만, KB카드나 신한카드 입장에서는 자사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삼성페이 덕분에 자연스럽게 간편결제 앱을 쓰다가 혜택에 따라 자사 카드로 결제 방식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 어떤 카드가 고객의 선택을 받느냐는, 간편결제 활성화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쉽게 하는 행위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자사 카드 사용액 확대에 도움이 됩니다.

 

 

치열한 경쟁 속 삼성페이가 킬러 앱이 될 수 있을까?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경쟁 중인 다른 사업자들도 심각하게 삼성페이 도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와 경쟁할만한 대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사 앱을 켜고 삼성페이를 쓰게 하기 위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점, 그리고 고객에게 자사 앱에서 이러한 행위가 가능한 점을 알리는 홍보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서 주저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해외에서는 삼성페이의 결제방식인 MST(자기장 보안 전송, Magnetic Secure Transmission)가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이며, NFC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보안에 대한 염려와 애플페이의 NFC 방식 고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데요. 삼성페이 도입을 고민하는 간편결제사 입장에서는 이 부분도 고민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마침 이 글을 쓰던 중, 현대카드가 연내에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대로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면 삼성과 애플이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도 맞붙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애플페이의 파괴력을 기대하면서 부족한 NFC 인프라가 빠르게 보강될지, 삼성페이의 편리성 때문에 더 많은 간편결제가 삼성페이 도입으로 기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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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카드사 핀테크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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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와 카드사에서 19년째 핀테크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카드사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을 했습니다. 브런치(https://brunch.co.kr/@jinsekil)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넥스트 커머스', '핀테크 트렌드 2024' '왜 지금 핀테크인가', '더이상무리하지않겠습니다'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논문을 냈습니다. fintech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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